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거제도, 조선업에서 문화까지 어울린 낭만 도시
신선대에서 ‘중년’ 그리고 ‘도인’까지 넘나들다
[섬에서 함께 놀자] 거제도 바람의 언덕. 신선대, 비빔밥, 유자





바람의 언덕

신선대

비빔밥







여행 떠날 때 목적지는 두 가지에서 결정됩니다.



“어디로 갈까?”



여행에서 ‘가고 싶은 곳’ 매우 중요합니다. 허나, 요즘은 더 끌리는 게 있습니다.



“누구를 만날까?”



‘보고 싶은 사람’은 여행으로 이끄는 또 다른 매력입니다. 두 가지 다 충족되는 경우, 여행 만족도는 배가 됩니다. 지인과 여행길에 오른 곳이 경남 거제도입니다.



해금강, 외도, 바람의 언덕, 신선대 등 볼거리와 보고 싶은 지인이 있는 최적의 여행지였지요. 게다가 조선업 구조조정 여파로 침체된 거제도에 관광을 통한 신바람 넣기 등 외적 요인이 필요한 터라 의미가 더 값졌습니다.



7월 거제, 수국이 절정입니다.

연인들 바람의 언덕에서 추억쌓기 중입니다.

수국이 주는 멋은?...




조선업에서 문화까지 어울린 낭만 도시, 거제도




      고향이란


                    권민호


   누구나의 마음속에
   튼튼한 줄 하나 매어놓고
   또 다른 끝자락을 박아 놓은 곳
   은근한 불이
   구들을 데워 추위를 막아주듯
   외롭고 의지할 곳 없는
   상처받은 마음을
   조용히 감싸주어
   다시 힘차게 달려 나갈 수 있도록
   보살펴 준 보금자리



현 거제시장의 시(詩)입니다. 시를 본 곳은 거제 와현해수욕장 해변 무대의 ‘해변 시낭송 콘서트’ 장이었습니다. 행사장 주변에 걸린 시화전 중에서 발견한 겁니다. 뿐만 아니라 거제시의회 반대식 의장의 시까지 있어 놀랐습니다. 거제, 조선업 도시로만 알았더니 문화까지 어울린 낭만 도시대요. 암튼 지금의 어려움 현명하게 극복하기 바랍니다.



거제시장과 거제시의회의장의 시가 시낭송 콘서트장에 걸렸습니다.



거제, 첫 방문지로 선택한 곳은 ‘바람의 언덕’과 ‘신선대’입니다. 그간 거제도에 심심찮게 갔으나 이곳만은 처음입니다. 사람들과 노는데 정신 팔려 자연 경관 구경은 뒷전이었던 까닭이지요. 이번에 발견한 것 중 하나가 ‘수국’입니다. 해변에 쫙 깔린 수국이 탐스러운 꽃을 피워 미치고 환장할 지경이었지요. 수국이 보고싶다면 7월 거제도로 가시길. 시 ‘바람의 언덕’부터 감상하게요.

 




      바람의 언덕


                      반대식


   언덕에 서서 두팔로
   바람을 움켜 안아보니
   허공만 가르는구나
   문득 떠오르고 사라지는
   추억의 저장고에서
   가끔씩 찾아오는
   그대를 불러봅니다




커다란 풍차가 눈길을 사로잡는 바람의 언덕. 위 시에서처럼 사람에게 안기지 않는 ‘바람’과 ‘추억’을 쌓으려는 사람들이 쉼 없이 오가더군요. 커플 티를 한 젊은 연인들. 아이 손을 잡은 신세대 부부들. 벤치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며 이야기 꽃 피우는 노 부부. 바람의 언덕에는 바람 뿐 아니라 삶과 꿈이 있었습니다.



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오가는 사람들. 저마다 삶이 있습니다.

바람의 언덕 아래 마을.

바람의 언덕, 상징인 풍차.




신선대에서 ‘중년’ 그리고 ‘도인’까지 넘나들다



여행에서 차 한 잔의 여유. 뺄 수 없지요. 거제도에 온 만큼 거제 특산품을 마시기로. 이게 여행지에 대한 관광객의 예의지요. 이곳저곳 기웃거리다 카페 ‘뮤즈’를 찾았습니다. ‘유자’ 본고장 거제. 프랑스까지 수출한다는 거제 유자.



