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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숨은 그림 찾기 내지는 보물찾기의 정체는?
섣부른 상상, “아 맛있겠다” 관심이 바로 ‘행복’
동심 속, “익으면 꼭 같이 맛볼 기회 주시길….”
여수산단 내 공장에 핀 꽃과 열매에서 느낀 ‘행복’

 

 

 

 

눈길을 잡아 끄는 게 있었으니...

이게 뭐지?

 

 

 

“엥, 저게 뭐지?”

 

 

지난 7월 초. 무심코 눈 돌렸더이다. 깜짝 놀랐더이다. 잔디, 쑥 등 풀 사이로 어렴풋이 꽃 한 송이 보이더이다. 제조 공장 내 공터 잔디 틈새에 핀 노란 꽃. 야생화거니 했더이다. 뭔가 심상찮더이다. 마치 숨은 그림 찾기 내지는 보물찾기 같더이다. 뭔가 찾을 수 있을 듯한…. 찰나 ‘무슨 꽃일까?’ 궁금했더이다. 다가가니 꽃이 한 송이가 아니더이다.

 

 

“오이는 아닌데, 혹시….”

 

 

설마 했더이다. 긴가민가했더이다. 암튼 본 적 있는 꽃이더이다. 줄기를 따라 천천히 눈길을 옮겼더이다. 헉! 꽃 밑에 귀엽고 앙증맞은 작은 열매가 달렸더이다. 그제야 꽃의 정체를 알았더이다. 순간 가슴이 콩닥콩닥 뛰더이다. 열매는 세상에 머리를 쑥 내밀며 말을 걸고 싶은 모양새이더이다. 자태가 당당하게 느껴지더이다. 반갑더이다. 탄성처럼 말이 튀어 나오더이다.

 

 

“어찌 이런 곳에...”

 

 

왜 이런 생각을 했을까. ‘꽃’과 ‘열매’는 내게도 고정 관정이 있음을 반성케 하더이다. 편견은 두 가지더이다. 하나는 생명이 있는 어떤 존재도 자기가 있을 곳이 어디라고 딱 정해진 게 아니라는 것. 또 하나는 화학제품 생산 공장은 막연히 삭막할 것이라는 편견이더이다. 그러니까, 사람이 있는 곳은 어디나 넉넉한 정이 있다는 걸 간과하고 있었더이다.

 

 

본 듯한 꽃이었습니다. 

눈치 채신 분들은 쉿!

 

 

 

 

“아! 맛있겠다.”

 

 

머리는 벌써부터 김칫국을 마시고 있더이다. 열매를 따 시원하게 먹는 상상이더이다. 섣부른 상상만으로도 기분 좋더이다. 그래선지, 꽃마다 열매가 달렸으면 싶었더이다. 바람이 앞섰을까, 욕심이었을까. 다른 꽃 밑에는 아직 열매가 달리지 않았더이다. 이른 듯싶더이다. 차츰 하나 둘 열매가 맺기 시작하더이다. 관심의 대상이 있다는 게 행복이더이다.

 

 

“누가 이렇게 예쁜 짓을 했을까?”

 

 

칭찬이 절로 나오더이다. 나무 주위로 거름이 쌓였더이다. 정성이 고스란히 보이더이다. 흐뭇했더이다. 빙그레 웃음이 나오더이다. 웃음 주는 일이 얼마나 보람찬 일인지 이제야 진심으로 알겠더이다. 무심코 행한 몸짓 하나가 누군가에게 위안과 행복을 줄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놀랍더이다. 이걸 심은 사람이 복 받길 바랐더이다.

 

 

며칠 사이 꽃 밑에는 차근차근 열매가 맺기 시작하더이다. 그랬는데 어느 한순간 눈을 씻고 찾아봐도 꽃과 열매가 사라졌더이다. 한 줄기에 하나를 제외하고. 누가 꽃과 열매를 땄을까? 주렁주렁 달린 열매 보는 것으로 행복했었는데 상대적 박탈감이 들더이다. 알고 보니 의도적으로 땄더이다. 이유는 간단하더이다.

 

 

“꽃이든 열매든 적당히 떼어 줘야 토실토실하게 커. 한 줄기에 하나만 남기고 나머진 다 뗐어. 하나라도 잘 자라야지.”

 

 

뒤통수 한 방 제대로 맞았더이다. 아주 유쾌한, 상쾌한, 통쾌한 뒤통수였더이다. 왜냐? 저는 단순하게 ‘손톱만한 열매가 어느 세월에 클까?’라는 것만 떠올렸더이다. 그는 이를 넘어 알찬 열매 수확을 기대하며 꽃과 열매를 알아서 속아주었더이다. 알게 모르게 ‘선택’과 ‘집중’을 실행하고 있었더이다. 자연의 이치를 보는 눈이 한 수 위더이다.

