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봄꽃 구경에 자장면이면 어떻고, 밥이면 어떠랴!
[광양 여행 1] 봄꽃 매화 구경 - 광양 청매실농원

 

 

 

 

봄의 유혹이 시작되었습니다.

매화마을에는 옛 추억이 담겨 있는 듯합니다.

매화 꽃밭에서는 누구나 시인...^^

 

 

 

 

먼저 시 한 편 읊지요.

 

 

        매화 꽃길

 

                        아름다운 농사꾼 홍쌍리

 

 

    매화 꽃길 언덕을 혼자 넘자니
    옛님이 그리워 눈물납니다.
    매화나무 뒤에서 기다리던 님
    님은 가고 없어도 잘도 피었네.

 

    매화 꽃길 언덕을 혼자 넘자니
    매화 꽃은 엄마 품에 눈물 흘리면
    46년 머슴살이 하도 서러워
    매화꽃 안고서 눈물집니다.

 

 

 

 

무슨 일일까.

하늘하늘 뭔가 모를 생기에 찬 아내의 물음.

 

 

“당신 봄꽃 보러 갈래요?”

 

 

웬 일.

이런 제안 드문지라 일단 OK부터 했습니다.

주제가 봄 마중인지, 꽃구경인지 헷갈렸습니다.

하기야 이런들 어떠하고, 저런들 어떠하리….

 

 

“누구랑 가는데?”
“신경애씨 부부랑.”

 

 

두 말 할 게 없었지요.

수시로 함께 훌쩍 여행을 다니는 터라 대면대면 할 필요 없는 최상의 동행자였지요.

 

 

“이번 여행 주제는 뭔가?”
“매화와 산수유로 정했어요.”

 

 

봄의 전령 ‘매화’와 ‘산수유’라니 더 반가웠지요.

자연스레 장소는 광양 매화마을과 구례 산동마을이 될 가능성이 많았지요.

아니나 다를까, 영락없었습니다.

 

 

후다닥 아이들과 아침 겸 점심을 먹고 약속 장소로 나서는데 전화가 왔습니다.

 

 

“왜 아직 안 와?”
“가는 중.”

 

 

“소호반점에 있을 테니 그리 와.”
“우린 먹었는데….”

 

 

“만나서 같이 밥 먹고 출발하쟀더니, 벌써 먹었다고?”
“난 각자 밥 먹고 가는 줄 알았는데.”

 

 

“알았어. 우린 짜장면 먹고 있을게.”
“천천히 맛있게 드세요.”

 

 

 

♬ 룰루랄라~, 봄꽃 구경 나서는데 자장면이면 어떻고, 밥이면 어떠랴!

 

김헌 부부 차에 올랐습니다.

차 안에는 과자며, 고로쇠가 실려 있었습니다.

신나는 봄꽃구경 채비로 딱이지요.

 

 

매화마을로 가는 길에는 매화가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습니다.

군데군데 매화와 함께 사진 찍는 상춘객들이 보였습니다.

매화는 아래쪽에 피었고, 위쪽은 봉오리만 맺힌 상태.

 

 

광양 매화축제는 2주 뒤.

축제의 혼잡을 피하려면 다음 주에 꽃구경 나섬이 좋을 듯.

왜냐하면 올해 개화 시기가 빨라 서둘러도 좋을 것 같다는.

 

 

광양 청매실농원 인근 주차장에는 차가 즐비했습니다.

 

 

“우리처럼 미리 봄 마중 나온 성질 급한 사람들이 많구먼.”

 

 

성질 급하기보다 부지런한 사람들이라 봐야겠지요.

봄은 소리 없이 겨울을 물리치고 있었지요.

봄, 참 생동적인 계절입니다.

 

 

이상은 봄꽃 매화 구경 나오기까지 과정이었습니다.

이제 잔소리 필요 없겠죠?

 

매화 구경 잘 하삼!~~~^^

 

 

 

 꽃은 모두의 마음 속에 있지요...

 봄나물이 길가에 앉았습니다.

 장독대와 섬진강이...

 겨울을 물리친 봄은 오고 있지요...

 장독에선 매실이 발효되고 있겠지...요...

 꽃 봉오리 머금은 매실...

수줍게 피어나지요... 

 어사화 같기도 하고...

 섬진강 향기의 원천은 매화였다는...

 매화 꽃길은 향이 넘쳐나고...

장독대는 그림이었지요... 

어머니의 정성이 담긴 장독 속에는... 

 추억은 고스란히...

 여인의 귀에 걸어주고 싶지만...

 김헌 부부, 왜 따로 다냐? 매화 꽃은...

 연기만 나오면 머릿 속 그림인데...

 아름다운 세상...

 초가 지붕이 주는 느낌이...

걷고 또 걸으니 향이 몸에 스며 들었다... 

대나무와 홍매가 묘한 어울림으로... 

 어, 산수유닷!

 사색의 길...

사진 찍자! 

아련함이더군요... 

화려함의... 

