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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 잘게요’ 다짜고짜 시작된 나 홀로 여행
짜장 스님이 진도에서 짜장 대신 밥을 준 까닭
평지가람 선원사, 속세에 나온 스님을 본 느낌

 

 

 

나무 석가모니불

선원사 일주문

일주문을 들어서면 바로 대웅전 등의 가람 배치가 눈에 들어옵니다.

 

 

 

 

‘그대, 용기 내 어디론가 훌쩍 떠나라!’

 

 

마음 속 깊은 곳에서 거세게 몰아치는 바람을 잠재우기 위한 ‘하룻밤’. ‘나’를 감당하기 힘들 때, 변화가 필요할 때 불쑥불쑥 도지는 ‘방랑벽’. 이것은 천지자연이 주는 선물입니다. 오롯이 나와 함께 떠나는 나 홀로 여행은 자신을 살찌우게 합니다.

 

 

“스님, 저 낼 하룻밤 잘게요.”

 

 

스님이 보고 싶었습니다. 배짱이 어디서 생겼을까. 다짜고짜 스님께 문자 날렸습니다. 처분만 기다렸지요. 마음으로 두드리는 노크소리가 약했을까. 감감 무소식. 기다림에 지쳐 마음을 내려놓았습니다. 그랬더니 그제야 핸드폰이 반응을 보였습니다.

 

 

“오세요. 기다리겠습니다.”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더니, 소식이 온 것입니다. 지난 금요일, 벌거벗은 자신과 만나기 위한 온전한 여행을 결행했습니다. 이는 작은 설렘을 동반했습니다. 보고 싶은 스님의 법명은 ‘운천’, ‘짜장 스님’으로 더 유명했습니다. 전북 남원 만행산 선원사(禪院寺)를 찾는 발걸음이 가벼웠습니다.

 

 

 

나무 석가모니불! 

남원 선원사 대웅전 안에는 보물이... 

오층석탑과 절 밖의 건물이 묘하게 하나의 풍경으로 엮어집니다.

 

 

 

 

남원 만행산 선원사는 “신라 헌강왕 원년(875년) 도선 국사께서 창건한 절”입니다. 특이한 건 시내에 있다는 점이지요. 이는 ‘절집=산사’라는 고정관념을 깨트렸습니다. 여기에는 풍수의 대가이신 도선 국사의 자연에 대한 해석이 고스란히 녹아 있었습니다.

 

 

“도선 국사께서 남원 중심산인 백공산의 지세가 약한데 변두리산인 교룡산 지세가 강하다면서 백공산의 기운을 북돋아 주기 위해 이곳에 절을 세웠다."

 

 

선원사는 도선 국사께서 남원의 번영을 부르고 재앙을 물리치는 비보, 수호사찰로 선원사를 세운 거였습니다. 이에 대한 짜장 스님의 보충 설명입니다.

 

 

“도선 국사는 남원이라는 배가 떠내려 갈 것을 걱정해 선원사를 창건하면서 약사전 앞에 두 개의 석주를 세웠습니다. 이 입석이 없었다면 남원은 물에 정처 없이 떠도는 배가 되었을 것입니다.”

 

 

 

진도 세월호 집회에서 점심 공양을 나눠주는 짜장 스님. 

 

선원사 절 마당에 서 있는 스님 짜장 차량이 반갑더군요. 

세월호 집회에서의 짜장 스님의 염화미소...

 

 

 

 

짜장 스님과 친해진 건 진도였습니다. 세월호 참사 1주년 집회였습니다. 당시 스님은 승복 대신 요리사 복장으로 거리에서 식사 준비 중이었습니다. 스님과자원봉사자들이 1천여 명에 달하는 희생자 유가족과 집회 참석자들에게 주먹밥과 반찬 및 국을 만들어 나눠주었습니다. 그 모습에 반했었습니다.

 

“스님 오늘 메뉴는 뭡니까?”
“주먹밥입니다.”


“짜장 스님이 짜장을 만들어야지….”
“서울서 여기까지 걸어오느라 얼마나 허기가 지겠어요. 밥으로 배를 채워야지요.”

 

 

진도에서 짜장 스님은 따뜻한 마음의 곳간지기였습니다. 배고픈 중생에게 공양을 보시하는 실천의 주방장이었습니다. 실제로 스님은 전국의 노숙자, 독거노인, 복지시설 등을 찾아다니며 소외 이웃에게 자장면을 제공하며 솔선수범의 자비를 실천 중입니다.

 

 

 

나무 석가모니불~~~ 

남원 선원사는 이렇게 도심에 있습니다.

보물 제1852호 ‘목조지장보살삼존상 및 소조시왕상 일괄’입니다.

 

 

 

 

선원사엔 두 국가보물이 있었습니다. 보물 제422호 ‘철조여래좌상’은  “고려시대 것으로 높이 1.2m, 무릎 폭은 90cm입니다. 타원형 얼굴에 날카로운 눈, 예리한 코, 꽉 다문 입술 등에서 고려 철불의 특징을 볼 수 있습니다. 얇게 표현한 옷은 마치 한복을 입은 것처럼 옷가슴을 V자로 여민 것이 특징"입니다.

 

 

보물 제1852호 ‘목조지장보살삼존상 및 소조시왕상 일괄’은 “1610년과 1646년에 제작된 불상으로, 조선 후기 불교조각사 연구의 귀중한 자료”라 합니다. 이 외에도 동종과 약사전 등의 유형문화제 및 요천강가 야외법회 때 쓰던 높이 12m, 폭 .5m에 달하는 괘불 등을 소장하고 있습니다.

 

 

선원사 일주문을 지나자 바로 대웅전이 보입니다. 선원사는 가람 배치가 색다릅니다. 보통 산사들은 높낮이를 달리한 공간 배치로 여유로움을 주는데 반해, 평지가람인 선원사는 옹기종기 붙은 가람배치가 마치 속세에 나온 스님을 본 듯한 느낌입니다. 대웅전을 중심으로 약사전, 칠성각, 명부전이 좌우로 들어섰습니다. 중정에는 오층석탑, 석등부재, 고려시대 초석 등이 자리했습니다.

 

 

선원사는 특별했습니다. 속세의 중심에 들어선 절집답게 속세에서 속세를 본 듯 하달까. 그것은 내 안의 나와 마주한 듯했습니다. 어디에 있던 마음먹기에 따라 그 존재가치는 달라진다는 간단한 삶의 이치를 일깨우는 듯했습니다. 나를 찾아 떠난 여행은 작은 행복이었습니다.

 

 

“나무 석가모니불!”

 

 

 

보물 제422호 ‘철조여래좌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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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네들이 이런 나라에 살고 있다!”…“박 정부가 너무 무섭다!”

빚진 이 기분…“이게 사람 사는 세상입니까?”
지난 14일, 세월호 도보순례단 동참 위해 팽목항 찾다
인과와 윤회를 알면 정치인들이 나쁜 짓을 못한다?
세월호 인양과 진상 규명은 정부의 신뢰도 회복 계기 될 것

 

 

세월호 도보순례단입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기억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날 이후 지금까지 줄곧 답답했습니다. 답답함을 털어내려 안간힘을 쓰면 쓸수록 가슴은 오히려 더 먹먹했습니다. 이렇게 가슴에 맺힌 멍울은 점점 내 자신을 옥죄고 있었습니다. 왜 그랬을까? 

 

 

“여보, 세월호 유가족이 안산에서 진도 팽목항까지 걸어서 온데. 우리도 진도에 갈까?”

 

 

뜻하지 않았던 아내의 제안에 흔쾌히 “그러세”했습니다.

 

그동안 팽목항에 가려 할 때마다 일이 생겨 지금껏 가지 못한 것입니다. 꼭 한번은 딸 아이 또래 학생들과 희생자들의 넋을 현장에서 기리고 싶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팽목항에 가지 못하면 꼭 역사의 죄인이 될 것 같았습니다.

 

 

부끄러운 우리들의 자화상입니다. 

진실을 인양하라는 유가족들.

 

 

 

세월호 도보행진단, “우리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 14일 아침, 아내와 진도로 향했습니다.

 

세월호와의 인연이 이제야 닿은 게지요. 차를 몰고 팽목항으로 가던 중, 세월호 도보행진(순례)단(이하 행진단)을 만났습니다. 진도군청을 출발한 행진단이 염장리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있었지요. 그들을 만나러 가는 중간 중간, 바람에 부대끼는 리본 하나가 눈에 ‘확’ 들어왔습니다.

 

 

“우리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리본 속의 짧은 문구만으로는 ‘무엇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것인지, 도통 알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대한민국 백성들 모두는 행진단이 ‘무엇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것인지 알고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TV 생중계를 통해 아이들이 죽어가는 현장을 눈으로 똑똑히 지켜보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짧은 리본의 문구는 행진단이 역사 앞에 무엇을 요구하는지를 우회적으로 표현하고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그 속에 담긴 의도는 분명했습니다. 그들은 소리 없는 작은 깃발만으로도 큰 함성을 쏟아내고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행진단은 가슴과 등에 새긴 문구로 그들의 요구를 정확히 표현하고 있었습니다.

 

 

 

“진실을 인양하라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책임자 처벌 철저한 진상 규명”

 

 

행진단을 보니 그냥 반가웠습니다. 그리고 놀라웠습니다. 19박 20일 동안 경기도 안산에서 전남 진도까지 약 500km의 먼 길을 걸어 왔다니…. 또한 세월호 유가족과 함께하기 위해 전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동참한 사실에 입이 쩍 벌어졌습니다.

 

 

이를 보니 행진단은 마치, 고려시대 몽고로부터 나라를 지키기 위한 항몽 운동 중, 몽골에 쫓겨 진도에 둥지를 튼 비장했던 ‘배중손과 그 일행’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들의 외침에 언제 귀 기울일지...

약속은 지키기 위해 존재하지요. 

도보 순례단의 행렬은 길었습니다. 

 

 

 

인과와 윤회를 알면 정치인들이 나쁜 짓을 못한다?

 

 

행진단은 묵묵히 걸었습니다. 저마다의 발걸음에는 작은 목소리의 울림이 스며  있었습니다. 걷기 힘들지만 꿋꿋이 참고 걷는 어린 자녀를 보는 부모의 얼굴에는 회한과 흐뭇함이 섞여 있었습니다.

 

 

양평에서 부모님과 함께 왔다는 김한준(9) 군은 “너무 많이 걸어 아무 느낌 없다”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온전한 선체 인양”“실종자를 가족 품으로” 돌려주기 위한 작은 보탬이었습니다.

