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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사쿠라 훈민정음     

 

 

최근 SBS에서 방영 중인 <뿌리 깊은 나무>가 인기다. ‘뿌리 깊은 나무’는 훈민정음 창제를 둘러 싸고 세종과 신하 간의 힘겨루기를 다룬 역사극으로 한석규, 장혁, 신세경, 송중기 등의 열연으로 호평이다.

세종의 백성 사랑 정신이 녹아 있는 우리의 자랑인 ‘훈민정음’을 바르게 사용하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일 것이다. 이와 맞물려 최근 아주 인상적인 <사쿠라 훈민정음(이윤옥, 인물과 사상사)>을 읽게 되었다.

‘사쿠라 훈민정음’ 책 제목이 좀 그렇다. 훈민정음이면 훈민정음이지 ‘사쿠라 훈민정음’은 도 뭐란 말인가. 내용은 국어사전 속에 숨은 일본 말 찾기였다. 그런데 생각지도 않았던 단어들에 얽힌 설명이 몹시 놀라웠다.

저자 이윤옥 씨가 밝힌 역사와 유래가 있는 일본말 찌꺼기 중 특히 더 고쳐 써야 할 충격적인 몇 단어들을 살펴보자.


[단어 1] ‘땡깡’ 부리다

“사람들이 아무렇지 않게 ‘땡깡 부리다’라는 말은 그러나 일본 말이다. (중략) 이것이 일본말로 ‘간질 발작을 하다’라는 뜻임을 알고 기겁을 한 적이 있다. 이 말이 아직도 예사롭게 쓰이고 있다.” -사쿠라 훈민정음 47쪽-

‘어린 아이들이 젓 달라고 땡깡 부리다’는 표현에서 ‘땡깡’은 입에 거품을 물고 갑자기 쓰러져 발작을 일으키는 간질을 가리키는 말이란다. 그것도 모르고 아이들에게 썼던 기억이다. ‘땡깡 부리다’는 ‘억지 부리다’, ‘고집 피우다’, 막무가내‘ 로 고쳐 써야겠다.


[단어 2] 부락

"이 말은(부락) 결론부터 말하자면 일본에서 건너온 말로 천민집단을 일컫는 나쁜 말이다. (중략) 국어사전은 단순한 말 상자가 아니라 철학의 상자여야 하고 역사와 문화와 자존심의 상자여야 함.” -사쿠라 훈민정음 64쪽-

흔히 ‘마을’을 ‘부락’으로 쓰는 경우가 많다. 스스로를 천민집단으로 비하시키는 꼴이다. 천민집단도 우리나라에서는 예전에 향, 소, 부곡 등으로 불렀다. 이마저 꺼리는데 버젓이 일본말 부락으로 부르는 일은 절대 없어야겠다.


[단어 3] 수우미양가

“도요토미 히데요시라는 이름도 그가 전쟁에서 적을 많이 죽이고 귀, 코를 많이 베어냈다 하여 오다 노부나가가 내려준 이름이다. 당시 오다 노부나가는 신하들이 잘라온 적의 머릿수로 등급을 매겨서 ‘수우미양가’로 판정했다.” -사쿠라 훈민정음 83쪽-

우리가 멋모르고 썼던 ‘수우미양가’가 사람 목을 많이 베어 온 순서에 따라 매긴 등급이라고 하니 한탄스럽고 부끄러운 일이다. 그래서 우리말에 대한 고증이 필요한 것이다. 성적을 ‘수우미양가’로 평가하는 시대는 지나 그나마 다행이다.


[단어 4] ○○○ 혜존

책이나 논문 등을 주면서 받는 사람 이름 옆에 유식하게 ‘혜존(惠存)’이란 말을 쓴다. 이는 ‘받아 간직하여 주십시오’라는 뜻이다. 하지만 본래 혜존은 우리 선비들이 썼던 말로, 책을 ‘받은 사람’이 귀한 책을 주셨으므로 ‘잘 읽고 보존하겠다’는 뜻이 의미가 다르게 쓰인다는 것이다.

“20세기에 이르러 나라를 일본에 강제로 빼앗긴 뒤 우리말이 생겨난 바탕과 흐름, 말뜻, 쓰임새를 챙기지 못하는 과정에서 일본말의 영향을 받아 ‘이 책을 드리오니 잘 보존해주시면 고맙겠다’라는 뜻의 일본식 혜존을 따르게 되었으니 거꾸로 되어버린 꼴이다.” -사쿠라 훈민정음 131쪽-


다음은 우리 일상생활 속에 남아 있는 일본말 찌꺼기다. 잘 알고 쓰는 것이 좋겠다.(괄호 안은 장려되는 우리말 또는 해석이다.)


결석계(결석 사유서), 계주(이어달리기), 고객(손님), 고바위(언덕배기), 고발(고변), 고소(공고), 기라성(쟁쟁한), 기증(드림), 추월(앞지르기), 대하(큰 새우), 사시미(생선회), 아나고(붕장어), 하모(갯장어).

