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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꼬부부'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9.11.25 부부로 살면서 풀어야 할 숙제는?
  2. 2008.08.04 어느 자영업 직원들의 합동휴가

우후죽순, 죽녹원서 즐기는 ‘죽림욕’
중년 부부에게 잉꼬부부 냄새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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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 죽녹원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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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 뿌리가 드러난 이런 길이 좋았다.

사람들은 대나무에서 부러질지언정 꺾이지 않는 곧은 선비정신을 본다. 또한 사계절 변한 없는 푸름에서 지조를 떠올린다. 그리고 나는 여기에서 뭔지 모를 따뜻함을 느낀다.

어릴 적, 나는 대나무 서걱거리는 소리가 좋았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 소릴 귀신 나올 것 같다며 싫어했다. 이를 지금도 이해할 수 없다. 삶과 죽음이 하나인 것을….

나는 지금도 대나무 흔들리는 소릴 들으면 기분이 좋다. 그래선지, 지난 11월 초 아내와 전남 담양군 죽녹원으로 떠나는 발걸음은 가벼웠다. 비가 오락가락했지만 개의치 않았다.

죽녹원 입구에는 특허 냈다는 대나무 호떡 노점상이 나래비였다. 아내가 호떡을 사들고 왔다. 대나무 향이 물씬 풍겼다. 둘이서 호떡을 먹으며 죽녹원 돌계단을 올랐다.


담양 죽녹원.

시원하게 뻗은 대.

우후죽순, 죽녹원에서 즐기는 ‘죽림욕’

전망대에 올라 주변 경치를 살폈다. 가을이 녹아 있었다. 8가지 숲길이 있었다. 운수대통길, 죽마고우길, 사랑이 변치 않는 길, 철학자의 길, 선비의 길, 성인산 오름길, 추억의 샛길 등의 이름이 붙어 있었다. 정겨웠다. 아내와 손잡고 길을 천천히 걸었다.

“당신, 결혼 전에는 한 마디라도 붙이려고 난리더니 요새는 말이 없다는 거 알아요.”

아내가 무담 시 시비(?)를 걸었다.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법.

“꼭 말을 해야 알아? 나는 눈빛만 봐도, 손만 잡아도 각시 마음을 알 것 같은데?”

웃으며 대숲을 걸었다. 바람에 흔들리는 댓잎 소리가 정겨웠다. 대나무에 부딪쳐 퍼지는 바람이 살가웠다. 특히 좋았던 길이 있었다. 비포장 길이었다. 우후죽순, 대 뿌리가 드러난 자연 그대로의 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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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숲 사이 놀이터. 추억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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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 굵기는 죽순 굵기와 같다.


부부로 살면서 풀어야 할 숙제는?

사랑이 변치 않는 길에서 “저기요”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사진 좀 찍어 달라”고 한다. 젊은 연인이다. 그들은 하트 모형 세트를 배경으로 나란히 자세를 취했다. 어색했지만 그들이 부러웠다.

“여보 우리도 찍어요.”
“우리가 얘들이야. 이런 데서 찍게.”

“나이 먹어도 이런 유치한데서 찍고 싶은 게 여자야.”
“우리 찍어 줄 사람이 없잖아. 혼자라도 찍어.”

세월은 나에게서 조금이나마 있었을지도 모르는 무드를 이렇게 앗아(?) 갔다. 그렇지만 세월 탓이 아니었다. 스스로 자초한 일….

앞에 걷는 중년 남녀, 무척이나 다정다감하다. 그들에게서 잉꼬 부부 냄새가 댓바람을 타고 온다. 저런 다정은 불륜에게선 도무지 찾을 수 없는 애정의 깊이다.

그럼, 우리 부부는? 살면서 풀어야 할 숙제였다.


아내는 이런 포즈로 사진을 찍고 싶어했다.


중년의 그들, 너무 다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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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자영업 직원들의 합동휴가

그냥 직원이 아닌 삶을 나누는 식구
자영업자 입장에서 본 올 여름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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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가족들과 합동휴가를 가질 참이네. 가족들과 와서 저녁 먹고 가게. 먹을 건 준비할 텡께, 뭐 들고 오지 말고 그냥 오게나.”
“알았네. 가족들과 들름세.”

김○○씨. 그는 아이템을 팔아가며 연 매출액 10억 내외의 업체를 8년째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를 포함 직원은 다섯 명. 주 고객은 화학산업이 밀집한 여수국가산업단지 입주업체.

