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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하르방이 재현하려는 것은 평화와 사랑”
제주 혼이 깃든 돌하르방과 장인 정신을 보다
제주 돌하르방공원 김남흥 관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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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혼이 스민 돌하르방공원.

생물이 자라지 않았던 아마득한 옛날, 지각변동이 일고 화산이 터졌다. 그리고 외딴 바다 위에 우뚝 솟아오른 섬 제주. 그래서 제주는 투박하고 거친 고요가 남아 있는 걸까.

사람들에게 “가장 제주다운 게 무얼까?” 물으면 “돌과 바람”이라고 말한다. 이렇게 돌과 바람은 언제부터인가 제주의 상징이 되었다.

제주를 볼 때마다 외로움을 느꼈었다. 이러한 마음이 부리부리한 왕방울 눈, 뭉텅한 주먹코, 커다란 귀, 굳게 다문 입술을 가진 돌하르방으로 표현되었을까?

그렇지만 아쉬운 게 있었다. 혼(魂)이었다. 신이 인간을 창조하며 불어 넣었던 혼처럼 제주의 거친 돌과 거센 바람에게 생명을 안겨준 것 또한 사람이었을 게다.

이런 사람을 만났다. 돌하르방 공원의 김남흥 관장이었다. 그는 어떤 방식으로 돌하르방에 생명의 기운을 불어넣고 있는지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돌하르방 공원 내 화실의 김남흥 관장.  

“돌하르방에는 제주 사람들의 애환이 스며 있다”

- 돌하르방은 어떻게 만들게 되었나요?
“제작된 시기는 문헌상으로『탐라지』에서 서기 1754년(영조 30년)에 김몽규 제주 목사가 창건했다는 기록이 전합니다. 돌하르방은 조선시대 관에서 흩어졌던 주민들 마음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주민들 힘을 하나로 모으는 축제 의미와 비슷하지요. 제주 돌은 화산석이라 구멍이 있어 섬세한 표정 표현이 어려워요. 그래서 개략적인 표현을 하지 않았나 싶어요.”

- 돌하르방은 어떻게 감상해야 하나요?
“돌하르방의 모습은 부리부리한 왕방울 눈, 뭉특한 주먹코, 커다란 귀, 굳게 다문 입술이 특징입니다. 배 위에 두 손을 얌전하게 올려놓은 표정은 웃는 것 같고, 찡그리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른 새벽과 고즈넉한 저녁, 화사한 날과 우중충한 날, 비오는 날 등에 따라 표정이 다릅니다. 또한 보는 사람의 기분에 따라 느낌이 다릅니다. 자신에 맞게 감상하면 되지요.”

- 돌하르방을 주제로 삼은 이유가 있나요?
“제주 선인들은 과거 자급자족하면서 살았어요. 그런데 육지 사람들이 귀양을 왔지요. 이들 육지 사람들은 세련되었는데 제주 인들은 덜 세련되었지요. 제주 사람들 삶에는 육지인에 비해 ‘부족함’과 ‘서툼’이 녹아 있는 것 같아요. 돌하르방에는 이 같은 제주 사람들의 애환이 스며 있습니다. 그런데 돌하르방에 대한 정리가 되지 않아 자괴감이 들었고, 흩어진 돌하르방을 모아 정리하고 재해석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되었지요.”

- 그림을 그리다 돌하르방 재현 작업을 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처음에는 석공의 힘을 빌렸어요. 그러다 결국 내가 직접 하는 게 가장 좋겠다는 생각을 했지요. 누군가에게 내가 주문하는 대로 만들어 주길 부탁하는 게 더 어렵다는 걸 알게 된 게 직접 망치와 정을 든 계기였죠.”


돌하르방 만들기를 시연하는 김남흥 관장.

“돌하르방이 재현하려는 것은 평화와 사랑”

- 돌하르방에는 어떤 의미가 스며 있나요?
“돌하르방은 조선시대 제주목, 정의현, 대정현 등 동ㆍ서ㆍ남문에 세워진 석상들을 1971년 민속자료 제2호로 지정하면서 붙인 이름입니다. 본래 민간에서 ‘벅수머리’, ‘우성목’, ‘무성목’ 등 다양하고, 문헌에는 ‘옹중석’으로 표기했어요. 그러던 게 가장 부르기 쉬운 돌하르방으로 정해진 것이지요. 종교가 평화와 사랑인 것처럼 돌하르방이 궁극적으로 재현하려는 것도 평화와 사랑입니다.”