 

 

행복을 준 당사자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두 열매 보는 게 즐거움이더이다. 이걸 보며 TV에서 종종 보이는 영상을 떠올렸더이다. 정성껏 키운 농작물을 갈아엎는 농부들. 오죽 했으면…. 농민의 마음을 이해 하겠더이다.

 

 

- 많은 나무 중에 왜 이걸 심었죠?
“주위에 묘목이 있어서 얻어 심은 거야. 자라는 거 같이 보면 좋잖아.”

 

 

뭐라. 있어서 심었다? 세상에는 있어도 안 심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세상살이 ‘더불어 우리 함께’가 얼마나 어려운 줄 알기나 하냐고. 어쨌거나, 그는 “마음 가는 대로 움직”였답니다. 무심(無心) 하면서도 유심(唯心)한 그 마음이 예쁘게 여겨지더이다. 삶은 이래야 도통하지, 아마.

 

 

그에게 글 한 줄과 열매 사진 한 장을 보냈더이다. 몇몇 지인에게도 덩달아 보냈더이다. 이유가 있었더이다. 그에게 메시지를 보낸 건 ‘당신이 이걸 심은 덕분에 즐겁다!’란 고마움의 전달이었더이다. 지인들에게 메시지를 보낸 건 ‘무더운 여름 잘 나라’는 덕담이었더이다. 그는 무반응이더이다. 반면 지인들 반응은 예상했던 대로이더이다.

 

 

“다 익으면 꼭 같이 맛볼 기회 주시길….”

 

 

어제, 공장 사람들은 “커가는 열매를 보니 동심으로 돌아간 느낌이다”며 “이걸 보니 원두막 생각도 난다”고 하더이다. 사람 사는 정으로 피어난 게지요. 앞으로 2주면 따 먹어도 될 것 같더이다. 그에게 열매가 익으면 어떻게 할 것인지, 묻지 않았더이다. 왜냐면 ‘함께’를 아는 사람은 기본에서 벗어나지 않으니까. 아마, 그날은 푸짐한 나눔의 장이 될 테지요.

 

 

화학 공장이 즐비한 여수국가산업단지 내에서 알게 모르게 동료들에게 큰 행복을 안겨 준 열매는 여름 과일의 대명사 ‘수박’이었더이다.

 

 

 

 숨어 있으나 금방 들통나지요.

맛있는 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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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를 반성하며, 50대에는 이런 사람 되게…
오십을 앞두고 내 자신을 부단히 가다듬는 이유
지천명, 50대에는 3가지를 갖춘 사람이 되렵니다!

 

 

한 살 한 살 나이 들어가니 생각이 많습니다.

 

 

살다 보니 되고픈 사람이 많습니다. 그들은 어떻게 이런 인품과 인성을 지녔을까, 싶을 정도였습니다. 그동안 50을 넘긴 지인들을 보며 ‘참 닮고 싶다’ 할 정도로 멋진 중년이 많았습니다. 그들이 부러웠습니다.

 

 

저도 내일이면 50세. 이제야 그들처럼 자신만의 인품과 인성을 갖춘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실천이 중요하겠지요.

 

 

그들은 한 분 한 분 장점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어떤 분은 항상 그 자리에 계십니다. 또 다른 지인은 웃는 모습이 너무나 해맑습니다. 또 인자하고 너그럽습니다. 넓은 가슴을 가졌습니다. 조용조용하게 말하지만 한 마디 한 마디에 힘이 실려 있습니다. 특히 낮은 대로 임하며 겸손합니다. 자신을 버릴 줄 압니다. 이런 모습들이 부러웠습니다.

 

 

더군다나 어떤 분은 자상한데도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있습니다.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자신을 이겨내고 우뚝 서 빛이 납니다. 항상 공부하고 배우려고 합니다. 예의 바르고 타인을 배려합니다. 냉철한 머리와 뜨거운 가슴으로 열정을 표출합니다. 이런 지인들의 장점 하나 하나를 내 것으로 만들고 싶은 욕망 간절합니다.

 

 

 

 

 

 

이런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저요, 겉으로 보기엔 멀쩡합니다. 그러나 연말에 속으로 심하게 <오십 앓이>를 했습니다. 원인은 내년에 나이 50. ‘하늘 뜻을 어렴풋이나마 안다’는 지천명(知天命)이 이렇게 가슴 떨린, ‘~앓이’로 다가올 줄 몰이야!

 

 

50을 앞두고 해결해야 할 과제 앞에 서 있습니다. ‘사물의 이치를 알고 세상일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40대 불혹(不惑)의 삶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과 반성입니다. 50 넘은 지인들에게 심심찮게 듣는 말이 있었습니다.