거제도의 고운 햇살과 바람의 맛이 담긴 ‘햇살긴 바람의 유자 효차’와 ‘햇살긴 바람의 유자빵’을 주문했습니다. 요런 건, ‘인증 샷’이 필요하다는.



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선물용 유자빵.

인증샷이 필요합니다. 유자빵, 그 맛은...

차갑게 마시는 유자효차...

프랑스에 수출하는 유자.

신선대 가는 길목, '뮤즈'에서 유자빵과 유자차를 찾으세용~^^




신선대에 앞서, 신선대 전망대로 향합니다. 전체 조망 후 부분으로 몰입해 들어가기 위함이지요. 다포도, 대매물도, 대병대도, 천장산, 망산…. 바람의 언덕이 툭 트인 시원함이 상징이라면, 신선대는 신선들의 쉼터답게 안구 정화에 제격입니다. 살아 움직이며 출렁이는 바다, 바위에 부서지는 흰색의 파도, 옹기종기 대화하듯 점점이 모인 섬들. 맞습니다. 우리나라는 어디든 화려강산이요, 금수강산입니다.



“집 나오니, 좋긴 조오타~!”



앞서 걷던 지인의 여행 예찬입니다. 짧은 말에서 ‘숨 쉴 것 같다!’란 숨은 속뜻을 봅니다. ‘중년’이란 나이는 해야 할 일이 가득합니다. 자녀와 부모 등 보살펴야 할 가족이 있습니다. 아내 잔소리도 꾹꾹 견뎌야 합니다. 명예퇴직이 보편화된 직장에선 눈치껏 살아남아야 합니다. 친구 사이에선 비굴하지 않게 적당히 버티는 법도 터득해야 합니다. 모임에선 기죽지 않을 약간의 허세가 필요합니다. 이게 다 중년의 현명한 세상 버티기 방책입니다.



신선대 가는길에는...

섬이 예술입니다...

신선대 전망대서 본 바다...




신선대 가는 길, 예술입니다. 구름 위를 걷는 것 같은 즐거움 가득합니다. 한 여름의 따사로운 햇살 받은 넓은 바위에 걸터앉았습니다. 마치 군불 뗀 방에 앉은 기분. 사명대사의 일화가 떠오릅니다. 그렇게 신선에서 도인까지 넘나듭니다.



“임진왜란 후 왜놈에게 잡혀간 조선 사람을 찾으러 일본에 간 사명대사. 왜놈들은 군불을 때, 설설 끓는 방안에서 사명당이 죽기를 바랐다. 왜놈들이 방문을 열어 사명당의 죽음을 확인하려던 순간, 사명당은 오히려 ‘방이 춥다’고 큰소리쳤다. 조선 사람들은 사명대사의 도술 덕분에 조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신선대. 신선이 될 거 같지요?

신선대 가는 길.

신선이 되는 비결요?...




거제도의 참맛, ‘으매, 죽겠네!’ 성게·멍게 비빔밥



거제도 여행에서 꼭 먹어보라는 성게와 멍게 비빔밥. 일행이 둘이라서 참 다행입니다. 지인이 고른 건 성게 비빔밥. 저는 멍게 비빔밥으로. 어, 가격이 다르네요. 성게 비빔밥은 15,000원. 멍게 비빔밥은 12,000원입니다. 귀함이 가격의 차이로 나타나지 싶습니다.



여기에 막걸리 대령입니다. 아시죠? 타지에서 온 막걸리는 되도록 피하라는 거. 당연히 거제도 산 저구막걸리입니다.



또 다른 먹거리 팁입니다. 거제서 꼭 먹어봐야 할 먹을거리는 '사백어'입니다. 거제 토박이 남기봉 씨 추천사입니다.



“남자 정력에 특히 좋은 사백어는 꽃피는 춘삼월에 잡히는 물고기다. 이걸 살아 있는 채로 통째로 먹어야 맛있고, 몸에 좋다. 거제 남자들은 없어서 못 먹는다. 외지에서 온 사람들도 정력에 좋다는 말에 징그럽다 하면서도 꾸역꾸역 다 먹더라. 여자들은 징그러워 손 못 대더라.”