이런 풍경에 바졌어요... 

 독 익는 마을에는...

매실 장인의 집에는 사랑이 익는 중...

댓글을 달아 주세요

여수 갯가길, 산꼭대기까지 자장면 배달될까?
배달 인생 15년에 산꼭대기 배달은 처음이요.
여수 갯가길, 아이들과 이런 추억도 재밌겠다!

 

 

 

 

 

 

 

살다 살다 이런 일이 있을 줄이야!

 

먹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힐링이 된다더니 그 의미를 알겠더군요.

 

그럼, 음식으로 얻은 진정한 힐링 속으로 들어가 볼까요~^^

 

 

서울서 오신 글쟁이 두 분, 벗 등 넷이 길을 함께 걸었습니다.

여수 갯가길 1코스인 돌산대교~무술목 구간 중 5구간인 용월사에서 범 바위까지 반대로 돌았습니다.

 

이곳은 갯가 산길 중 비렁(벼랑)이 분명하게 드러나면서도 아기자기한 맛이 잔뜩 묻어났습니다.

 

 

걷기 전, 간식거리를 사면서 막걸리 세 통을 덩달아 챙겼습니다.

소위 말하는 술꾼들의 애용 음료이기에 뺄 수 없었거니와, 산에서 마시는 즐거움을 놓칠 수 없었습니다.

 

이는 뭐 술꾼들의 신선놀음이라 해도 무방하지요.

 

 

길을 걷다 보니, 낙엽이 바스락 바스락 밟히더군요.

그 소리에는 비를 부르는 건조한 갈증이 깊이 들어 있었습니다.

낙엽을 밟다 보니, 자연스레 우리의 몸도 갈증이 일었습니다.

갈증 해소에는 물이 최고지요. 그것도 막걸리 두어 잔이면 금상첨화.

 

 

여수 갯가길에서 만난 지인들... 

힘들어 천천히 가...

 

 

 

그냥 길가에 퍼질러 앉았습니다.

일행 둘은 바닷가 경치를 놓칠 수 없다며 처진 상태.

 

부지런을 떤 두 사람이 막걸리 한 잔씩 따라 마시는데,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던 한 부부가 다가왔습니다.

 

 

“막걸리 한 사발 드시고 가세요.”
“됐습니다. 아니~, 한 잔 주십시오.”

 

 

산에서의 나눔은 미학입니다.

그는 산에서의 사양지심은 아니 된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뒤늦게 처진 일행이 합류했습니다.

 

 

“여수 갯가길 걷는 소감이 어떻습니까?”

“여수는 개발하려 하지 말고, 이곳처럼 자연을 그대로 두고 살렸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윤선도와 김삿갓 하고도 이야기 나누면서 길을 걷지 않겠어요?”

 

 

헉, 윤선도와 김삿갓을 들먹이다니….

미치고 팔짝 뛸 것처럼 반가움이 일었습니다.

 

운치를 아는 부부였습니다.

그들 부부가 간 후, 지인의 타박이 이만저만 아니었습니다.

 

 

“두 산신은 어찌하여 이렇게 옹삭한 곳에 자리를 깔았을까? 조금만 더 가면 범 바위니, 어여~ 그리 가시죠.”

 

 

대차나~, 분위기 나지 않은 곳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지인이 붙여준 산신 체면 말이 아니어서 엉덩이를 얼른 털고 일어났지요.

 

십여 분만에 범 바위에 도착했습니다.

시원한 풍광이 절로 막걸리를 부르고 있었습니다.

이런 자리를 두고, 후미진 곳에 자리를 깔았다니….

 

막걸리를 들이키다가 엉뚱한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마라도에서 짜장면 시키신 분 찾던데, 여기서 짜장면 시키면 올까?”
“실험삼아 해보는 것도 재밌을 거 같은데…. 오면 좋고 안 되면 말고.”

 

 

이럴 땐 초치는 사람이 있어야 제 맛. 옆에서 고춧가루를 뿌렸습니다.

 

 

“갯가길 1코스를 만들다가 배고파 하동 저수지까지 배달해 먹은 적은 있는데 산 위까지는 무리다. 자장면 먹으려면 저수지로 내려가서 받아와야 한다.“

 

 

이 말에 슬슬 오기가 생겼습니다.

 

 

“까짓 거 도전이나 해보고 포기해야지, 안 그래요? 오면 글감이고.”
“암만. 한 번 시켜봐.”


“가까운 짱개 집 이름 아는 사람?”
“나 알아. 돌산 세구지에 있는 가향.”

 

 

햐~, 신기했습니다.

그건 어찌 알고 있었을까.

손발이 척척 맞았습니다.

 

역시, 실험정신이 투철한 글쟁이들이었습니다.

그렇지만 돌산 우두리 하동까지 배달 거리가 꽤 멀고, 게다가 산 위까지 배달해 주리란 보장은 없었지요.

 

일단, 전화번호부터 찾았습니다. 그리고 번호를 돌렸지요.

