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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리 들리사나요? 눈을 문지릅니다!!!

자연에게 우리가 마음을 열어야 할 이유

성철스님의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 의미
여수 ‘흥국사 옛길’에서 본 4월의 산과 물, 그리고 자연

 

 

 

 

생명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나무, 산, 물이 어울리니 '상생'입니다.

 

 

생명은 또 다른 생명을 잉태하고...

 

 

 

이 소리 들리시나요?

 

있는 듯 없는 듯 작은 소리가 귀를 간질거립니다. 어디에서 나는 소리일까? 소리 나는 곳으로 눈을 돌립니다. 알 수 없습니다. 정신을 가다듬고 삼매경에 빠졌습니다. 이제야 들립니다. 들릴 듯 말 듯, 보일 듯 말 듯, 아주 작은 소리들이 공중에 넘칩니다. 봄의 요정이 인사합니다.

 

언제부터일까? 귀가 있는 인간이 듣지 못하고 퇴화한 때가.

 

 

 

 

 

4월 자연에는 사랑이 가득합니다.

 

 

초록은 동색이라고? 잎 하나 하나의 색깔이 다릅니다. 개성이지요.

 

 

진통 속에 '톡~' 잉태되었습니다.

 

 

 

눈을 문지릅니다.

 

공중에는 막바지 진통으로 가득합니다. 여기저기 ‘톡~, 톡~’ 터지는 소리가 요란합니다. 무슨 소리냐고요? 이는 나무가 임산부처럼 온 힘을 쏟아 ‘톡~’ 소리와 함께 아기 새싹을 낳는 기쁨의 현장입니다. 지금 막 태어난 새싹은, 아이가 자궁에서 나오는 그 순간 아주 빠르게 자라는 것처럼, 파릇파릇 돋았습니다.

 

언제부터일까? 눈이 있는 인간이 보지 못하고 퇴화한 때가.

 

 

 

 

꽃 피웠습니다....

 

 

꽃은 그 자체로 예쁘지요...

 

 

꽃은 누가 알아주던 말든 묵묵합니다...

 

 

이런 꽃도 있었네...

 

 

흥국사...

 

청미래덩굴 꽃...

 

 

 

새싹 뿐 아닙니다.

 

꽃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때에 맞춰 번식을 위해 피어나는 꽃들. 산 벚이나 진달래처럼 화려하진 않으나, 모두들 멋을 한껏 부렸습니다. 알아주지 않아도 좋답니다. 나름대로 제 멋을 갖고 있어, 모두가 다 ‘패셔니스타’입니다. 활력과 생동감에 넘쳐 납니다.

 

언제부터일까? 감성이 있는 인간이 느끼지 못하고 퇴화한 때가.

 

 

 

 

감성이 가득한 생명... 

 

 

사랑이 가득한 자연...

 

 

 

자연은 한창 새로운 생명을 잉태하고 키우기 위한 준비 중입니다. 신록의 싱그러움이 가득한 4월도 마찬가지입니다. 느리게 천천히 움직이는 것 같으나 내적으로는 쉼 없이 빠르게 변화 중입니다. 이게 생명의 봄이지요.

 

그러나 언제부터인지, 인간은 둔감해졌습니다.

 

 

 

흥국사 옛길을 걷는 남해사 혜신 스님...

 

 

시멘트 길이어도 인적이 드문 길이라 운치가...

 

 

멧돼지가 자주 출몰하나 봅니다...

 

 

자갈 소리가 반가웠습니다...

 

 

흥국사 옛길은 사랑 '키움 길'이었습니다.

 

 

숲이 있으니 하늘이 더 빛납니다. 상생...

 

 

자내리 길...

 

 

인적이 드물어 차분한 길입니다.

 

 

 

 

여수 ‘흥국사 옛길’을 걸었습니다.

남해사 혜신스님과 함게.

흥국사 옛길은 여수시 중흥동과 상암동 자내리를 잇는 ‘소통 길’입니다. 이 길은 옛날 장사치들이 봇짐 등을 이고 지고도 다녔답니다. 벗과 연인 등을 만나기 위해 손잡고도 다녔던 우정과 사랑 ‘키움 길’이랍니다. 그러나 지금은 거의 이용되지 않는 임도입니다. 그래서 자연과의 교감이 온전히 이뤄지는 곳이지요.

