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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삶이 극락이어야 죽어서도 극락에 산다?

하루에도 수 십 번 변덕이 죽 끓듯 하는 게 ‘사람’

 

 

 

 

 

 

 

 

 

 

“우주의 궁극적인 실체인 마음을 깨닫지 못하면,
그대의 혼미한 마음으로 인해
윤회의 수레바퀴에 휘말려 들어간다.

그대의 마음이 붓다인 줄을 깨닫지 못하는
그 마음이 니르바나를 흐리게 하는 장애물이다.
아느냐 모르느냐에 따라 해탈과 윤회가 갈린다.

해탈과 윤회는 한 찰나에 갈린다.”  - 『티벳 사자의 서』 중에서-

 

 

‘티벳 사자의 서’. 읽었던 책 중 가장 충격적인 책이었습니다. ‘티벳 사자의 서’ 는 인간이 사후 49일간 겪게 될 상황들을 생생하게 알려 주고 있습니다. 또한 이 과정에서 삶(生)과 죽음(死)을 끊임없이 오가는 윤회(輪廻)의 업(業)을 짊어진 모든 생명에게 진리의 빛을 비추어 해탈의 길로 이끄는 경전입니다.

 

 

티벳 사람들은 ‘티벳 사자의 서’를 망자의 곁에서 49일간 계속 읽어준다고 합니다. 여기에는 죽어서 윤회를 벗고, 해탈의 길로 들어서길 바라는 망자와 후손들의 간절한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생과 사가 하나인 게지요.

 

 

 

 

 

 

 

 

제주도 우도 금강사에 갔습니다. 덕해 스님과 선문답이 그리워서. 마침, 천도제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천도제에는 제주도 절집인 보림사 지원스님, 청룡사 도광스님, 대원사 세진스님, 해운사 탄해 성률스님 등도 함께했더군요.

 

 

“천도제(遷度祭)는 우리들 조상님과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선인 등 죽은 사람들이 윤회에서 벗어나길 바라고, 극락세계로 모시는 의식입니다.”

 

 

탄해 성률스님의 설명입니다. 그러니까, “나무의 뿌리와 같은 조상님을 위한 기도는 바로 자신의 복을 비는 것과 같은 덕”인 게지요. 이 천도제에서 ‘티벳 사자의 서’의 한 단면을 보게 되었습니다.

 

 

티벳 사람들이 망자들을 위해 쉼 없이 책을 읽어주는 것처럼, 우리네 후손들도 구천을 떠도는 조상님들에게 부처님의 법문을 전해 극락왕생을 이루도록 치성을 드리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에서 으뜸가는 재산은 믿음이다.
덕행을 쌓게 되면 행복이 찾아온다.
진실이야말로 맛 중의 맛이며,
지혜롭게 사는 것이 최상의 생활이라고 할 수 있다.” <법구경>

 

 

덕을 쌓으면 행복이 찾아오며, 진실하고 지혜롭게 살아야 최상이라는 믿음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를 알면서도, 사람 마음이 어디 그렇던가요. 하루에도 변덕이 수 십 번 죽 끓듯 하는 게 인지상정(人之常情). 그래서 끊임없이 수행에 임하는 게지요.

 

 

요즘처럼 어지러운 세상에는 천천히 느리게 자신을 찾는 노력이 필요할 듯합니다. 흔히, 중생들은 ‘잘되면 내덕이요, 안 되면 조상(타인) 탓’이라고 합니다. 이는 일에 맺힘이 없이 술술 풀리는 건 자기 능력 덕분이고, 하는 일마다 꼬이고 우환이 뒤따르는 건 조상을 잘못 둔 죄로 풀이 됩니다. 그렇다고 조상님 원망만 할 순 없지요.

 

 

각박한 세상을 이기는 힘은 발상의 전환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즉, ‘잘되면 조상(타인) 덕, 못되면 내 탓’으로 돌리는 마음이 필요할 듯합니다. 왜냐하면 행복은 누가 가져다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항상 부모님께 감사하고, 주위에 감사하며, 모든 것에 감사할 때, 행복은 절로 찾아오는 법 아니겠어요! 서로를 배려하는 와중에 덕이 생길 테지요. 이렇게 생각하는 근본 원인이 있습니다.