 

 

“나이 50을 넘지 않은 사람은 삶에 대해 논하지 마라.”

 

 

누구나 자기 위치와 나이에서 세상을 보는 눈이 있음을 아는 대도, 굳이 이를 강조하는 건 <얕음>을 탓하고, <깊이>를 더하라는 진심어린 조언일 것입니다. 그렇지만 내공쌓기가 어디 쉽던가요. 그래서 연륜이 필요한 거죠. 지금껏 제가 살아왔던 기본 마음가짐입니다.

 

 

“사람은 저마다 타고난 복과 인연에 따라 마음 가는 대로 살게 마련이다. 타고난 것은 어쩔 수 없으나, 마음 조절은 자신의 노력으로 가능하다. 그래서 구도자의 길을 걷고, 심신 수양을 하는 것!”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되는 게 세상 이치.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살이 참 만만찮았습니다. 살아가면서 순간순간 용기, 도전, 분노, 좌절, 체념, 반성, 희망, 노력, 지혜…, 앞에 머무르게 되더군요. 이 과정에서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것인지?’ 곱씹었으나 별 성과 없었습니다.

 

 

살아 온 49년의 삶을 돌이켜 보면, 특히 한 가지가 후회로 남습니다. ‘술’입니다. 풍류를 즐길 줄 몰랐습니다. 뒤늦게 발동 걸리는 습관이 몸에 익어, 기억을 잃은 경우도 종종 있었습니다. 그리고 막말. 소위 말하는 주도(酒道)를 간과한 것입니다.

 

 

이 나쁜 습관을 그대로 두면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하여, 가차 없이 폐기처분할 생각입니다.

 

 

50되기 전, 나쁜 습관은 고칠 요량으로 지인들에게 “술 줄이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러던 중, 두어 차례 부끄럽고 기막힌 소리를 들었습니다.

 

 

“술판이 재미없어지는데, 적당히만 마시게. 그럼, 전에 이랬던 기억 나?”
“그런 일이 있었어요?”

 

 

기억이 가물가물. 알게 모르게 입힌 상처가 죄스러웠습니다. 얼굴이 화끈거렸습니다. 뜻하지 않게 마주했던 과거 추악한 ‘나’와의 만남은 부끄러운 반성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술의 노예였던 셈입니다. 지금 이 순간,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50대를 맞겠다는 생각 뿐. 40때의 나쁜 기억과 습관에게 작별인사를 고합니다.

 

 

50대에는 조선시대 선비들이 덕 있는 사람을 주빈으로 모시고 예의와 절차를 지켜 술을 마시며 덕담을 나누던 향음주례(鄕飮酒禮)에 따라야겠다고 다짐 중입니다. 그리고 50대에는 간절하게 이런 사람이 되려고 합니다.

 

 

첫째, 들어주는 사람이 되고파!


주장하며 말하기보다 다른 사람의 말을 들어주는 인간이 되고자 합니다. 묵묵히 말을 들어주는 건 그 사람을 인정하고 포용하며, 은연 중 위로하는 중에 하나 되는 소통 과정이란 걸 이제야 조금 알겠더군요. 그걸 모르고 냉정하게 굴었습니다. 다른 사람이 더 소중함을 명심하겠습니다.

 

 

둘째, 수긍하는 사람이 되고파!


“아~, 그렇구나!”, “너무~, 미안하다!”, “참~, 고맙다!”란 말을 할 줄 아는 사람이 되고자 합니다. 그동안 혼자만 잘난 체 하는 독불장군, 기고만장, 안하무인이었습니다. 마음은 그렇지 않은데 말이 헛나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반성하며 또 반성합니다. 낮은 자세로 임하겠습니다.

 

 

셋째, 향기 지닌 따뜻한 사람이 되고파!


물질을 욕심내기보다 정신 수양에 열심인 인간이 되고자 합니다. 아닌 듯했지만 세상의 노예였습니다. “칼로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오겠다”란 소리까지 들었습니다. 울면 같이 울고, 웃으면 함께 웃음 짓는 속에 피어나는 정(情)을 느낄 생각입니다. 따뜻한 가슴으로 살겠습니다.

 

 

이 모든 건 참고, 참고, 또 참으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쉽지 않을 것입니다. 차근차근 한 걸음부터 떼면 되지 않겠어요. 장장 10년이란 세월이니. 그렇더라도 50대에는 들어주는 사람, 수긍하는 사람, 향기 지닌 따뜻한 사람이 간절히 되고 싶습니다. 주위에서 격려해 주신다면, 힘들어도 힘들지 않겠지요. 부단히 노력하겠습니다.

 

 

“참, 닮고 싶은 분이다!”