 

 

 

4월 신록으로 가득찬 산은 그 자체로 빛이 납니다...

 

 

정겨운 집...

 

 

흥국사와 자연...

 

 

흥국사 옛길에는 다양한 숲이 공존했습니다...

 

 

 

 

“산은 산이요, 물이 물이다!”

 

 

성철 스님 말씀입니다.

 

자연 현상을 단순하게 표현한 말이지요. 그런데 사람들이 그 의미를 되새깁니다. 이유가 있겠지요. 그 이유, 이제야 알았습니다. 그저 산이요, 물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닙니다. 그 속에서 수많은 생명이 태어나 숨 쉬고, 노래하며 함께 어울리고 있습니다.

 

 

흥국사 옛길에서 다람쥐, 고라니, 벌 등을 만났습니다. 곳곳에 “멧돼지 조심”이란 문구도 보았습니다. 그리고 무수히 많은 초록색과 마주했습니다. 초록은 동색. 그러나 그게 아님을 알았습니다. 나무가 발하는 무수한 초록빛깔 하나하나가 조금씩 달랐습니다. 같은 나무에서 난 잎도 빛이 약간씩 달랐습니다. 이는 자연 속 생명들의 무수한 개성이었습니다. 이 모든 게 산이었습니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

 

 

자연스런 풍경이 곧 삶이지요...

 

 

4월의 물소리는 겨울이 흐르기를 기다리던 '염원의 소리'입니다.

 

 

초록은 동색이라고? 다 다르답니다...

 

 

4월의 물은 '생명의 소리'입니다...

 

 

물은 생명의 근본...

 

 

삶이 곧, 산이고, 물이지요...

 

 

사랑 받고 쑥쑥 클게요~~~

 

 

물은 역동적이지요. 그러나...

 

 

 

 

‘졸졸졸졸~’

 

 

그저 흐르는 물인 줄 알았습니다.

 

물은 슬쩍 왔다, 잠시 머물렀다, 서서히 혹은 급하게 흘렀습니다. 흐르는 중에도 많은 생명과 어울리며 춤췄습니다. 심지어 이끼와 돌들도 물과 왈츠를 즐겼습니다. 이 모든 게 물이었습니다. 4월의 물은 움츠렸던 추운 겨울이 간직했던 흐르고자 했던 ‘염원의 소리’란 걸 알았습니다. 또한 봄이 빚어낸 ‘생명의 소리’임을 깨달았습니다.

 

 

자연은 인간에게 쉼 없이 속삭이고 있습니다. 우리가 마음을 열어야 할 이유입니다.

 

 

 

흥국사의 봄...

 

 

모과...

 

 

목련과 흥국사 지붕들...

 

 

생명은 싹 틔움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지요...

 

 

연기 있는 마을... 자내리...

 

절집의 뒷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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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 찾아 떠난 산행, 감탄이 절로~
여수 안심산에 핀 봄꽃과 가막만 정경

오랜만에 가족과 함께 집 뒷산인 여수시 소호동 안심산에 올랐습니다. 진달래, 산수유, 매화 등 봄꽃이 반갑게 맞이하더군요.

산에 올라 보는 여수 가막만과 다도해의 점점이 섬들도 반갑더군요. 그동안 외지로만 다녔는데 등잔 밑이 어두운 격이었습니다.

두 말하면 잔소리 봄꽃과 어우러진 여수 가막만 정취 직접 보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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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junke1008.tistory.com BlogIcon mami5   수정/삭제   댓글쓰기

    보이는 풍경들이 아주 시원스럽네요..
    집 뒷산에 이런 좋은 풍경이있으니 정말 행복입니다..^^
    좋은 하루가되세요..^^

    2010.04.06 08:26 신고
  2. Favicon of http://matzzang.net BlogIcon 맛짱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우~ 멋져요.
    지나가면서 올려다본 영취산도 가보고 싶어요.^^;;

    2010.04.06 10:14
  3. Favicon of http://deskanne.textcube.com/ BlogIcon 책상머리 앤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어제 1시간 정도 걸어서 바닷가를 다녀왔는데~~~
    그곳도 아름다웠지만, 이 사진 속의 풍경은 그야말로 천국이 따로 없네요.
    이런 곳에 산다면 여행을 떠날 필요가 없을 거 같네요.
    저곳에 앉아 바다바람 소리를 듣고 싶네요.