 

 

“여보세요~. 자장면 배달되나요?”
“어디신데요?”

 

 

겨우 설득에 성공했습니다.

호기롭게 여수 갯가길 1코스 4구간 끝점이자, 5구간 시작점인 돌산 우두리 하동 저수지 위의 범 바위까지 배달을 요청했습니다.

 

과연 자장면이 올 것인가?

들뜬 상태에서 자장면을 기다리는 사이, 다른 지인들과 마주쳤습니다.

그들과 인사하며 시간을 보내던 중, 전화가 울렸습니다.

 

 

자장면 배달부가 헉헉대며 올라왔습니다. 

아이고 힘들어... 

이걸 산봉우리에서 먹을 줄이야! 

글쟁이 지인들 인터뷰 하느라...

 

 

 

“여기 하동 저수지인데, 여기서 어디로 가죠?”

 

 

벗이 휴대폰을 넘겨받아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지인은 사진 찍는다며 자장면 배달부가 올라오는 방향에 서서 그를 기다렸습니다.

 

어찌나, 웃음이 나던지…. 가만있을 수 없었지요.

긴장하며, 사진 찍는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검찰에 소환되는 정치인을 기다리는 사진 기자 같아 피식 실소를 머금었습니다.

 

 

“헉헉~, 아이고 다리야~~~.”

 

 

자장면 배달원이 헬멧까지 뒤집어쓰고, 죽는 시늉하며 산등성으로 올라왔습니다.

 

땀을 뻘뻘 흘리는 그의 모습에서 미안함과 쾌감을 동시에 느꼈습니다.

마라도의 자장면처럼 여수 갯가길 자장면의 승리였습니다.

 

 

“내가 배달 인생 15년에 산꼭대기까지 배달하기는 난생 처음이요.”

 

 

기막혀하는 배달원의 작은 투정이 애교로 들렸습니다.

박수치며 환호하는 일행에게 그가 헉헉대며 웃음을 보였습니다.

 

 

자장면이 불었지만 그건 문제되지 않았습니다. 

풍광 죽이구먼... 

히야~~~

 

 

자장면 둘, 짬뽕 둘, 군만두 하나에 고량주 한 병을 내려놓았습니다.

천하를 얻은 기분. 황제가 부럽지 않았습니다. 어디 황제뿐이겠습니까. 신선도 부럽지 않았습니다.

 

 

“그릇은 어떻게 할까요? 바빠 기다릴 수도 없고….”
“그릇은 저희가 가게로 가져다줄게요.”

 

 

배달원의 얼굴에 웃음이 빠르게 지나갔습니다.

 

일행, 잽싸게 앉았습니다.

그렇지만 면발이 퉁퉁 불어 터진 상황은 전혀 문제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신선처럼 여유롭게, 멋드러진 자연 속에서 먹을 수 있다는 정신적 포만감을 누리고 싶었을 뿐입니다.

 

 

만두도 나눠먹고... 

신선이 따로 없다며 부러워 하시고... 

남은 집기 들고 내려가는 중...

 

 

 

“오 마이 갓!”

 

 

자장면 등을 먹는데, 지나가던 중년 여인이 비명처럼 말을 내뱉었습니다.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이어, 두 아들을 앞세운 아버지 등이 다가왔습니다.

그들에게 군만두를 권했습니다.

그는 군만두를 받아들며 소감을 말했습니다.

 

 

“산 위 경치 좋은 곳에서 이렇게 시켜 먹어도 되겠구나. 아이들과 이런 추억도 재밌겠다.”

 

 

산 위에서의 정다운 나눔이었습니다.

여수 갯가길에서 가족 등과 함께 소중한 추억 가득 쌓길 바랍니다.

 

 

 

아버지와 두 아들.

 

 

몇 가지 알립니다.

 

 

<후기>


1. 여수 갯가길 1코스는 한적한 시골이라 마땅히 먹을 곳이 없습니다.

  가실 때 먹을거리를 챙겨 가시는 게 좋습니다.

 

2. 자장면 그릇을 갖다 주면서 주인장을 만났더니, 무척이나 반기더군요.

  다음에 여수 갯가길에서 배달시키면 배달해 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행여, 꼭 자장면이 먹고 싶어 안달이 난다면 ‘가향’을 찾기 바랍니다.

 

3. 그릇은 드신 분이 가져다주시길….

 

 

자장면 집입니다. 

주인장과 일행입니다. 

산에서 먹는 자장면 맛은?

댓글을 달아 주세요

드럼 통 위에서 톡톡 튀며 익어가는 ‘굴 구이’
자장면, 매생이 떡국, 굴라면 등 후식도 일품
[맛집] 굴 구이와 자장면 - ‘사계절’


사용자 삽입 이미지

굴 구이.


어울릴 것 같지 않았던 ‘자장면’과 ‘굴 구이’란 색다른 음식 궁합을 만났습니다.   

