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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월사 원일스님, “평등은 존엄과 같습니다!”
남해사 혜신스님, “수행 증진이 곧 부처님 탄신”
은적사 종효스님, “성 안 내는 얼굴이 참 공양”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찾은 절집 삼사순례



 


 


 

해수관음성지 용월사입니다.

 


 


 



          번뇌


                        김용호


    비워야 하는데
    비워지지 않습니다
    잔뇨로 남은
    방광의 오줌처럼
    거품이 일며
    애욕과 번민이
    부글부글 차 오릅니다
    님이시여
    어찌 모두를 버릴 수
    있으리오
    오히려
    번뇌의 강물에
    뛰어들고저 합니다.


 

 


중생이 해탈하면 그게 어디 중생입니까. 그래, 언제까지 마냥 중생이길 바라며 번뇌 속에 사는 게지요. 삼라만상에 존재하는 모든 만물은 해탈을 염원합니다. 그럼에도 굳이 깨달음을 빨리 얻겠다고 욕심내지 않는 건 믿는 구석이 있어섭니다. 석가모니께서 수 백 억겁을 거쳐 현생의 부처로 오셨듯 모든 중생은 결국 금오돈수의 경지에 이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지난 토요일은 부처님 오신 날이었습니다. 이를 기리며 여수의 삼사 순례에 나섰습니다. 여수 돌산 군내리에 있는 천년고찰 은적사, 여수 호명동 자내리에 위치한 토굴 남해사, 여수 돌산 하동의 용월사를 찾았습니다. 이들 절집은 각각 특색이 있는 만큼 스님들 또한 개성이 넘쳤습니다.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중생들이 용월사를 찾았습니다.

 

차를 마시며 용월사 원일스님의 법문을 들었습니다.

 

무량수전 앞 소나무가 아름답습니다.



 

 


용월사 원일스님, “평등은 존엄과 같습니다”


 

 


용월사를 찾았습니다. 용월사는 손꼽히는 해돋이 명소입니다. 십 오년 전, 아이들이 갓난쟁이일 때 온 가족이 해돋이를 본 이후 지금껏 일출을 접하지 못했습니다. 용월사 해돋이를 보기 위해 절집서 하룻밤을 청했음에도 비가 오거나 흐린 까닭입니다. 이것도 인연이 있나 보대요. 집 침대에서 눈 뜰 때마다 보는 해돋이로 위안 삼지요.


 

 


용월사는 20여m가 넘는 해안 절벽 위에 관세음보살과 함께 자리하는 해수관음성지입니다. 서방 극락정토 주재자인 아미타불(혹은 무량수불)을 모시는 곳의 대웅전은 ‘무량수전’ 혹은 ‘극락전’으로 부릅니다. 용월사는 무량수전입니다. 참고로, 석가모니 부처님을 모시면 대웅전, 비로자나불을 모시면 대적광전이라 부르지요. 원일스님께 법문을 청했습니다.

 


 


용월사 원일스님입니다.


 


 


“요즘 우리 사회에 흉악 범죄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흉악 범죄가 자주 발생하는 이유는 불평불만이 많기 때문입니다. 사회로부터 소외되고, 가정으로부터 소외되는 현실이 불평과 불만을 만들기 때문입니다. 불만은 평등하지 않음에서 나옵니다. 아이들도 평등하게 안하면 불만입니다. 왜냐하면 본질은 누구나 평등하기 때문입니다. 만물은 평등합니다. 평등은 존엄과 같습니다.



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오신 이유는 무명에 가린 사실을 가르쳐주기 위해섭니다. 중생은 누구나 천상천하 유아독존의 존재임을 일깨워주기 위함입니다. 자기가 존중받고 싶으면 남을 존중해야 합니다. 차별을 없애기 위해 평등을 외치신 겁니다. 삶은 유상하나, 해탈과 열반은 무상합니다. 어디에도 머물지 않기 때문입니다. 화합의 리더십은 바로 공평에서 나옵니다.”

 

 



용월사 범종도 여느 절집과 마찬가지로 새벽 예불(28번)과 저녁 예불(33번) 때 울립니다. 범종을 28번과 33번 치는 건 "‘진리의 소리’로 전 우주 28천과 33천의 모든 중생을 깨우고 깨달음을 얻게 하여 일체의 고통으로부터 해탈하라"는 의미랍니다. 진리의 소리, 소 울음소리를 언제라도 들으면 좋으련만….


 

 


 

토굴이어서 더 정감가는 소박한 남해사입니다.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시아본사 석가모니불!



 

 


남해사 혜신스님, “수행 증진이 곧 부처님 탄신”

 

 



남해사를 찾았습니다. 남해사는 삐까번쩍하지 않아 좋습니다. 껍데기를 벗은 나 자신을 보는 느낌이랄까. 다 쓰러져 가는 토굴이 중생들의 민낯 같아 애착이 큽니다. 그래도 갖출 건 다 갖췄습니다. 토굴 입구에는 오죽이 늘어집니다. 좁은 마당에는 고무 통이 자리하고, 그 안에서 다양한 연꽃이 피어나기를 기다리며 여유롭게 놀고 있습니다.


 

 


게다가 남해사에는 특별한 게 있습니다. 부처님 진신사리 2과가 있습니다. 석가세존의 피부가 사리가 된 백사리(백색)와 피가 사리로 바뀐 피사리(적색)가 각각 1과씩 모셔져 있습니다. 이는 태국 아유타 사원에서 천일 수행정진하고 회향할 때 주지스님으로부터 시주받은 거랍니다. 부처님 사리를 손으로 직접 만져볼 영광은 아무나 누릴 수 있는 게 아니지요.

 



“스님, 매화차 있어요?”
“우전으로 입맛을 돋운 후 매화로 마무리해요.”



얻어 마시는 입장에도 큰소리 ‘뻥뻥’입니다. 중생이 마셔 본 바에 따르면, 세계 최고의 차 맛은 남해사 혜신 스님께서 내는 차입니다. 차를 만든 사람의 기운, 차를 우려내는 물, 차를 담아내는 용기 등 삼박자가 절묘하게 어울렸습니다. 그래서 마시고 싶은 차를 주문합니다. 스님도 주문이 싫지 않은 걸로. 차를 마시며 문답에 돌입합니다.

 

 



 

부처님 진신사리 2과입니다.

 

남해사 혜신스님

 


 

진신사리함입니다.


 

 



- 스님들도 생일을 챙기나요?
“속세에서나 챙기지, 출가한 승려가 생일은 무슨.”


 

 


- 근데, 왜 부처님 생일은 탄신일이라고 크게 챙기나요?
“본인 생일도 지나치는데 석가탄신일이라고 성대하게 지내는 건 좀 그렇지요? 묵묵히 조용히 부처님 뜻을 기리면 좋은데. 부처님 오신 날을 성대하게 지내는 마음속에 행여나 여래와 거래를 하려는 (불순한 마음이 있는) 건 아닌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습니다.”

