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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자랑 삼무(三無) 경제난에 무너지나

 

 

 

생활고로 도둑이 늘었다고 합니다.
도둑이 2008년 2만 8,000여건에서 올해 5만여 건으로 예상된다 합니다.

도둑이 늘어난 원인은 저학력, 저소득층 등이 직장을 구하지 못한 절박한 상황 때문이라며 먹고 살기 어려우면 늘어나는 생계형 범죄로 설명했습니다. 특이한 건 초보 도둑이 늘었다는 것입니다.

이게 어디 서울만의 문제일까요?

최근 제주도에 사는 후배와 전화 통화를 했습니다.
그는 대뜸 이 같이 말했습니다.

“형, 나 도둑에게 집이 털렸어요.”

아뿔사! 후배는 지난해에도 도둑이 들어 정리하느라 애를 먹었습니다.
그런데 또 도둑이 든 것입니다.

육지에 살다가 제주가 좋아 눌러 앉은 후배. 혼자 사는 외지인이라 만만히 봤을까.
‘칠칠치 못하다’고 지천할 일은 아닌 듯 싶었습니다.

“엥~, 뭔 일이래. 뭐 훔쳐 갈 게 있다고.”
“그러게. 온 집을 발칵 뒤집어 놨어. 사람이 자주 집을 비운 것을 알고 여유 있게 뒤졌어요. 아무래도 아는 사람 소행 같아요.”

제주가 자랑하는 건 두 가지입니다. 3다(三多)와 3무(三無)입니다.
삼다는 ‘돌’, ‘바람’, ‘여자’입니다. 또 삼무는 ‘거지’, ‘도둑’, ‘대문’입니다.
삼무는 제주 사람이 부지런하고 검소하여 거지가 없고, 정직하여 도둑이 없으며, 그래 대문이 없다는 거죠. 그런데 뒤통수를 친 것입니다.

“밤손님이 훔쳐 간 거 없어?”
“다른 건 그대로 있는데 가장 아끼는 컴퓨터 외장 하드가 없어졌어요. 자료사진 엄청 들었는데….”

“파출소에 신고했어?”

“했어요. 경찰이 하는 말이 ‘이런 일이 없었는데 별일이다’데요. 어제 밤 내내 집 치우느라 한숨도 못 잤어요.”

얼마나 속상할까. 도둑이 어지른 집 치우는 기분 정말이지 더럽습니다.
작년에 부모님 댁이 털려 알거든요.

후배와 전화통화를 끊고 나니 웃음이 나옵니다.
왜냐?
후배도 후배지만, 생계형 빈집털이범이라면 재수 정말 없습니다.

‘어째 골라도 똥구멍이 빨간 없는 집을 골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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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는 살아 계신 것만으로 든든한 버팀목”
설 명절, 부모님께 얼굴 보여 드리는 게 효도


“부모님이 그립다!”

설을 맞아 어제 만난 지인은 회포를 풀던 중 부모님과 가족들을 그리워했다.

“설인데 고향에 가면 되잖아요. 왜 안 가시게요?”
“아직 몰랐어? 두 분 다 고생만하시다 돌아가시고 안 계셔.”

헉. 그렇잖아도 그를 만나기 전, 통화한 다른 지인도 그랬었다.

“지난 해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이번 설에는 고향에 안가. 대신 어머니 생신이 설 일주일 뒤라서 그때 형제들이 다 만나기로 했어.”

젊었을 땐 거의 부모님이 살아 계셨는데, 나이가 들어가니 돌아가신 분들이 많아졌다. 세월은 이렇게 가족 여건을 변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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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더라도 꼭 가서 얼굴 내미는 자체로 효도”

“부모님이 안계시면 형제라도 모여 제사를 지내야죠?”
“내가 말 안했나. 우리 가족은 2남 2녀인데 형님이 돌아가셔 부모님 제사는 내가 지내. 부모님이 계셔야 가족이 모이지, 안 계시면 만나기도 어려워.”

“부모님은 언제 돌아가셨어요?”
“아버지는 내가 고등학교 때, 어머니는 군대 있을 때 돌아가셨어. 막내아들 효도도 못 받아보고 돌아가셨지.”

그의 눈가에 이슬이 맺힌다. 그러면서 하는 말,

“부모님 계실 때 잘해. 부모는 살아 계신 것만으로도 든든한 버팀목이야. 효도가 따로 없어. 명절에 늦더라도 꼭 가서 얼굴 내미는 자체가 효도야. 부모님 자주 찾아뵙고.”

“대학에서 공부하는 아이들은 집에 온대요?”
“당연히 와야지. 우리 집은 늦더라도 꼭 와야 돼. 아버지가 용돈 줄 때는 명절에 꼭 오라는 조건부야, 조건부. 안 그래?”

옮은 소리다. 하지만 매번 바쁘다는 핑계다. 자식 키우는 입장에서 부모 속을 알면서도 잊는다. 명절, 부모님께 얼굴 보여 드리는 게 효도라니 늦기 전에 효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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