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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에 집에서 제사 지내세요?”

 

  

올해, 빠른 추석 부담이다.
가파르게 오른 체감 물가 여파가 크다.
과일, 생선 등 제수용품 부담이 만만찮아서다.

그래, 지인에게 무심코 질문을 던졌다.

“추석에 집에서 제사 지내세요?”

우리에게 당연한 제사.
다만 집에서 지낼 것인가? 친척 집에서 치룰 것인가만 다르기에.

그런데 지인에게서 의외의 답이 돌아왔다.

“제사? 다른데 맡겼어.”

평소 그는 제사에 애착을 갖고 있었다.
자식 된 도리라는 것이다.
대신, 제사 음식은 모양새를 다 갖출 필요까지 없다는 주의였다.
마음이 우선이라는 이유였다.
또한 명절과 제사 날 등에 맞춰 음식 준비하는 아내가 안쓰럽다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 제사를 꼬박꼬박 집에서 지내던 그였다.
그랬던 그가 제사를 맡기다니 놀라웠다. 이유를 물었다.

“암 투병 중인 아내가 받는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가까운 절에 맡겼다.”

아내 건강을 챙기는 게 최우선이라는 거였다.
이럴 정도로 제사와 명절이면 여자들이 받는 스트레스가 클까? 싶었다.
왜냐면 우리 집에는 제사가 없어 그 스트레스를 피부로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교회를 다닌 부모님 영향이었다. 이런 내게, 그가 제사 스트레스를 설명했다.

 

“여자에게 제사는 그 자체로 스트레스다. 음식 맛은 고사하고, 음식을 얼마나 장만해야 하며, 상에 무엇을 올릴지도 걱정이다. 특히 음식도 나물, 생선, 고기, 과일, 전, 국 등이 총동원된다. 또 물가는 왜 그리 올랐는지….”

 

이런 짐을 덜기 위해 남편이 직접 장을 보고, 음식까지 만드는 집이 늘었다.
더불어 제사음식 전문점까지 등장해 성황이기도 하다.

그가 전한 명절과 제사 스트레스는 이뿐 아니었다.

 

“제사 스트레스의 가장 큰 주범은 제사 후다. 음식을 많이 했네, 적게 했네, 맛이 어쩌네 하는 뒷소리가 장난 아니다. 또 고스톱에 쌓인 설거지까지 하는 당사자는 죽을 맛이다. 이런 제사가 한 두 개가 아니다. 그래서 제사 증후군이라고 부르는 거다.”

그럴 수 있겠다. 명절과 제사 때 친척들 얼굴 한 번씩 보는 즐거움도 있다.
그러나 모였다 하는 벌이는 고스톱과 다툼 등은 너무나 친숙한 풍경이기도 하다.

하여, 명절 제사 증후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이런 자세가 필요하리라 여겨진다.
더불어 일감을 나누려는 옆 사람들 자세.
어차피 해야 할 일이라면 즐기며 하는 적극적 자세.

그래야 아내들이 여자들이 명절 혹은 제사 증후군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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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걱정에 서민들 시름은 깊어만 간다!

 

두 후배를 연거푸 만났다.
그들은 짜기나 한 듯이 마이너스 통장에 관한 하소연을 했다.  

# A의 경우

“자네 얼굴 잊겠다. 함 보자.”
“그래요. 대출금 갚을만하면 일이 터지고, 또 터져 빚이 느는데 미치겠어요. 이자는 왜 그리 비싼지…. 힘들어 죽겠어요.”

속도 모르고 얼굴 타령을 한 게다.
A씨는 전기 노동자로 일한다. 매달 들어가는 이자와 월세가 만만찮다는 거다.
일반대출을 통해 전세를 얻었다. 여기에 월세로 30만원이나 나간다.

대출이 많다 보니 이자와 원금 갚기가 빠듯하다는 하소연.
게다가 매달 들어가는 월세까지 있어 더 힘들다는 거다.
이로 인해 생활비는 마이너스 통장에서 빼 충당 중이라고 한다.

정부가 규제 중인 일반 대출을 제외한 마이너스 통장 대출이 지난 2분기에만 4조 1천억 원 늘었다. 이중 상호저축은행과 신협 등 비은행 마이너스 통장 대출이 3조 9천억이나 늘었다.

원인은 생활고와 주식 투자.
주식이야 있는 사람 이야기고, 없는 사람은 생활자금 대기도 빠듯하다.



# B의 경우

1남 1녀를 둔 그는 그 흔한 “과외도 안하는데 아이들 키우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지난 10여 년 간 가족 휴가도 제대로 한 번 못 갔다고 툴툴댄다.

“오백만 원 한도 마이너스 통장 갚느라 휴가를 갈 수가 없어요. 올해는 추석이 빨라 더 걱정이에요."