 

 



- 부처님 오신 날은 어떻게 보내는 게 좋을까요?
“악업 보태지 말고 공덕 쌓는 일을 해야지요. 또 수행 증진하심이 곧 부처님 탄신의 기쁨과 같습니다.”

 

 



 

은적사 일주문입니다.

 

대웅전 대신 극락전을 씁니다. 왜? 아시죠!

여유롭습니다.

 

 



은적사 종효스님, “성 안 내는 얼굴이 참 공양”


 

 


은적사. 관성스님께서 절집 입구 텃밭에서 열무를 캐시다 말고 일행을 맞았습니다. 주지이신 종효스님께선 외출”중이라더군요. 약속보다 좀 일찍 왔다 했더니 조금 기다리랍니다. 막간을 이용해 은적사 대웅전인 ‘극락전’의 부처님 전에 머리를 조아렸습니다. 인간적인 욕망도 함께 올렸습니다. 부디 중생에게….


 

 


“오랜만입니다. 혼자 놀지 말고, 우리 같이 놀자고~.”

 

 



종효스님, 중생을 보자마자 ‘삐딱선’입니다. 삐딱선도 ‘선’의 일종이거니 위로하며 받아들입니다. 이 정도도 감지덕지지요. 일 년 넘게 멀리했으니. 이심전심. 스님 마음을 알지요. 스님 죄송해요!



 

관성스님과 한담 중인 지인.

 

종효스님 차를 냅니다.

 

나무 석가모니불!

 

번뇌는...

 




“스님,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미리 한 말씀 하시지요?”
“허허, 한 말씀은 무슨. 저기 있는 말로 대신하지. 차나 마시자고.”



무슨 말이 쓰여 있을까? 스님께서 가리킨 벽에는 작은 액자가 걸려 있었습니다. 액자 속 글귀가 마치 중생의 조급증을 아는 듯, 큰 스님이 중생에게 여유를 찾으라고 호통 치는 것처럼, 글귀가 다닥다닥 붙어 있어, 한 번에 읽히기를 거부합니다. 차분히 읽기까지 인내가 필요했지요.



“성 안 내는 그 얼굴이 참다운 공양이구요. 부드러운 말 한마디 미묘한 향이로다. 깨끗해 티가 없는 진실한 그 마음이 언제나 한결같은 부처님 마음일세.”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시아본사 석가모니불!



나무 석가모니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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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개용 두부, 순두부, 콩나물 사다줄 수 있어요?”
저녁 먹고 집에 간다, 양해 못 구한 게 미안하고
아내 영역 확장 본능에 작아만 가는 수컷의 비애

 

 

여수시 돌산읍 군내리에 자리한 은적사 입구입니다.

 

 

 

 

“당신, 같이 걸을 겨?”

“아니오. 다녀오세요.”

 

 

걷기와 힐링이 필요했습니다. 아내의 양보.

 

대신, 여수 갯가길이 처음이라는 지인과 같이 걷기로 했습니다.

 

어떤 코스로 가면 잘 걸었다 소문날까.

머릿속으로 움직일 동선을 그렸습니다.

 

 

“절집에서 점심 공양하고 걷는 거 어때요?”
“절밥 먹어본 지 오래네. 어느 절인데?”


“돌산 은적사. 스님과 통화했어요.”
“거 좋지.”

 

 

여수시 돌산읍 군내리 은적사 인근에 다다르자 청아한 목탁소리와 스님의 염불소리가 산속에 울려 퍼져 적막을 깨뜨리고 있었습니다.

 

핏빛 동백꽃이 방긋 웃으며 나그네를 반겼습니다. 미소로 답했습니다.

 

 

 

열정을 가득 담은 핏빛 동백입니다.

 

 

 

염불이 끝난 주지스님과 마주했습니다.

 

 

“스님, 미얀마 수행에서 언제 돌아오셨어요?”
“좀 됐어. 오늘은 49제가 있어 좀 바뻐.”

 

 

공양 후, 아니온 듯 가라는 눈치였습니다.

 

그렇지요. 우리 삶은 나그네 자체지요.

살짝 왔다 훌쩍 떠나는 나그네.

 

그래도 아쉬웠습니다.

녹차도 한 잔 해야 하는데….

 

 

3월 개장을 준비 중인 여수 갯가길 2코스(돌산 무술목~방죽포해수욕장) 중, 돌산 계동~두문포를 둘러보았습니다.

 

역시, 자연은 나그네를 따뜻하게 안아주었습니다.

 

 

 

여수 갯가길에 함께 했던 지인, 포스가 장난 아닙니다.

 

 

 

오후 4시쯤, 집으로 가다말고...

지인과 참치 집에 자리 잡았습니다.

 

이를 어찌 알았을까,

아내에게 문자가 왔습니다.

 

 

“들어올 때 생협 매장에서 감자 칼국수, 찌개용 두부, 순두부, 콩나물 사다 줄 수 있어요?”

 

 

새지 말고 들어오라는 당부가 포함된, 의향을 묻는 질문형 문자.

그렇더라도 ‘헐~’이었습니다.

그동안 이런 부탁은 없었습니다.

 

 

하여, 그저 애교(?)로 여겼더이다.

가족이 먹을 걸 사가는 것도 좋으니까.

 

근데,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일단, 침묵. 아내가 보낸 다음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감자 칼국수, 찌개용 두부, 순두부, 콩나물, 액상스프, 유정란이 필요하옵니다.”

 

 

아내의 황당한(?) 문자 메시지였습니다.

지인에게 아내의 요구사항을 호기롭게 말했더니, 씩 웃더군요.

웃음 속에는 나이 들어가는 남편의 어쩔 수 없는 입장을 이해한다는 암묵적 동질감이 들어 있었습니다.

 

 

처음 문자에 답이 없자, 아내는 'OK'사인으로 읽었나 봅니다.

간장과 계란이 추가된 걸 보니.

 

 

 

 

아내의 문자...

 

 

 

재밌는 건, 문자 끝의 ‘~옵니다’체였습니다.

 

그 속에는 웃음이 가득 들어 있었습니다.

또한 부부만이 공감하는 언어로 해석하면 웃음 속에는 ‘당신 사 올 거지?’란 의미가 녹아 있었습니다.

 

남편과 아이들을 위해 맛있는 요리를 행복한 마음으로 준비하려는 아내의 요구.

 

이를 어쩐다?

문자 받기전, ‘저녁 먹고 집에 간다’고 양해를 못 구한 게 무척 미안했습니다.

빨리 아내의 기대(?)를 포기시켜야 했습니다.

 

 

“못함. 삼치 먹으러 옴….”

 

 

남편 답신에 대한 아내의 문자는 아주 간단했습니다.

 

 

“허걱!”

 

 

정말 ‘허걱’입니다.

그동안 넘나들지 않았던 요리 재료까지 사 오라는 여자의 영역 확장 본능(?) 앞에서 작아만 가는 수컷 남자의 비애(?)가 잠깐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아내의 사랑스런 문자가 좋았습니다. 에구에구~^^.