 

 

“인과(因果)와 윤회(輪回)를 알면 정치인들이 나쁜 짓을 못한다. 사람은 실수할 수도 있다.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서는 잘못을 고쳐야 하는데, 정치인들은 이 실수를 묻으려고만 한다. 세월호 사건이 이렇게 된 원인은 정치인에게 있다. 우리는 단지 억울한 원혼의 영혼을 달랠 뿐이다.”

 

 

남원 선원사 운천 스님 말씀입니다.

 

그렇습니다. 사람이 실수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잘못을 뉘우치지 않은 채 실수를 덮으려고 하는 짓이 나쁘지요. ‘손으로 하늘을 가린다’고 하늘이 보이지 않겠습니까! 아주 아둔한 중생이지요. 

 

 

해남에서 왔다는 박상일(56) 씨는 “진도로 향하는 길목인 해남에서도 지금껏 촛불을 꺼트리지 않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팽목항을 지키고, 지원하는 일에 매진해, 최후의 일인까지 온전한 실종자 수습이 되도록 옆에서 돕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이러한 마음들이 모인만큼 실종자 수습과 올바른 진상 규명이 이뤄지리라 믿어봅니다.

 

 

양평에서 온 사람들입니다. 

바다는 말이 없습니다. 

순례단의 피로함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세월호 인양과 진상 규명은 정부의 신뢰도 회복 계기 될 것

 

 

“이게 사람 사는 세상입니까?”

 

 

지인이 전한, 문규현 신부님께서 토한 울분입니다. 이 어찌 문 신부님만의 울분이겠습니까! ‘사람 사는 세상’이 ‘동물의 세계’보다 못한 세상입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정치권에선 다 돈 때문이랍니다. 핑계가 참 민망합니다. 흔히 그러지요. ‘사람 나고 돈 났지. 돈 나고 사람 났냐?’고. 사람 목숨이 돈 보다 못한 세상, 바뀌면 좋겠습니다.

 

 

“세월호 사건을 책임지겠다던 정부가 아직까지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올바른 정부라면 세월호를 당연히 인양해야 하고, 또 정확히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가 이뤄져야 한다.”

 

 

행진단에서 만난 해남 미황사 주지 금강 스님이 강조한 말씀입니다.

 

금강 스님께선 인양과 진상조사가 반드시 이뤄져야 할 이유에 대해 “세월호를 인양함으로써 슬픔에 잠긴 모든 국민들을 슬픔에서 구해내어 희망으로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된다”고 합니다. 이 뿐 아니라 “정부의 신뢰도까지 함께의 회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아마, 금강 스님께서 박근혜 정부에 대고 하시는 말씀이 ‘쇠귀에 경 읽기’라는 걸 모르시진 않을 테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정부를 향해 굳이 말씀을 토하시는 건, 불자로써 마지막으로 행하는 대자대비(大慈大悲)일 것입니다. 이 어찌 스님 혼자만의 바람이겠습니까!

 

 

아~, 가슴이 답답합니다. 

 희생자들을 위한 마음입니다.

어서 나오렴... 다시 보니 눈물이...

 

 

 

“너네들이 이런 나라에 살고 있다!”…“박 정부가 너무 무섭다!”

 

 

오후, 행진단을 빠져 나와 팽목항으로 향했습니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305일째 되던 날에서야 드디어 팽목항에 섰습니다. 또 다시 가슴이 먹먹합니다. 저도 몰래 눈물이 흐릅니다. 등대 벽면에 나붙은 현수막들이 가슴을 더욱 후벼 팝니다.

 

 

“만나기 전에는 끝낼 수 없습니다. 선체 인양을 촉구합니다.”


"얘들아, 어서 나오렴. 거기 바다는 너무 춥잖아. 우리는 끝까지 친구들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구조도 못한 정부는 인양 약속까지 어기지 마라!”

 

팽목항 등대 길에는 아직까지 가족 품으로 안기지 못한 실종자 9명의 이름이 적힌 현수막도 바람에 나부끼고 있었습니다.

 

"이영숙, 권재근, 권혁규, 박영인, 허다윤, 남현철, 조은화, 고창석, 양승진!"

 

 

아직 가족 품에 안기지 못한 실종자들입니다.

 참담한 심정입니다.

가슴 아픈 현실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등대를 둘러보던 중, 가슴을 훑고 지나가는 한 마디가 있었습니다.

 

 

“너네들이 이런 나라에 살고 있다.”

 

 

이 소리에 저도 모르게 ‘아~’란 한숨 섞인 탄식이 터져 나왔습니다. <이런 나라>를 만들지 않아야 하는데, 그걸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목소리를 쫓아 뒤를 보았습니다.

 

 

울산에서 온 가족이었습니다. 엄마가 정해주 군(고 2)과 정임진 양(고1)에게 전하는 현장 교육이었습니다. 정임진 양의 말은 원망으로 다가왔습니다.

 

 

“나라가 잘못했는데, 다 국민에게 떠넘긴다.”

 

 

이렇게 팽목항을 떠나왔습니다. 제가 꿈꾸었던 세상은 거창하지 않습니다. 그저 '사람이 살만한 세상, 사람 냄새나고 정이 통하는 세상'이었으면 하는 것뿐입니다.

 

 

그런데 지금의 세상은 온통 내몰릴 뿐이라는 생각입니다. 그래선지, 집으로 오던 내내 정임진 양의 어머니께서 제 뒤통수에 대고 던졌던 말씀이 귓가에 생생하게 맴돌고 있었습니다.

 

 

“박 정부가 너무 무섭다!”

 

 

 전교조 선생님들도 참여하고...

 슬픈 솟대...

팽목항 등대는 알고 있을 것입니다. 단지, 침묵하고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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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전, 연애 13년만에 결혼 정의선, 정경애 부부

“이런 법이 어딨어?” 동성동본, 사회문제 심각
“꿈에도 생각 못했다. 이러니 밥을 가끔 굶기나?”
“싸움은 무슨, 남편이 일방적으로 당하는 게지!”

 

 

 

 진도 해안.

 

 

 

“책 좀 빌려주세요.”

 

그랬다. ‘동성동본’이 법으로 금지되던 시절, 정의선ㆍ정경애 씨가 사랑을 싹 띄운 빌미는 책이었다.

 

지금은 대학 교수이자, 상주 ‘모동포도’를 전국에 알린 포도 농사꾼 정의선ㆍ정경애 부부가 처음 만난 건 뽀송뽀송했던 열아홉 때의 일이다.

 

43년 전, 경상북도 상주와 김천이 고향인 그들의 첫 대면 장소는 고향 인근이 아니었다. 서울 종로 2가의 ‘르네상스’라는 클래식 음악 감상실이었다.

 

그녀는 자신이 앉던 지정석을 빼앗긴데 대한 불만스런 표정으로 책을 탁자에 거칠게 툭 내려놓으며 말했다.

 

“이 자리는 구석져, 사람들이 잘 앉지 않는 자린데….”

 

탁자에 얼굴을 대고 자고 있던 그는 멍한 상태로 고개를 들었다. 아리따운 여인이 눈 앞에 서 있었다. 그가 탁자에서 잠자기 전, 수유리 4ㆍ19 묘역을 참배한 자리에서 마신 낮술로 인한 잠이 확 달아났다. 그가 횡재한 표정을 지으며, 그녀에게 말을 붙였다.

 

“이 책 좀 빌려 볼 수 있을까요?”
“안 돼요.”
“이봐요. 아무리 당신 책이지만 지식은 공유해야 맛이고…, 책은 서로 나눠보라고 있는 것. 그 책 좀 봅시다.”

 

그녀는 피식 웃으며 책을 내밀었다. 헉. 일본어로 된 뜨개질 책이었다. 그들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녀는 헤어지면서 그가 가지고 있던 “책을 빌려달라”고 했다.

 

그는 앞서 한 말 때문에 그녀에게 강탈당하듯 책을 건네야 했다. 다행인 건, 일주일 뒤 책을 돌려받기로 했다는 점이었다.

 

일주일 뒤, 그는 한껏 멋을 부리고 바람처럼 약속 장소로 달려갔다. 그녀는 오지 않았다. 화가 났다. 날 어찌 보고…. 그는 그녀를 만나기 위해 거의 매일 음악 감상실에 들러야 했다.

 

 

동성동본을 딛고 사귄지 13년 만에 결혼한 정의선 정경애 부부.

 

 

“이런 법이 어딨어?” 동성동본으로 인한 사회문제 심각

 

그녀를 다시 만난 건 그로부터 2주일이 지난 뒤였다. 알고 보니 그녀는 아버지 병간호를 위해 고향에 내려갔던 것이다.

 

두 번째 만남에서 그녀는 미안함에 그를 무교동으로 안내했다. 막걸리에 취한 청춘 남녀가 팔장을 꼈다. 야릇한 느낌이었다. 그가 청혼했다. 19세의 어린 나이였던 그녀가 청혼을 받아들이기엔 벅찼다. 대신 단서를 달았다.

 

 

“서로를 잘 알게 될 때까지 미뤄요.”
“동성동본이란 악법을 깨기 위해서라도 우린 만나야 한다.”

 

 

탄탄대로의 사랑은 쉬 끝나는 법. 이들에게 연거푸 시련이 닥쳤다. 군 입대에 따른 이별은 별 거 아니었다. 더 큰 문제는 법에서 결혼을 금지하는 ‘같은 성씨(동성)에 본이 같다(동본)’는 것이었다. 다행스레 파(派)가 달랐으나, 완고한 경상도 집안인 양가 부모 반대가 심했다. 오기가 발동했다.

 

“이런 법이 어딨어?”

 

그에게 사회를 바꿔보겠다는 신념이 생긴 것이었다. 그가 택한 방법은 정면 돌파. 부모 허락이 문제가 아니었다.

 

당시 사회 분위기는 동성동본으로 결혼 못한 이들의 자살이 기사화 되는 등 문제가 심각했다. 지성이면 감천. 그들에게 뜻밖의 기회가 찾아왔다.

 

일 년 시한으로 동성동본 간 결혼을 허락하는 한시법이 생긴 것이다. 지금은 없어진 이 금혼법은 근친상간으로 인한 열성 인자를 피하기 위한 고육책이었다.

 

일본 등 몇몇 나라에서는 근친상간이 허락되지만 우리는 아니었다. 사회 저항 끝에 그들은 13년이 지나서야 결혼할 수 있었다.

  

 

“꿈에도 생각 못했다. 이러니 밥을 가끔 굶기나?”