빠른 추석에 서민들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야채와 과일 값 등은 이미 고공행진 중이다. 추석 제수 용품도 비상이다.

"한 번은 은행에 갔다가 하소연 했더니, 뭐라는 줄 알아요? 너무 쉽게 한도를 천만 원으로 늘리래요. 참나.”

정부는 대출 증가율이 꺾이지 않으면 보강대책을 시행할 방침이라고 한다.
보강 대책이라야 금리 인상이다.
정부의 가계 빚 증가 억제 조치가 서민들에게 악순환으로 다가오고 있는 거다.

누군들 빚을 지고 싶어서 지나.
물가는 오를 대로 다 올라 빚을 쓸 수밖에 없는 구조다.
돈 걱정, 빚 걱정 없이 살 수 없나?

코 앞으로 다가 온 추석, 서민들의 시름은 깊어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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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11.08 17:53

“한 마리 더 얹어 줄텡께 살라요?”

다양한 표정이 교차하는 ‘재래시장’
“이 물짠 얼굴, 뭘라고 찍으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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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한테는 안사지? 괜스레 볼을 긁적인다.


                                               “이 무 얼마예요?”
                                      “여기는 2000원, 저기는 2500원.”

“쩌~쪽에선 1500원 하드만….”
“쩌쪽에 가서 사!”

한 푼이라도 깎아 볼 심사였던 어머니,
'다른 곳으로 가서 사'라는
냉정하고 단호한 좌판 어머니의 말에 무안하고 머쓱하다.

찰라, 살까? 말까? 고민이다.

“주세요.”

이런 사진 잡아야 리얼한데, 순식간이라 놓치기 일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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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을 만지작 만지작...


사진기 찍는 걸 보고 간혹 한 마디씩 건넨다.

“작품사진 찍소?”

“사진 좀 배워라!”는 소리 많이 듣는 판에
사진작가는 무슨 사진작가?
언감생심, 시장 통에서 사진 찍다, 사진작가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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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손으로 파를 까며 손님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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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양반이 왠 시비여?


“재래시장 홍보나 많이 해 주이다!”

“이 생선 이름이 뭐예요?”
“그거, 상어. 그란디 왜 물으요? 어디서 왔소? 기자요?”

이렇게 상근 기자도 된다.

그 덕에 귀찮게 생선 값을 물어도 고분고분 답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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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래시장의 할머니들 힘내는 건, 다 손자 때문이다.

제수용 생선 중간 크기 1마리 기준, 가격 동향.
돔 2~3만원, 우럭 5천~만원, 병어 만원,
민어 5천원, 양태 5천원, 서대 10마리 3만원.

또 중간 크기 1㎏ 기준, 멍게 5천원,
소라 5~8천원, 전복(양식) 3~7만원.

중간 크기 1만원 기준, 꽃게 1마리, 키조개 8마리,
대합 12~15마리, 게불 8~10마리,
새우 1소쿠리. 장어 중대 17000원.

상냥하게 알려주더니 마지막에 한 마디 던진다.

“재래시장 홍보나 많이 해 주이다.”

뜻하지 않게 홍보맨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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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 좋은 정육점 아버지. 안살래야 안살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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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이 많은 재래시장에 멋쟁이 할아버지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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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많은 걸 언제 팔까?

“한 마리 더 얹어 줄텡께 살라요?”

좌판에서 허기진 배를 달래던 어머니들
얼굴 사진 몰래 찍으려 했더니,

“이 물짠 얼굴, 뭘라고 찍으까이~. 새끼들 보믄 면목 업써.”

요렇게 파파라치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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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말고 쩌기 찍으시오. 말은 이래도 싫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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셈이 잘못 됐는데...

“오늘은 별로 못 팔았써. 세상에 만원 밑으로는
안팔았던 장어를 5천원에 다 팔아봐써.
나 생선 좀 사 가꼬 가?”

“나헌테는 얼마에 줄껀디요?”

“한 마리 더 얹어 줄텡께 살라요?”

‘시장에서 500원도 깎지 말아야 한다’던 평소 생각은 어디 가고,
재래시장 어머니와 능청스레 흥정하는 손님이 되고야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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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회, 이거 드세 보실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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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래시장엔 과거ㆍ현재ㆍ미래가 있다!

“다 팔아야, 추석에 손주 용돈 줄 것인디”
다양한 표정까지 볼 수 있는 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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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대목으로 재래시장에 생기가 돈다. 좌판 어머니의 얼굴에도 웃음꽃이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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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적이는 재래시장. 그러나 좌판 벌인 어머니들은 긴장하고 있다. 주머니가 열리지 않아서다.