 

여보, 미안 혀! 그리고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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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까지 거절하면 그가 세상 살 마음이 날까?”
사업실패로 찾아든 피폐한 그에게 손 내민 절집

 

 

 

 

지난 여름 찍었던 은적사 종효스님과 행자와 차 마시는 광경입니다.

 

 

 

“세상은 더불어 함께 살아야 한다.”

 

생각은 있으나 행동으로 옮기기란 쉽지 않습니다.

살펴야 할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어서 마음에 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몰라서 못할 때도 있습니다.

 

연말이 가까워 오는 지금, 아름다운 세상을 향한 훈훈한 인심이 기다려집니다.

 

 

“스님이 되겠다고 절에 찾아 온 이가 있는데, 우리 절 사정이 여의치 않아. 어디 옷 보시 할 사람 없을까?”

 

 

지난 9월, 만났던 여수 은적사 종효 스님께서 지나가는 말로 이런 부탁을 하셨습니다. 이에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고 답했습니다.

 

그런데 이백만원이나 되는 액수가 장난 아니었습니다.

서민 입장에서 선뜻 낼 수 있는 금이 아니어서 부담이었습니다.

 

누구에게 ‘스님 옷 보시 좀 하세요’라고 요청할지 고민스러웠습니다.

지난 10월 초, 염치 불구하고 먼저 번에 행자 복을 선물했던 지인에게 또 보시를 부탁했습니다.

 

그랬더니 “오십만 원 보태겠네. 나머지 사람들은 더 알아보게”라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마음이 무척 고마웠습니다.

 

 

그 후, 다른 몇몇 지인을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러면서 ‘보시 좀 해라’는 말을 할 기회를 살폈습니다.

 

하지만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요즘 경제가 얼어붙었다는 현실을 온 몸으로 실감하고 돌아서야 했습니다.

 

 

사업 실패로 찾아든 피폐한 그에게 손 내민 절집

 

종효스님이 전한, 스님이 되려고 절집을 찾은 행자의 사연은 이렇습니다.

 

마흔 일곱인 그는 사업 실패로 쫄딱 망해 빚더미에 내몰렸습니다. 지난 여름, 술로 밤을 새우던 그가 피폐해진 심신을 이끌고 찾은 곳이 여수 은적사였습니다. 그는 결혼도 하지 않은 혈혈단신이었습니다. 절에서 정성으로 보살핀 끝에 그는 심신을 회복했습니다.

 

 

“큰스님, 스님이 되고 싶습니다.”

 

 

그가 선택한 삶은 구도자의 길이었습니다. 스님은 “세상을 회피하고 싶은 마음이라면 안 된다”라며 거부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마음은 돌이킬 수 없었습니다. 그는 큰스님 허락 없이 머리를 깎았습니다. 2주 후, 그는 병원에 다녀오겠다며 세상에 가선 절에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아무 것도 없는 절망 속의 그를 향한 세상의 눈은 싸늘했습니다. 스님이 되겠다는 확고한 진리에의 의지가 부족한 탓이었습니다. 그는 다시 절로 돌아와야 했습니다.

 

 

“정말 스님이 되고 싶으세요.”
“예. 제가 갈 길이 구도자입니다.”


“스님은 아무나 되는 게 아닙니다. 세상에서 그냥 사시지요.”
“아닙니다. 우주의 법을 알고 싶습니다.”

 

 

스님은 그를, 그렇게 제자로 받아 들였습니다.

 

 

지난 여름, 지인이 보시했던 행자복입니다.

 

 

“나까지 거절하면 그가 세상 살아 갈 마음이 날까?”

 

지난 10월 중순, 보시하겠다는 지인을 다시 만났습니다.

 

 

“자네가 승복 보시, 다 하면 안 될까?”
“보시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어?”

“어, 힘들대. 다들 사정이 좋지 않더라고.”
“나도 여전 같지 않고 힘든데….”

 

 

뜸을 들이던 지인은 생각 끝에 “그럼, 내가 다 하지”라고 허락했습니다.

미안하고, 고마웠습니다. 지인에게 보시 이유를 물었더니, “나까지 거절하면 그가 세상을 살아갈 마음이 들까?”라는 말이 돌아왔습니다. 베품을 아는 지인이었습니다.

 

스님에게 “이백만원 보시를 하겠다는 사람이 나타났다”고 전하며, 절 계좌번호를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반응은 빠르게 왔습니다.

 

다음 날 지인에게 “절에 보시했다”는 문자가 왔습니다.

이어 스님에게 고맙다는 문자가 왔습니다.

 

 

“오늘, 옷 맞췄네. 다시 한 번 고맙네.”

 

 

고마움은 어려움에도 선뜻 보시하고 나선 지인에게 돌아가야 합니다.

세상은 이래서 아직까지 살만 한 곳이나 봅니다.

 

그나저나 부디 스님이 되겠다던 그가 큰 깨달음을 얻어 큰 스님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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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행자, 세상 유혹에 빠지지 않았을까?
안 맞으면 여기서 그만 두는 게 좋지 않을까?

 

 

 

모든 삶의 길은 만만치 않습니다.

 

 

 

“당신은 스님 될 관상인데 용케 피했구만….”

 

주위에 이런 분, 몇 있습니다. 저도 간혹 듣는 소립니다. 삶은 어차피 주어진 일 속에서 많은 사람과 함께 어울려 살아야 하기에 최선을 다하는 거겠죠. 이로 인해 이런 믿음이 생겼습니다.

 

 

“운명은 자신의 선택에 따라 변할 수 있다!”

 

 

반대로 스님 될 인상이 아닌데 스님 되려는 분도 있습니다. 이 또한 변화의 욕구이긴 합니다. 그러나 자신에게 맞지 않는 삶을 찾기를 더 권합니다. 왜냐하면, 파계 후 속세로 찾아드는 분들이 종종 있기 때문입니다. 주위에도 이런 분들이 계십니다. 이럴 때 하는 말이 있습니다.

 

 

“자기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에 도전하라!”

 

 

세상살이 묘미는 혼란스러운 가운데에서도 자신을 찾는 것입니다. 자신의 본질을 찾기 위해 구도자의 길로 들어선 사람이 꽤 있습니다. 부러운 사람입니다.

 

 

 

 

지난 주 어느 변호사 사무실에 갔었습니다. 그와 이야기 중, 무언의 이끌림에 의해 창밖을 보게 되었습니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반가운 인물이 보였습니다. 창이 통유리라 전화로 “스님, 여기까지 무슨 일이세요?”라며 반가움을 표했습니다.

 

 

“아, 예~. 차 고치러왔습니다. 참, 행자 돌아왔습니다.”

 

 

행자가 돌아왔다니, 반가웠습니다. 3개월 전, 행자는 스님이 되겠다며 머리를 깎았습니다. 그는 속세에서 빚더미에 눌려 숨 쉴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그는 세상일을 잊으려는 듯, 한 달 여 동안 초보 수행자로서 묵묵히 지냈습니다. 절집에서 가꾸는 밭일 등은 그의 몫이었습니다.

