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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걱정에 서민들 시름은 깊어만 간다!

 

두 후배를 연거푸 만났다.
그들은 짜기나 한 듯이 마이너스 통장에 관한 하소연을 했다.  

# A의 경우

“자네 얼굴 잊겠다. 함 보자.”
“그래요. 대출금 갚을만하면 일이 터지고, 또 터져 빚이 느는데 미치겠어요. 이자는 왜 그리 비싼지…. 힘들어 죽겠어요.”

속도 모르고 얼굴 타령을 한 게다.
A씨는 전기 노동자로 일한다. 매달 들어가는 이자와 월세가 만만찮다는 거다.
일반대출을 통해 전세를 얻었다. 여기에 월세로 30만원이나 나간다.

대출이 많다 보니 이자와 원금 갚기가 빠듯하다는 하소연.
게다가 매달 들어가는 월세까지 있어 더 힘들다는 거다.
이로 인해 생활비는 마이너스 통장에서 빼 충당 중이라고 한다.

정부가 규제 중인 일반 대출을 제외한 마이너스 통장 대출이 지난 2분기에만 4조 1천억 원 늘었다. 이중 상호저축은행과 신협 등 비은행 마이너스 통장 대출이 3조 9천억이나 늘었다.

원인은 생활고와 주식 투자.
주식이야 있는 사람 이야기고, 없는 사람은 생활자금 대기도 빠듯하다.



# B의 경우

1남 1녀를 둔 그는 그 흔한 “과외도 안하는데 아이들 키우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지난 10여 년 간 가족 휴가도 제대로 한 번 못 갔다고 툴툴댄다.

“오백만 원 한도 마이너스 통장 갚느라 휴가를 갈 수가 없어요. 올해는 추석이 빨라 더 걱정이에요."

빠른 추석에 서민들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야채와 과일 값 등은 이미 고공행진 중이다. 추석 제수 용품도 비상이다.

"한 번은 은행에 갔다가 하소연 했더니, 뭐라는 줄 알아요? 너무 쉽게 한도를 천만 원으로 늘리래요. 참나.”

정부는 대출 증가율이 꺾이지 않으면 보강대책을 시행할 방침이라고 한다.
보강 대책이라야 금리 인상이다.
정부의 가계 빚 증가 억제 조치가 서민들에게 악순환으로 다가오고 있는 거다.

누군들 빚을 지고 싶어서 지나.
물가는 오를 대로 다 올라 빚을 쓸 수밖에 없는 구조다.
돈 걱정, 빚 걱정 없이 살 수 없나?

코 앞으로 다가 온 추석, 서민들의 시름은 깊어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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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11.08 17:53

“노는 사람이 어디 갈 데가 있어야지”
밋밋하던 탕 속 물, 점점 뜨거워지고!

동네 목욕탕의 남탕. 평일 오후라 썰렁하다. 아무도 없다. 혼자 전세 낸 느낌이다. 다른 때에도 그러나?

탕 안의 물은 뜨겁지 않고 밋밋하다. 탕 안에 앉으려다 샤워기로 간다. 면도를 하고, 머리를 감는다. 불가마에서 땀을 뺀다. 유리 사이로 벌거숭이 한 사람이 들어온다. 그가 반갑다. 뜨거운 물 틀기가 미안했었다.

그가 먼저 뜨거운 물을 받고 톼리를 튼다. 땀을 씻어낸 후 탕 속에 앉았다. 좀 더 뜨거웠으면 싶다. 먼저 앉은 그도 콸콸 쏟아지는 물 받기가 미안했나 보다. 한 사람이 더 들어온다. 이제 안심이 되는지 그가 뜨거운 물을 더 받는다.

“어, 시원하다!”

그의 소리가 목욕탕 천장에 부딪쳤다 떨어진다. 천정에 붙은 물방울과 함께. 어릴 때 그랬었다. “뜨거워 죽겠는데, 왜 어른들은 시원하다 하지?” 지금은 뜨거움의 시원함을 안다. 그 시원함이 정겨울 나이다.

동네 목욕탕.


“노는 사람이 어디 갈 데가 있어야지!”

때밀이 기계로 다가간다. 언제나처럼 뜨거운 물을 끼얹은 다음 의자에 걸터앉는다. 머리로는 ‘저번에 너무 빡빡 밀어 쓰라렸지? 이번에는 살짝 밀어야지’ 생각한다. 그러나 막상 앉고 나면 빡빡 밀어야 개운하다. 그렇지 않으면 안한 것 같은 느낌이다.

두 사람은 무신경한 표정이다. 동네 목욕탕은 이래서 좋다. 어떤 자세로 때를 밀든 상관하지 않으니까. 덕분에 등과 몸통에 낀 때를 한꺼번에 빡빡 민다.

샤워기 앞에서 비누칠을 하는데 한 사람이 더 들어온다. 그가 옆에서 비누 거품을 씻어내는 사람을 살핀다. 아는 사람인가 보다. 아무런 낌새가 없자 반대편으로 향한다. 목욕탕 기사 하나 건지려면 말들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다고 생전 모르는 사람에게 뻘쭘하게 다가가 이것저것 물을 만큼 넉살이 좋은 것도 아니다. 기사거릴 포기한다.

비누 거품을 씻어낸 사람, 불가마 쪽으로 가다 말고 “왔어?” 말을 건넨다. 옳다 커니 싶다. 기사거리로 다시 회생하는지, 기대 반 우려 반.

“평일 날, 왜 목욕탕에 있대. 일 안하고?”
“일이 없어 놀아. 노는 사람이 어디 갈 데가 있어야지. 목욕탕이라도 와야지 안 그러면 심심해 못살아. 목욕탕은 시간 보내기도 좋거든.”

그들의 대화를 들으며 쾌재를 부른다. 낚시대를 드리운 것도 아닌데 ‘제대로 물었다’는 생각. 이제 기사거리로 낚아채기만 하면 된다.

“노는 사람이 늘어 손님이 좀 더 늘었지?”

옷을 입는다. 이제 계산대에서 평소 손님이 어느 정도인지만 물으면 기사 하나는 건져 올리는 셈이다.

“요즘 손님 많아요?”
“오전에는 별론데 오후에는 좀 있어. 게다가 겨울이잖아.”

“겨울에는 손님이 많은가 보죠?”
“여름에는 시원해 집에서 샤워하고 마는데, 겨울에는 안 씻을 재간이 없거든.”

“요즘 경기하곤 상관없나요?”
“동네 목욕탕이라 별 영향은 없어. 가만 있자 노는 사람이 늘어 손님이 좀 더 늘었지?”

그러고 보니, 그동안 찡그리던 주인장 얼굴이 조금 펴졌다. 아무리 경기가 어렵다 해도 덕 보는 데가 꼭 있다더니 그 현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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