- 돌하르방 특징은 무엇인가요?
제주목 돌하르방은 평균 신장이 189cm로 가장 크며, 비뚤어지게 쓴 감투, 훤칠한 이마에 퉁방울 눈, 그리고 자루병 같이 큼직하게 표현된 코와 쳐든 얼굴 등에서 호방한 무인의 기상을 엿볼 수 있습니다.

정의현 돌하르방 평균 신장은 141cm로 제주목 돌하르방보다 작은 이유는 목과 현의 관등 차 때문입니다. 달걀형 얼굴에 코를 과장하여 크게 부각했으며, 대부분 눈초리가 위로 치켜 올라 있어 날카롭고 매서운 인상을 하고 있습니다. 배 부위에 상하로 위치한 손의 모습으로 인해 단정하게 정리된 인상을 풍깁니다.

대정현 돌하르방 모자 형태는 제주 남박(나무 바가지)을 뒤집어 쓴 형입니다. 이중으로 양각된 타원형의 눈망울은 옛 제주 해녀들이 사용하던 수경을 끼고 있는 듯합니다. 귀 모양도 활처럼 곡선을 이루고 있으며, 전체적인 형상에서 우러나는 느낌은 소박하고 친밀한 인간미를 느낄 수 있지요.”

- 돌하르방 원석은 몇 기가 있나요?
“돌하르방은 현재 제주시내에 21기, 성읍12기, 대정 13기(미완 1기 포함), 서울국립민속박물관 2기 등 모두 48기가 남아 있어요. 이곳 돌하르방은 제주도 내ㆍ외 흩어져 있는 돌하르방 원기 48기를 1대 1 크기로 재현한 것입니다. 또 시대를 반영해 새롭게 재해석한 창작 돌하르방을 만들고 있지요.”


그림 그리던 그가 돌하르방을 재현하며 제주문화지킴이로 나선 이유 등에 대해 밝혔다.

돌하르방에는 왜 다리가 없을까?

- 돌하르방은 어떤 기능이 있나요?
“돌하르방은 마을 수호신 기능과 자식 잉태를 바라는 기도의 상징물로서 경배 대상이었던 주술 종교적 기능, 땅 위에 자연적이거나 인위적인 구조물 등을 세워 타인이 알아볼 수 있도록 하는 위치 표식 및 금표적 기능 등이 있습니다.”

- 돌할망이 없는 이유는 뭔가요?
제주는 애초부터 모계사회 성격이 강한 곳이라 선문대 할망부터 시작해 거대 여신들의 신화가 있었고, 여성들의 강인함이 부각되던 곳이어서 수문장 역할을 하는 돌할망이 서 있을 필요가 없었지요.”

- 돌하르방에는 왜 다리가 없나요?
밑이 무거워야 잘 서잖아요. 그래 옮기기 쉽고 고정하기 쉽고, 안정감 있는 문지기 역할을 하기에 적합해 다리가 없어요. 다른 이유로는 큰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다리 만드는 걸 생략한 것 같아요.”

- 하고 싶은 말은?
“제가 하는 작업은 자연을 꺼내 풀어내는 활동입니다. 지금은 땅 속에 묻혀 있는 세계에서 제일 큰 미완인 신장 15m, 팔 길이 7m, 얼굴길이 2m, 손 크기 3m, 가슴둘레 7m에 달하는 돌하르방을 완성하고 싶어요. 그러면 유토피아 꿈이 제주에서 현실이 되지 않을까요?


땅속에 묻힌 돌하르방이 완성되는 날 제주에 유토피아가 올까?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Favicon of https://leeesann.tistory.com BlogIcon pennpenn   수정/삭제   댓글쓰기

    돌하루방에 미친 분이로군요~
    제주의 보배입니다.