 

 

“수행자 할 만 하나요?”
“….”

 

 

그는 틈틈이 불경 읽는 연습이며, 참선에 열심이었습니다. 또 목탁 치는 법을 배워야 한다며 혼자 목탁에 매달리기도 하였습니다. 그 모습에 ‘행자복’ 보시를 한 것입니다. 그러다 그는 건강검진 결과를 보러 잠시 세상 구경을 나왔습니다.

 

그게 길어져 한 달이 넘었다는데, 드디어 돌아온 것입니다. 잠시 세상에 머물며 속세의 유혹에 빠지지 않았을까, 걱정이 많았습니다. 아무튼 다시 수행자로 돌아왔다니 다행(?)이었습니다. 주말에 절집에 들르기로 하고 스님과 헤어졌습니다.

 

 

여수 돌산의 은적사 주지 종효스님.

 

 

지난 주말, 전남 여수 돌산의 은적사에 갔습니다. 주지스님과 녹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행자님도 함께 했습니다.

 

 

“행자님, 스님 되기 쉽지 않지요?”
“아닙니다.”

 

“스님이 안 맞으면 여기서 그만 두는 게 좋지 않을까요?” 
“아닙니다. 저는 구도자가 될 겁니다.”

 

 

스님이 되겠다는 의지가 강렬했습니다. 의지를 읽었는지, 주지스님께서 씩 웃으시며 “보살님은 겨울 행자 옷 보시할 준비나 하세요”라고 하셨습니다. 이 정도면 주지스님이 믿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지켜보면 알 것입니다.

 

하여간 자신이 선택한 ‘길’이 맞으면 정진에 열심일 것입니다. 그가 수행의 길에 잘 적응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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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도 팔자, 이름 지어달라면 되지 뭐
정들면 그게 이름, ‘개풍산’과 ‘허대박’

  

 

 

은적사 종효스님입니다.

 

 

지난 금요일, 지인과 전남 여수 돌산의 천년고찰 은적사를 찾았습니다. 스님과 차 한 잔 나눌 겸, 7월 말 보시했던 풍산개가 잘 있나 확인할 겸이었습니다. 절집에 개를 보시하게 된 경위입니다.

 

 

“어이~ 친구. 강아지 분양 받을 건데, 절에 보시해도 될까?”
“물론이지. 강아지는 어떤 종인가?”

 

“풍산갠데, 이제 막 어미젖을 뗐어.”
“스님에게 함 여쭤보겠네. 강아지 보시는 어떻게 생각한 겐가?”

 

“개에게 절만한 데가 있겠는가? 절에 있는 자체가 행복 아닐까.”
“맞네, 맞아. 그 강아지 복 터졌구먼.”

 

 

친구와 통화 후 스님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스님, 절에 강아지 필요하세요?”
“거~, 좋지. 언제 갔다 줄텐가?”

 

 

풍산개 이름을 개풍산이라 지었습니다.

 

 

태어난 지 2개월 되었다기에 아주 귀엽고 작은 강아지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풍산개 종자가 크다지만 새끼까지 클 줄 몰랐습니다. 덩치가 웬만한 개 못지않았습니다. 강아지를 차에 태워 은적사로 갔습니다.

 

 

“저 녀석 아직 이름이 없는데….”

 

 

친구는 이동 중, 강아지 이름 걱정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를 안심시켜야 했습니다.

 

 

“걱정도 팔자. 스님께 이름 지어달라면 되지 뭐.”

 

 

강아지는 신통했습니다. 젖을 막 떼고, 어미 곁을 막 떠나는 강아지는 대개 이동할 때 낑낑대거나, 똥오줌을 싸기 일쑤라더군요. 하지만 녀석은 아주 얌전했습니다. 생명은 태어날 때 예쁨 받는 법을 안다더니, 그랬습니다.

 

 

“스님. 강아지 데려왔어요.”
“강아지 밥과 개 줄은 사 왔어?”

 

 

헉. 스님이 강아지 밥과 줄까지 요청할 줄 생각 못했습니다. 당황하고 있는데 친구가 그러더군요.

 

 

“밥은 사왔는데, 개 줄 살 생각은 못했습니다.”

 

 

강아지 보시하면서 사료까지 사 올 줄 어찌 알았겠습니까. 생각 깊은 친구였습니다. 친구는 스님 한 마디에 바로 개 줄 사오겠다고 나서는데 민망하더군요.

 

 

절집을 지키는 진돗개 허대박입니다.

 

 

친구가 나간 틈을 타 스님께 강아지 이름 지을 것을 요청했습니다. 이름 짓기까지 고민께나 할 줄 알았더니, 의외더군요.

 

 

“개가 어떤 종이라고?”
“풍산개요.”

 

“풍산개라고? ‘풍산’이라 하지. 불러 정들면 그게 이름인 게지. 성도 붙일까? 명품 개란 의미에서 성은 개씨로 하지. ‘개풍산’ 어때?”
“스님, 거 괜찮네요. 개풍산~, 풍산아~.”

 

 

오랫동안 불러왔던 이름처럼 정겨웠습니다. 게다가 성까지 붙여줄 거라고 생각 못했습니다. 스님의 작은 배려가 놀라웠습니다. 풍산이와 노는 사이, 스님이 대박이를 불렀습니다.

 

 

“맹박아~, 맹박아~.”

 

 

본래 있던 진돗개 이름이 ‘허대박’인데 별칭이 ‘맹박’이었습니다. ‘허대박’이란 이름은 ‘헛된 대박 꿈꾸지 말고 성실하게 살아라’는 의미였습니다. 개가 무슨 죄? 개 노릇도 못할 짓입니다.

 

개 줄 사러 간 지인이 돌아왔습니다. 튼실한 걸로 사왔더군요. 강아지에게 목줄 채우는 걸 보고 돌아섰습니다. 풍산이에게 한 마디 당부했습니다.

 

 

“풍산아~, 맹박이 조심하고 잘 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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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 되겠다’던 행자님에게 옷 보시한 사연

“이런 귀한 보시 기회를 준 자네가 더 고맙네!”

  

 

 

전남 여수 돌산의 은적사입니다. 천년고찰이지요.

 

 

“스님. 드시고 싶은 거 말씀하세요.”

 

절집에 가기 전, 스님과 전화 통화에서 빠지지 않은 대화입니다. 정신 휴식이 필요할 때 절집에 갑니다.

 

절집에 가는 이유는 자연 속에서 차 마시며 나누는 대화가 차분함을 안겨주기 때문입니다. 또한 절집 기운이 좋아 마음이 따뜻해져 쌓인 화를 지그시 풀어주기 때문입니다. 자연의 기운을 받는 게 최고이니까요.