 

 

지인들을 보며 생각으로만 가졌던 이것을 이제 실천하려고 합니다! 나이 50은 이런 것? 50대, 이런 사람이 되게 하여 주소서!!!

 

 

새해 복 많이 받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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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받아들이는 기준은 액수와 뇌물? 정? 여부
마음의 선물-전라도 백서방 김치 ‘비파 꽃게장’

 

 

 

얼음이 살살 언 비파 꽃게장입니다. 군침이...

 

 

선물은 언제 받아도 좋습니다. 그러나 선물에도 격이 있습니다.

 

보내는 사람에 따라 달라서입니다. 선물 구분은 이렇습니다.

 

 

‘뇌물인가?’, ‘정인가?’

 

 

뇌물 성격이 강하면 받지 않고 되돌려 줍니다.

받아야 할 것이 아니니까요. 하지만 마음을 표현하는 거라면 받아들이는 게 예의입니다.

 

 

그러나 뇌물과 정을 구분하는 또 다른 구분이 필요합니다. 기준은 금액입니다. 제 경우에는 5만원을 넘지 않은 범위라면 고맙게 받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서로 부담이라 돌려줍니다.

 

 

“선물하나 보냈으니 식구들과 맛있게 드시게.”

 

 

지인이 선물을 보냈다고 전화했더군요.

‘뭐 하러 보냈어요?’ 하기보다 “고맙게 잘 먹을게요.”라는 감사 표현이 더 어울릴 지인이라 부담 없이 받아들였습니다. 그는 제 삶의 철학을 이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금빛 보자기 택배가 배달되었습니다.

 

 

아내는 택배를 보며 “누가, 왜?”를 따졌습니다.

지인이 “8만원하는 꽃게장을 5만원에 맞춰 보내달라고 주문해 보냈다.”“일전에 아내와 아이들이 환장하고 먹는 모습을 보고, 맛있게 먹어라.”던 말까지 전했습니다. 그랬더니, 아내가 엄청 반기더군요.

 

 

정성이 가득찬 아내표 식탁입니다.

지인이 보낸 택배입니다. 마음의 선물이지요. 

꽃게장입니다.

꽃게장에 살살 언 얼음을 녹지 않게 만든 비결은 택배의 얼음주머니였습니다.

군침이 절로 나더군요. 

꽃게 몇개를 빼내니 간장이 밟힙니다. 이 간장도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거 아시죠?  

 생명 식품학을 연구하는 지인이 엄선해 보낸 겁니다.

 

 

 

 

꽃게장 싫어하는 사람 별로 없습니다.

밥도둑의 지존이니 말해 뭐하겠습니까. 게다가 없어서 못 먹는 꽃게장이라 반갑더군요. 택배를 열어보니, 생명식품공학을 전공하는 지인이 엄선해 보낸 여수의 전라도 백서방 김치에서 새롭게 도전하는 비파 꽃게장이었습니다.

 

 

요건 어떤 맛일까? 궁금증이 일더군요.

내용을 보니, 국산 꽃게와 비파의 조화가 빚어낸 비파 꽃게장이었습니다. 아내는 두 말할 것도 없이 밥상을 차리고, 꽃게장을 꺼냈습니다. 압권은 꽃게에 얼음이 살짝 언 모습이었습니다. 아이들까지 침을 질질 흘렸습니다.

 

 

마치 겨울철에 먹는 동치미처럼 입에서 씹히는 얼음이 빚어낸 맛이 장난 아니었습니다. 뭐니 뭐니 해도 맛이 순한 맛이 좋았습니다.

 

대체로 게장은 짠 맛이 많은데 이건 짠 맛이 덜해 아주 부드러웠습니다. 자극성을 줄인 맛이었습니다. 권해도 좋을 맛에 흐뭇했습니다.

 

 

밥도둑의 지존입니다. 

누드 꽃게입니다. ㅋㅋ~^^

토실토실 살과 꽃게 알, 색의 조화가 멋스럽습니다.

그냥 씹어 먹어도 좋을 듯 하지만...  

밥에 빠진 꽃게장입니다. 

꽃게장의 유혹은 최강입니다.

 

 

입이 까다로운 아이들도 맛있게 먹더군요.

맛에 대해 품평 한 마디 없이 게걸스럽게 먹어댔습니다. 아내와 아이들은 세끼 먹을 양의 꽃게장을 두 끼로 끝낼 태세였습니다.

 

알이 찬 게딱지를 하나 먹었다간 칼부림 날 것 같아 게 뚜껑 근처에 손도 못 댔습니다. ‘둘이 먹다가 하나가 죽어도 모를 맛’이란 이런 걸까? 싶었습니다.