 

 

그들을 다시 만난 건, 진도 ‘힐링 술래’ 덕이었다. 세월 앞에 장사 없는 법. 사랑도 시간이 흐르면 시들어 지는 걸까? 19세에 시작된 그들의 뜨거웠던 사랑도 환갑이 된 지금은 과거사일 뿐이었다. 이렇게 말하는 이유가 있다.

 

지난 13일, 진도군 조도면 가사도에서 한 사내의 돌출 행동이 원인이었다. 벼랑에 피어 있던 노란 원추리 꽃과 도라지꽃을 보고 다른 사람들은 “예쁘다”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이강우(53)씨는 냉큼 다가가 꽃을 한 아름 꺾어 아내 박미선(45)씨에게 바친 것이다. 그녀는 함박웃음으로 꽃을 받았다. 박미선 씨는 뒤에 이렇게 실토했다.

 

이강우, 박미선 부부의 이벤트는 아내들에게 부러움이었다.

 

 

“우리 부부는 지금까지 피터지게 싸워요. 둘 다 성질이 급해….”

 

 

하지만 사랑의 이벤트에 굶주렸던 뭇 여인들의 시샘은 다른 남편 가슴에 비수 되어 꽂혔다. 정의선 씨의 표현을 빌면 이렇다.

 

 

“집식구가 삐져있는 이유 이제 알았다. 내가 먼저 차에서 내려 꽃을 감상했는데, 난 ‘아름다운 꽃’이라 생각했지, 이벤트는 꿈에도 생각 못했다. 이러니 밥을 가끔 굶기나?”

 

 

한 때 온 몸으로 사랑했던 여인이 이제와 남편 밥을 굶기다니…. 미련한 남자들의 자업자득이다. 정의선ㆍ정경애 부부에게 물었다.

 

 

 

“싸움은 무슨, 남편이 일방적으로 당하는 게지!”

 

 

 

“결혼한 지 삼십 년이 지난 지금도 싸우세요?”
“싸우긴. 우린 안 싸워. 지금까지 싸우면 어쩌게. 다 젊을 때 말이지….”

 

“하긴…. 젊었다면야 안 지려고 필사적이겠지만, 다 늙어 싸움이 되겠어요.”
“그렇지. 지는 게 이기는 거지, 뭐.”

 

“엥? 그게 아닌데…. 싸움은 무슨…. 힘없는 남편이 일방적으로 구박당하는 게지.”
“하하하~, 그걸 어찌 알았대?”

 

 

정의선ㆍ정경애 부부는 사랑이 넘친다. 그러나 살가운 편은 아니다. 말수도 적다. 그런데도 예쁜 부부로 느끼는 건, 서로가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며, 함께 묵묵히 힘이 되어주고, 서로 따른다는 점 때문이다. 정의선 씨에게 아내 향한 한 마디를 부탁했다.

 

“미안할 뿐이지. 고생 너무 많이 시켜서….”

 

그는 ‘사랑해’란 말은 생략했다. 멋대가리 없다. 대부분 남자들 사랑은 늘 이런 식이다. 그렇지만 이게 남자들이 표현하는 사랑법이다. 무감각해 보이지만 예민하고 섬세한, 감수성이 숨어 있는 게 남자다.

 

이런 남자들이 하는 “미안하다…”는 말 속에는 ‘사랑한다’, ‘고맙다’란 의미가 함께 녹아 있다. 이를 아내들이 알았으면….

 

 

결혼 30년차 정의선 정경애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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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11.08 16:45

진도 명품 진돗개 혈통을 증명하는 ‘심사합격증’
주인의 한 마디에 마지막 숨을 거둔 진도개 실화

  

 

진돗개 어미가 태어난 지 3개월 된 새끼들에게 젖을 먹이는 중입니다. 

산 속에 자리한 향림원입니다.

 

 

진도하면 떠오르는 게 있습니다.

진도 아리랑, 신비의 바닷길, 운림산방과 토요경매, 상설 민속공연, 홍주 등 다양합니다.

 

그렇지만 주인에게 충성스런 ‘진돗개’를 빼면 앙꼬 없는 찐빵입니다.

진도에 산다고 다 진돗개가 아닙니다.

 

아시다시피 진돗개가 맞다는 전통 혈통을 증명하는 심사합격증이 있어야 명품 진돗개로 인정합니다. 저도 이건 말로만 들었는데 이번에 처음 보았습니다.

 

진도의 보물, 진돗개를 엉뚱한 곳에서 보게 되었습니다.

지난 13일 ‘생명회의’ 회원들과 찾은 진도 <향림원>.

 

이곳은 진도풍란보존회 조정일 회장이 거주하는 6만 여 평의 야생 쉼터입니다.

거기서 풍란보다 진돗개가 더 관심사였습니다.

어미젖을 빠는 강아지들이 무척 귀여웠습니다. 어린 것은 무엇이든 예쁘나 봅니다.

 

 

낯선 사람을 보자 젖먹이면서도 경계를 합니다. 

저도 처음보는 명품 진돗개를 증명하는 진도개 심사 합격증입니다. 

풍란 보존에 대해 설명을 들으며 사진찍는 일행들...

 

 

진돗개를 살피다가 희귀한 모습에 눈이 동그래졌습니다.

‘아니, 개들에게 눈썹이 있었나?’ 싶게, 한 녀석 눈 위에 눈썹이 있는 걸 확인했습니다. 유전자 변이일 테지만 관심이 쏠리더군요.

 

눈썹 있는 진돗개 ‘까망이’는 일행을 잘 따르더군요.

꼬리를 살랑살랑 흔드는 게 어찌나 귀엽던지….

 

꼬리 없이 태어난 진돗개 ’동경이‘까지 있는 통에 호기심은 극에 달했습니다.

장애를 갖고 태어난 동경이가 짠하더군요. 개는 꼬리를 흔들어야 맛인데….

하지만 꼬리 없이 잘 지내는 걸 보니 다행이대요.

 

사람 같으면 장애 자체로 놀림감인데, 동물은 그런 게 없어 좋더군요.

하여간 인간이 문젭니다.

 

 

눈썹 없는 개들과 달리 눈썹 있게 태어난 진도 까망이입니다. 

다른 개들과 달리 꼬리 없이 태어난 진돗개 '동경이'입니다.

 

 

주인의 한 마디에 마지막 숨을 거둔 영특한 진도개 이야기

 

이쯤에서 사람과 진돗개 사이에 있었던 실화 하나 소개하지요. 지난 4월인가, 여수의 어느 택시 기사에게 직접 들었던 이야기입니다.

 

“우리 집에서 진돗개를 키웠어. 개는 보통 10년에서 15년을 사는데, 우리 진돗개는 15년을 살았지. 오래 살았어. 이 녀석을 며칠 전 땅에 묻었어. 그 놈을 저승으로 보내기까지 무척 힘들었어. 생명의 기운이 다해 밥도 안 먹고, 물만 겨우 넘기면서도 ‘그릉 그릉’ 소리를 내는데 너무 안쓰럽더라고.  

 

이 때 주인에게 충성스런 진돗개의 진짜 모습을 봤어. 그걸 생각하면 지금도 눈물이 나. 택시 일 나가면서도 임종이 가까운 녀석에게 ‘일하고 올게’하고 인사만 했지, ‘이제 눈 감고 편히 가’란 소리는 일부러 안했어.  

 

 

향림원 풍란 등입니다. 우리 삶도 풍란처럼 은은한 향이 있어야 할 텐데... 

 

 

하루는 자다가 무슨 소리가 나는 거야. 눈을 떠 소리 나는 곳을 찾았는데 어디서 나는지 모르겠더라고. 옆에서 자던 마누라를 깨워 물었어.

 

‘당신 무슨 소리 못 들었어?’
‘무슨 소리가 난다고 그래. 그냥 자.’

 

다른 사람은 그 소리를 못 듣는 거야. 신경 쓰이더라고. 그 소리는 며칠 새벽마다 계속 됐어. 알고 보니 임종을 앞둔 진도가 주인인 나에게 ‘이제 하늘나라로 보내주세요’라고 보내는, 나와 개만이 느낄 수 있는 영혼의 교감소리였어. 신기하대. 그것도 모르고 ‘일하고 올게’라는 말만 했으니….

 

엊그제는 택시를 몰면서도 마음 한 구석이 찡해. 가슴이 ‘뻥’ 뚫린 기분이더라고. 우리 진돗개가 아무래도 임종을 맞이하려나 보다 싶어, 일하다 말고 집으로 들어갔어. 힘없이 축 늘어져 있으면서 주인을 맞이하려고 실눈을 힘들게 뜨는 걸 보니 너무 짠해서 녀석에게 다가가 눈을 감겨 주며 말했어. 

 

‘이제 편안히 눈 감고 가거라. 다음 생에는 사람으로 태어나고….’

 

그랬더니, 주인의 마지막 한 마디를 기다렸다는 듯 녀석이 숨을 멈추는 거야. 죽을 때가 지났는데도 주인 명령을 마지막까지 기다렸던 거야. 그걸 보고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 사람은 배신을 하는데, 개들은 배신을 몰라. 개가 사람보다 훨씬 나아. 그 놈이 아직까지 눈에 삼삼해. 다음부턴 절대 개 안 키워야지 했는데….”

 

진도 명품 진돗개입니다. 

꼬리가 있어야 하는데...

 

 

마음은 하나, ‘까망이’와 ‘동경이’ 잘 자라길…

 

택시 기사님에게 진돗개의 임종 이야기를 듣는 동안 그와 제 마음은 하나였습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의 이심전심이었습니다.

 

저희 집에도 4년 된 반려동물 ‘몽돌이’가 있습니다.

아이들 등살에 키웠는데, 이젠 완전 식구지요. 밤늦게 들어가면 식구들은 통 모르고 자는데, 요 녀석은 자다가도 일어나 꼬리를 흔들며 반기는 ‘귀요미’입니다.

 

그나저나 진심은 통하는 법…. 이 외에도 충성스런 진돗개와 관련된 일화들이 많습니다. 진도에 있는 진돗개 비(碑)에는 일화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여하튼, 태어난 지 3개월 된 눈썹 있는 ‘까망이’와 꼬리 없는 ‘동경이’가 걱정스럽습니다. 대기 오염이 심한 곳이라면 ‘공기가 나빠 그러겠지’라고 환경을 탓할 텐데, 산 속의 향림원 공기는 아주 신선하거든요.

 

‘까망이’와 ‘동경이’ 탈 없이 무럭무럭 잘 자라기 바랍니다.

 

 

보통 개들은 이렇게 눈썹이 없는 듯합니다.   