아이들의 사랑 뿐 아니라 어른들의 사랑까지 듬뿍 받고 있는 국민 면발 자장면을 떠올리면 자연스레 떠올리는 게 짬뽕입니다.

그런 자장면이 짬뽕을 제치고 겨울철 별미로 각광받는 굴 구이와 조합을 이뤘더군요.

정말이지 음식 궁합은 끝이 없는 것 같습니다.

아시다시피 굴은 바다의 우유로 불리는 영양식입니다. 이런 굴 구이와 자장면이 한꺼번에 나오다니 기막히지 않나요?

색다른 음식 궁합을 만난 건 장흥 관산의 ‘사계절’ 식당이었습니다.


사계절 식당 앞 도로에 차량이 즐비합니다.

굴 구이는 남녀노소 모두가 좋아합니다.

드럼 위에서 굴이 익어갑니다.



드럼 통 위에서 톡톡 튀며 익어가는 ‘굴 구이’


밖에는 차량이 즐비했습니다. 올 1월 생겼다는데 벌써부터 사람이 붐비다니 입소문 정말 빠릅니다. 사계절 식당 안에도 사람들이 가득 찼더군요. 아이에서부터 할아버지까지 온 가족이 총 출동했더군요.


자리에 앉자마자 굴 구이를 시켰습니다. 가스 불을 지피고 드럼 통 위에 굴이 올랐습니다. 요걸 보니 보름 날 깡통 돌리던 옛 추억이 스멀스멀 생각나더군요. 대보름날 ‘불장난 하면 자다가 오줌 싼다’는 어른들의 웃음 섞인 농담까지 떠오르데요.


드럼 통 위에서 굴이 입을 벌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밑반찬으로 동치미와 깍두기가 나오더군요. 가만있을 수 있나요? 여느 때처럼 굴이 익기를 기다리는 사이 젓가락을 집어 동치미를 베어 물었지요. 역시 동치미는 겨울철 별미더군요. 굴을 먹기도 전에 주인장에게 동치미를 한 종지를 부탁해야 했습니다.


하나 둘 굴 껍질이 입을 벌리자 굴을 까 입에 넣었습니다. 불에 구워 먹으니 물에 삶아 먹는 것보다 비릿한 냄새가 덜하더군요. 아이들도 허겁지겁 입에 넣더군요.


동치미와 깍두기.

요렇게 구워집니다.

굴 익는 냄새가 코를 간질거립니다.


자장면, 매생이 떡국, 굴라면 후식도 일품


굴 구이를 먹으면서 뭔가 부족하다 싶었는데 일행이 막걸리를 시켰습니다. 막걸리는 장흥 안양에서 만든 ‘햇찹쌀이 하늘 수’였습니다. 달짝지근한 게 입에 쩍쩍 달라붙더군요. 여자들이 마시기에 제격이더군요. 뒷골도 아플 것 같지 않고요.


후식은 자장면, 매생이 떡국, 굴 라면이 있더군요. 후식을 기막히게 잘 준비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이들은 단연코 자장면을 외쳤습니다. 한 일행이 장흥에서 이걸 안 먹을 수 없다며 매생이 떡국을 시키더군요.

 

아, 맜있겠당~^^  

자장면과 매생이 떡국 등이 후식으로 나옵니다.

굴 구이와 막걸리로 배를 채웠는데 자장면이 들어갈 데가 있을까, 싶었는데 먹으니 또 먹어지대요. 근데 자장면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장흥 안양에서 이름 날리던 자장면 집 주인이 자장면 가게를 처분하고 바닷가에 굴 구이와 자장면 집으로 새롭게 문을 연 덕분이었습니다.


장흥에서 맛 본 굴 구이와 자장면의 색다른 조합도 아주 최상이었습니다. 음식 궁합은 찾기 나름인 것 같습니다.


자장면이 놓여집니다.

나 자장면 먹어야 하니까 말 시키지마.

굴 구이 함 드시래요?


댓글을 달아 주세요

“내 적성에 맞고, 하고 싶은 걸 해 기쁘다!”
[여수 맛집] 중화요리전문점 ‘라이라이’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자장 소스를 만드는 모습.

“그래요 난, 꿈이 있어요~”

인순이의 <거위의 꿈> 가사 일부다. 그렇다. 우리의 미래를 이끌고 나갈 젊은이들은 꿈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꿈을 소중히 키워야 한다.

그렇지만 자본주의 사회는 녹록하지 않다. 어렵고 힘든 생활보다 편히 앉아서 돈을 벌 수 있는 여건을 우선시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학생들은 자신이 지닌 재능보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보다 높은 자리에 앉길 원하는 부모에 의해 휘둘리는 경향이다. 이 같은 세태를 뒤로 하고 자신의 재능을 찾아 나선 한 젊은이를 소개한다.

자꾸 손이 저절로 가는 그런 맛의 팔보채.

자장면에는 유년의 추억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나이가 들어가자 따끈하고 시원한 국물이 좋아졌다. 