    2010.01.25 15:41 신고
  2. 어신려울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제분명 와서 댓글을 달고갔는데 날아가 버렸네...우~씨 어찌된일이지 ㅎㅎ
    참 어떤것이 맞는지모르겠네요. 돌하루방. 돌 하르방 궁금합니다 .

    2010.01.26 08:36

글쓰기의 상책ㆍ중책ㆍ하책은…
글은 쓰는 사람의 마음(心)이거든!

무릇 글이란…

거창하게 시작하는 글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범생이 스타일이 좋겠지요.

글 종류는 두 가지로 생각됩니다. 첫째, 누굴 감화시키는 글. 여기에는 감동과 교훈, 정보가 스며 있겠지요. 둘째, 잘못된 것을 개선하려는 글. 이런 종류의 글에는 세상과 타협하지 않는 올곧음이 자리할 것입니다.

감화시키는 글에는 삶의 흔적이 고스란히 드러나 대부분 ‘아~ 그렇구나’ 수긍하고 넘어가곤 합니다. 하지만 개선하고자 하는 글에는 대립과 반발이 따르게 됩니다. 여기에는논리 개발 등이 필요할 것입니다.

하여, 병법(兵法)에서 말하듯 목적이 ‘개선’이라면 원칙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이를 문법(文法)이라 해도 무방할 것입니다. 첫째, 싸우지 않고 개선시키는 법. 둘째, 다치지 않으면서 싸워 개선하는 법. 셋째, 피 터지게 싸워 개선하는 법. 첫째는 상책(上策)이요, 둘째는 중책(中策)이요, 셋째는 하책(下策)일 것입니다.


펜을 든 블로거들의 안전장치는 무얼까?

90년 대 만난 분이 있었습니다. 점심 때, 간혹 불러 선술집에서 식사와 반주를 곁들였습니다. 위에 나열한 말들은 그가 즐겨했던 말입니다. 삶에 대한 말을 글에 대입시키긴 하였지만…. 그분은 80년대 해직 기자였습니다.

“삶을 살면서 머리를 쓸 줄 알아야 한다. 무슨 일에 있어 상책을 쓸 것인지? 중책을 쓸 것인지, 하책을 쓸 것인지 판단해야 한다. 가급적 하책은 쓰지 말아야 한다.”

그가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정확히 알 턱이 없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관상쟁이도 아닌데 아마 ‘글 쓸 놈이라 판단한 건 아닐까?’ 생각되기도 합니다. ㅠㅠ~. 그가 강조한 게 하나 더 있었습니다.

“기사를 쓸때, 부정과 긍정을 섞어서 쓴다. 부정이 30%라면 긍정을 70%까지 섞는다. 부정은 자신을 돋보이게 하지만 적을 많이 만든다. 긍정은 따뜻하고 훈훈한 글이어서 그 사람을 이해하게 만든다. 긍정과 부정의 비율이 7:3 정도가 적당하다 생각한다.”

공감 가는 말이었습니다. 그가 ‘왜 이런 말을 했을까?’ 아마, 호기롭게 휘두른 칼(펜)을 타고 흐르는 피는, 맞은 사람뿐 아니라 휘두른 사람에게까지 튄다는 의미는 아닌지…. 칼(펜)을 든 자신을 독선과 오만으로 흐르는 걸 방지하기 위한 안전장치는 아닌지 짐작만 하고 있습니다.

글은 쓰는 사람의 마음(心)이거든!

그 후, 그는 긍정과 부정의 비율을 다시 조정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긍정과 부정이 7:3 비율도 부족한 것 같아. 8:2 정도가 딱 적합하지 않을까 싶어. 글은 쓰는 사람의 마음(心)이거든. 따뜻한 정이 스며 있어야 돼.”

지나가던 말로 들었던 그의 말이 가슴에서 되살아날 줄 꿈에도 몰랐습니다. 글쓰기를 시작하면서 이 소리를 가슴에 담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게 쉽지 않습니다. 자신이 못난 탓이지요. 연륜이 쌓인, 세상의 이치를 터득한 그를 어찌 쉽게 따라가겠습니까.

하여, 오늘도 그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글을 씀에 있어, 상책ㆍ중책ㆍ하책 중 어떤 걸 꺼낼 것인지….
따뜻한 인간미는 잃지 않고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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