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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6.17 소박한 밥상의 ‘소쇄원’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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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한 밥상의 ‘소쇄원’ 풍경
우리나라 대표 정원, 담양 ‘소쇄원’


바람에 일렁이는 나뭇잎 소리, 맑고 청아한 새들의 지저귐, 졸졸졸 흐르는 시내물 소리, 그 사이에서의 고즈넉한 적막…. 몸과 마음의 휴식은 자연이 최고인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최고의 자연미 넘치는 정원으로 꼽히는 전남 담양 소쇄원(瀟灑園)에 들렀습니다. 이곳은 전남 완도 보길도의 부용원, 경북 영양 서석지와 더불어 우리나라 3대 정원으로 불리는 곳입니다.

수년 전 인공 정원으로 대표되는 일본 오카야마 고라쿠엔을 가본 터라 늦은 감이 있기도 합니다. 말로만 들었던 소쇄원 입구에는 은행, 매화가 열매를 맺어 맞이합니다. 바람에 흔들리는 댓잎 소리가 자연의 정취를 더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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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쇄원 초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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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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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정원은 삼국시대에는 자연을 이용해 연못과 돌, 꽃과 나무로 소박하게 꾸몄지요. 고려시대에는 건축물이 곁들여지고, 후기 들어서는 사대부들이 낮은 화단을 쌓아 여러 화초를 가꾸며 즐겼다 합니다.

조선시대는 음양오행에 따라 지형적이 가미되어 안채 뒤의 후원이 정원의 주 무대가 된 독특한 양식으로 발달하였습니다. 자연 그대로의 바위나 시냇물, 지형 조건과 어울려 숲속에 자리 잡은 정원양식. 여기에 해당되는 게 바로 담양 소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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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월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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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조의 개혁정치 사상이 담긴 철학의 정원 ‘소쇄원’

이곳은 조선 중종 때 개혁정치를 주창하던 조광조와 그를 따르는 선비들이 현실 정치의 벽을 뛰어넘지 못하고 낙향하여 살면서 이뤄진 것이라 합니다. 그러니까 조광조의 제자 양산보(梁山甫)가 고향에 내려와 1543년에 가꾼 정원이 소쇄원인 게지요.

하여, 소쇄원은 아름다운 자연을 토대로 지어진, 현실정치에서 좌절한 선비들의 이상주의 사상이 고스란히 반영된 철학의 정원이라 합니다. 그래서 소쇄원의 정신은 정원 가운데에 선 ‘절개의 나무’ 소나무라 보는 것이고요. 소쇄원은 아울러 면앙정ㆍ송강정 등과 어울려 호남 누정(樓亭)문학의 본거지를 구성, 누정문화의 핵심이라 할 만한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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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풍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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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봉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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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을 다스려 운치를 자아내고 있습니다.

봉황이 내려앉는 곳으로 이상에 대한 염원을 의미하는 초가 정자 ‘대봉대(待鳳臺)’는 귀한 손님을 맞이하는 곳입니다. 나름대로 풀이하면 대봉대는 봉황. 즉, 임금을 기다리는 의미도 있다할 수 있겠지요. 임금이 정치개혁을 꿈꾼 이들의 마음과 철학을 언젠가는 알아줄 것이라는 기대가 스며 있다 해도 무방할 것입니다.

대봉대 아래에는 두 개의 연못이 있습니다. 계곡을 타고 온 물이 나무 홈통을 거쳐 작은 연못을 채우고, 그 물은 다시 도랑을 따라 흘러 큰 연못을 채웁니다. 자연(계곡)과 삶(연못)을 자연(나무)과 인위적(도랑)으로 연결하고 있지요. 예서, ‘인간의 삶도 자연의 일부분이다’는 누정문학의 풍류를 읽을 수 있겠지요.

이로 보면 대동대를 지나면서 마음을 정갈하게 한 후 소쇄원을 둘러보도록 만든 것 같습니다. 허나, 지금은 중앙의 소나무가 고사 위기라 들어가지 못하게 막고 있습니다. 어쩔 수 없이 돌아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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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풍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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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풍각의 풍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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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풍각 내부.

자연과 조화 이룬 소박한 ‘소쇄원’

광풍각(光風閣)은 사랑채에 해당합니다. ‘비가 온 뒤에 해가 뜨며 부는 청량한 바람’이란 뜻의 사색 공간입니다. 이곳은 소쇄원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광을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계곡의 물소리와 울창한 나무가 조화를 이룬 웅덩이에서 오리가 한가로이 철 이른 목욕을 즐기고 있습니다. 뭘 아는 녀석들임에 틀림없습니다.

안채에 해당하는 제일 위쪽의 제월당(霽月堂)은 방과 대청으로 구성되었습니다. ‘비 개인 하늘의 상쾌한 달’이란 의미로 학문과 독서를 하던 공간입니다. 또 손님과 담소를 나누고 시를 읊으며 풍류도 즐기던 곳입니다. 처마의 곡선이 인상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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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월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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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월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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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월당의 이모저모.



오곡문으로 가는 담에는 우암 송시열 글씨의 소쇄처사양공지려(瀟灑處士梁公之廬-소쇄원 주인 양산보의 조촐한 집)란 문패가 달려 있습니다. 문패를 들어오는 초입에 달지 않고 이곳에 단 이유가 있을 듯합니다.

생각해 보면 우리의 정원은 집과 외부의 풍경이 하나로 조화를 이뤄 내외의 경계가 없습니다. 내외의 경계가 없기 때문일 것이고, 내가 있는 이곳이 바로 우주의 중심임을 은유적으로 나타낼 수도 있겠지요.

돌아본 느낌요? 보리밥과 된장에 고추를 찍어먹는 ‘소박한 밥상’을 받은 느낌이랄까. 여기에 상추까지 얹혀진, 막걸리 한 잔까지 곁들인. 어디 소박한 자연만한 게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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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시열 글씨의 문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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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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