 

 

 

 

 

 

 

 

- 스님, 행복은 어찌 구해야 합니까?

 

“행복은 구해진다고 구해지는 게 아닙니다. 마음을 비워야 합니다. 집착을 비워야 합니다.” - 지원스님 -

“마음을 비운다 함은 다 주는 겁니다. 무소의 뿔처럼 걸림이 없다는 겁니다.” - 세진스님 -

“행복은 무조건 만들어야 합니다. 짬을 내서 만들겠다고 미루어선 안됩니다.” - 도광스님 -

 

 

삶이 고단할 때, 언제나 던지는 화두. 그러나 중생은 고단한 삶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또 다시 삶의 한 가운데로 나왔습니다. 아둔함을 깨치는 죽비소리에 정신 번쩍 들었습니다.

 

 

“우리는 남에게 당한다는 피해의식만 생각하지, 내가 남을 힘들게 한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는다.”

 

 

덕해스님 주장입니다. 맞는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습니다. 덕해스님에 따르면, “이게 아(我)”입니다. “부처님은 이 아상(我想)을 없애라”고 하셨답니다. 왜냐?

 

 

“자신의 화를 누르지 못하면 ‘가슴→입→팔→다리’로 나와 결국에 죄를 짓게 된다. 결국 음식, 옷, 돈 등의 아귀에 빠져 자기의 본질을 잊게 된다. 부처님의 지혜로(감로수) 화를 제압하고, 부처님의 우주 진리로 자신을 이겨야 한다. 살아 있는 삶이 극락이어야 죽어서도 극락에 산다.”

 

 

그렇습니다. 돈, 옷, 음식 등은 체면을 살려주는 자존감의 포장일 뿐. 이 생이 극락이어야 죽어서도 극락이겠지요. 그러나 우리네 현실은 여전히 고단합니다. 뿐만 아니라 세상은 어지럽고 복잡합니다. 혼자 독야청청 살 수 있다면 왜 삶을 고민하겠습니까. 다만, 가치롭게 살려고 노력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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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네들이 이런 나라에 살고 있다!”…“박 정부가 너무 무섭다!”

빚진 이 기분…“이게 사람 사는 세상입니까?”
지난 14일, 세월호 도보순례단 동참 위해 팽목항 찾다
인과와 윤회를 알면 정치인들이 나쁜 짓을 못한다?
세월호 인양과 진상 규명은 정부의 신뢰도 회복 계기 될 것

 

 

세월호 도보순례단입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기억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날 이후 지금까지 줄곧 답답했습니다. 답답함을 털어내려 안간힘을 쓰면 쓸수록 가슴은 오히려 더 먹먹했습니다. 이렇게 가슴에 맺힌 멍울은 점점 내 자신을 옥죄고 있었습니다. 왜 그랬을까? 

 

 

“여보, 세월호 유가족이 안산에서 진도 팽목항까지 걸어서 온데. 우리도 진도에 갈까?”

 

 

뜻하지 않았던 아내의 제안에 흔쾌히 “그러세”했습니다.

 

그동안 팽목항에 가려 할 때마다 일이 생겨 지금껏 가지 못한 것입니다. 꼭 한번은 딸 아이 또래 학생들과 희생자들의 넋을 현장에서 기리고 싶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팽목항에 가지 못하면 꼭 역사의 죄인이 될 것 같았습니다.

 

 

부끄러운 우리들의 자화상입니다. 

진실을 인양하라는 유가족들.

 

 

 

세월호 도보행진단, “우리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 14일 아침, 아내와 진도로 향했습니다.

 

세월호와의 인연이 이제야 닿은 게지요. 차를 몰고 팽목항으로 가던 중, 세월호 도보행진(순례)단(이하 행진단)을 만났습니다. 진도군청을 출발한 행진단이 염장리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있었지요. 그들을 만나러 가는 중간 중간, 바람에 부대끼는 리본 하나가 눈에 ‘확’ 들어왔습니다.