 

 

“교수님, 너무 맛있어요. 잘 먹을게요. 고마워요, ㅎㅎ~”

 

 

맛에 관한한 까탈스런 아내까지 꽃게장을 먹다 말고 지인에게 감사 전화를 했습니다. 괜히 흐뭇했습니다. 지인 덕에 가족들 입이 호강한 뒤끝이라 고마울 따름이었습니다.

 

꽃게장에 살살 언 얼음이 눈에 밟힙니다. 내일 아침에 또 비파 꽃게장을 먹을 수 있다는 게 위안입니다.

 

 

맛있게 먹어주세용~^^ 지인에게 감사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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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 잔 표준화 사업 환영, 그러나…
막걸리는 아버지 세대가 남긴 우리네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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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고향의 정취가 가득했던 막걸리가 인기라고 한다.

이에 발맞춰 농림수산식품부가 1일 국민에게 사랑받는 막걸리 대중화를 촉진하고 건강한 음주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막걸리 잔 표준화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우리 막걸리의 국제 위상에 맞는 디자인 등을 고려한 표준 잔은 국민 공모를 거쳐 오는 4월부터 사용될 예정이다. 가게마다 다른 막걸리 잔을 표준화될 예정이라 하니 일단 환영한다.

하지만 걱정이 앞선다. 막걸리를 담아내는 크기는 어느 정도가 적당할지 등에 대한 의견조사 등이 선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디자인 등만이 고려되는 공모전이 될 가능성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오지게 푸진 막걸리 기본 안주.

막걸리 기본 안주가 푸진데 다른 게 필요할까?

서론이 길었다. 지난 토요일 저녁, 달집태우기를 구경한 상태라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뭐로 마실까?”
“막걸리 어때?”

지인들과 막걸리 집을 찾았다. 실내는 북적였다. 자리를 잡고 막걸리를 시켰다. 기본 안주가 나왔다. 돼지고기, 번데기, 물김치, 야채 무침, 고추와 젓갈, 배추, 무나물 등 안주가 푸지다.

주인장은 안주 주문받을 생각을 않고 가버린다. 하기야 기본 안주가 오지게 푸진데 다른 안주가 뭐 필요할까. 그렇더라도 장사는 장사.


"안주값은? ... 쥔 장 맘 " 배꼽 잡았다. 막걸리 집은 이런 게 매력이다.
걸죽하게 한 사발.

막걸리는 아버지 세대가 남긴 우리네 정

“주모, 여기 좀 봅시다.”
“왜 그런다요?”
“주문을 받아야 장사를 할 거 아니요. 서대구이”

무뚝뚝한 표정의 주모 얼굴이 환하게 바뀐다. 소주나 맥주도 아닌 막걸리 안주가 필요 없을 것이란 생각이었단다. 사실 막걸리 안주는 고추에 젓갈, 배추면 끝이다. 걸쭉한 막걸리 한 사발을 쭈~욱 들이켰다.


아버지 세대의 정이 듬북 담긴 막걸리.
사실 말이지, 막걸리 안주는 요거면 끝이다.
주모가 발라준 서대구이.

메인 안주 서대구이를 가져온 주모가 뼈를 발라준다. 또 다시 막걸리를 따라 들이켰다. 입가로 막걸리가 묻어난다. 손으로 입가를 훔친다. 막걸리는 한입에 탁 털어 마시면 운치 없다. 두어 번에 걸쳐 마시는 게 매력이다.

특히 사발에 따른 막걸리를 손가락으로 휘휘 저어 마시면 금상첨화. 이렇게 시작한 막걸리 자리는 주모가 영업 끝났다는 소리가 있은 다음 끝이 났다.  

그러고 보니 어릴 적 막걸리 마신 아버지가 과자 하나 사가지고 집에 오시면 아이들은 무척 반겼었다. 이게 아버지 세대가 남긴 우리네 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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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leedam.tistory.com BlogIcon leedam   수정/삭제   댓글쓰기

    먹걸리를 보니 옛날 생각이납니다.
    지금도 술을 못먹지만 예전에 아버님이 막걸리 심부름을 시키면 오다가 주전자에 입대고
    홀짝 홀짝 마시다가 취해 아버님께 혼났어요 ㅎㅎ

    2010.03.02 14:12 신고

“목욕도 시키고, 똥ㆍ오줌 다 치울게요!”
“내가 같이 잘래요.” 아이들 강아지 쟁탈전
애완동물 뒤처리, 단단한 다짐과 물증 필요

 

“아빠, 오늘은 나랑 자야 되는데 누나가 데리고 갔어요.”

때로 아이들은 밤에 징징댑니다. 자기가 강아지 몽돌이와 같이 잔다는 겁니다. 처음에는 몽돌이를 밖에 재웠지만 시간이 지나자 어림없더군요. 자는 순번을 정했으나 잘 지켜지지 않습니다. 몽돌이 마음 아니겠어요.