    2010.04.06 10:15
  4. Favicon of https://ceo2002.tistory.com BlogIcon 불탄   수정/삭제   댓글쓰기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입니다.
    시원함이 느껴지고요.
    멋진 이미지들 아주 잘 봤어요. 고맙습니다. ^^

    2010.04.06 12:17 신고

‘꽃 섬’을 아시나요? 꽃 섬 가다!

‘사람 꽃’보다 아름다운 게 있을까?
[꽃섬, 하화도 1] 사람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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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지나는 바람에 산들 거립니다. 진달래꽃ㆍ선모초(구절초)ㆍ제비꽃ㆍ패랭이꽃ㆍ분꽃도 만발해 있습니다. 한 여인이 꽃신을 신은 채 꽃 위를 폴짝폴짝 뛰고 있습니다. 나비도 옆에서 너풀너풀 춤을 춥니다.…

땀이 흥건히 젖어 있었습니다. 꽃구경 나서는 꿈이었습니다. 이렇게 꽃과 나비, 그리고 여인을 만나러 길을 나서야 했습니다. 꿈에 나왔던 꽃 섬은 지금 해무에 잠겨 있습니다.

여수시 화정면 ‘아래 꽃섬’, 하화도(下花島). 아래 꽃섬은 동백꽃과 선모초, 진달래꽃이 섬 전체에 만발하여 꽃섬이라 불렀습니다. 마을 앞에 똑같은 꽃섬이 있습니다. 이 꽃섬은 ‘위 꽃섬’ 상화도(上花島)라 부릅니다. 임진왜란 때 난을 피해 뗏목에 식량과 가족을 싣고 지나다가 동백꽃과 선모초가 우거져 은신이 좋을 것 같아 정착했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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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여수시 화정면 '꽃섬', 하화도. 해무에 싸여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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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섬, 가다

                                              서동인

              오라는 말 없어도 달려갑니다.
              바다가 피우는 꽃, 뚝뚝 떨어지는
              붉은 섬을 보러갑니다.
              꽃소식에 놀란 종착역 기차가 바다로 도망칩니다.
              파도가 기적을 울립니다.
              꽃섬의 동백은 꽃으로만 피지 않습니다.
              횟집의 해삼, 멍게, 개불도 꽃으로 피어납니다.
              피고지는 일이 어디 꽃뿐이겠습니까.
              저녁에 피어난 방파제 가로등도 아침에는 동백으로
              떨어집니다.
              먼 바다 불빛 가물거릴 때 그대 입속에 피어난 꽃한송이
              제 아랫도리에서 떨어집니다.
              꽃섬 입구 여인숙은 온통 꽃비린내로
              몸살을 앓습니다.
              밤새도록 뚝, 뚝, 떨어지는
              비명소리에 서울행 첫차가 바다를 출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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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꽃.

‘꽃섬’, 밤새도록 뚝, 뚝, 다 떨어졌는지 꽃은 없고…

밤새도록 뚝, 뚝, 다 떨어졌는지 꽃은 보이지 않습니다. 꿈속에서 기대했던 꽃은 포기해야 할 판입니다. 아주머니들 옹기종기 그늘진 골목에 모여 옥수수 알맹이를 까고 있습니다.

“시방 그거 머 허는 거시다요?”
“요거? 차로 무글라고 이라고 까고 안 있소.”
“차요? 아~, 옥수수차? 근디 꽃섬에 꼿구경 왔는디 꼿은 업꼬 아줌니들만 있네?”

꽃섬, 할머니의 머리에도 하얀 서리꽃이 피었습니다. 골목에는 지천으로 옥수수가 피어났습니다. 할머니들 옥수수 알맹이를 까면서 볶은 옥수수를 간식으로 먹고 있습니다. 입 안 가득 옥수수 꽃을 씹으며 향을 맡는 것이겠지요.