 

 

“우리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리본 속의 짧은 문구만으로는 ‘무엇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것인지, 도통 알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대한민국 백성들 모두는 행진단이 ‘무엇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것인지 알고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TV 생중계를 통해 아이들이 죽어가는 현장을 눈으로 똑똑히 지켜보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짧은 리본의 문구는 행진단이 역사 앞에 무엇을 요구하는지를 우회적으로 표현하고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그 속에 담긴 의도는 분명했습니다. 그들은 소리 없는 작은 깃발만으로도 큰 함성을 쏟아내고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행진단은 가슴과 등에 새긴 문구로 그들의 요구를 정확히 표현하고 있었습니다.

 

 

 

“진실을 인양하라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책임자 처벌 철저한 진상 규명”

 

 

행진단을 보니 그냥 반가웠습니다. 그리고 놀라웠습니다. 19박 20일 동안 경기도 안산에서 전남 진도까지 약 500km의 먼 길을 걸어 왔다니…. 또한 세월호 유가족과 함께하기 위해 전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동참한 사실에 입이 쩍 벌어졌습니다.

 

 

이를 보니 행진단은 마치, 고려시대 몽고로부터 나라를 지키기 위한 항몽 운동 중, 몽골에 쫓겨 진도에 둥지를 튼 비장했던 ‘배중손과 그 일행’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들의 외침에 언제 귀 기울일지...

약속은 지키기 위해 존재하지요. 

도보 순례단의 행렬은 길었습니다. 

 

 

 

인과와 윤회를 알면 정치인들이 나쁜 짓을 못한다?

 

 

행진단은 묵묵히 걸었습니다. 저마다의 발걸음에는 작은 목소리의 울림이 스며  있었습니다. 걷기 힘들지만 꿋꿋이 참고 걷는 어린 자녀를 보는 부모의 얼굴에는 회한과 흐뭇함이 섞여 있었습니다.

 

 

양평에서 부모님과 함께 왔다는 김한준(9) 군은 “너무 많이 걸어 아무 느낌 없다”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온전한 선체 인양”“실종자를 가족 품으로” 돌려주기 위한 작은 보탬이었습니다.

 

 

“인과(因果)와 윤회(輪回)를 알면 정치인들이 나쁜 짓을 못한다. 사람은 실수할 수도 있다.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서는 잘못을 고쳐야 하는데, 정치인들은 이 실수를 묻으려고만 한다. 세월호 사건이 이렇게 된 원인은 정치인에게 있다. 우리는 단지 억울한 원혼의 영혼을 달랠 뿐이다.”

 

 

남원 선원사 운천 스님 말씀입니다.

 

그렇습니다. 사람이 실수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잘못을 뉘우치지 않은 채 실수를 덮으려고 하는 짓이 나쁘지요. ‘손으로 하늘을 가린다’고 하늘이 보이지 않겠습니까! 아주 아둔한 중생이지요. 

 

 

해남에서 왔다는 박상일(56) 씨는 “진도로 향하는 길목인 해남에서도 지금껏 촛불을 꺼트리지 않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팽목항을 지키고, 지원하는 일에 매진해, 최후의 일인까지 온전한 실종자 수습이 되도록 옆에서 돕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이러한 마음들이 모인만큼 실종자 수습과 올바른 진상 규명이 이뤄지리라 믿어봅니다.

 

 

양평에서 온 사람들입니다. 

바다는 말이 없습니다. 

순례단의 피로함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세월호 인양과 진상 규명은 정부의 신뢰도 회복 계기 될 것

 

 

“이게 사람 사는 세상입니까?”

 

 

지인이 전한, 문규현 신부님께서 토한 울분입니다. 이 어찌 문 신부님만의 울분이겠습니까! ‘사람 사는 세상’이 ‘동물의 세계’보다 못한 세상입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정치권에선 다 돈 때문이랍니다. 핑계가 참 민망합니다. 흔히 그러지요. ‘사람 나고 돈 났지. 돈 나고 사람 났냐?’고. 사람 목숨이 돈 보다 못한 세상, 바뀌면 좋겠습니다.