꼬리 없는 동경이 잘 크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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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숙소] 진도 ‘길은 푸르미 체험관’과 일화

대흥포 역간척사업, 자연 친화사업의 모델 되길

거위 소리를 삐거덕이는 그네 소리로 여긴 지인

 

 

 

진도 길은 푸르미 체험관입니다. 22억 여원을 들여 리모델링 했더군요. 

어떻게 알았는지 가족 단위 여행객이 들었더군요. 

 

3년 전, 부부만의 여행을 꿈꾸다 아이들 내팽개치고 부부 단풍여행을 결행했었습니다. 이 경험은 지금껏 배움이 되고 있습니다.

 

다짜고짜 떠난 부부 여행을 떠난 터라 숙소를 간과했었습니다. 지방 소도시의 숙박 여건을 믿은 탓입니다. 전국적인 체육행사와 드라마 촬영, 단풍객까지 겹쳐 숙소잡기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겨우 잡은 게 여인숙이었습니다. 

 

실내는 엉망. 바퀴벌레가 기어 다니고, 이부자리 등 위생상태가 개판이었습니다. 방이 없어 울며 겨자 먹기로 하루 밤 뉘어야 했습니다. 아내는 이때의 좋지 않은 기억을 아직까지 잘근잘근 씹어댑니다.

 

 

“다 좋았는데, 숙소 땜에 잡쳤어. 그 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오싹해.”

 

 

그 후, 숙소 잡는데 신경 쓰고 있습니다. 낮에 좋더라도 잠자리가 편하지 않으면 말짱 도루묵이니까. 하여, 결론은 잠자리가 편해야 아내에게 칭찬받는다는 배움을 얻었습니다.

 

 

지난 12~14일까지 진행된 진도 ‘힐링 캠프’에서 이틀을 농어촌 휴양체험마을인 ‘길은 푸르미 체험관’에서 묵었습니다. 의미 있는 잠자리였습니다.

 

 

이부자리도 깨끗했습니다. 자고 일어난 후 대충 치우고 찍은 사진입니다. 

민물새우잡기 체험입니다. 

 

 

4월에 문을 연 ‘길은 푸르미 체험관’과 시골 힐링 체험

 

‘길은 푸르미 체험관’은 약 22억 원의 국고지원 등으로 폐교를 리모델링했더군요. 팍팍한 삶에 희망을 불어 넣기 위해 기획된 살기 좋은 농촌마을 만들기 일환이었습니다.

 

운영과 관리는 길은리 주민들이 직접 맡았더군요. 4월에 문을 열었으니 깨끗한 건 당연지사. 가격도 가족실(4~5인용) 5만원, 단체용(20인용) 1인 1만원, 1인 1식에 7천원으로 저렴했습니다.

 

게다가 각 방에 샤워시설이 있고, 따로 단체 샤워장이 있었습니다. 잔디 깔린 운동장에, 실내 게이트볼장, 족구장, 컴퓨터실, 세미나실, 식당까지 겸비 된 괜찮은 시설이었습니다.

 

여기에 남도 가락 배우기, 미꾸라지 잡기, 민물새우 잡기, 우렁이 잡기, 갯벌놀이 등 체험 프로그램까지 있어 자연을 느끼기에 ‘딱’이었습니다.

 

특히 전통소리체험은 특화되어 관심 끌만 했습니다. 이 마을 출신으로 소리꾼인 이윤선  교수(목포대)가 무보수 자원봉사로 지원하고, 인근 마을 소포리의 김병철 관장과 한남례 명창 등이 뒷받침하고 있어 소리를 통한 ‘힐링’이 가능했습니다.

 

또 수박, 오이, 참외 등 재배 체험과 닭, 개, 토끼 등을 볼 수 있어 교육적으로도 좋았습니다.

 

길은 마을 이장이자 푸르미 체험관 이재병 운영위원장은 “체험관 운영 수입은 월 8백만원 선”이라며 “인건비 제하고 남는 약 100만 원은 마을 경비로 쓰인다”고 합니다. 많이 도와 달라더군요. 직접 이용해보니 쾌적했습니다.

 

 

1인 7천원 하는 식단도 괜찮았습니다.

친환경 농업단지라 백로까지 찾아들더군요.

 

 

대흥포 역간척사업, 자연 친화사업의 모델 되길

 

참, 이거 아시죠? 무공해 지역에는 새들이 날아든다는 거. 진도 길은리와 소포리 일대는 친환경농산물 단지로 지정 돼 백로까지 찾더군요. 여기에서 검정 쌀까지 수확한다니 직거래를 트면 좋겠더라고요.

 

또 인근 대흥포에는 특별한 사연이 있었습니다. 대흥포는 1960년대 보릿고개를 넘기기 위해 포구를 막아 논으로 간척했던 곳입니다. 하지만 지금 이곳은 간척지를 갯벌로 되돌리려는 역간척사업을 진행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몇 가지 문제로 인해 잠시 중단했다고 합니다. 이처럼 끊임 없이 노력하며 즐거워하는 걸 보면, 소리의 고장 진도에는 ‘흥’의 역동성이 넘치는 것 같습니다. 어쨌거나 역간척사업이 활로를 찾아 새로운 모델이 되면 좋겠습니다.

 

 

갯벌을 논으로 만들었던 것을 다시 갯벌로 만드는 역간척사업을 진행 중인 곳입니다. 

역간척사업에 힘을 쏟은 김병철 관장, 이윤선 교수, 박상일 대표입니다.(좌로부터)

  

 

거위 노래소리를 삐거덕이는 그네 소리로 여긴 지인

 

길은 푸르미 체험관에서 이틀을 묵는 동안 우스개 일화가 생겼습니다.

 

‘끼륵 끼륵~, 끼륵 끼륵~’

 

아침에 일어나는데 출처 불명의 요상한 소리가 들리더군요. 창밖으로 봤더니 거위 두 마리가 운동장을 노닐고 있었습니다. 처음 듣는 거위 소리였습니다. 그런데 이 소리를 다르게 해석한 분이 있었습니다. 군산에서 오신 김환용 씨입니다.

 

 

“그네에 기름칠 좀 하지. 시끄러워 잠을 못자겠네~”

 

 

김환용 씨는 우리나라 해안 쓰레기문제 해결을 위해 전국 바닷가를 누비는 중입니다. 그런데 거위 노래 소리를 녹슨 그네가 삐거덕거리는 소리로 들은 겁니다. 그럴 수 있겠다 싶대요. 제 기억 속에도 녹슨 그네 소리가 아직까지 삐그덕이는 추억으로 남아 있으니까.

 

진도로의 힐링 여행을 꿈꾼다면 착한 숙소 ‘길은 푸르미 체험관’을 권합니다.

 

거위 노래소리를 그네소리로 여긴 분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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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랫도리는 왜 벗고 난리다요?”…자유로운 영혼

스토리텔링, 동백사 주지스님 섬으로 환생하다?

  

 

진도군 조도면 가사도 해수욕장입니다.

해무가 신비로움을 부추겼습니다.

 

 

여행은 새로움입니다.

 

접하지 못한 풍경의 신선함. 지나쳤던 자신에 대한 발견. 주위 사람과 함께하는 과정에서 오는 색다른 인식 등 다양합니다.

 

전남 진도군 조도면 가사도에서는 이 모든 게 함축적으로 녹아 있었습니다. ‘생명회의’ 한 분에 대한 색다름은 두고두고 일행들에게 재밌게 회자될 것 같습니다. 그 분 체면이 있으니 이름은 살짝 숨기도록 하지요.

 

앗, 숨기려 했더니 “암시랑토 않으니까 벗기는 김에 프라이버시도 벗겨”라네요. 그러면서 “프라이버시는 양파에 비유되니까, 벗겨도(비워서) 아무 것도 나올 것이 없다는 의미다”고 토를 달았습니다.

 

그를 벗기기 전에, 가사도 유래부터 풀지요.

 

 

“저 앞에 있는 섬 이름이 뭔 줄 아요?”
“….”

“저기 섬들 이름이 재미나요. 저기 보이는 산에 옛날부터 절터가 있었는데 동백사란 절터였소. 여기에 얽힌 설화가 섬 이름이 되었소.”

 

 

주지스님의 발가락이 섬으로 환생한 '발가락 섬'(양덕도)입니다. 

진도 앞에 자리한 섬들입니다. 

주지 스님의 거시기가 섬으로 환생한 손가락섬(주지도)입니다.

 

 

스토리텔링, 섬으로 환생한 동백사 주지스님?

 

다음은 민속학자 이윤선 교수(목포대)가 전한 진도 일대 섬에 대한 설화입니다.

 

 

천일기도를 드리던 동백사 주지스님이 하루 남겨 놓고, 아 글쎄~, 죄를 지었지 뭐요. 문제는 여자라. 아리따운 여인의 유혹을 못 이기고 그만 여인을 범했지 뭐요. 이걸 하늘에서 내려다 본 옥황상제가 내린 벌로 스님 몸이 산산이 흩어져 섬이 되었지 뭐요. 주지스님 거시기는 거시기 섬(손가락 섬, 주지도), 스님 발가락은 발가락 섬(양덕도), 옷은 가사도, 스님을 유혹했던 여인의 거시기는 구멍 섬(혈도) 등으로 환생한 거요.

 

기똥찬 설화입니다.

이렇게 상상력(?)이 풍부한 설화가 있다니, 놀라 자빠질 뻔 했습니다.

궁금증이 슬며시 일대요.

 

 

“아따~, 그 설화 진짜로 옛날부터 내려온 거요?”
“그라믄 워매나 좋겄소. 요거슨 진도 사람들이 지은 거요.”

 

 

이렇게 멋진 설화를 스토리텔링 하다니 진도 사람들 참 멋스럽게 느껴지더군요.

그나저나 가사도? 스님의 몸을 보호(?)하는 의복답게 땅심이 온화하더군요.

몸이 차가운 분은 여기서 휴양하면 좋을 듯합니다.

 

 

1915년에 불빛을 밝힌 가사도 등대입니다. 여기 불빛은 15초 만에 한바퀴를 돌더군요. 

금광이었던 동굴입니다. 지금은 박쥐의 터전으로 변해 있었습니다.

 

 다들 하의를 갖춰 입었는데, 일행 중 한분이 하의실종인 상태로 트럭에 올랐습니다. ㅋㅋ~^^

 

 

성님, 아랫도리는 왜 벗고 난리다요?”…자유로운 영혼

 

진도군 조도면 가사도.

설화 탓인지 전재경 박사가 옷을 벗는(?) 헤프닝이 연출되었습니다.