중화요리전문점 ‘라이라이’ 차별화로 승부

가족과 함께 ‘라이라이’에 들어섰다. 여수시 학동 거북선공원 옆에 자리한 중화요리 전문점 ‘라이라이’. 내부는 온돌식 마루였다. 물이 나왔다. 물 색깔이 예뻤다. 차별화를 위해 몸에 좋은 메밀을 엽차로 만든 것이었다. 다른 중식집과 차별화한 건 이뿐 아니었다. 배달이 없었고, 이에 따라 플라스틱 그릇을 없앴다.

중식당 대표 메뉴인 자장면과 짬뽕, 팔보채를 시켰다. 이어 단무지, 김치, 소금에 볶은 땅콩, 매생이국 등 밑반찬이 나왔다. 매생이국이 특이했다. 음식에는 중 요리 특유의 느끼함이 없어 담백했다. 맛집으로 소개해도 낯부끄럽지 않을 만큼 당당한 맛이었다. 그렇지만 젊은 주인장은 이렇게 겸손해했다.

“제가 만든 요리 맛은 아직 부족합니다. 스승이 만든 요리는 제가 먹어봐도 담백하고 깊은 맛이 있습니다. 저도 깊은 맛을 내기까지 더 열심히 배우려고 합니다.”

아마, 깊은 맛은 세월이 만들어 낼 게다. 그는 “내 가게를 준비하다가 느낀 게 쉬운 일이 아니구나 하는 거였다.”“이제 가게를 냈으니 손님들이 맛있게 먹고 가시려면 내가 최선을 다해 만드는 길 밖에 없음을 안다.”며 각오를 다졌다.

술꾼들의 해장으로 제격인 짬뽕. 

면발도 쫄깃쫄깃했다. 


싱싱함이 살아 있는 팔보채.

“내 적성에 맞고, 하고 싶은 것을 하게 돼 기쁘다!”

잠시 한 사례를 보자. 서울 강남 대치동에 총각이 운영하는 ‘총각네 야채가게’가 있다. 이곳은 항상 신선한 최상의 물건을 구비, 손님에게 웃음과 믿음을 선사했다. 이는 대박이었다. 대박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는 법. 기존 장사와 차별화를 시도했기 때문이다.

‘총각네 야채가게’ 주인은 자신의 재능이 장사임을 알았고, 좋은 제품 고르는 법 등을 차근차근 배워갔다. 제품도 자신이 직접 선별해 장사꾼들의 농간을 차단했다. 이영석 사장의 장인 정신, 성공 사례는 <총각네 야채가게> 책으로 발간돼 젊은이들에게 희망이 되고 있다.


라이라이의 이모저모.

자장면을 먹느라 정신없는 아이.


깔끔한 밑반찬. 노란 색의 메밀차와 매생이국이 색다름이었다.

‘라이라이’ 주인은 이제 겨우 25세 청년 박철우 씨다. 그는 중학교 때부터 요리사 꿈을 키웠다. 고등학교 때 학원에서 요리를 배웠고, 호텔조리학과를 졸업했다. 우리나라와 호주 등지 호텔에서 아르바이트로 실전 요리를 익혔다.

군 제대 후 서울 유명 중식당에서 서빙, 전표, 면판, 칼판, 화덕, 식사장, 칼판장 등을 거쳐 조리장까지 오르며 맛을 알아갔다. 한식, 양식, 일식 등을 제치고 중식을 선택한 건 불 앞에서 느끼는 희열 즐거움 때문이었다.

3년여의 배움을 뒤로하고 <라이라이>를 개업한 건 지난 10월 1일. 그러니까 한 달 보름 정도 지났다. 자신이 벌어 모은 3천만 원과 부모님께 융통한 2천만 원 등 5천만 원으로 어엿한 사장이 된 것이다. 그에게 가게를 열게 된 느낌을 물었다.

“내 적성에 맞고, 하고 싶은 것을 하게 돼 기쁘다.”

젊은 청년 목소리에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은 하는 자의 즐거움이 덕지덕지 묻어 있었다. 88만원 세대로 불리는 요즘 젊은이에게 희망을 주는 일은 어른들의 몫일 게다.

모쪼록 ‘처음처럼~’이란 말을 잊지 않고 ‘라이라이’를 운영하면 좋겠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졸업식 날 먹는 자장면은 사회 화합의 철학
자장과 면, 비벼야 제 맛이듯 사회와 어울려야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

졸업 시즌이다. 5학년 딸아이, 노래연습에 한창이다. 그랬는데 어제 저녁, 4학년 아들 궁금한 게 있단다.

“아빠, 졸업식 후에 외식 많이 하잖아요. 그런데 자장면은 왜 먹어요?”

아들은 별게 다 궁금한가 보다. 이를 뭐라 설명해야 할까?

“그걸 왜 묻는데?”
“친구 집에 놀러 갔다가 졸업한 친구 형 때문에 자장면 먹었거든요. 다른 것도 많은데 왜 자장면을 먹는지 궁금해서요.”