 

지난 7월, 여수 은적사에 갔습니다. 못 보던 스님이 밭에 줄 거름을 퍼 나르고 있었습니다. 합장으로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자급자족이 원칙인 불가에서 키우는 고추, 상추 등 먹거리가 실해야 하니 노력이 필요합니다. 주지스님과 차를 앞에 두고 앉았습니다.

 

 

“스님. 스님 한 분이 늘었네요?”
“스님은? 승복 입는다고 다 스님이 아니야.”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중이 되겠다고 2주 전에 찾아왔어.”

 

 

스님 지망생이 절집으로 찾아든 것이었습니다. 부러웠습니다.

 

 

스님, 제자로 받아들일 생각이세요? 고민 중

 

스님들이 입는 승복입니다.

 

 

결혼 전, 구도자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많았습니다. 결혼 후, 아내에게 “절에 들어가겠다”며 보내주길 요청한 적이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가족들에게 참 염치없는, 무책임한 일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중은 희망사항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가장의 무책임에서 벗어나기 위해 육십이 넘으면 벗과 함께 절집 마당을 쓸기로 다짐만 하고 있습니다. 하여, 늦은 나이에 중이 되겠다고 들어온 그가 무척이나 부러웠습니다.

 

 

“스님, 그분 제자로 받아들일 생각이세요?”
“어떡하면 좋겠어?”

 

“관상을 보아하니 거둬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만….”
“세상살이에 진이 다 빠져 여길 찾아왔어, 지금 고민 중이야.”

 

 

삶이 힘들어 절집을 찾았다던 그. 오십을 바라보는 나이에 구도자가 되겠다고 절집으로 들어 온 그. 그에게 삶의 마지막 보루인 절집. 답은 하나였습니다. 지친 영혼을 내치지 않고, 따뜻하게 보듬어 주는 게 절집의 임무(?) 아니겠습니까.

 

 

“결혼은 했대요?
“아니 혼자래. 그에게 입힐 ‘행자복’이 없어, 스님 옷을 입혔어.”

 

“스님, 그 옷 제가 보시할게요.”

“그래 주면 고맙지.”

 

 

 

이런 귀한 보시 기회를 준 자네가 고맙네!

 

절집에서 차를 마시면 마음이 차분해지더군요.

 

 

절집에서 하루 밤 청했습니다. 성당에 다니는 터라 새벽 예불은 패스. 대신 아침 공양도 건너뛰었습니다. 불교 설화 책을 읽고 있는데, 스님의 “점심 공양 하세”란 소리가 들렸습니다. 공양 하러 갔습니다. 스님이 밥상머리에서 쪽지 하나를 건넸습니다.

 

“이거 행자복 맞춘 집 연락처와 계좌번호네.”

 

 

옷 보시 기회가 이렇게 빨리 올 줄 몰랐습니다. 아마, 스님 마음이 움직였나 봅니다. 마음 변하기 전, 서두른 듯합니다. 공양 후, 가뿐한 마음으로 집으로 향했습니다. 육십이 넘으면 함께 절 마당 쓸기로 약속했던 벗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친구, 옷 보시 한 벌 하시게나.”
“옷 보시? 그래 함세.”

 

“어이 친구, 고마우이.”
“고맙긴. 이런 귀한 보시 기회를 준 자네가 더 고맙네.”

 

 

스님에게 친구 마음을 전했더니, 고맙다고 하시대요. 아무래도 저는, 절집을 찾아든 행자가 스님이 될 때까지 기다렸다 옷 보시를 해야 할까 봅니다. 아무튼 득도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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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 쉼터, 여수 돌산 은적사 불상 이야기

어~ 손이 빠지네, 신기한 불상 그 효험은?

 

 

여수 돌산 은적사입니다. 마음의 휴식처지요.

은적사를 어찌 알았는지, 여수 엑스포 자원봉사자 몇 분이 휴일을 맞아 찾아오셨더군요.

은적사 불상의 효험을 듣고 남해에서 어느 부부가 찾아왔더군요.

왼쪽 끝에 있는 불상이 효험이 가득한 '신기한 불상'입니다.

 

 

절집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불상입니다. 어떤 불을 모시느냐에 따라 대웅전 명칭이 달라지니까.

 

여수 돌산읍 군내리 봉황산 자락에 숨어 있는 듯한 은적사는 필자가 자주 찾는 영혼의 쉼터 중 하나입니다. 이곳에서 그동안 알지 못했고, 전혀 보지 못했던 불상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은적사 주지이신 종효스님의 “손이 빠지는 불상 본 적 있어?”란 말 때문에 우연찮게 보게 된 것입니다. 이 불상은 “250여 년 전 만들어진 것”이라더군요. 이 불상 사진은 처음으로 공개되는 것입니다.

 

이걸 봐야 부처님께 복을 바라는 효험이 크다는데…. 고저, 마음이 평화로우면 모든 게 편한 것을….

 

이를 어찌 알았는지 한창 열리고 있는 2012 여수세계박람회장을 찾는 사람들이 이 불상을 보며 복을 빌더군요. 복을 빌기 전, 평안과 위로를 얻기 위한 여행에서 영혼의 쉼터를 찾아드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절집을 찾았으니 종효스님의 한 말씀 듣는 것도 좋겠죠.

 

“유리하다고 교만하지 말고, 불리하다고 비관하지 말라. 말을 듣고 가볍게 움직이지 말고, 그 진실을  깊이 생각하며, 이치가 명확할 때 과감하게 행동하라. 이것이 지혜로운 이의 삶이다.” -법보장경 중에서-

 

세상에 처음 공개되는 불상 사진 보시면서 부디, 지혜로운 삶 사시길….

 

 

신기한 불상입니다.

불상을 아래로 내렸습니다.

손을 빼니 가볍게 빠지더군요.

양쪽을 다 뺀 상태입니다.

이런 모습 처음 보았습니다.

신비로운 불상, 그 효험은 어떨까?

마음이 평화로우면 모든 게 평안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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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서 살지 왜 왔어. 짐밖에 내놓을 참이었는데”
“쫓겨날 뻔했슈”…“고개숙인 남자는 조심하세여~”

 

 

 

은적사 입구입니다.

 

 

살다보면 휴식이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때 간혹 찾아 드는 곳이 있습니다.

 

지난 금요일 저녁, 아내에게 “절에서 하룻밤 자고 올게”란 문자 한통 달랑 넣고 여수시 돌산의 천년고찰 은적사로 향했습니다.

 

하룻밤 자고 일어났더니 피로가 조금 풀린 느낌이었습니다. 하루 밤 더 자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내에게 문자를 날렸습니다.

 

 

“여보, 하루 더 자고 갈게.”

 

 

아내의 반응을 살폈습니다. ‘알았다’고 할 줄 알았는데 완전 의외였습니다.

 

 

“거기서 그냥 사슈~”

 

 

깨갱 ~깽, 꼬리를 내려야 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금요일 아침, 아내는 “일이 있으니 오늘은 당신이 아이들 좀 챙겨요”라고 부탁 했는데, 그걸 씹고 밖에서 잤으니 고울 리가 없었습니다. 부부는 이런 거지요.