 

 

“세월호 사건을 책임지겠다던 정부가 아직까지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올바른 정부라면 세월호를 당연히 인양해야 하고, 또 정확히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가 이뤄져야 한다.”

 

 

행진단에서 만난 해남 미황사 주지 금강 스님이 강조한 말씀입니다.

 

금강 스님께선 인양과 진상조사가 반드시 이뤄져야 할 이유에 대해 “세월호를 인양함으로써 슬픔에 잠긴 모든 국민들을 슬픔에서 구해내어 희망으로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된다”고 합니다. 이 뿐 아니라 “정부의 신뢰도까지 함께의 회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아마, 금강 스님께서 박근혜 정부에 대고 하시는 말씀이 ‘쇠귀에 경 읽기’라는 걸 모르시진 않을 테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정부를 향해 굳이 말씀을 토하시는 건, 불자로써 마지막으로 행하는 대자대비(大慈大悲)일 것입니다. 이 어찌 스님 혼자만의 바람이겠습니까!

 

 

아~, 가슴이 답답합니다. 

 희생자들을 위한 마음입니다.

어서 나오렴... 다시 보니 눈물이...

 

 

 

“너네들이 이런 나라에 살고 있다!”…“박 정부가 너무 무섭다!”

 

 

오후, 행진단을 빠져 나와 팽목항으로 향했습니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305일째 되던 날에서야 드디어 팽목항에 섰습니다. 또 다시 가슴이 먹먹합니다. 저도 몰래 눈물이 흐릅니다. 등대 벽면에 나붙은 현수막들이 가슴을 더욱 후벼 팝니다.

 

 

“만나기 전에는 끝낼 수 없습니다. 선체 인양을 촉구합니다.”


"얘들아, 어서 나오렴. 거기 바다는 너무 춥잖아. 우리는 끝까지 친구들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구조도 못한 정부는 인양 약속까지 어기지 마라!”

 

팽목항 등대 길에는 아직까지 가족 품으로 안기지 못한 실종자 9명의 이름이 적힌 현수막도 바람에 나부끼고 있었습니다.

 

"이영숙, 권재근, 권혁규, 박영인, 허다윤, 남현철, 조은화, 고창석, 양승진!"

 

 

아직 가족 품에 안기지 못한 실종자들입니다.

 참담한 심정입니다.

가슴 아픈 현실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등대를 둘러보던 중, 가슴을 훑고 지나가는 한 마디가 있었습니다.

 

 

“너네들이 이런 나라에 살고 있다.”

 

 

이 소리에 저도 모르게 ‘아~’란 한숨 섞인 탄식이 터져 나왔습니다. <이런 나라>를 만들지 않아야 하는데, 그걸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목소리를 쫓아 뒤를 보았습니다.

 

 

울산에서 온 가족이었습니다. 엄마가 정해주 군(고 2)과 정임진 양(고1)에게 전하는 현장 교육이었습니다. 정임진 양의 말은 원망으로 다가왔습니다.

 

 

“나라가 잘못했는데, 다 국민에게 떠넘긴다.”

 

 

이렇게 팽목항을 떠나왔습니다. 제가 꿈꾸었던 세상은 거창하지 않습니다. 그저 '사람이 살만한 세상, 사람 냄새나고 정이 통하는 세상'이었으면 하는 것뿐입니다.

 

 

그런데 지금의 세상은 온통 내몰릴 뿐이라는 생각입니다. 그래선지, 집으로 오던 내내 정임진 양의 어머니께서 제 뒤통수에 대고 던졌던 말씀이 귓가에 생생하게 맴돌고 있었습니다.

 

 

“박 정부가 너무 무섭다!”

 

 

 전교조 선생님들도 참여하고...

 슬픈 솟대...

팽목항 등대는 알고 있을 것입니다. 단지, 침묵하고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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