지난 3월, 사백어 먹으러 오라는데 일이 있어 못 갔습니다. 아직 먹어보질 못해 무척이지 아쉽습니다.



식당 안, 무더위에도 문이란 문은 죄다 열렸습니다. 멀쩡한 에어컨 대신 문 활짝이라니. 그 이유 알겠대요. 시원하게 들어오는 바람이 춥게 느껴질 지경이대요.



밑반찬이 나왔습니다. 미역줄기, 배추김치, 고구마대 무침, 오이무침, 도토리묵, 미역국, 고록 등. 이어 막걸리가 나왔지요. “따~르~시~오~!” 운전하는 지인, 분하다는 표정입니다. 운전 앞에서 참는 게 도리.



비빔밥이 나왔습니다. 오이, 상추, 양배추, 무생채, 김 가루, 깨 고추장은 같습니다. 마무리를 멍게로 하느냐, 성게를 올리느냐에 따라 성게 비빔밥과 멍게 비빔밥으로 갈립니다. 비빔밥, 쓱싹쓱싹 비빈 후, 한 사발씩 떠, 상대편에게 건넵니다. 같이 맛 봐야 직성이 풀린다는 배려지요. 바다 향이 입 안 가득 퍼집니다.



“으매, 죽겠네!




거제 막걸리...

성게 비빔밥입니다.

멍게 비빔밥입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2016.07.25 15:41

아버지께서 가르쳐주신 자연의 이치와 삶의 지혜
당신의 삶이 묻어 있는 향기로운 빵과 카네이션
장모님, 애지중지 키운 딸 고생시켜 죄송합니다!

 

 

 

 

 

어버이 날 가슴에 다시는 카네이션에는 뿌듯함이 서려 있습니다.

 

 

“뒤늦게 후회하지 말고, 부모님 살아 계실 때 잘해라!”

 

 

5월 8일.

오늘은 ‘어버이 날’입니다. 왜 인지 가슴 답답합니다. 자식으로 부모님께 한 게 있어야지요. 부모님께서는 “니들이 건강하게 살아있는 것만으로 고맙고 감사하다!”고 하십니다. 하지만 자식 입장에선 효(孝)를 다하지 못함에 미안하고 죄송할 뿐입니다. 꼭 내리사랑 때문만은 아니지요.

 

 

“아이 고맙다!”

 

 

올해 87이신 아버지의 전화.

아버지께서는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또 거두절미하시고 바로 본론이셨습니다. 예전부터 아버지께서는 “전화비 많이 나오니 전화는 빨리 끊는 게 상책”이라는 주의셨습니다. 아버지께서 왜 무엇이 고맙다는 건지 말을 나눠봐야 압니다.

 

 

“아버지, 뭐가 고맙다는 거예요?”
“우리 아들이 갖다 준 유자빵 맛있게 잘 묵었다!”

 

 

아내가 가져 다 준 선물 등 잘 받았다는 표시입니다.

술 담배 안하시는 아버지, 심심풀이로 ‘딱’이었나 봅니다. 아내는 뭐만 생기면 아버님 댁을 부리나케 드나듭니다. 빵, 떡, 과자, 라면, 쌀, 과일 등을 수시로 사다 나르는 아내가 무척 고마울 뿐입니다. 흔히 하는 말처럼 결혼 잘 했고 땡 잡았지요.

 

 

어버이 날, 부모님께 미리 거제 특산품 유자빵을 선물했습니다.

 

 

 

아버지께서 가르쳐주신 자연의 이치와 삶의 지혜

 

 

언제부터였을까?

아버지께선 어느 때부터인지 매사에 감사하셨습니다. 세상은 불만보다 고맙고 감사할 게 더 많다하셨습니다. 왜 이렇게 바뀌셨을까?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 이유 이제야 알 것 같습니다. 아마 자연의 이치를 터득한 삶의 지혜이지 싶습니다. 원망하고 살 수 없는 세상이라는 거죠.