 

은적사 초입입니다.

 

 

간이 배 밖으로 나온 남편, 서둘러 집으로 갔습니다. 집 분위기가 썰렁했습니다.

 

 

“나, 왔네.”
“거기서 살지 왜 왔어. 당신 짐 밖에 내 놓을 참이었는데…”

 

 

외박에 대한 반응이 만만찮았습니다. 괜히 앙탈 부렸다간 큰 코 다치게 생겼습니다. 대신 스님에게 문자를 날렸습니다.

 

 

“스님 절에서 하루 더 자고 집에 왔으면 쫓겨날 뻔 했슈~ㅎ”

 

 

그랬더니 스님의 반응이 재밌었습니다.

 

“고개 숙인 남자는 항상 조심하세여~”

 

아니, 고개 숙인 남자라니….

 

남자들 요런 거에 예민하지요. 스님에게 “엥, 스님 아니랑께요”라며 강력 반발했습니다.

 

이에 대한 스님의 문자 한방에 눈치없이 빵 터지고 말았습니다.

 

 

 

“헛헛 쏘리 그만허셔^^”

 

 

고개 숙인 남자가 아니라는데 그 말이 ‘헛’소리도 아니고, ‘헛헛’소리라니…. 웃음을 그치고 다시 스님께 문자 메시지를 넣었습니다.

 

 

“해도 너무 하신구먼유. 그런 일 없을 거구먼유~^^”
“다행 중 불행이여~. 그러면 불행 중 다행이여~”

 

 

뭐가 다행 중 불행이고, 불행 중 다행인지 모를 일입니다. 장자의 '나비의 꿈'일까?

 

그나저나 “짐 밖에 내놓으려 했다”는 아내 말이 충격이었습니다. 나이 들수록 각시 말 잘 들어야 한다는 게 이런 이유나 봅니다.

 

에구 에구~, 늙어가는 남자로 사는 게 이런 거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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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11.08 16:48

[절집 둘러보기] 천년고찰 은적사


천년고찰 은적사 일주문입니다.



 

현세가 극락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

 

인간은 필연적으로 여유를 찾게 마련입니다. 사람에 치이고 세상에 치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산사를 찾는 즐거움은 복잡한 세상에서 잠시 벗어나 마음의 평화 찾기 위함일 것입니다.

전남 여수시 돌산읍 군내리에 위치한 ‘은적사(隱寂寺)’를 찾았습니다. 은적사는 산사 이름처럼 은밀히 가려 고요한 절입니다. 은적사는 고려 명종 25년(1195년) 보조국사에 의해 창건된 절집입니다. 
 


은적사 가는 길입니다.

은밀히 숨어 있는 은적사는 전체 모습을 쉬 드러내지 않습니다.

안으로 들어서도 한쪽 모습만 보입니다.

조용합니다.

김장 배추가 보입니다.  



어제 은적사에 가게 된 사연이 있습니다. 주시이신 종효스님께서 절에 동지 죽 먹으러 오란 전화 때문입니다. 지인과 함께 공양시간을 넘겨 가게 되었습니다.

마침, 김장까지 하더군요. 염치 불구 동지죽과 김장김치를 청했습니다. 그랬더니 오지고 푸지게 주시더군요. 절에서 처음으로 동지 죽을 먹었지 뭡니까.

헉, 집으로 올 때는 죽과 김치까지 쥐어 주시지 뭡니까. 어쨌거나, 조용한 산사의 여유가 마음에 행복을 안겨줍니다.

 


한창 김장 중이더군요.

염치 불구 동지죽을 청했습니다.

요걸 맛나게 먹었습니다용~^^

지인과 함께 절집에서 받은 공양입니다.

현세가 극락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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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vibary.tistory.com BlogIcon 비바리   수정/삭제   댓글쓰기

    동치미에 동지죽,,저도 올핸 잘 먹었답니다.
    임현철님 잘 지내시지요?

    2011.12.29 08:32 신고
  2. Favicon of http://HTTP://WWW.GLFOODMACHINE.COM BlogIcon glmachine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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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11.08 16:58


장어와 넙치 바다에 놓아주며 건강 빌다!
“고마우면 병을 이긴 후 갚으라고 하네.”

 

 

 

“집사람이 편해 하니 함께 가주소.”

지인의 부탁 문자가 왔습니다.
지인은 급작스레 말기 암 판정을 아내를 위해 천도제와 방생을 한다대요.

그는 다른 곳에서 천도제를 지낸다며, 저에게 아내와 함께 방생에 참석해 주길 바라더군요.

6월 중순 경부터 시작될 본격적인 항암 치료에 앞서 건강을 기원한다니 간절한 마음을 함께 하기로 했지요.


방생은 여수시 돌산의 은적사 주시스님인 종효 스님 주관 하에 했습니다.

  

방생은 종효스님이 주관했다.

방생에 사용된 넙치 치어.

 

어제 오전, 지인 부인 및 아들과 함께 해양수산과학관이 자리한 여수시 돌산 무술목으로 갔습니다.

지인 부인은 아직 항암 치료 전이라 얼굴이 좋은 편이대요. 아픈데도 웃음 띤 얼굴이라 좋았지요.

스님 말씀이 지인 가족 외에서 다른 가족이 함께 방생에 참여키로 했다더군요.

저희는 여수시 남산동 어시장에서 방생 어류로 장어를 사갔습니다.
그런데 현장에서 넙치 치어를 팔더군요. 마리당 천원에요. 미처 몰랐습니다.


바닷가에 제단이 차려지고 향이 올랐습니다. 두 손을 모아 소원을 빌었습니다.
또 물고기를 바다에 놓아주며 제각각 바람을 빌었지요.
방생을 마치기까지 40여분 걸리더군요. 한 분에게 무엇을 빌었냐고 물었습니다.

 

“건강이 제일이지요. 방생은 잡은 물고기를 놓아주며 그동안 쌓인 업보를 풀어주는 거라 마음이 편합니다.”

역시 삶의 최고의 복은 건강이나 봅니다.

  

여수시 돌산 무술목 몯돌 해변에서 진행된 방생. 

하늘이시여, 소원 들어주소서!!! 

방생은 용왕님께 소원을 비는 것도 포함되어 있었다.

 

방생을 마치고 돌아오던 중 아픈 지인 부인과 차에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 방생과 천도제는 어떻게 하게 되었어요?
“서울 병원에 있는데 병문안 온 사람들이 ‘쌓인 원을 풀어라’며 조언하대요. 그래서 하게 되었는데, 하고 나니 홀가분하네요.”

- 아드님이 병간호 한다고 수고가 많던데 아들을 보는 느낌은 어떤가요?
“든든하고 좋아요. 그래서 아들을 낳으려고 하나 봐요. 호호~^^”

- 삶을 잘 산 것 같나요?
“아프기 전에는 주위에 사람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제가 아프니까 주위의 많은 사람들이 음으로 양으로 힘을 주대요. 기분 좋더라고요.”