졸업식 때 부모님과 자장면 먹은 기억은 초등학교와 중학교 때였다. 자장면 집에 앉을 자리가 없어 한참을 기다려야 했던 기억이 남아 있다. 가족에게 자장면 먹는 이유를 들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자장면.

졸업식 때 먹는 자장면, 사람들과 잘 어울리란 의미

“다른 건 비싸고 자장면은 싸니까 먹는 것 아닌 감.”

딸아이 대답은 풍족한 세태를 반영하듯 현재적이었다. 아내는 어려웠던 과거를 대변했다. 

“엄마는 시골에 살아 초등학교 졸업 때 근처에 자장면집이 없었거든. 그래서 못 먹었어. 옛날에는 외식 자체가 없었고, 또 자장면이 최고 음식이어서 그걸 먹었던 거 같아.”
 
엄마와 딸 사이에 느끼는 세대 차이가 확연했다. 인터넷을 검색했다. 졸업식에 먹는 자장면에는 ‘사회 화합의 철학’이 들어있다고 한다.

“사람이 혼자 살아 갈 수 없듯이, 자장면은 면과 자장이 어울려 비벼져야 제 맛을 낸다. 상급 학교 진학이나 사회에 나갈 때 자장면처럼 사람들과 잘 어울리라는 의미다.”

이걸 본 아이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내년에 졸업할 아이들, 값싼 자장면을 사줘도 뭐라 안할 듯하다. 자장면 하나에도 이렇게 깊은 듯이 있었다니….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자장과 면을 비벼야 제맛이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자장좋아~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렸을때 짜장 한그릇이면 되게 행복했는데
    그때는 그렇게 맛있었는데
    지금은 값에 비해 양과질이 많이 떨어지는거 같네요

    2010.02.17 10:26
  2. Favicon of https://moneyamoneya.tistory.com BlogIcon 머니야 머니야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릴적 최고의 외식이였던 기억이납니다.
    요즘 아이들은 안좋아할듯 싶지만..그래도 인기만큼은 뒤지지 않는것 같아요^^
    오늘은 제 블로그에 남겨진 임현철님의 필명을 클릭해서 이곳에 들어왔어요^^ 항상 다음뷰에서 검색으로 들어왔었거든요..ㅋㅋ.. 블로그가 몇개 더 있으신가봐요^^

    2010.02.17 10:28 신고
    • 임현철   수정/삭제

      반가워요. 다음과 티스토리에요.
      티스토리 건 없앴는데 태터 앤 다느라 새로 만든 거구요.

      2010.02.17 15:29
  3. yajek   수정/삭제   댓글쓰기

    꿈보다 해몽이 좋은것 같네요.
    제 짧은 생각이지만 아마도 기성세대의 졸업식후 집에 그냥 들어가긴 뭐하고 마땅히 먹을건 없고
    그래도 예전에 자장면도 흔히 먹진 못하는 음식이었기에 그냥 날잡아(졸업식) 먹었는데 그러다
    세월이 흐른 지금 습관적으로 아무생각없이 먹었던게 아닌가 생각됨니다.

    2010.02.17 10:33
  4. Polaris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는 짜장면 먹고..... 생리작용으로 화장실에가면....... 짜장면 색체로된 견자에 똥이 나오는데...
    짜장색깔 나의 기똥찬 생리작용....... 여러분은 어떠하십네까.... 인간은 서로 말없는것을,,, 폭로하는 북극성의 진리... 생리작용 정체를 만민에 밝히는````김밥먹어도 김밥이 ?*(^^)*

    2010.02.17 10:40
  5. 재밌네요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꿈보다 해몽입니다. 저런 얘기 첨 들어보네요,
    그 시절엔 가장 저렴하게 외식했다는 티가 나는게 짜장면밖에 없었죠, 그리고 좀 사는 애들은 불고기도 먹고 그랬습니다.

    2010.02.17 12:42
  6. 깝빠맨   수정/삭제   댓글쓰기

    지금보니 그시절이 아련하게 떠올라서 참 묘한 기분마져드는군요. 그시절에는 어려운시절이기 때문에 딱히 외식이랄께 없고 중국요리집(청요리, 우리때는 그렇게불렀습니다.)이 최고급이였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합니다.지금은 중국집은 배달에 기수처럼 배달을 많이하지만 그 당시만해도 거의 화교분들이 중국요리 집을 많이운영하였습니다.음식도 정말....국민하교 줄업식때 먹어본 자장면과탕수육(그때 처음먹어봤습)은 지금도 잊을수 없고 왜 그때 맛이 않날까요?

    2010.02.17 20:21
    • 임현철   수정/삭제

      그러게요. 추억에 맛이 들어 있지요.

      2010.02.17 20:29
  7. Favicon of https://totobox.tistory.com BlogIcon 『토토』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번 울딸 여고 졸업식 후에 짜장면 먹었습니다
    의미는 몰랐지만 딴거 먹으면 섭섭할 것 같아서^^

    2010.02.18 14:21 신고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함께하는 시간
[아버지의 자화상 38] 자장면과 짬뽕

“목욕탕 가자.”