아들은 불만이 많습니다. 몽돌이가 같이 자다가도 자기가 잠이 들면 누나에게 가버리기 때문이지요. 그래 평상시에는 방문을 안 닫는데 강아지와 잘 때는 문을 걸어 닫습니다. 그러다 포기하더군요.

딸애도 만만찮습니다. 자기가 데려가지 않아도 몽돌이가 찾아오는 걸 어찌 하냐? 이겁니다. 발 달린 짐승의 선택을 탓하지 마라는 거죠. 재밌는 건 강아지도 기차게 제 좋아하는 걸 안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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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는 즐거움에 빠진 아들.

“저희가 목욕도 시키고, 똥ㆍ오줌 다 치울게요!”


지난 주, 광주에서 지인 가족이 놀러 왔습니다. 몇 번 만난 또래라 노는데 정신없었습니다. 몽돌이가 몸살 날 지경이었습니다.

“엄마, 우리도 강아지 키워요?”
“다른 애완동물이 있는데 또 강아지를 키우자고. 안 돼.”

지인, 아이들 등살에 곤혹이었습니다. 그래도 “강아지가 예쁘긴 하다”며 미련을 갖긴 하더군요. 잠잘 시간이 되자 남자 둘 여자 셋, 힘겨루기에 들어갔습니다. 서로 강아지를 차지하겠다는 겁니다. 한바탕 난리가 났습니다. 결국 또 보채기 시작합니다.

“엄마, 우리도 강아지 키우자니까.”
“생각해 보자.”

“그러지 말고 키워요. 저희가 목욕도 시키고, 똥ㆍ오줌 다 치울게요.”

헉. 제가 이 소리에 속았다는 것 아닙니까. 제 아이들도 요즘엔 미루기 일쑵니다. 하더라도 시늉에 그칠 때가 많습니다. 연유로 지인 가족 대화에 끼어들었습니다.


요녀석들 강아지 키우자 보채면...

“다른 애완동물까지 다 처리하면 허락할게!”


“저 말 믿지 마세요. 단단히 다짐 받던지, 물증이 필요합니다.”

지인이 훈수에 씩 웃었습니다. 다 방법이 있다는 의미겠죠? 아니나 다를까, 처방전이 내려졌습니다.

“지금 키우는 햄스터랑 다른 애완동물까지 다 처리하면 허락할게.”
“정말요. 알았어요. 정말이죠. 딴 말 하기 없기에요.”

지인, 처방전은 무용지물이었습니다. 편안한 잠자리를 위함이었는데 덤터기를 뒤집어 쓴 것입니다. 결국 잠자리는 이렇게 조용해졌습니다.

저희 부부도 강아지 키우기 전에는 질색이었습니다. 키워보니 정이 들더군요. 밤늦게 들어와도 꼭 혼자서 맞이하는 것이었습니다. 자기 몫은 다 타고난다더니 그걸 알겠더라고요.

지인이 가고 난 후 딸아이도 햄스터 키우겠다고 보챕니다. 한 마디로 강하게 ‘NO’라 했습니다만 에구~에구~, 이를 어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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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kukuhome.tistory.com BlogIcon 쿠쿠양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예전에 몽실이와 몽돌이라는 강아지를 키운적이 있었는데 그 생각이 나네요^^

    2010.02.15 12:53 신고

눈물이 나면 걸어서라도 선암사로 가라!
세상에 돌아오는 순간 또 ‘도로아미타불’


선암사 담쟁이 '영금'

해우소의 남녀 구분. '차별'

은행 낙엽. '비움'


산야를 물들이던 단풍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습니다. 겨울을 맞이할 준비인 게죠. 자연스레 발밑에는 낙엽이 쌓입니다. 선암사도 예외는 아닙니다.

선암사 단풍은 흔히 말하는 진한 핏빛 단풍보다 연한 파스텔 톤 단풍에 가깝습니다. 이는 소박한 서민적 절집 풍광을 닮은 듯합니다. 이런 선암사에서 꼭 봐야 할 게 있습니다.

선암사 가는 길. '삶은 길...'

나? 담쟁이넝쿨. '이게 삶…'

'선암사에 가면...'

있다가도 없고... '공즉시색'

붉은 색만 예쁘나요? 노란색도 예쁘죠? 저도 알아주세요. '마지막 절규'


먼저 정호승 님의 시를 감상하겠습니다.