“나가 헐 말이 만쏘. 이걸 글로 쓰믄 맻 달이고, 맻 년이고 써야 헐꺼요. 이 가심에 있는 한을 써서 자석들에게 배겨 줘야겄는디…. 연필 들고 쓸라고 혀도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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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눈에 핀 ‘울음 꽃’, 가슴에 핀 ‘멍울 꽃’

스물한 살에 내가 베 짜는 걸 본 서방 시숙이 중신을 섰지. 육지에서 꽃섬으로 시집을 왔지. 나무 하러 다니고, 바다에서도 죽어라 일하는데도 밥은 조금 밖에 안줘. 이렇게 꽃섬에서 3년인가 살다가 배 타러 가는 서방 따라 부산으로 이사를 갔지. 부산에서 잘 살았지. 그러다 우리 아범이 상어 잡으러 간다고 배타고 나갔지.

“올치. 니가 인자 지대로 된 이야길 헌다!” 옆에서 추임새를 넣습니다.

대만에서 그만 배에 불이 난거야. 에어 탱크가 터져 불이 났다대. 다들 불을 피해 나오는데 우리 아범만 밖에 있다가 불 끈다고 기관실로 들어 간 거야. 얘들 아부지가 기관장이라 책임자다운 행동을 한다고 그랬다대. 죽으려고 불 속으로 뛰어 들어 간 거지. 어찌 해보려고 해도 안 되겠더래. 그래, 나오려는데 문이 안 열리더래.

“아이고, 인자 나 죽을랑 갑따” 했대. 그러다 어찌어찌 밖으로 나왔대. 그때 화상치료를 바로 했으면 얼굴에 저리 흉터가 남지 않았을 건대. 1주일간이나 바다를 떠 다녔대. 한국 경비선에다 무선 연락을 해도 안 받아, 일본 경비선에 연락을 했대. 1주일 후에 일본 경비선에 구출돼, 제주도립병원에서 화상치료를 받았지.

죽을 거라는 소리도 들렸어. 그때 피부 이식을 어찌 알았겠어? 지금이니까 그걸 알지. 옛날에는 그런 거 있는지도 몰랐거든. 신랑이 정신을 논거여. 저 아범을 믿고 어찌 살까? 아무리 생각해도 못 살겠어. 세 살짜리와 갓난 얘기를 꽃섬 집에 두고 나오는데 담 너머로 얘기들 울음소리가 들려. 내 가슴이 어쨌겠어? 찢어져. 그 마음 아무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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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울 꽃을 풀어내는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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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비는 어머니의 '멍울 꽃'에 앉았을까?

꽃신을 닳아질 때까지 신고 다녔지… ‘사람 꽃’

하루는 친정집에 있는데 꽃섬 사람들이 배를 타고 횃불 들고 집으로 몰려 온 거여. “젖먹이 애기랑, 저런 신랑은 어쩌코롬 살라고 그란다냐?” 그러는 겨. 없던 복에, 미남인 서방 만나 살았는데 앞으로 얼굴 보고 살면 뭐하겠냐? 저 아범 불쌍한 건 둘째 치고, 새끼들 보고 독한 맘 먹고 살자 그랬지. 할 수 없이 꽃섬으로 다시 왔지.

마을회관에서 사년이나 살았어. 서방은 얼굴 화상 땜에 일할 생각을 못했어. 꽃섬 사람들이 쌀도 주고, 밥도 주고, 반찬도 주고 그랬지. 그리고 술도 팔고, 과자도 팔고, 바다 일도 하고, 돼지 밥도 구하러 다니고 그랬지. 사람 행세 못 하고 살았어. 그러다 어느 날 주위에서 일가자고 하는 겨. 아범이 일하고 칠천 원을 타왔는데 얼마나 오졌겠어? 

내가 그걸 한쪽 눈 찔끔 감고, 여수 육지에 나가 꽃신을 샀지. 그 꽃신을 동네에서 닳아질 때까지 신고 다녔어. 동네 사람들이 속으로 “아이구~, 저년이 지금 제정신이 아닌갑따?” 했을 거여. 그때 그 기분은 아무도 몰라. 지금은 형편도 나아지고 서방 얼굴도 좋아졌지만…. 그래도 우리 서방이 최고여!