- 따님도 옆에서 병간호 잘 하죠?
“잘하죠. 딸에게 문자가 왔는데 ‘엄마, 옆에서 사람들이 마음 써 주는 거 부담 갖거나 신경 쓰지 말고, 고마우면 병을 이긴 후 갚으라고 하네. 우선 엄마 건강 찾는 것부터 신경 써.’라고 보냈대요. 저도 그렇게 생각하려고요.”

- 병을 이기려면 스트레스도 잘 풀어야 할 텐데, 푸는 방법은?
“마음이 편안해야 하는데 쉽지 않네요. 남편과 딸에게 많이 풀어요. 대신 아들한테는 아직까지 스트레스 푼 적은 없어요. 남편과 딸에게 미안하죠.”

- 하실 말이 있다면?
“감사하고, 고마워요. 아픈 모든 사람들 건강이 회복되길 저도 바라네요. 건강하시고 즐겁게 세상 사셨으면 해요.” 

 

‘지성이면 감천’.

하늘이시여, 말기 암 환자의 애절하고 간절한 소원 들어주소서!!!

 

 바다에 장어를 놓아주고 있다.

간절하게 건강 소원 등을 빌고 있다. 

하늘이시여, 이들에게 건강을 허락해 주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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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 행복과 평화의 길로 갈 수 있는 방법?
은적사 종효 스님 법어 함께 서로 살펴야

 

 

어젠 불기 2555년 부처님 오신 날이었습니다. 
난생 처음 부처님 오신 날 절에서 스님의 법어를 들었습니다.

절집은 여수시 돌산 군내리의 ‘은적사’였습니다.

 

은적사 입구. 

 

 

은적사는 1195년(고려 명종 25년)에 보조국사 지눌이 세운 사찰로 규모는 크지 않지만 유서 깊은 사찰 중 하나입니다.

부처님께서 이 땅에 오셔서 터뜨린 일성은 이것입니다.

“천상천하 유아독존, 삼계개고 아당안지(天上天下 唯我獨尊 三界皆苦 我當安之)”

이는 ‘하늘 위 하늘 아래 오직 나 홀로 존귀하네, 삼계가 모두 고통에 잠겨 있으니 내 마땅히 이를 편안케 하리라’란 의미입니다.

 

은적사 종효 스님 

 

 

은적사 주지스님인 종효 스님은 “세상이 소란하고 시끄럽다”면서 그 이유를 “이기주의” “가진 자는 더 가지려 하고 못 가진 자는 상대적 박탈감” 때문에 “편할 날이 없다”고 보시더군요.

그는 “모두가 내 욕심만 차리고 나만 만족하면 그만이라면 어떻게 되겠습니까?”라는 화두를 던졌습니다.

특히 내 욕심만 차리면 “이웃과 대립하고 싸울 수밖에 없으며, 경쟁의식과 불안한 마음으로 살아가니 아플 수밖에 없다.”고 진단하시더군요.

 

 

 

 

공양.

 

또한 “진정 행복과 평화의 길”로 가기 위해 “나를 버리고 그 자리에서 너와 함께 하고 그렇게 연기로서 어울려 중도로서 서로를 살필 때”라고 말씀하시더군요.

그러면서 “푸른 하늘처럼 한계가 없는 한마음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시대요.

세상의 혼란은 모두 욕심 때문임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다음은 종효 스님의 ‘행복과 평화의 길로 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한 봉축 법어입니다. 부처님 오신 날에 법어를 한 번 찬찬히 뜯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봉 축  법 어

 

지금 세상은 너무나 소란하고 시끄럽습니다.

자기 생각 속에 파묻혀 끝없는 대립의 고통 속에서 신음하고 있습니다.

겉으로는 상생이니 평화이니 하면서도 마음 속 깊은 곳에서는 이기주의가 견고하게 자리 잡아 화합과 평등과는 거리가 먼 길을 걸어가고 있습니다.

 

가진 자는 더 가지려 하고 못 가진 자는 상대적 박탈감으로 허탈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나든 너든, 가진 자든 못 가진 자든, 내 편이든 네 편이든 하루도 편할 날이 없으며, 마음이 불편하기 이루 말 할 수 없습니다.

 

부처님께서 45년 동안 설하신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그 팔만 사천 법문은 무엇을 지향하고 있습니까?


그것은 연기 중도의 마음입니다. 우리는 모두 함께 어우러져 있는 공동체이며 대립과 갈등을 여윈 조화로운 공동체라는 것입니다.

그렇게 서로를 살리며 아름다운 전체로서 온전한 삶을 함께 느껴야 한다고 부처님께서는 자상하게 말씀하셨습니다.

 

조용히 생각해 보십시오.
모두가 내 욕심만 차리고 나만 만족하면 그만이라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이웃과 대립하고 싸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항상 경쟁의식과 불안한 마음으로 살아가니 상대방이 아프거나 내가 아플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불자들은 푸른 하늘처럼 한계가 없는 한마음이 되어야 합니다. 깊고 고요한 바다처럼 함께 흐르는 따스한 생명이어야 합니다.

 

한 장의 종이 위에서 흘러가는 구름을 보고 기저귀는 새소리에서 푸른 나무와 이웃의 밝게 미소 짓는 모습을 떠올려야 합니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 돕고 서로 아끼며 서로의 발전을 위해서 무한 향상의 길을 가야 합니다.

 

우리가 향상일로(向上一路)로 가는데 한계와 두려움은 없습니다.

나를 버리고 그 자리에서 너와 함께 하고 그렇게 연기로서 어울려 중도로서 서로를 살필 때 우리는 진정 행복과 평화의 길로 갈 수 있습니다.

 

상생과 조화의 아름다움을 일러주시러 이 땅에 오신 부처님!
우리 모든 사대부중은 부처님께 찬탄하고 찬탄하며 공경하고 또 공경하옵니다.

 

이런 부처님 오신 날의 참뜻을 헤아려 요익중생의 지혜와 동체대비의 대자비심으로 무명을 불사르고 일체중생을 고통으로부터 해방시키려는 원력 보살이 되시길 간곡히 당부 드리면서 부처님의 자비 광명이 충만하시고 모든 소원이 함께 이루어지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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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11.08 18:15

“스님, 전복 등 패류는 드셔도 괜찮지요?”
“밥 먹자더니 밥은 안 먹고 죽만 먹네!”
[여수 맛집] 전복죽과 패류 -돌산 아와비

사용자 삽입 이미지

싱싱하고 향긋한 성게.

 돌산 아와비.

아와비에 핀 연꽃.

 전복죽을 만나기 전 나오는 패류가 압권.

“내일 점심 어때?”

지인 전화였습니다. 마침, 선약이 없어 선뜻 응했습니다.

“어디로 갈 예정인가요?”
“돌산 아와비.”