재래시장이 웃고 있다. 간만에 사람들이 북적이는 까닭이다.
생기가 돈다. 하지만 좌판 벌인 어머니들 긴장이 역력하다.
추석 대목 전, 주머니를 꽉 움켜진 사람들이 물건 안 팔아줄까 염려되어서다.

“이걸 다 팔고 가야, 추석 때 손주들 용돈 줄 것인디….”

재래시장에는 없는 것 빼고 다 있다. 재래시장의 재미는 구경이다.
3대 재미라는 구경 중 ‘불구경’만 빼고 다 있다.
흥정하다 생기는 얕은 ‘싸움구경’과 ‘사람구경’도 즐길 수 있다.
게다가 현시대 상황을 반영한 다양한 얼굴 표정까지 즐기는 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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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가 아침시장에 나왔다. "할머니 저거 이름이 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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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거? 노란가오리."

재래시장엔 과거ㆍ현재ㆍ미래가 함께 있다.

# 1. 과거

바다에서 갯것 하는 날이면 어머니는 밤새도록 바지락, 홍합, 굴 등을 까 어김없이 새벽밥을 뜨고 시장으로 향했었지. 어머니는 돈이 궁할 때면 밭에서 무ㆍ배추ㆍ파 등을 뽑아 밤새 손질했었지. 차비 아끼려 털털거리는 버스를 마다하고, 먼 길을 걸어 시장으로 향했었지.

장날이면 학교 가는 버스는 늘 북적였었지. 사람 뿐 아니라 머슴밥처럼 봉긋 솟은 야채 다라니와 물고기를 담은 다라니로 넘쳐났었지. 다라니를 피해 가며 발을 딛을 때, 물고기가 튀기는 물에 교복이 젖어 짜증도 났었지.

하지만 “네 어머니가 장에 물건 팔러가는 것이라면 짜증내겠어?”란 소리에, 짜증도 못내고 “내 어머니거니…”하는 이중성도 있었지. 때론 털털거리는 시골버스 문으로 버젓이 타지 못하고, 창문으로 뛰어 올라야 했던 추억도 남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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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을 두고 한창 흥정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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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좀 봐주세요. 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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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 열 채비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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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수용 생선도 죄다 모였다.

# 2. 현재

어머니의 “이거 장에 내다 팔러 갈텡께 좀 데려다 주라~ 잉!”하는 소리에, “뭐 하러 생고생을 하시오. 이제 그만 댕기랑께.” 화를 버럭 내도 기어이 가겠노라 하면 “그거 다 팔면 얼마요?” 장에 못 가게 값을 대신 치루고 이웃과 나누고, 팔기도 하는 중이다.

자식들의 “어무니, 이제 먹고 살만헌께, 제발 장에 좀 그만 나가시오!” 하소연에도 끄덕 않던 어머니에게 던진 “제발 자식 체면 봐서 그만 나가시란 말이오!”란 최후통첩의 약발이 며칠 가지 못하고 ‘도로아미타불’ 되는 중이다.

지금 우리는 물건 살 때, 쓰여 있는 가격 보고 선택하는 편한 도시생활에 익숙해 있다. 이로 인해 재래시장에서 물건 고르는 법과 흥정하는 법을 몰라 당최 재래시장을 외면하고 있다. 이로 인해 편한 쪽으로만 움직이는 나태와 게으름에 빠져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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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지락 꼬지, 홍합 꼬지, 새조개 꼬지도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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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점 횟집 앞의 갈치도 꼬리를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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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꽃게여, 꽃게!"

# 3. 미래

‘오륙도’와 ‘사오정’으로 위태위태한 상황. 자식들 만류에도 끄떡없이 장에 나가시던 어머니의 생활력을 닮았다면 먹고 사는 일 걱정도 없을 텐데. 편하게만 살아온 까닭에 어떻게 삶을 헤쳐 갈 지 걱정이 태산이다.

사회보장에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찮은데, 장에 나가시는 어머니는 스스로의 삶을 책임지며 자식세대의 부담을 줄이고 있다. 열심히 살아주는 자체가 최고의 미덕이라는 듯.

재래시장을 들락거리던 어머니 세대들이 떠나가면 누가 남을까? 정겨운 사람 냄새나는 얼굴들이 사라지면 뉘에게서 살 내음 맡고 살아갈거나!

사람들 틈새를 비집고 한 바퀴 쭈~욱 돌고나니 힘이 불끈 솟는다. 밤새, 고기 잡아 들어오는 어부들 만난 피곤함에 집에서 아침잠을 청하려던 마음도 싹 가신다. 열심히 사시는 어머니들의 모습에 죄스럽고 미안한 마음이 늘어간다.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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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에 가지 말랬더니 기어이 가셨소.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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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인생사가 다 '섬'의 삶일 것입니다. 우리들의 이야기를 알콩달콩 풀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때론 진짜 섬 사람들의 이야기도 함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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