                             선 암 사 
                                                                정호승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고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解憂所)로 가서 실컷 울어라
                해우소에 쭈그리고 앉아 울고 있으면
                죽은 소나무 뿌리가 기어다니고
                목어가 푸른 하늘을 날아다닌다
                풀잎들이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아주고
                새들이 가슴 속으로 날아와 종소리를 울린다
                눈물이 나면 걸어서라도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 앞
                등굽은 소나무에 기대어 통곡하라

등 굽은 소나무. "왜, 나 보고 등 굽었다 그러는 거야?" '생긴 대로 삶을…'

나? 낙엽 아닌 단풍. 물(자연)과 어울리니 더 예쁘지요? '어울림의 미학'

선암사 해우소. "이거 화장실 맞아?" '삶을 바라보는 눈…'

승선교에 걸터앉아 쉬는 단풍. '사색'

산새와 어울린 집. '조화로운 삶…'

은행 열매 냄새는 죽이지요? '썪음의 미학'


근심을 풀어내는 절집 화장실 ‘해우소’

선암사에서 꼭 빼지 않고 봐야할 게 바로 해우소(解憂所)입니다. 해우소는 ‘근심을 풀어내는’ 절집의 화장실을 말합니다. 엉뚱한 생각 같지만 저는 선암사의 단풍이 ‘해우소와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변은 살기 위해 먹은 음식을 영양소로 분해ㆍ저장한 후 밖으로 배출하는 것입니다. 사람이 생존을 위해 필요 없는 부분을 제거하는 것이지요.

단풍도 그러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나무가 겨울나기를 위해 최소한의 것만 남기고, 필요 없는 부분은 떨쳐내는 생존 노력은 아닐까?

사람의 건강 척도는 변 색깔로 구별이 가능하다 합니다. 건강한 사람은 황금색 변을 눈다 합니다. ‘건강한 몸은 건강한 색을 부른다’는 순리일 것입니다.

나무도 마찬가지 아닐까. 하여, 맑고 깨끗한 자연 속에 자란 나무가 겨우살이 준비를 위해 배출하는 단풍 색깔이 곱고 예쁠 수밖에 없다는….

선암사를 떠나며... '귀가'

근심을 풀어내는 뒤깐이 절집의 주인보다 더 유명하다. '하기 나름…'

'배설'

뒤깐 풍경. '시원함'

나의 아름다움은 어디까지? '겸손의 미학'

사람, 사람들은... '허무'

한걸음 한걸음 가다보면 보이겠지요. '인내의 달콤함'

선암사, 월동 준비 이걸로 끝~. '고운 자태-새색시의 볼'


소탈하게 먹어야 예쁜 변을 본다!

욕심 부리지 않고 소탈하게 먹어야 예쁜 변을 보겠지요. 하는 만큼 돌아오는 이치지요. 나무도 같을 것입니다. 한 해 동안 욕심 없이 살았으니 곱디고운 자태를 뽐낼 수밖에 없겠지요. 비우며 살았으니 자신의 아름다움을 마음껏 자랑할 수 있는 거겠지요.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며 떨어진 단풍 한 잎은 낙엽으로 변해 또 스스로를 보호하는 힘이 될 것입니다. 돌고 도는…. 선암사 단풍과 해우소는 이렇게 ‘비움의 미학’으로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알고 있습니다. 세상에 돌아오는 순간 또 ‘도로아미타불’이란 걸!

그래서 자연을 계속 찾는 게지요.

“아니, 그러나 ‘단풍’?”

살다 지치면 선암사를 또 찾겠지요. '회귀'

그러다 또 배설하고... '쾌변의 즐거움'

마지막 잎새. '보시'

절집의 주인을 안고 있는 단풍. '뉘가 주인인고…'

사람이란...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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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뜨거, 믿을 놈 하나도 없다?

“아빠는? 무슨 때가 있다고 그래요!”
[아버지의 자화상 9] 목욕


“앗, 따거. 아파요!”

아들과 목욕탕에서 등 미는 풍경입니다. 아들 놈 때 밀기도 쉽지 않습니다. 때 수건으로 박박 밀면 힘이 덜 들 텐데, 숫제 손으로 밀어달라니 힘이 들 밖에. 글쎄, 때 수건으로 밀면 아프다나요.

어린 시절 목욕은 명절이나 개학 전, 혹은 신체검사 전날 등 특정 시기에 이뤄지던 연례행사였습니다. 부엌에서 물을 데워 커다란 목간통에 찬물과 뜨거운 물을 적당히 섞은 후 들어앉아 때를 불렸지요. 겨드랑이며, 목을 밀 때는 왜 그리 간지러웠는지…. “아이, 간지러”하며 몸을 꼬면 때를 벗기던 부모님 등짝을 탁 치며 “뭐가 간지러?” 하셨지요.

목욕탕 생긴 이래, 남탕에서 어깨에 힘주는 사람은 거의 세 부류입니다. 근육 자랑하는 사람, 물건(?) 큰 사람, 아들과 같이 온 사람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앗, 뜨거”…“시원하니 좋은데 왜 그래?”