아버지의 제의에 대한 아들의 반응은 여러 가지일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반길 경우 아직 어리다는 반증이고, 보통이면 조금 큰 상황이며, 거부한다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시기라고 판단해도 무방할 것입니다.

아들이 성장 정도와 상관없이 흔쾌히 받아들인다면 아버지의 눈높이가 자식에게 맞춰져 이상적인 부모 교육을 실현하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허나 그렇지 않다면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저도 아들이 초등학교 3학년이라 아직 판단할 처지는 아니지만 스스럼없는 부자지간이 되려고 노력 중인 아버지일 뿐입니다. 그나마 다행으로 여기는 게 있습니다.

“아빠, 우리 목욕 가요.”
“그러자.”

이런 상황이라 아직까진 긍정적 요소가 많다는 것입니다. 이 긍정 요소가 계속 이어지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지요. 아이들을 키운 아버지들께서는 “다 키워봐야 안다. 더 키워봐라.”하지만 가만히 앉아 크기만을 기다릴 순 없겠지요.

목욕 전 후 부자지간 교감 이루는 법

아버지들의 노력 중 하나는 목욕 전 후에 이뤄지는 교감을 들 수 있습니다. 그 교감은 서로의 때를 밀어주는 육체적 교감과 음식을 먹으면서 나누는 대화에서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저도 이 방법을 간혹 이용하고 합니다.

“아들. 목욕하고 뭘 먹을까? 먹고 목욕탕 갈까?”
“아빠, 배고프니 먹고 가요.”

“어디로 갈까?”
“중국집으로 가요.”

목욕탕 가는 길에 중화요리 집에 먼저 들렀습니다. 여기에도 부자지간 대화거리는 있습니다.

“우리 뭘 먹지?”
“자장면. 짬뽕. 아빠, 우리 하나씩 시켜요. 나눠 먹게요.”


자장면이 주는 보너스 “아빠, 짱!”

자장면을 오른쪽으로 쓱쓱 비비고, 왼쪽으로 쓱쓱 비비던 녀석이 드디어 한 젓가락 들어 올려 입에 넣습니다. 짬뽕도 나눠주며 맛있게 먹는 자식 보는 아버지 입장에선 흐뭇하면서도 다소 걱정되기도 하지요.

“야, 안 뺐어 먹을 테니 천천히 먹어라. 그러다 얹힐라.”

다 먹은 후 입에 묻은 춘장을 보며 “입 좀 봐라, 잔뜩 묻었네?” 한 마디에도 녀석 즐거운 표정으로 씨익 웃으며 닦아내지요. 여기에서 추가할 말이 있습니다. 덤으로 보너스가 떨어지는 말입니다.

“자장면이 그렇게 맛있어?”
“예. 아빠 짱!”

이렇듯 자장면에도 부자지간 교감 순간이 속속 들어 있지요. 저도 어릴 적 목욕 후 아버지와 먹었던 자장면의 맛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이게 자장면에 스민 부자지간의 추억 아니겠어요?

댓글을 달아 주세요

어떤 걸 선택할지, 얘 어른 구분 없어
자장면 섞는 맛ㆍ짬뽕 국물 맛 다 OK


“자장면과 짬뽕 어떤 걸 먹지?”

중화요리를 시킬 때의 고민입니다. 먹기 전부터 머릿속에서 그려지는 생각은 이런 게지요.

“자장면은 섞는 맛이 그만이고, 짬뽕은 국물 맛이 제격인데….”

지난 일요일 점심 때, 아들과 중화요리 집에 단 둘이 가게 되었습니다. 왜 둘이 갔냐고요? 목욕탕 가는 길이였습니다.

“우리 목욕 후 먹을까? 먹고 목욕탕 갈까?”
“아빠, 배고프니 먹고 가요.”

목욕탕 근처 중화요리 집에 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뭘 먹을까? 고민이었죠. 아들이 간단한 해결책을 제시했습니다.



 
“두 개를 시켜야 다 먹을 수 있잖아요.”

“아빠, 우리 자장면하고 짬뽕 따로 따로 시켜요.”
“왜?”

“자장면도 먹고 싶고, 짬뽕도 먹고 싶으니까요. 두 개를 시켜야 다 먹을 수 있잖아요.”
“그러자.”

누구든 그 마음 알 것입니다. 자장면과 짬뽕 중 어떤 것을 선택할 것인지에 대해선 얘 어른 할 것 없이 고민인가 보더군요. 그런데 아들이 한 가지 제안을 더 했습니다.

“아빠, 탕수육도 먹으면 안돼요?”
“어, 안돼. 돈이 없거든. 목욕비와 자장면 값만 덜렁 들고 왔는데, 너 탕수육 먹고 남아서 청소하고 배달하고 그럴래?”
“그럼 자장면과 짬뽕만 먹어요.”