 

 

“네 아버지가 유자빵 하나를 뜯어서 혼자 벌써 다 드셨다.”

 

 

어느 새 어머니셨습니다.

아버지 어머니께 전활 뺐긴 겁니다. 어머니, 반가움에 “잘 사냐?”란 인사말부터 나눌 법한데, 말이 급하시나 봅니다. 빵 잘 드시는 빵보 아버지가 나눠먹지 않고 혼자 드셔서 밉다는 건지, 더 없냐는 건지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고마움의 표시라는 것쯤은 알지요.

 

 

“아버지가 요즘 감기를 달고 사신다. 유자빵은 감기에 좋잖아. 좀 더 구해봐라.”

 

 

하하하하~, 부모님 꼭 짜신 거 같습니다.

지난 4월 말, 거제도 여행길에 빵보 아버지 생각하고 가져 온 유자빵. 다 드셨나 봅니다. 덤으로 아들이 보고 싶나 봅니다. 나이 드신 아버지 마음을 대변하는 것 같은 시 한 수 읊지요. 거제도 시인, 김용호 님의 시(詩) ‘유자빵’입니다.

 

 

유자빵 속에는 아버지의 삶이 녹아나 있었습니다.

 

 

 

당신의 삶이 묻어 있는 향기로운 빵과 카네이션

 

 

           유 자 빵


                                 김용호

 

  세상에는 빵도 많다 외로움 또한 많다
  작은 빵 한 개로서 허기가 달래질까
  그러나 가을향기로 채워주는 빵이 있다

 

  세속에 휘둘리고 불안에 흔들리고
  서있는 방향조차 분간하기 쉽지 않다
  한 줄기 위안이 되려 기꺼이 여기 있다

 

  두려워 하지마라 찬찬히 살펴보라
  삶 속에 묻어있는 작은 향기 즐겨본다
  오히려 소박하여라 유자빵 여기 있다

 

 

김용호 시인, 거제 태생답게 거제도 특산품 유자빵에 대해 자랑입니다. 오죽했으면 유자빵은 외로움과 허기를 채워주며 위안까지 준다 할까. 이는 아마도 저희 아버지께서 갖고 있는 ‘빵에 대한 개념’처럼 여겨집니다. 당신의 삶이 묻어 있는 빵이라는 거죠.

 

 

“어머니, 카네이션 달았어요? 저녁에 들릴게요.”
“알았다. 카네이션은 안 사와도 된다. 누나하고 형이랑 보냈더라.”

 

 

말은 그래도 얼굴 뵙지 않으면 서운해 하실 부모님입니다. 아내는 저녁에 고등학생이라 어른보다 더 바쁜 아이들과 함께 부모님 댁에 간다 합니다. 아내가 시댁에 하는 만큼은 아니더라도 처갓집에 생색날 정도는 해야 하는데 그게 아니라 미안할 따름입니다. 대신, 장모님께 전화했습니다.

 

 

아버지께서는 거제도 특산품 유자빵의 달달하고 은은한 유자향이 좋았나 봅니다.

 

 

 

장모님, 애지중지 키운 딸 고생시켜 죄송합니다!

 

 

“장모님, 카네이션 달았어요?”
“아니. 큰 사위가 안 달아주는데 누가 달아 주겠어?”


“왜 그러세요. 큰 아들 작은 아들이 잘 하잖아요. 손자 손주들도 그렇고.”
“아들이랑 사위랑 같아?”


“알았어요. 작은 사위가 잘하잖아요. 별 일 없지요?”
“별 일 있지 왜 없어. 큰 사위가 전화한 게 별일이지.”


“쑥스럽게 너무 그러지 마세요. 아이들이랑 다음에 갈게요.”
“우리 큰 사위 전활 다하고 고맙네.”

 

 

장모님께 아침부터 전활 넣었는데, 받질 않으셔서 오후에서야 통화했습니다. 장모님께서는 어버이 날이랍시고 전화 한 통 달랑 넣은 사위에게 오히려 더 고맙다 하십니다. 전화도 잘 하지 않는 사위가 뭐가 좋다고 고맙다 하시는지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아이들 키워 보니 이런 부모 마음 좀 알겠더군요.