그것도 조신하기로 치면 첫 번째로 꼽힐만한 분이기에 화들짝 놀랐지요.

 

사연은 이렇습니다.

 

전날(11일), 폭우로 군산은 많은 침수가 발생한 상황임에도 이곳은 하늘만 흐릴 뿐 비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가사도에도 이날 갑자기 비가 쏟아진 겁니다. 선착장 앞 가게에서 라면으로 점심을 때운 후 트럭에 탑승하려는 데 아뿔싸….

 

아 글쎄, 낼 모래 육십인 전재경 박사 모습이 눈에 띠었습니다.

아랫도리가 거의 벌거숭이인 하의실종 상태였습니다.

 

젊고 늘씬한 여인의 전유물로만 알았던 하의실종이 가사도에, 그것도 중년 남성의 모습으로 변화하리라곤 생각지 못했습니다.(사진은 피해야겠죠? 눈 버리니….)

 

한 소리 했습니다.

 

 

“아니, 성님. 아랫도리는 왜 벗고 난리다요?”
“안에 수영복 입었어.”

 

 

말인 즉슨, “어차피 옷이 비에 젖을 거고, 또 해수욕장에서 물놀이를 할 판이라 나중에 갈아입을 수영복을 좀 빨리 입었다”는 항변이었습니다.

 

 

점잖은 양반 체면에 혼자 과감하게 수영복 패션으로 가사도 등대며, 동굴 등을 둘러보는 건 대단한 용기였습니다.

 

그에게 이런 면이 있다니 의외였습니다.

한편으론 ‘재밌게 사는 자유로운 영혼이구나’ 생각했습니다.

아마 도시였다면 있을 수 없는 일.

 

자연은 이렇듯 사람을 자연으로 되돌리는 엄청난 힘이 있나 봅니다.

이런 게 여행을 통한 ‘힐링’이지 싶군요.

 

 

한산한 해수욕장은 이 자체로 힐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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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군 조도면 ‘가사도’, 노 부부의 ‘진도 스타일’
나와 달라 “각시는 당최 애정표현 헐 줄을 몰라!”

  

 

 

 진도에서 가사도로 가는 철부선입니다.

 

 

섬에는 진한 ‘애달음’이 있습니다.

고기잡이 나간 남편을 기다리는 아내의 ‘간절함’.

물질 나간 엄마를 기다리는 자식들의 ‘속탐’.

뭍으로 돈벌이 간 자식을 기다리는 부모들의 ‘그리움’.

 

이런 애달음을 담은 게 민요요, 진도 소리일 것입니다. 

 

진도에는 ‘진도스러움~’, 요즘 뜬, 시쳇말로 하면 ‘진도 스타일~’이 있습니다.

왜냐? 그 속으로 들어가 볼까요?

 

우선 시 한 편 읊지요.

 

 

      

              그 섬에 가리
                         

                                          김 정 화

 

        바람 따라가듯
       길 없어도
       바다를 향해 가슴을 열고
       너에게 가리

 

 

       일곱 빛깔 영롱한 별빛아래
       바다와 하늘이 몸을 섞으며
       슬픔을 묻는 곳
       그 섬에 가리

 

       넘어지고 또 일어서고
       돌아온 길 돌아다보며
       먼 하늘 한 자락 눈에 묻고
       누군가를 하염없이 기다리고 서 있는
 

 

       남쪽 끝 그 섬으로
       나는 가리

 

 

 

 

이 시는 ‘애달음’ 중, 육지로 돈벌이 간 ‘자식 관점’에서 쓴 듯합니다.

부모가 사는 섬을 향한 애타는 그리움이 곳곳에 담겨 있습니다.

이런 심정으로 ‘생명회의’ 식구들과 지난 13일 진도군 조도면 ‘가사도’로 향했습니다.

 

 

“우리 각시는 내 노래 소리에 반해 시집왔다니깐!”

 

 

 가사도 이종식 할아버지입니다. 소리꾼이더군요. 참 진도스러웠지요.

생명회의 식구들이 완전 전세 냈습니다.

 

 

진도에 딸린 가사도 행, 배에 올랐습니다. 풍경 구경과 해수욕을 위함이었습니다.

진도서 가사도까지는 약 30분 거리에 배 삯은 어른이 3천원.

진도에서 필요한 물건을 사오시는 촌로들이 계시더군요.

 

그 중 부부가 있더군요. 이종식(85)ㆍ장동엽(72) 부부였습니다.

 

 

“어르신은 아내를 어떻게 홀리셨대요?”
“떽끼, 홀리다니…. 고거시, 워쳤게 만났냐믄 소리 땜시 결혼했써.”

 

 

“고거시 뭔 소리다요?”
“우리 각시는 나가 부르는 소리에 반해 시집왔다니깐.”

 

 

“에이~, 설마. 아무리 노래를 잘헌다고 소리 땜에 시집왔을까. 안 그렀소, 어무니?”
“아녀, 아녀. 그거시 맞어. 나넌, 우리 신랑 소리 듣고 핑 돌아 홀려서 시집갔구먼.”

 

 

여기가 소리의 고장 진도군 아니랄까봐,

소리가 인연이 돼 결혼했다는 말까지 듣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진도스럽다~’ 혹은 ‘진도 스타일~’이라고 하는 겁니다.

 

말 나온 김에, 어르신께 각시를 홀렸다는 소리 한 구절 부탁했습니다.

이종식 할아버지는거침없이 남도 민요 한 가락을 읊었습니다.

 

일명 ‘팔자타령’이라나, 뭐라나. 어르신의 소리를 들으니 “중매로 남편을 처음 만나 소리에 반했다”는 말이 허언이 아니더군요. 진짜~, 반할만 했습니다.

 

 

나와 달라, “우리 각시는 당최 애정표현 헐 줄을 몰라!”

 

 

쑥스러워 하시는 장동엽 할머니입니다. 

여유로워 자연 힐링이 되는 가사도 풍경입니다.

 

 

장동엽 할머니에게 물었습니다.

 

 

“어무니, 팔십이 넘은 신랑이 아직도 매력적이에요?”
“그란께 아직까지 살지. 안 그라믄 못살아.”

 

 

열아홉에 시집갔다는 장동엽 할머니는 4녀2남을 낳고, 53년간이나 부부로 잘 살고 계신답니다. 부부생활만으로도 환갑이 다 돼가는 이들 부부도 불만이 있더군요.

 

다 늙어 힘없는 마당에, 황혼 이혼이 무서워 밥 안줘도 쓴 소리 못하고 쩔쩔맨다는 요즘, 이종식 할아버지께서 겁 없이 불만을 덥썩 말씀하시더군요.

 

 

“나넌, 각시헌테 애정표현을 잘 허는디, 우리 각시는 당최 애정표현 헐 줄을 몰라.”

 

 

난 또 뭐라고….

부부 간 애정전선을 거침없이 토설하시는 걸 보면 아직까지 당당하나 봅니다.

여기서 하나 더 생각한 게 있습니다.

 

‘진도 스타일’은 아무래도 ‘민요’와 함께 ‘당당한 컨셉’이나 봅니다.

어르신들 건강하고 행복한 부부생활 하시기 바랍니다.

 

  

진도군 조도면 가사도해수욕장은 여유롭고 한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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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11.08 16:47

해돋이는 청춘, 해넘이는 중년이 좋아하는 이유

세방낙조 일원 ‘술래’와 소리체험을 통한 ‘힐링’
출세할수록 만나기가 힘들다?, “너 자신을 알라”

 

  

 

양덕도와 주지도(우)입니다.

살풀이춤입니다.

진도의 맛도 뺄 수 없지요.

 

 

나이 탓인지, 요렇게 하소연하는 지인이 늘었습니다.

 

 

“왜, 이렇게 세월이 빠르냐?”

 

 

세월 참 유수(流水)입니다. 2~30대에는 시간의 흐름을 빨리 돌리려고 애를 써도 느려 터졌습니다. 그런데 40대에는 세월을 늦추려 해도 빠르게 흘러갑니다. 50대 이후에는 세월 빠르기에 가속도가 붙는다더군요. 지인들은 이를 이렇게 표현하더군요.

 

 

“한 달이 일주일 같고, 요일만 기억하고 산다."

 

 

이는 단조로운 일상 탓이겠지요. 그래서 나이 들수록 무료함에서 벗어날 ‘힐링(healing)’, 즉 치유가 필요하나 봅니다. 단조롭고 바쁜 삶이야말로 인생의 무덤이니까. 하여, 지난 11~15일 진도 등지에서 전국의 ‘생명회의’ 식구들과 더불어 여름을 보내며, 삶을 다채롭게 설계할 재충전 시간을 가졌습니다.

 

2~30대 청춘들은 신촌, 홍대 혹은 로데오 거리, 해운대 해수욕장 등지에서 힐링을 느끼며 열정을 불태우겠지요. 이에 반해 노땅들은 도심을 벗어나 자연 속에서 몸과 마음의 여유로움을 찾을 수밖에…. 이는 먼저 살아온 이들이 젊은이들에게 세상을 양보하려는 배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진도 힐링 술래에 나선 사람들.

 혈도(구멍도)입니다.

 세방낙조입니다.

해안 전망대와 다도해 풍경입니다.

육자배기 한 자락에 박수가 터집니다.

 

 

세방낙조 일원 ‘술래’와 소리체험을 통한 ‘힐링’

 

진도는 ‘흥’과 ‘멋’과 ‘맛’, 삼박자가 옹기종기 모인 곳이라고 합니다. 맞더군요. 소리와 풍경과 삶의 맛이 기차게 어울려 있었습니다. 실제로 진도가 자랑하는 길은(吉隱)리와 소포리 소리체험, 세방낙조와 다도해 해상국립공원 정취 감상 등을 통한 ‘힐링 술래’는 삶을 풍요롭게 했습니다.

 

먼저 다도해해상국립공원 풍경입니다. 이곳의 백미(白眉)는 ‘세방낙조’입니다. 흔히들 그러지요. ‘해돋이는 푸른 꿈으로 가득 찬 청춘남녀가, 해넘이는 삶을 관조하는 중년들이 더 좋아한다’고. 어쨌거나, 이곳 해넘이는 섬과 바다를 등지며 사라지는 해가 유난히 붉어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세방낙조~보전뒷개~거제 등으로 이어지는 해안도로는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들 만큼 유명세입니다. 뿐만 아니라 기상대까지 한반도 최남단 제일의 낙조 전망지로 꼽을 정도로 아기자기한 다도해의 섬들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드라이브 코스입니다. 35개의 유인도와 119개의 무인도를 품은 바다 위 섬들도 눈길을 끕니다.

