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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족은 처음'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4.02.20 그놈의 입은 또 뭣이 먹고 싶다냐? … ‘막창’

음식 앞에 두고 식구들 완전 똥 씹은 얼굴이라니, '막창'

막창집 주인에게 "이런 가족은 처음" 소리 듣고 보니
[여수 맛집] 막창 전문점 - 대원 막창

 

 

 

 

 

 

 

한 번도 먹어보지 못한 음식은 심리적 거부감이 어느 정도 있습니다.

 

저희 식구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음식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기 위해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입니다.

 

 

얘들아, 그동안 한 번도 먹어보지 않았다고 지레 겁먹지 마라.
음식은 할아버지 할머니, 아빠 엄마가 즐거이 먹어온 음식이란다.
사람들이 신경 써서 요리한 음식은 너희 생각보다 훨씬 더 맛있단다.

 

 

 

딸의 애교에 넘어가 먹은 막창입니다. 이거, 맛이...

 

 

 

어쩌란 말인가. 아버지로서 딸에게 꼼짝 못할 때가 있습니다.

 

 

“아빠, 나 먹고 싶은 게 있는데….”

 

 

혀 짧은 딸의 애교에 넘어가지 않을 아빠 어디 있을까!

 

그래도 튕기는 게 맛이지요.

말은 부정적으로 나가는데 얼굴은 ‘콜’하겠다는 표정으로 웃음기 가득합니다.

 

 

“그놈의 입은 또 뭣이 먹고 싶다냐?”
“오늘 막창이 엄청 땡겨, 아빠.”

 

 

딸, 또 막창 타령입니다.

 

딸은 친구들과 몇 번 먹고는 “맛있다”며 극찬에 극찬입니다.

동생에게도 세뇌하다시피 맛있다고 난리.

 

 

막창은 아빠인 저도 먹어보지 못했습니다.

저와 아들은 막창은 어떤 맛? 하며 궁금해했습니다.

 

 

“아들, 누나가 막창 먹고 싶다는데 어때?”
“콜!”

 

 

시간이 맞지 않아 무산된 게 서너 차례.

드디어 가족 모두 시원하게 막창 먹자는데 합의했습니다.

고기를 먹지 않는 아내는 가족의 요구에 이의 없이 동행.

 

 

문제는 ‘어디로 갈까?’였지요.

맛돌이님에게 긴급 문자를 날렸습니다.

 

 

“막창 잘하는 집 한 군데 권해 주세요.”

 

 

이렇게 찾은 곳이 여수의 ‘대원막창’이었습니다.

 

저도 처음인 막창집이라 나이 드신 분들만 계실 거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젊은 사람들이 앉았대요.

 

오호라~, 했습니다.

막창 먹기에 도전할 용기가 생겼습니다.

 

 

 

식구들 생막창에 도전하긴 했는데...

 

 

 

막창이 나왔습니다.

 

헉~, 창자가 그대로….

 

완전 상상 외였습니다.

 

 

온 식구들 나온 막창을 보는 순간 '얼음'.

먹어봤다던 딸까지 얼음이었습니다.

 

 

식구들 잠시 멍 때리느라 불판에 올릴 생각조차 못하고 있었습니다.

잠시, 별의 별 생각이 다 들더군요.

 

 

‘이 징그러운 걸 어찌 먹어?’

 

‘인간들도 참 별 걸 다 먹네.’

 

‘그냥 삼겹살로 바꿀까?’

 

 

 

“막창 먹자고 온 사람들이 왜 그래. 음식 앞에 두고 완전 똥 씹은 얼굴이라니. 뭐해? 빨리 불판에 올려.”

 

 

 

고기 먹지 않는 아내의 일침 후, 정신 차렸습니다.

 

그런데도 멀뚱멀뚱.

급기야 주인이 와서 불판에 막창을 올려주었습니다.

 

 

그 후 가족들 얼굴에 생기가 조금씩 돌았습니다.

먹어 봤다던, 딸까지 얼음이었던 데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내가 먹은 건 이렇게 생으로 나온 게 아니라 양념된 막창이었어, 아빠.”

 

 

생이나 양념이나 막창이긴 매 한 가지.

어느 정도 익혀야 제대로 익은 건지 알 수가 있어야죠.

 

처음 막창 먹으러 온 가족임을 눈치 챈 주인이 다시 와서 옆에 붙어 고기를 차근차근 구워주더군요.

 

그러면서 하는 말,

 

 

“여기서 장사 한 지 20여년 됐는데. 이런 가족은 처음이다. 막창은 냄새 잡는 게 생명이다.”

 

 

 

막창 먹은 후 식사. 반찬이 게미가 있더군요.

 

 

 

주인이 권하는 막창을 떨떠름한 얼굴로 딸과 하나씩 집어 조심스레 입에 넣었습니다.

 

씹으면서 머릿속으로

 

‘이게 무슨 맛이지?’

 

했습니다.

 

 

딱히 뭐라 말할 수 없었습니다.

 

아내 말에 따르면,

 

“여전히 똥 씹은 얼굴”

 

이었지요. 어~, 씹어보고 나온 말,

 

 

“먹을 만은 헌데~.”

 

 

아빠 얼굴을 살피던 아들도 그제야 젓가락을 대더군요.

 

짜식~, 까탈스럽기는.

행여 에비가 아들에게 못 먹을 걸 먹일까.

 

 

한 점, 두 점, 세 점….

 

 

먹을수록 얼굴이 펴졌습니다.

뭐랄까, 고소하고 쫄깃쫄깃 당긴다고 할까.

 

 

 

 

 

 

 

딸에게 “친구랑은 어떻게 막창을 먹었냐?”고 물었습니다.

 

 

“친구는 자기 아빠랑 둘이 막창 먹으러 다녀. 그 친구가 우리 보고 막창 먹으러 가재. 자기가 쏜다길래 같이 먹었는데 맛있대.”

 

 

아빠와 딸의 ‘추억 쌓기’ 놀이가 부럽더라고요.

아이들과 추억 쌓기 자주 해야 하는데….

 

이 집요, 반찬까지 ‘게미’가 있더군요.

아시죠? <게미>는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란 전라도 사투리'지요.

 

막창 또 먹을 것 같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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