 

 

아내는 장모님께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다던 딸”이었습니다. 장모님은 “초등학교 운동회 등에도 그 많은 학생 가운데 딱 꼬집어 딸을 바로 발견했다”더군요. 아내는 그런 어머니를 무척 자랑스러워했습니다.

 

 

왜냐하면 아이들 학교 행사에 가 보면 많은 아이들 중 내 아이들 찾기가 얼마나 힘든지 알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애지중지 키운 딸 데려와선 고생만 시키니 죄송할 뿐이지요.

 

 

길거리에는 가슴에 카네이션 꽂은 어르신들이 많이 눈에 띱니다. 카네이션 단 가슴을 유독 앞으로 내미시는 것 같습니다. 아무 것도 아닌 카네이션 한 송이 다신 걸 가지고도 으쓱 뻐기시는 걸 보면 부모 마음은 아주 단순한 것 같습니다. 그게 부모인 것을….

 

 

이 세상의 모든 부모님 사랑합니다!!!

 

 

 

장모님, 감사하고 죄송합니다!!!

 

 

 

참, 거제도 특산품 유자빵 구입 문의는 거제시 농산물 수출영농조합법인(☎055-636-1494)으로 하시면 됩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예뻐 죽겠네, 아내가 유자빵을 코로 먹어도
거제 햇살 긴 유자빵과 얽힌 부부 이야기
남편 현명한 명절나기 준비가 필요할 때

 

 

 

 

 

 

 

“엄마도 일부러 유자빵 안 먹었는데 누가 터서 먹고 있냐?”

 

 

아내의 닦달 하는 불만 섞인 음성이 귀를 때렸습니다.

범인은 저였습니다. 저녁 먹기 전 배가 고파 요기 거리를 찾던 중, 지난 주말 거제도 지인이 준 유자빵이 떠올라 그걸 먹었는데 아내의 원망을 들은 것입니다. 모른 척 했다가는 아이들에게 불똥 튈 염려가 있어 이실직고 했지요.

 

 

“내가 배고파 간식으로 먹었네. 왜, 난 유자빵 먹으면 안 돼?”
“그건 아니고. 나는 먹고 싶어도, 설 때 어머님 아버님 드리려고 안 먹고 놔둔 건데….”

 

 

어쭈구리, 눈치 없는 남편이 아내의 깊은 뜻을 몰랐습니다.

이럴 땐 타박을 받아도 흐뭇합니다. 그렇다고 고마움을 그대로 표현했다간 훗날을 기약하지 못합니다. 한번쯤 애교 섞인(?) 강한 반발이 필요합니다.

 

 

“뭐라. 신랑이 유자빵 좀 먹었다고 뭐라 할 일인가?”
“그게 아니라, 잘 먹었어요.”

 


“그렇지. 그리 나와야지. 신랑이 먹은 게, 뭐 그리 아까울꼬.”
“부모님들은 제가 다시 사서 드릴게요.”

 

 

말은 툭 쏴댔어도, 꼬리 내리며 부모님 챙기는 아내가 예뻐 죽겠더군요.

이 정도에서 멈춰야지, 조금 더 나갔다간 본전도 못 찾습니다. 진작 ‘부부의 도’를 알았다면 엄청 사랑 받았을 겁니다, 아마. 이쯤에서 칭찬 분위기로 바꾸었습니다.

 

 

“와~, 우리 각시 짱!”

 

 

 

 

 

 

아내는 유자빵이 뭐라고 먹고 싶은 걸 참았을까.

 

참 인색한 남편입니다. 뒤늦게 좀 더 사올 걸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하지만 아내가 유자빵을 좋아할 줄 생각도 못했습니다. 저도 지난 주말 찾은 거제도에서 처음 알았으니, 이게 아내 입맛에 맞을 줄 어찌 알았겠습니까.

 

 

“나는 먹고 싶어도 유자빵을 향이 좋아 코로만 먹고 있었는데, 당신은 먹고 싶다고 바로 먹었구만.”

 

 

함께 남은 빵을 먹으면서 아내는 아쉬움을 토해냈습니다.