 

 

섬 가운데 솟은 돌을 보고 이름 붙인 주지도(손가락 섬, 일명 자지도). 발가락을 닮은 섬 양덕도(발가락 섬). 여자의 성기를 닮은 혈도(구멍 섬). 사자와 비슷한 모습을 한 광대도(사자 섬) 등은 마치 바다의 주인이 누구인지 알리는 듯합니다. 위대한 자연 풍경 앞에서 인간은 나약한 존재임을 자각하고 자연스레 힐링이 되는 게지요.

 

 한남례 명창과 후계자들이 소리를 들려주었습니다.

 소리를 통한 힐링 체험 중입니다.

 

 

출세할수록 만나기가 힘들다?…“너 자신을 알라!”

 

길은마을 푸르미체험관에서 이 지역 출신인 이윤선 교수(목포대)와 김병철 운영위원장(녹색농촌체험마을)의 지도로 배웠던 육자배기와 아리랑 타령 등 우리 소리 따라 부르기는 살면서 가슴 속 응어리를 풀어내기에 충분했습니다. 맺힌 응어리는 소리로 풀어야 제 맛이나 봅니다.

 

특히 고령에도 불구하고 밤늦게 소포 전통민속체험관에서 흔쾌히 일행을 맞이해준 명창 한남례(80) 할머니와 후계자 곽순경(68), 한봉덕(68), 박미정(65) 씨 등이 들려준 ‘흥그레 타령(일하면서 부르는 신세타령)’, ‘육자배기’, ‘베틀노래’, ‘흥타령’ 등 진도 전통 민요 생음악 감상은 정신을 풍요롭게 하는 힐링의 진미(眞味)였습니다.

 

 

“출세할수록 만나기가 힘들다.”

 

 

자연의 이치와 인간의 이치가 다르나 봅니다. 자연은 깊고 높을수록 사람을 더 끄는 법인데, 인간은 속세에서 빛날수록 지인을 멀리합니다. 삶이 아직 익지 않은 탓이겠지요. 이럴수록 그네들의 삶은 팍팍해 질 게 뻔합니다. 사람과 동떨어져선 큰일을 이루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소통’을 중시하는 거겠죠?

 

세상은 지금, 국회의원 비례대표 자리를 두고 벌어진 일 등으로 시끄럽습니다. 공천헌금과 부정투표에는 혀를 내두를 지경입니다. 이는 자연의 간단한 이치를 모르는 시대정신을 망각한 아둔한 인간들의 군상(群像)입니다. 이들에게 필요한 건 힐링이요, 시대적 소통일 것입니다. 그들에게 한 마디하고 싶습니다.

 

“너 자신을 알라!”

 

힐링 술래에 나선 일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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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헌화가’의 감동, 아내들의 마음을 적시다!
남자의 기대치를 여지없이 무너뜨린 한 마디

 

 

진도 조도리 가사도에서 본 해안과 주지도(가운데)와 양덕도.

 

 

부부 이야기를 쓴 지가 꽤 되었습니다.

 

잠시 쉰 소리 좀 하지요. 제가 부부 이야기를 쓰는 이유가 있습니다. 시민운동을 하다 보니, 어느 날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모든 사회문제의 근원은 가정이다. 가정이 화목해야, 사회가 건강하고, 세상이 건전하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이혼 등 가정불화는 한 부모 가정과 자녀문제 등 많은 갈등을 낳기 때문입니다. 그래 부부 이야기를 통해 사회문제의 근본을 치유하는 방향으로 선회하게 되었습니다.

 

본론으로 들어가지요. 휴가를 맞아 지난 11일부터 15일까지 윤선도 유적지인 해남 녹우당과 보길도 세연정을 거쳐 진도, 가사도 등지를 유랑하였습니다. 이 동안 천운인지 비를 피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기간동안 폭우로 인해 군산, 서울 등지는 큰 피해를 당했더군요. 피해를 당한 분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합니다.

 

여행길에서 배우고 느꼈던 일들은 차차 쓰기로 하지요. 오늘은 ‘생명회의’ 회원들과 자연 유랑에서 있었던 진도군 조도면 가사도에서의 이강우(53)ㆍ박미선(45) 부부 이야기부터 풀기로 하겠습니다.

 

 

이강우 씨가 원추리와 도라지를 꺾어왔습니다.

 

자부심에 찬 여인의 한 마디 “내 남편이에요!”

 

가사도 바다 풍경 감상을 위해 20여 명이 차에 올라 가파른 길을 탔습니다. 길 양쪽 비탈길에는 꽃들이 피어 있었습니다. 아름다운 해안선에 취해 차를 잠시 멈추고 주지도와 양덕도 등 다도해 풍경을 보는 사이 이강우 씨가 한 아름 꽃을 따 들고 왔더군요.

 

그의 손에 들린 꽃은 진도 등지에서만 볼 수 있다는 노란 원추리와 보라색 도라지였습니다. 일행 중 여자가 과반수였던 터라, 그의 아내와 다른 여자들 사이에서 망설일 수 있는 상황이었기에 ‘꽃을 누구에게 줄까?’란 궁금증이 일었습니다.

 

그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아내 박미선 씨에게 꽃을 건넸습니다. 부러움에 가득 찬 여성들의 환호성이 터지고, 꽃을 받은 그녀는 함빡 웃음을 지었습니다. 그리고 자부심에 꽉 찬 한 마디가 나왔습니다.

 

 

“내 남편이에요.”

 

 

여자들은 헌화가 같은 광경에 “와~, 부럽다. 와~ 멋있다”며 시샘을 드러냈습니다. 시샘을 의식했는지 박미선 씨가 겸손의 한 마디를 내뱉었습니다.

 

 

“다른 이야기도 있는데 그건 넘어 갈게요. 대신 이 남자랑 살아, 말아? 고민했는데 꽃을 받았으니 고민은 이 시간부터 내려놓도록 하겠습니다.”

 

 

예상치 못했던 깜짝 이벤트는 부부생활 중 고민을 해결하는 촉매제가 되었습니다. 여자의 로망을 적절하게 보듬은 게지요. 그 틈을 비집고 옆에서 결정적 한마디가 터졌습니다.

 

 

“아내에게 대접받으려면 남편들도 아내를 위한 이벤트를 종종해야 해요.”

 

 

다시 이벤트를 연출했습니다.

 

 

남자들의 기대치를 여지없이 무너뜨린 한 마디

 

부부의 정을 지켜보던 남자들도 부러운 시선이었습니다. 잠시간의 침묵을 깨는 한 마디가 있었습니다.

 

 

“해수욕장에서 저 부부를 쭉 지켜보았다. 아내가 남편 옆에서 하나하나 수발드는 걸 보고, 내 아내를 데려 오려고 했다. 남편 시중드는 것 좀 보고 배우라고.”

 

 

그는 남자들의 아내에 대한 로망을 진솔하게 밝혔습니다. 남자들은 그의 말에 웃음으로 ‘맞아’라며 맞장구를 쳤습니다. 그것도 잠시, 그가 남자들의 기대치를 여지없이 무너뜨렸습니다.

 

 

“그런데 안 되겠다. 꽃을 꺾어 아내에게 주는 걸 보니, 남자로 대접받는 이유가 따로 있었네. 난 닭살 돋아 이벤트 같은 거 못한다. 아내에게 대접받을 생각은 말아야겠다.”

 

 

오는 말이 고와야 가는 말이 고운 이치였습니다. 부부 뿐 아니라 세상사 인간관계가 상호작용의 결과임은 분명합니다. 작은 것에 감동하는 아내들의 마음을 가슴으로 안아야 남편으로 대접받는 이치였습니다. 아내에게 잘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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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철님오랜만이에요......
    부부이야기 잘 읽고 갑니다..
    제겐 영원한 메스테리 같아용....
    잘 지내시지요?

    2012.08.18 08:34 신고

“죽으려고 하면 살고 살려고 하면 죽는다!”
이순신과 민초들의 숨결이 살아있는 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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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량대첩의 대승이 빛나는 울돌목 일대를 가로지른 진도대교.

진도하면 떠오르는 진도대교. 이곳은 임진란을 승리로 이끈 이순신 장군의 숨결이 녹아 있다. 바로 명량대첩이 그것.

명량대첩은 이순신 장군이 백의종군 후 13척의 배로 일본군 133척의 왜선을 물리친 해전사에 기리 빛나는 곳이다.

전라우수영의 본거지 해남 문내면 학동과 진도군 녹진 사이의 명량해협(울돌목)은 지리여건상 매우 바른 급류가 흘러 평균 11.5노트(시속 약 24km)의 물살이 흐르고 있다. 울돌목은 급류가 흐르면서 서로 부딪쳐 나는 소리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울돌목 일대의 명량대첩지에 세워진 쌍둥이 다리 진도대교의 풍경을 보며 이순신 장군과 나라를 구하고자 분연히 일어났던 민초들의 숨결을 느껴보는 것도 여행의 한 의미일 터. 다음은 진도대교 일대 풍경이다.


 이곳은 이순신 장군의 지휘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전라우수영이었던 해남에서 본 진도대교.

이순신 장군과 민초들의 구국의 일념이 살아 있는 진도대교.

물이 거세 울돌목이라고 한다.

약무호남 시무국가.  

괴뇌어린 시선으로 명량해협을 바라보는 이순신 장군 동상.
 
거북선을 타고 본 진도대교.

배 만드는 광경이 조각되어 있다.

 진도대교 풍경.

 명량해협에는 이순신 장군을 기리는 공연장이 준비 중이다.
이는 10월 8일~10일까지 있을 명량대첩축제의 주 무대 중 하나이다.

 전남도에서 만든 거북선 유람선.

 이순신 장군의 기개가 서린 진도대교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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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록강 동쪽에서는 소치를 따를 자가 없다”
진도 여행에서 허씨 일가의 예술에 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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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농의 삼송도.

진도 여행의 맛은 다양하다. 섬 생활, 진돗개, 풍경, 문화, 예술, 역사 등이 어우러져 있다.

이중 운림산방은 특별하다. 그러니까 나를 진도 여행으로 이끈 것은 환쟁이 허씨 일가의 예술혼이 서린 운림산방이었다.

운림산방은 조선후기 남종화의 대가 소치 허련이 머물면서 그림을 그리던 곳이다. 소치는 김정희 선생이 내린 아호이다.

추사는 소치를 일컬어 “압록강 동쪽에서는 소치를 따를 자가 없다”며 극찬했다고 한다.