여수시 돌산읍 작금리 ‘아와비’ 식당에 전복죽 먹으러 간다더군요. 게다가 돌산 은적사 주지스님까지 함께 하는 자리라 쾌재를 불렀습니다.

쫄깃쫄깃 전복.

 향 은은한 연꽃.

멍게의 향도 독특하다.

해삼.

은은한 향의 멍게.

“스님, 고기 아닌 패류는 드셔도 괜찮지요?”

해안가에 버섯 모양으로 세워진 아와비는 손님이 몰렸더군요. 여수 시내에서 이곳까지 편도 한 시간이 넘게 걸리는 시간을 감안하면 호황이었습니다. 그만큼 차별화된 전복죽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거리보다 맛이 중요함을 일깨우더군요.

깔끔하게 정리된 정원 한쪽에는 연꽃이 피어 손님을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바람 타고 온 연꽃 향이 코를 간질거리더군요. 그냥 지나칠 수 있나요. 연꽃 향을 쫓았습니다.

“스님, 고기 아닌 패류는 드셔도 괜찮지요?”
“곡차도 있지요. 모든 건 생각하기 나름입니다.”

스님 말씀대로 삶도 생각하기 나름이겠지요. 원효스님이 성불할 수 있었던 이유도 ‘생각’이었음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색이 예쁜 꽃소라.

군소의 쫄깃함도 뺄수 없다.

향이 어울린 아와비의 연꽃.

꾸죽.

성게는 밤송이라고도 한다.

전복죽보다 싱싱하고 푸짐한 성게, 군소 등이 압권

아와비의 특징은 주 요리인 전복죽보다 먼저 나오는 패류입니다. 성게와 꽃소라, 꾸죽, 해삼, 멍게, 군소 등 패류가 입맛을 살립니다. 특히 살아 움직이는 싱싱하고 푸짐한 성게가 압권입니다.

은은한 향은 멍게까지 더해져 연꽃과도 잘 어울립니다. 바다 향과 육지 향의 만남이라 할까? 음식 향을 코로 먹는 셈이지요. 여기에 흔치 않은 군소가 쫄깃쫄깃 씹는 맛을 더해줍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는 즐거움에 웃음이 절로 터집니다. 1만 5천 원으로 패류까지 즐기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농담도 빠질 수 없습니다.

“워~매~, 밥 먹자더니 밥은 안 먹고 죽만 먹네.”

향긋한 패류와 어울린 연꽃의 향.

"나도 한 점 먹어볼까"

전복죽.

푸짐한 성게가 입맛을 살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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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moneyamoneya.tistory.com BlogIcon 머니야 머니야   수정/삭제   댓글쓰기

    에고...ㅋㅋ 저도 주말에 멍게를 먹었었는데...안먹었으면..이 사진보고 무척 그리울뻔(?)했네요^^
    맛과 향이 코에 전해지는것 같습니다^^

    2010.07.19 08:47 신고
  2. Favicon of http://isblog.joins.com/jk7111 BlogIcon 둔필승총   수정/삭제   댓글쓰기

    크하, 하나하나가 모두 절 진저리치게 합니다. 8월초에 냅다 빼겠습니다. ^^

    2010.07.19 09:40

은적사, 찢어진 법고에서 4대강 떠올리다
산사의 여유, 마음의 화까지 다스릴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조용하고 한적한 절집 은적사 입구입니다.

전남 여수시 돌산읍 군내리에 위치한 ‘은적사(隱寂寺)’를 찾았습니다. 우연히 범종 옆의 법고(法鼓)가 눈에 들어옵니다. 법고가 찢어져 있습니다. 절집의 법고는 늘 울리는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나 봅니다.

참고로 교법으로 중생의 번뇌를 없애는 불교의 사물은 범종, 법고, 운판, 목어를 가르킵니다.

범종은 지옥에서 고통 받는 지옥중생을 제도하는 성구이며,
법고는 모든 길짐승을 포함한 중생을 위한 성구요,
목어는 모든 물속에 사는 중생을 제도하기 위한 성구이고,
운판은 모든 공중에 나는 중생들을 위한 성구입니다.

길짐승을 위해 울리는 법고가 찢어져 제 역할을 못하는 걸 보니, 부처님의 자비심이 미치지 못한 현실이 엿보입니다. 현재 불교계는 4대강 사업 반대에 매진 중이지요. 

그래선지 은적사 법고의 찢어짐에서 낙랑에 있었다는 전설의 북, ‘자명고(自鳴鼓)’ 설화가 떠오릅니다.

 
우연히 반대 방향에서 찢어진 법고를 보았습니다.

찢어진 법고의 나라의 비극을 잉태하는 메시지?

자명고 설화는 간단히 이렇습니다.

“고구려 대무신왕 아들 호동이 낙랑 태수 딸에게 외적이 침입하면 저절로 울리는 자명고를 찢게 하여 낙랑을 정복할 수 있었다.”

자명고는 위기에 처한 국가를 구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였는데, 그만 찢어져 나라를 빼앗기게 되는 비극을 잉태한다는 거죠.

이를 자연 파괴의 주범으로 꼽히는 4대강 사업과 비교하면 어쩔까, 싶네요. 은적사 법고의 운명도 자연 파괴의 현실과 운명을 같이하지 않을까 여겨집니다. ‘법을 전하는 북’ 법고가 찢어져 교법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육지 중생들의 진노가 뻗친 게지요.

은적사는 보조국사가 창건한 절집이지만 가난한 절집이어서 법고를 고칠만한 여유가 없습니다. 또한 “문화재라 함부로 수리하거나 교체할 수도 없다”더군요.


 많이 찢어졌더군요.

조용한 산사의 여유, 마음의 화까지 다스릴까?

은적사 법고를 먼저 원상 복귀해야 할까? 아니면 4대강 사업을 먼저 중단해야 할까? 지혜롭고 자비로우신 부처님은 그 정답을 알고 계시겠지요.

법고가 찢어진 절집은 여기뿐만 아니라 전국 곳곳에 있다더군요. 4대강 사업에 꼬라박는 예산으로 이런 문화재나 고침이 어떨지…. 그러면 행여 불교계의 화가 조금 사그라질까나? ㅋㅋ~

‘법을 전하는 북’ 법고는 소한 마리분의 통가죽으로 만들어집니다. 몸통은 나무로 만듭니다. 두드리는 면은 한쪽은 수소, 다른 쪽은 암소 가죽을 대야 소리가 잘 난다네요.

어쨌든, 조용한 산사의 여유가 마음의 화까지 다스리게 할까 두고 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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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blog.daum.net/teriouswoon BlogIcon 테리우스원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타까움이 앞서군요
    빨리 복구되고 사랑의북소리도 기대합니다
    아름다운 자연속으로
    즐거우시고 승리하시길

    사랑합니다 행복하세요!~~~

    2010.07.13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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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인생사가 다 '섬'의 삶일 것입니다. 우리들의 이야기를 알콩달콩 풀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때론 진짜 섬 사람들의 이야기도 함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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