그러니까 부모님 드리려고 눈에 뻔히 보이는 빵을 향이 진한 탓에 코로만 먹었다는 아내였습니다. 허허~, 참나. 아내의 말에서 자린고비 부자를 떠올렸습니다.

 

 

“방 천장에 조기를 매달아 식사 때마다 조기 한 번 보고, 밥 한 술 먹고, 또 보고 밥 한 숟가락 먹으니 반찬 걱정이 없다.”

 

 

그러고 보니, 자린고비는 눈으로 조기를 먹었고, 아내는 코로 유자 빵을 먹은 셈입니다. 주문해서 먹으면 될 것을…. 역시 알뜰살뜰한 아내였습니다.

 

 

어쨌든, 빵 속에는 ‘소’뿐 아니라 ‘추억’까지 가득합니다.

 

학창시절 껌 좀 씹고, 다리 흔들었다는 지인들 보면 빵집과 얽힌 ‘미팅’ 에피소드가 많더군요. 여기서 연애와 먹을거리(빵)의 상관관계가 엿보였습니다.

 

이는 아무래도 달달한 연애를 꿈꾸기 때문 아닐까, 싶네요. 이로 보면, 저도 참 멋대가리 없는 남편입니다.

 

 

 

 

 

 

 

요즘 추세더군요. 지역마다 그 지역을 알리는 특색 있는 빵이 하나씩 있는 거.

 

예를 들면, 경주 ‘황남빵’, 통영 ‘꿀빵’ 안흥 ‘찐빵’, 설악산 ‘단풍빵’, 진해 ‘벚꽃빵’ 등…. 빵이 지역 알리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거죠. 이는 지역과 함께하는 경제 공동체 정신이 깃든 것 같아 아주 대환영입니다.

 

 

거제도도 이 대열에 합류했더군요.

이름 하여, 거제 ‘햇살 긴 유자빵’. 특이한 건, 그냥 ‘유자빵’이라 부르면 될 텐데 ‘햇살 긴’이란 수식어를 붙였더군요.

 

왜 그랬을까?

따뜻한 남쪽 거제도의 해풍 속 긴 햇살을 마음껏 받은 유자로 만든 빵임을 강조하기 위함입니다.

 

 

유자빵을 출시하는 거제농산물수출영농조합법인의 남기봉 대표의 말입니다.

 

 

“거제시의 마을 활력화 사업으로 개발한 ‘거제 햇살 긴 유자빵’은 거제산 유자를 원료로 향긋한 향과 부드러운 카스테라의 식감이 일품이란 평가가 많아 좋습니다.”

 

 

며 자랑스러워하더군요.

하여튼, 지역만의 특색이 강조되는 산업들이 많이 개발되길 바랍니다.

 

남기봉 대표입니다. 

 

 

이제 이야기를 정리하겠습니다.

다음 주, 민족의 대명절 ‘설날’입니다. 조상께 차례도 지내고, 부모 형제 얼굴도 봐야합니다. 이 때 필수적인 게 음식이지요.

 

하여, 아내들의 명절증후군 하소연이 뒤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아내도 살고, 집안도 사는 그런 명절나기 비법을 고민해야 하겠지요.

 

남편들의 현명한 명절나기 준비가 필요할 때입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BLOG main image
임현철의 알콩달콩 섬 이야기
각자의 인생사가 다 '섬'의 삶일 것입니다. 우리들의 이야기를 알콩달콩 풀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때론 진짜 섬 사람들의 이야기도 함께요.
by 임현철

공지사항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1587)
알콩달콩 섬 이야기 (141)
아름다운 여수 즐기기 (112)
알콩달콩 여행 이야기 (162)
알콩달콩 세상 이야기 (422)
알콩달콩 가족 이야기 (476)
알콩달콩 문화 이야기 (205)
장편소설 연재 (68)

달력

«   2019/12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 922,632
  • 5 78

임현철의 알콩달콩 섬 이야기

임현철 's Blog is powered by Tattertools / Supported by TNM Media
Copyright by 임현철. All rights reserved.

Textcube TNM Media
임현철's Blog is powered by Tistory. Designed by Qwer999. Supported by TNM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