이곳은 허련에서 시작되어 그의 아들 미산 허형, 남농 허건, 임전 허림, 의재 허백련 등 남종문인화의 산실이다. 본채와 사랑채, 연못, 소치기념관과 진도역사관 등이 자리하고 있다.

지난 12일, 아침에 찾은 운림산방은 고즈넉했다. 밤새 내린 비로 인해 촉촉이 젖은 대지와 산봉우리를 감도는 백운(白雲)은 운림산방의 풍미를 더했다.


고즈넉한 풍경.

 진도역사관에서는 매주 토요일 그림 경매가 열린다.

연꽃.

 소치기념관. 



소치가 기거했던 본가. 

운림산방은 날 차분하게 만들었다.

운림산방을 찾은 저 여인은 무슨 생각 하고 있을까? 

 소치기념관.

 소치의 송죽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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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배운 부부 사랑법, TV 동화로 방영
“부모 쉽게 이혼하지만 아이는 하늘 무너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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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가족 이야기를 다룬 TV동화 <사이좋게 지내요>

블로그를 운영하다 보니 많은 일이 생깁니다.

마음 맞는 이를 만나기도 하고, 함께 여행을 하기도 하고, 선물을 받기도 하고, TV와 연결시키기도 합니다. 블로그는 자연스레 겸손을 배우는 장이 되었고, 소통의 공간이 되었습니다.

그러다 지난 해 <여성중앙> 12월 호에 ‘블로거 가족과 함께 떠나는 여행 - 진도편’에 실리기도 하였습니다. 이번에는 뜻하지 않게 블로그에 올린 글이 오늘 오전(21일), TV에 소개되는 행운을 누렸습니다.

다름 아닌 KBS 1TV에서 매주 월~금요일 오전 10시 50분에 방송되는 교양 프로그램 ‘TV동화 행복한 세상’ 제 2153화 <사이좋게 지내요 - 아이에게 배운 부부 사랑법>으로 방영되었습니다. 기분 묘하더군요.


부부싸움을 본 아이.

아이에게 배운 부부 사랑법, TV 애니메이션으로 방영되다

‘TV동화 행복한 세상’은 진심 어린 눈빛과 손길로 포옹의 의미를 전달하고, 포옹의 가치를 널리 알려 생활 속에서 포옹을 실천할 수 있도록 이끄는 길잡이가 되려는 취지에서 제작된다고 합니다. 하여, 평범한 이웃들의 행복한 일상을 따뜻한 영상에 담아 시청자와 나누는 프로그램이라나요.

<사이좋게 지내요>의 원 제목은 “엄마. 아빠랑 헤어질 거야?” 인데 제목을 바꿨더군요. 내용은 부부싸움을 본 아이가 꿈속에서 이혼하려는 부모 때문에 방황하는 모습과 이를 치유하는 과정을 그렸습니다.

또한 “부모들은 자신들의 사유로 쉽게 이혼하지만 아이들은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습니다. 아내에게 잘 하세요! 이기려고 들지 말고, 아내의 생각을 들으시라고요!”라는 아이 메시지를 전달하며 ‘부부’만큼 중요한 게 ‘가족’임을 쓴 글이었습니다.

이 글이 애니메이션으로 나오기까지는 원작 사용 계약서 작성, 대본 만들기, 애니메이션 작업 등의 과정을 거쳤습니다.

 
원작 사용 계약서.

오늘(21일) 아침 방영된 애니메이션.

딸아이 기습 제안 “원작료 5대5 아니면 6대4로 나눠요!”

그런데 계약 과정 등을 지켜보던 딸아이가 기막힌(?) 말을 하더군요.

“아빠, 그 글 제 이야기가 소재잖아요. TV 동화 원작료 받으면 5대5로 나눌 거죠?”
“뭐야? 먹여주고, 입혀주고, 가르치는 게 얼만데 원작료까지 혀를 내밀어. 너무한다.”

지식 낳은 부모로서 자식에게 베푸는 건 당연지사라는 딸아이 항변에 기가 막히더군요. 그러더니 수정 제안을 하더군요.

“그거 제 아이디어고, 또 제가 글 고쳤잖아요. 그러니 5대5가 안되면 6대4로 나눠요.”

하지만 응할 수가 없었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인 아이가 벌써부터 프로(?) 세계의 맛을 보는 건 곤란하지요. 결국 원작료에서 1만원 주는 것으로 합의를 보았습니다.

어찌됐건, ‘TV동화 행복한 세상’은 여러분의 사연을 기다린다고 하니 사연에 도전하면 좋은 일 생길 것 같습니다.


이렇듯 주변의 소소한 일상을 다룬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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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재미, 맛 좋은 암컷에 밀려 수난인 수컷
[맛 기행] 전남 진도 - 간재미 회무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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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재미 썰기.

간재미 드셔보셨나요?

남해와 서해에서 주로 잡히는 간재미는 맛의 본좌 남도에서도 홍어 못지않게 즐기는 어종입니다. 육질과 씹히는 맛도 홍어와 비슷합니다. 하지만 간재미는 홍어와는 달리 톡 쏘는 맛이 없는 게 특징이지요. 이런 간재미를 지난 11월 진도 여행에서 맛볼 수 있었습니다.

진도 문화해설사 허상무 씨는 “진도에서 뺄 수 없는 먹을거리가 간재미”라며 “가오리과인 간재미는 진도에서 어획량이 많아 정월대보름날 간재미탕을 끓여 먹을 만큼 토속음식으로 사랑받고 있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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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재미 무치기.

간재미, 맛 좋은 암컷에 밀려 수난당하는 수컷

허 씨는 “뼈째 먹을 수 있는 간재미는 수컷보다 암컷이 맛이 좋다.”면서 “이로 인해 수컷이 수난을 당한다.”고 귀뜸입니다.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하더군요.

“맛이 좋은 암컷은 값이 비싸지만 수컷은 싸 간혹 제 값을 받으려고 두 개인 생식기를 잘리는 수모를 당한다.”

뱀처럼 생식기가 두 개인 걸 보면 간재미 수컷은 스테미너 식품으로 각광받을 것 같은데 오히려 수모를 당한다니 의외입니다. ‘다른 조리방법이 없는지 살펴봐야 하지 않을까?’란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간재미 요리 23년째로, 순천남도음식대축제까지 출전했던 경력의 조권의 씨는 “간재미는 안쪽으로 뒤집어 내장을 꺼내 결을 거슬러 포를 떠야 제 맛이다.”“간재미에 막걸리를 조금 넣고 주물러야 육질이 쫄깃하다.”고 합니다.


간재미 회무침.
 
간재미 회무침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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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어탕 고기도 장난 아니죠?

뼈째 씹을수록 맛이 나는 ‘간재미 회무침’

간재미 회무침은 “무채, 미나리, 마늘, 양파, 고추장, 참깨, 고춧가루, 참기름, 막걸리 식초 등을 넣고 무쳐야 맛있다”고 하네요. 진도에서 간재미는 사시사철 맛 볼 수 있으나, 제철은 겨울에서 5월까지라 합니다. 그러니 간재미 철이 왔다고 봐야겠지요.

간재미 회무침 맛에 대해 이한 씨는 “살점이 부드럽고 꼬들꼬들하지만 육질에서 부족한 씹히는 맛을 연골 뼈가 받쳐줘 씹으면 씹을수록 맛이 더 난다.”면서 “새콤, 달콤, 상큼한 맛 때문에 손이 절로 간다.”고 평합니다.

이런 맛 때문일까? 방금 가져왔는데 어느 새 회무침이 쑥 줄었습니다. 간재미는 회무침, 찜, 탕 등으로 먹는다고 하네요. 목젓을 자극하는 간재미 맛에 한 번 빠져 보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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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재미 회무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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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junke1008.tistory.com BlogIcon mami5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곳에선 맛볼 수 없는 그런 간재미로군요..^^
    한상 가득 입맛이 살아 날 것 같으네요..
    휴일 좋은 시간이 되세요..^^

    2009.12.06 10:41 신고
  2. Favicon of https://jsapark.tistory.com BlogIcon 탐진강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시골에서 간재미를 간혹 먹어본 적이 있습니다.
    별미로 먹으면 일품입니다.

    2009.12.06 19:59 신고

강강술래, 단결과 정신적 힘을 준 민속놀이
‘강강수월래’ 아닌 ‘강강술래’가 바른 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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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공 강강술래.

  초사흘에 뜨는 달은 / 강강술래
  보름 안에 요달이요 / 강강술래
  바람도가다 쉬어가고 / 강강술래
  구름도가다 쉬어가고 / 강강술래
  넘어가는 날짐승도   / 강강술래
  가지앉아 쉬어가고   / 강강술래
  한번가신 우리임아   / 강강술래
  왔다갈지 모르는가   / 강강술래

강강술래는 우리의 자랑스런 세계무형유산입니다.

가족들과 전남 진도 토요민속여행에서 정겨운 우리 소리를 관람했답니다. 진도향토문화회관에서 매주 토요일에 펼쳐지는 이날 상설공연에서는 단막창극, 판소리, 살풀이, 진도 북놀이, 진도아리랑, 강강술래 등이 펼쳐졌습니다.

특히 눈에 띠는 게 '강강술래'였습니다. 막연히 부녀자들이 원을 그리며 빙빙 도는 줄만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군요. 신명나는 우리 가락 한마당답게 뭔지 모를 벅찬 감동이 솟구치더군요. 괜스레 가슴 뿌듯했습니다.


진도 향토문화회관에서 매주 토요일 무료로 펼쳐지는 민속공연 중 강강술래 공연 모습.

진도 향토문화회관.

지난 7일 토요민속공연은 민요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매주 공연이 바뀐다고 합니다.

강강술래, 단결과 정신적 힘을 준 민속놀이

아시다시피, 강강술래(중요무형문화재 제 8호)는 한가윗날 휘영청 달 밝은 밤에 처녀와 아낙들이 손을 잡고 원을 그리며 노래하고 놀이하는 고유 민속놀입니다.

나라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에는 단결과 정신적인 힘을 주었지요.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왜군과 대치할 때, 우리 군사가 많게 보이기 위해 인근 부녀자들이 떼를 지어 해안지대 산 곳곳에 모닥불을 피워 놓고 돌면서 ‘강강술래’를 부르게 하였다고 합니다.

강강술래 놀이도 다양하더군요. 놀이꾼들이 나선형으로 감아 들어갔다가 풀어 나오는 ‘덕석몰이’, 손을 잡고 둥글게 늘어앉아 한쪽에서부터 일어나서 잡은 손 위로 넘어 돌아나가는 ‘꼬사리 꺾기’가 펼쳐졌습니다.