어느 날, 지인을 만났습니다. 그는 혼자 온탕에 앉아 있었습니다. 인사를 나누고, 근황을 물은 후의 침묵. 그 사이를 비집고,

“야, 탕에 들어와 때 불려라. 그래야 빡빡 잘 닦이지.”
“아빠, 물 안 뜨거워요?”

“어~~, 시원하다!”
“앗, 뜨거. 물이 너무 뜨겁잖아요.”

“시원하니 좋은데 왜 그래?”

지인, 대화를 듣더니 씨~익 미소 짓습니다. 아마, 뜨거워 죽겠는데 시원하다는 아비의 말에서 ‘믿을 놈 하나도 없다’는 우스개 소리가 생각났을 겁니다.

또 그의 표정에서 “부자지간에 목욕탕 같이 다니는 거 부럽다, 부러워!”를 읽습니다. 아들 낳아 ‘서로 등 밀어야지’ 하는 바람이 물거품이 된, 그런 부러움입니다.

하지만 그가 부럽습니다. 그가 혼자 때를 밀고 유유히 나갑니다. 저는 아들 녀석 몸 닦느라 죽을 지경인데. 그가 나간 후 또 다른 지인과 마주칩니다. 그는 둘이나 딸렸습니다. 웃음이 터집니다. 두 놈 씻기려면 엄청 힘들겠군! 저는 그나마 다행이지요.

“우리 아들도 이제 털이 났네!”

지난 토요일, 아들 녀석이 목욕탕 가자 조릅니다. 할 수 없지요. 세 명이 나란히 앉아 몸을 닦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큰 덩치라 ‘저 사람은 때 안 밀어도 되겠군’ 여겼는데, “야, 잘 닦았냐?”며 한 놈을 붙잡습니다. 부모에게 ‘자식은 아무리 커도 자식이다’더니 그런가 봅니다.

“야, 요거 봐라. 때를 빡빡 밀어라 했는데도 밀리잖아.”
“잘 밀었는데…”

그 아버지 때수건으로 시원하게 쭈~욱 쭉, 밉니다. ‘아파~’ 할 줄 알았는데 군소리가 없습니다. 힘 조절을 잘 한 것입니다. 다리를 밀던 아버지, 발로 생식기를 툭 건드리며 “우리 작은 아들도 이제 털이 났네!” 장난을 칩니다. 친함의 또 다른 방식이겠죠?

“야야, 저 좀 봐라. 때수건으로 빡빡 밀지. 우리도 때수건으로 빡빡 밀자?”
“안돼요. 때수건으로 밀면 아프다니까요. 우린 그냥 손으로 밀어요.”
“야, 손으로 밀면 얼마나 힘든지 아냐? 너도 밀어봐라, 얼마나 힘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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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무슨 때가 있다고 그래요!”

“야, 이놈의 때 좀 봐라. 거지가 아우님 아우님 하겠다. 요 때 보이지?”
“아뇨. 전 안 보이는데요. 때도 없구만, 무슨 때가 있다고 그래요 아빤!”

저 능청. 누굴 닮아 그러는지…. 피식 웃음이 샙니다. 버젓이 아들을 두고 때밀이 기계로 등을 밉니다. 언제 아빠 등 시원히 밀어줄까, 싶습니다. 그러나 자식은 어릴 때가 좋을 때라지요?

“아빠, 차가우니까 물 뿌리지 마세요.”

냉탕에 들어가는데 녀석이 선수를 칩니다. 에이, 찬물 뿌리는 재미를 막다니. 왠지 서운합니다. 대신 아들 손을 잡고 수영을 가르칩니다. “야! 발을 이리이리 저어야지…” 동네 목욕탕이라 가능한 그림입니다.

부자지간의 재미는 목욕 후에도 남아 있습니다. “아빠! 저 과자 하나 사주세요.” 하기 전, 아이 손을 잡아끌어 과자나 오뎅 먹는 재미 또한 솔찬합니다. 이럴 때 덧붙이는 말, “누나한텐 말하지 마라!” 부자지간의 이런 작은 비밀이 아이를 신나게 합니다. 제 아버지께서도 그러셨지요.

그런데 최근 팔순을 넘기신 아버지의 벗은 몸을 본적이 없습니다. 이참에 아버지와 아들과 함께 목욕탕에 가야겠습니다. 아버지의 굽은 등과 아들의 팔팔한 등을 밀면서 뭐 생각나는 게 있겠지요.

철이 들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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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철의 알콩달콩 섬 이야기
각자의 인생사가 다 '섬'의 삶일 것입니다. 우리들의 이야기를 알콩달콩 풀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때론 진짜 섬 사람들의 이야기도 함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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