맞습니다. 산에 들에 피어나는 꽃만이 꽃의 전부는 아닐 것입니다. 섬에서 모진 풍상 겪으며 꽃다운 청춘을 바친, 할머니들 이야기 중 눈에 핀 ‘눈물 꽃’도 꽃이겠지요. 자식 키우며 온갖 고초 겪은 가슴에 피어난 ‘멍울 꽃’도 꽃이겠죠. 아니, 이 보다 더 아름다운 꽃이 어디 있겠습니까?

꽃섬은 이렇게 ‘사람 꽃’을 피우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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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개비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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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 화전


마음으로 눈으로 먹는 ‘화전’
[알콩달콩 부부 이야기] 진달래 화전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지인은 그럴 것 같지 않은 부부라 여겼었습니다. 그는 3월에 아내와 진달래를 따 화전을 해서 먹었다는 자랑을 은근슬쩍 던졌습니다. 부러웠습니다. 역시 부부관계는 모를 일입니다.

16일, 아내가 다리 수술을 합니다. 지난 해 다리 수술 이후 뼈를 이어주는 못을 빼는 수술입니다. 어찌됐건, 전신마취를 하는 관계로 수술 전에 또 하나의 추억을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일요일 아내와의 추억 만들기를 시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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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와 쑥.

“여보, 오후에 움직이지 말고 오전부터 움직이세?”
“그래요.”

지체할 겨를 없이 답이 옵니다. 아내도 수술의 아픔을 견디게 해 줄 힘을 비축하고픈 마음이었나 봅니다.

“고사리 끊으면서 진달래도 따서 화전 해먹을까?”

의기투합 했습니다. 부부 관계는 언제 어떻게 될 줄 모르니 열심히 공을 들여야 합니다. 공과 덕은 추억을 쌓는 길이 최고입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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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가루와 찹쌀가루 반죽.

밀가루+찹쌀가루+진달래=화전=사랑

이산저산 다니며 야생화도 보고, 간식도 즐기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가방에는 진달래와 쑥이 들어 있습니다. 아내는 “남편이 나물을 잘 먹지 않는다”며 고사리는 지인에게 넘겨주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던 길에 찹쌀가루 등을 샀습니다.

진달래와 쑥을 다듬어 물에 씻습니다. ‘화전이면 진달래만 있으면 되는데 쑥을 뭐 하러 가져왔을까? 쑥국 끓일 양은 아닌데?’하며 궁금증을 참습니다. 밀가루에 찹쌀가루를 섞어 반죽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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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반죽을 해?”
“화전은 전으로 만들어 먹는 거예요. 튀김하곤 달라요.”
“그래서 찹쌀가루를 샀구나. 난 진달래 꽃 튀김과 쑥 튀김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결혼생활 10년. 생각만으로도 통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닌가 봅니다. 대화의 필요성을 느낍니다.

반죽을 떼어내 호떡 누르듯 납작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진달래를 얹습니다. 연분홍 꽃이 핍니다. 그런 후 쑥을 얹습니다. 분홍빛에 녹색이 더해지니 차이가 확연합니다. 음식은 색깔로도 먹는다더니 과연 그렇습니다. 쑥의 용도를 알게 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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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으로 먹는 ‘화전’, 맛있어요!

“맛은 없을 텐데, 한 번 드셔보세요.”

맛은 밋밋합니다. 밀개떡 같습니다. 그러나 사랑으로 빚은 만큼 맛있게 먹습니다. 눈으로 먹는 게 화전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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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꿀에 찍어 드세요.”

아이들도 맛있다며 즐겁게 먹습니다. 사랑에 꿀이 스며드니 더욱 맛이 납니다. 꿀 대신 조청이면 금상첨화겠지만.

화전에 얽힌 추억을 밑천 삼아 아내 병간호와 아이들 뒷바라지를 해야겠습니다. 기꺼이. 아내의 다리 수술 잘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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