앞사람 허리를 잡고 엎드려 한 줄로 늘어선 놀이꾼의 등을 밟고 놀이꾼 하나가 건너가는 ‘지외밟기’, 놀이꾼이 손을 잡고 둥글게 서면 한쪽에서부터 서로 잡은 손 밑으로 차례로 빠져 나가는 ‘청어엮기’ 등이 호기심을 자극했습니다.


강강술래 인사.

강강술래 덕석몰이.

강강술래 지외밟기.

강강술래 청어엮기

‘강강수월래’가 아닌 ‘강강술래’가 바른 표기

강강술래를 본 아이들은 “신나고 재밌었다. 예쁜 한복을 입고 뒷모습으로 들어와 되게 젊은 줄 알았다. 그런데 앞모습을 보니 나이 드신 분들이었다. 그게 신기했다”더군요.

진도 아주머니들이 직접 하는 공연인 걸 모르고 처녀들이 펼치는 것으로 알았나 봅니다. 제 느낌은 변화무쌍한 역동성이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이런 가족 테마문화기행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한 가지 더, 전문가들에 따르면 “‘강강술래’는 우리가 알고 있었던 ‘강강수월래’가 아니라 ‘강강술래’가 맞다”고 하니 이를 기억해야겠습니다. 


단막창극 놀부가 흥부 엉덩이 대리는 장면.

진도북놀이.

판소리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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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raonyss.tistory.com BlogIcon 라오니스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냥 손잡고 도는 것만 강강술래가 아니었군요...
    진도에서의 공연.. 멋진데요.. 와우 ^^

    2009.12.06 00:36 신고
  2. Favicon of http://www.markjuhn.com BlogIcon mark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리 민숙에 창을 덜어보면 가믓 깊이 묻어있는 한이 묻어 나오는 것 같더군요. 그래서 듣고 나면 마음이 무거워 지더군요

    2009.12.07 16:41

‘전복뚝배기’, 이 보다 시원한 해장국 없다?
‘전복장아찌’, 애기 전복도 훌륭한 밥도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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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복뚝배기.

“시원한 해장국의 세계로 안내합니다.”

진도 문화해설사 허상무 씨, 해장국집을 안내하면서 자부심이 대단합니다. 그렇게 찾은 진도의 식당 ‘식객’. 이름만으로도 포스가 느껴집니다.

“이 집은 숨겨 놓은 맛집이다. 여기는 식당 냄새보다 방석집 비슷한데 한 번 맛 본 사람은 이 집에 와서 꼭 다시 먹는다.”

허상무 씨, 음식 맛도 보기 전에 너스렙니다. 토박이가 이렇게 권하는 집은 대개 백발백중입니다. 조리 과정을 살폈습니다. 전복을 통째 넣어 끓이더군요. 음식을 하는 주인에게 간간이 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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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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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째로 넣어 끓인 후 빼냅니다.

“전복 껍질을 푹 고면 영양소가 빠져 나와 진국”

- 전복은 어떤 걸 쓰나?
“3년산인데 이건 오래 키워도 별로 자라지 않는 그런 종이다. 이게 크기가 뚝배기 하기에 좋다.”

- 맛이 끝내준다는데 본인이 먹어봐도 맛있나?
“장사한지 10여년 됐는데 맛이 없었다면 지금까지 버텼겠나. 특허를 내고 싶은데 아직 못하고 있다. 체인점 내자고 하는데 거절했다. 근데 한 군데를 거절 못했다. 좁은 진도에서 이럴 게 아니라 서울로 가서 장사해야 하는데….”

- 거절 못한 곳은 어딘가?
“사정이 딱했고, 배우려는 의지가 달랐다. 충청도인데 여기까지 와서 조리법을 배워 갔다. 덕분에 장사 잘하고 있다고 한다.”

- 조리 비법을 꼭 찍어서 말한다면?
“전복은 재료 자체가 뛰어나 비법이 따로 없다. 덧붙이면 전복 껍질이 비법이다. 다른 데는 대개 전복 껍질을 버리는데 우린 그걸 사용한다. 전복 껍질을 푹 고면 껍질에 있는 영양소가 빠져 나와 진국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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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게 뚝배기 하기에 딱이랍니다.

“아이들이 시원한 맛을 알겠어요? 그 시원함을 알겠어요.”

지글지글 보글보글. 맛있는 냄새가 코를 자극했습니다. 패류의 황제라는 전복은 일단 친환경 수산물입니다. 전복 기능에 대해 말이 필요 없겠죠. 밑반찬으로 톳, 전복장아찌, 전, 젓갈 등이 나왔습니다.

그 비싸다는 전복을 밑반찬으로 내다니 재밌더군요. 전복을 장아찌로 만든 건 처음 봅니다. 아이들도 한 입에 쏙 넣을 만큼 작아 안성마춤이었습니다. 맛은 짜지만 달콤했고, 전복이라 전복만의 특별한 맛이 더해졌습니다. 애기 전복으로 전복장아찌를 만든 것 자체만으로도 훌륭한 밥도둑이었습니다.

1인분에 8천원인 전복뚝배기가 나왔습니다. 맛요? 말로 표현하기 힘든 묘한 맛이었습니다. 이건 함께 먹었던 제 아이들 입을 빌리는 게 더 효과적일 것 같습니다.

“얼큰하면서 깊은 맛이 어디선가 우러나와요. 저희 같은 아이들이 시원한 맛을 어찌 알겠어요? 그런데 그 시원함을 알겠어요. 입맛 까다로운 동생이 아무 말 없이 밥 한 공기를 국물에 말아 먹을 정도니 무슨 말이 필요하겠어요. 전복도 쫄깃쫄깃, 기름기가 빠져 담백하고 심플한 맛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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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복장이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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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복뚝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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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greensol.tistory.com BlogIcon 여행사진가 김기환   수정/삭제   댓글쓰기

    티스토리에도 블로그를 가지고 계셨군요.
    거기다... TNM회원이시구요...^^
    반갑습니다.

    2009.11.29 14:29 신고
  2. Favicon of http://leedam.tistory.com BlogIcon leedam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냥 먹기도 힘든 전복인데요 ㅎㅎ
    장아치를 하신다니 부러워요 ㅎㅎ

    2009.11.29 17:45 신고


방황하는 젊은이에게 전하는 충무공 교훈
불평불만 보다는 매사에 감사하고 살 일

진도대교와 명량대첩의 울돌목.


취업을 위해 씨름 하는 젊은이들이 많습니다. 죽어라고 공부해도 직업을 찾지 못해 자책하는 젊은이가 늘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 방황하는 젊은이들뿐만 아니라 좌절하는 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하는 번쩍이는 교훈을 보게 되었습니다.

진도의 충무공 이순신 장군 동상 옆 ‘이순신 십경도’에는 생각하게 하는 뭔가가 있더군요. 이순신 장군의 십경도에 씌인 글귀를 보며 잠시 자신을 다잡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집안이 나쁘다고 탓하지 마라"

"머리가 나쁘다고 말하지 마라"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고 불평하지 마라!”

1. “집안이 나쁘다고 탓하지 마라!”
나는 몰락한 역적의 가문에서 태어나 가난 때문에 외갓집에서 자라났다.

2. “머리가 나쁘다고 말하지 마라!”
나는 첫 시험에 낙방하고 서른둘의 늦은 나이에 겨우 과거에 급제하였다.

3. “좋은 직위가 아니라고 불평하지 마라!”
나는 14년 동안 변방 오지의 말단 수비 장교로 돌았다.

4.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고 불평하지 마라!”
나는 적군의 침입으로 나라가 위태로워진 후 마흔 일곱에 제독이 되었다.

5. “조직의 지원이 없다고 실망하지 마라!”
나는 스스로 논밭을 갈아 군자금을 만들었고 스물세 번 싸워 스물세 번 이겼다.

"좋은 직위가 아니라고 불평하지 마라"

"죽음을 두렵다고 말하지 마라"

“위 사람이 알아주지 않는다고 불만 갖지 마라!”

6. “윗사람의 지시라고 어쩔 수 없다고 말하지 마라!”
나는 불의한 직속상관들과의 불화로 몇 차례나 파면과 불이익을 받았다.

7. “옳지 못한 방법으로 가족을 사랑한다 하지 마라!”
나는 스무 살의 아들을 적의 칼날에 잃었고, 또 다른 아들들과 함께 전쟁에 참가하였다.

8. “위 사람이 알아주지 않는다고 불만 갖지 마라!”
나는 끊임없는 임금의 오해와 의심으로 모든 공을 빼앗긴 채 옥살이를 하였다.

9. “若無湖南 是無國家(약무호남 시무국가) 尙有十二 微臣不死(상유십이 미신불사)”
만약 호남이 없었으면, 곧바로 나라가 없어졌을 것이다. 아직 배가 12척이나 있고, 저는 죽지 않았습니다.

10. “죽음을 두렵다고 말하지 마라!”
나는 적들이 물러가는 마지막 전투에서 스스로 죽음을 택했다.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교훈적인 이야기입니다. 불평불만 보다는 매사에 감사하고 위기를 기회로 여기는 자세가 필요할 듯합니다.

울돌목의 이순신 장군 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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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junke1008.tistory.com BlogIcon mami5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좋은 글이네요..
    요즘 사람들에게 해주고싶은 아주 좋은 교훈입니다..

    모든 악조건은 다 갖고 있어도 굴하지 않으시고 끝까지 버티기로..^^*

    현철님 충무공 교훈을 보고 매사에 불평은 말아야겠어요..^^
    잘 보고갑니다..^^*

    2009.11.18 19:23 신고
  2. Favicon of https://leeesann.tistory.com BlogIcon pennpenn   수정/삭제   댓글쓰기

    주옥 같은 말씀이네요~
    충무공은 진정한 성웅이십니다.

    2009.11.18 19:53 신고
  3. Favicon of https://lowr.tistory.com BlogIcon 하얀 비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나같이 모두 가슴에 콕콕 와닿는 말들입니다. 그렇게 ---가 나쁘다거나 안 좋다고 불평할 시간에 자신을 계발하고 스스로 발전하도록 더욱 공을 들이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추운 날씨 감기 조심하시고 평온한 밤 되세요.

    2009.11.18 21:0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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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철의 알콩달콩 섬 이야기
각자의 인생사가 다 '섬'의 삶일 것입니다. 우리들의 이야기를 알콩달콩 풀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때론 진짜 섬 사람들의 이야기도 함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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