스시(초밥), 쓰끼다시(밑반찬), 와사비(고추냉이), 와리바시(나무젓가락), 요지(이쑤시개), 돌풍(광풍), 땡땡이(물방울무늬), 물의(말썽).
바지선(화물운반선), 복지리(복국), 삐라(알림쪽지), 사물함(개인 물건 보관함), 신입생(새내기), 탈북자(새터민).

선착장(나루터), 유람선(놀잇배), 수타(손), 시말서(경위서), 쓰메끼리(손톱깎기), 쓰나미(지진해일), 애매모호(어정쩡하다), 이서(배서, 뒷보증), 지병(오랫동안 앓던 병), 진면목(참모습), 추신(덧붙임), 호우(큰비).


이처럼 잘못 사용되는 일본말을 순수 우리말로 바로 잡는 것이 세종대왕과 집현전 학자들, 그리고 “한글은 목숨”이라고 표현한 최현배 선생 등 선현의 뜻에 맞는 길일 것이다.

이유는 어제 방영됐던 <뿌리깊은 나무>에서 찾아 볼 수 있었다.

첫재, 세종대왕이 우리 것을 천하게 여기는 간도 쓸개도 없는 신하들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그토록  만들고자 했던 소중한 우리들의 훈민정음이기 때문이다.

둘째, 세종대왕이 중화사상에 뿌리 박힌 몹쓸 조정대신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훈민정음을 어렵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셋째, 세종대왕이 아들 목숨과도 바꾸지 않았던 '훈민정음'이었으니 더더욱 소중하게 지켜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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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vibary.tistory.com BlogIcon 비바리   수정/삭제   댓글쓰기

    흔히 쓰는 말들중에 고쳐 써야 될 말들이로군요
    저도 이책 사서 봐야겟어요

    2011.11.24 02:15 신고

충격적인 치 떨리는 친일파 문학인 20인
[서평] 이윤옥 시집-‘사쿠라 불나방’

 

 

 

충격적인 시집을 접했습니다.
이윤옥 시인의 <사꾸라 불나방>(도서출판 얼레빗)이란 시집입니다.

이 시집은 친일 문학인들의 친일 행각을 울분에 찬 시로 보여주며 그들의 활동을 간략하게 소개하는 형식이었습니다.

참고로 <사꾸라 불나방>에 소개된 친일 시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김기진, 김동인, 김동환, 김문집, 김상용, 김안서, 김용제, 노천명, 모윤숙, 서정주, 유진오, 유치진, 이광수, 이인직, 정비석, 주요한, 채만식, 최남선, 최재서, 최정희 등 20명입니다.

이들 20인에게 ‘치 떨리는 친일파’로 평가할 수밖에 없는 무언의 힘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왜 친일파를 단죄해야 하는가가 분명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노천명’에 대해서는 울분을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노천명은 해방되기 몇 달 전 1945년 2월25일 시집 <창변>을 펴내고 성대한 출판 기념회를 열었다. 이 시집 끝에는 9편의 친일시가 실려 있었는데 그해 해방이 되자 그녀는 이 시집에서 뒷부분의 친일 시 부분만을 뜯어내고 그대로 팔았다.” -사쿠라 불나방 63쪽-

이를 한 문학가의 인면수심으로 표현해야 할까?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양심이었습니다. 이러한 양심은 대한민국을 야금야금 갉아먹는 좀 같은 것이었습니다.

그것은 한미 FTA 국회 비준을 둘러싼 일련의 논쟁, “국익을 위해 빨리 비준해야 한다.”,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불평등 조약” 등 찬반 논쟁의 출발은 중국 사대주의, 일본 사대주의를 거쳐, 미국 사대주의로까지 변화한 우리의 슬픈 자화상이었습니다.

그래 설까, 원광대 한국어문학부 김재용 교수의 말은 시사 하는 바가 많습니다.

“그동안 친일 문학이 제대로 규명되지 않았던 것은 자료가 없고 시간이 너무 지났기 때문이 아니라 관심이 부족했던 까닭이다. 친일 진상 규명 여부는 시간이 아니라 인식의 문제이다.” -사쿠라 불나방 64쪽-

그렇습니다. 우리는 ‘자료’와 ‘시간’에 기대 규명 자체를 거부하였던 것입니다. 뼈 속까지 일본인이었던 이완용의 오른팔 ‘이인직’. <전두환 대통령 각하 56회 탄신일에 드리는 송시>를 쓴 ‘서정주’. 이들의 행각에서 우리의 서글픈 현실을 엿볼 수 있습니다.

<사쿠라 불나방>을 읽으면서 생긴 울분 중에도 신선(?)했던 게 있었습니다. 친일파 김동완의 3남 김영식 씨의 <아버지의 친일 행위를 사죄합니다>란 대목이었습니다.

“아버지는 반민특위 재판부에서 실정법 위반으로 처벌을 받은 인물로 죄상을 두고는 왈가왈부할 것이 전연 없다. 나 자신이 공개석상에서 부친의 친일행위를 사죄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사쿠라 불나방 34쪽-

우리말에 ‘자식 농사 잘 지었다’란 말이 있습니다. 아버지 잘못을 사죄한 아들을 보며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부모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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