옆에서 지켜본 바를 바탕으로 그를 대신해 제가 그 회사 사장이 되어 휴가를 바라보는 시각도 괜찮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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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서에 도장 찍어야 한 숨 돌려

지난 해 말부터 마땅한 일거리가 없어 까딱까딱 움직이고 있습니다. 함께 일하는 직원들에게 쓴 소리를 참아왔지만 힘든 지경입니다. 이 고비만 넘으면 좋겠는데 그게 쉽지 않습니다.

몇 명되지 않은 식구들 월급 챙기기도 벅찹니다. 이런 판에 겨우 생색만 내던 접대도 엄두가 나질 않습니다. 일을 접지 않는 한, 접대도 안할 수 없습니다. 막걸리 몇 잔 나누는 것으로 끝납니다. “왜 그리 짜!”해도 어쩔 수 없습니다.

최근 거래를 않던 대기업에 신규 프로젝트가 터졌습니다. 좁은 경쟁을 뚫고 살아남아야 합니다. 기필코 일거리를 손에 움켜쥐어야 합니다. 텅키 방식으로 진행되는 프로젝트여서 도급업체는 물론 왕래가 없던 원청 직원들과도 새로운 관계를 맺어야 합니다.

현재 계약 직전이지만 달려드는 업체가 많아 한시도 마음 놓을 수 없습니다. 계약서에 도장 찍어야 한 숨 돌릴 수 있습니다. 서울 출장도 가야하고, 새로운 아이템 구상도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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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곳으로 떠난 직원 가족 합동휴가

이런 판에 여름휴가 생각할 겨를이 없습니다. 자칫 다 잡은 계약을 놓칠 우려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휴가를 없애기도 찜찜합니다. 휴가비는 고사하고 며칠이라도 휴가를 줘야 할 텐데 딱히 뾰쪽한 방안이 없습니다. 어떻게 일석이조의 휴가를 이끌 것인가?

“내일(일요일) 1박 2일 직원 가족 합동휴가 갑시다. 별장을 빌렸으니 먹을 것 준비하고…. 그동안 마음써준 지인 몇 사람 부를 테니 감안하고….”

식구들 ‘사정이 영 아닌데 우리 사장 왜 그러지’ 하면서도 내심 좋아하는 눈칩니다. 직원들이 합동휴가를 이해하는 것 같아 다행입니다. 일요일 오전, 아이스박스ㆍ과일ㆍ주류ㆍ낚시 도구 등을 챙겨 합동 휴가지로 떠납니다.

여수시 화양면 마상. 지인이 구해준 해안가 별장에 당도했습니다. 고흥 팔영산도 보이고, 바람도 살랑살랑 붑니다. 아이들이 수영을 즐길 수 있는 미니 풀장도 있습니다. 고기 굽는 도구도 갖춰져 있습니다.

우선 식구들이 자연 속에 마음을 열수 있도록 배려해야 합니다. 지글지글 익어가는 고기 앞에서 “마땅히 휴가를 가져야 하는데 이렇게 합동휴가를 지내게 되어 미안하다.”며 소주 한잔을 돌립니다. 아이들과 어른이 섞여 미니 풀장에서 하나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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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라당 벗고 직원들과 바다에 뛰어들 작정

낚시를 던졌습니다. 돔이라도, 아님 장어라도 잡아야 회도 뜨고 매운탕도 먹을 텐데…. 이런저런 고민에 정신없는데 직원이 옆에서 “너무 오래 담갔는데 한 번 올려보세요.”합니다. 어, 묵직한 느낌입니다.

“형님, 두 마리나 물렸는데 뭐했어요? 조기네. 이거 굴비네요, 굴비. 오늘 굴비 맛있게 먹겠어요.”

기분이 한결 나아집니다. 한쪽에선 고동을 잡습니다. 저녁에 삶아 먹을 참입니다. “생전 처음 고동을 잡는다”며 좋아합니다. 저녁으로 준비한 전복과 닭을 삶습니다. 냄새가 코를 자극합니다. 아이들 다행히 맛있게 먹습니다. 저녁노을이 분위기를 더합니다. 잉꼬부부임을 자랑하며 사진도 찍습니다.

밤에는 홀라당 벗고 직원들과 바다에 뛰어들 작정입니다. 그리고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눌 것입니다. 합동휴가 미안하지만 또 양해를 구해야지요. 직원들은 그냥 직원이 아니라 삶을 나누는 식구들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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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철의 알콩달콩 섬 이야기
각자의 인생사가 다 '섬'의 삶일 것입니다. 우리들의 이야기를 알콩달콩 풀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때론 진짜 섬 사람들의 이야기도 함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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