여기서 드는 생각 하나. ‘동네 목욕탕에도 카드기가 있다면 돈 없는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비 된 입장에서 아쉬웠지만 자장면과 짬뽕 먹는 걸로 만족할 수밖에 없었지요.


‘먹는’ 즐거움 못지않은 ‘보는’ 즐거움

음식이 나왔습니다. 자장면을 신나게 비벼대는 아들을 보니 우습기도하고, 오지기도 하더군요. 입에 우겨 넣는 모습이라니…. 그러더니 녀석, 제 짬뽕을 넌지시 넘겨보며 말했습니다.

“아빠, 혼자 다 드실 것 아니죠? 다 드시기 전에 짬뽕도 좀 주셔야죠?”

그릇을 시켜 나눠주었습니다. 자장면과 짬뽕을 번갈아 가며 먹는 아이를 보니, ‘먹는’ 즐거움 못지않게 ‘보는’ 즐거움도 있더군요.

이게 먹는 행복이겠지요?

댓글을 달아 주세요

탕수육 먹자 그랬으면 먹었을까?
택시에서 들은 황당한 시추에이션

연말이네요. 한 해 시작한지 엊그제 같은데, ‘세월은 유수 같다’더니 정말 그러네요.

모임이 있어 택시를 타게 되었지요. 사거리 신호등에 걸려 택시가 멈췄지요. 기사님, “재미있는 이야기 하나 들어 볼래요?” 하대요. 무료함 달래기에 딱이지요.

"며칠 전, 저녁에 사회에서 사귄 친구를 만나 ‘오늘 우리 자장면이나 한 그릇 먹을까?’ 했더니, 갑자기 화를 버럭 내며 가버리는 거예요.”
“아니, 왜요?”

“‘레벨이 있지, 내가 자장면 먹을 레벨이냐? 너나 많이 쳐 먹어라 하고 뒤도 안돌아보고 가대요. 나는 자장면을 좋아하거든요.”
“황당했겠네요.”

연말이라 택시 탈 일이 많습니다.


“돈 좀 있다고 자장면 먹을 레벨이냐는 거죠.”

학창시절, 엄마 따라 시장가는 날은 무슨 횡재한(?) 기분이었지요. 자장면 먹는다고.  엄마는 입 주위에 묻은 춘장을 닦아 주시며 무척 흐뭇해하셨지요.

“그 친구 고물상을 했었지요. 알고 봤더니, 고철 값이 두세 배로 뛰었을 때 수 억 벌었나 봐요. 젊은 얘들 일당 주고 아르바이트 시켜 고철 철거하면서 하루에도 몇 백씩 챙겼나 봐요. 2년간 수억 원을 벌어 차도 외제차 타고 다니고. 돈 좀 있다고 자장면 먹을 레벨이냐는 거죠.”
“자장면하고 레벨하고 무슨 상관이래요.”

“내 말이. 내가 자장면 사주라 그랬어, 어쨌어? 그날따라 자장면이 땡겨, 자장면 먹자 그랬더니, 돈 좀 있다고 레벨을 따져? 둘이 만나면 택시 모는 내가 꼭 밥 사고했더니만, 그것도 모르고 밥 샀다니까.”



탕수육 먹자 했으면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여기에서 이야기가 ‘친구 잘못 봤다’ 하고 끝난 줄 알았지요. 그런데 기사님, 반전을 주더군요.

“알아봤더니, 그 친구 비싸게 고철을 사서 잔뜩 재놓고 있었는데 고철 값이 폭락해 많이 힘드나 봐요. 사는 사람도 없고. 요즘 울화통이 터져 죽을 판이래요. 사업하는 놈이 심보를 좋게 써야지, 안 그래요?”

택시에서 내려 생각하니 우습더군요.

그 친구, 탕수육 먹자 했으면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싶더군요. 아마, 레벨이 있으니 기꺼이 먹었겠죠? 그래서 졸부들은 부자 축에도 끼지 않은가 봅니다.

익을수록 고개 숙인다는 ‘벼’가 생각나는 날이었습니다. ㅠㅠ~.

댓글을 달아 주세요

BLOG main image
임현철의 알콩달콩 섬 이야기
각자의 인생사가 다 '섬'의 삶일 것입니다. 우리들의 이야기를 알콩달콩 풀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때론 진짜 섬 사람들의 이야기도 함께요.
by 임현철

공지사항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1587)
알콩달콩 섬 이야기 (141)
아름다운 여수 즐기기 (112)
알콩달콩 여행 이야기 (162)
알콩달콩 세상 이야기 (422)
알콩달콩 가족 이야기 (476)
알콩달콩 문화 이야기 (205)
장편소설 연재 (68)

달력

«   2019/12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 921,986
  • 7 58

임현철의 알콩달콩 섬 이야기

임현철 's Blog is powered by Tattertools / Supported by TNM Media
Copyright by 임현철. All rights reserved.

Textcube TNM Media
임현철's Blog is powered by Tistory. Designed by Qwer999. Supported by TNM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