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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팽목항, 세월호 도보순례단을 통해 본 ‘인연’

세월호 현장인 진도에 꼭 와보고 싶었습니다!
인연 속, 잘못된 만남 ‘악연’과 좋은 만남 ‘반연’이란?
삶은 어려움을 이겨내고 찾은 행복이 한 재미

 

 

 

 

 

 

이런 상황, 어떤 인연이라 해야 할까?

 

 

인연(因緣)!

참 묘합니다. 어떻게 맺어지느냐에 따라 삶의 희비(喜悲)가 갈립니다. 최근 진도 팽목항을 둘러보던 중, 스치듯 지나 간 짧은 인연을 대했습니다. 뭐랄까. 조금 과장하면 꼭 귀신에 홀린 듯합니다. 만날 운명이었는데, 그간 못 만나다, 한 방에 해치운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인연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분이다.”

 

 

인연의 사전적 의미입니다.

인연은 한 발 더 나아가 가족, 모임, 사회, 국가와 맺어진 연분으로도 설명할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에 태어나 서로 부딪치며 사는 것 자체로도 인연의 깊음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게 합니다.

 

 

인연을 불교에선 “결과를 이끌어 내는 직접 원인인 ‘인(因)’과 간접 원인인 ‘연(緣)’”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연은 원인과 결과를 나타내는 ‘인과’ 관계의 출발점으로 해석됩니다. 그리하여 인연은 해탈을 얻을 때까지 태어남과 죽음을 끊임없이 반복해 돌고 도는 ‘윤회’에 이르는 게지요.

 

 

 

진도 팽목항입니다.

 

 

 

세월호 현장인 진도에 꼭 와보고 싶었습니다!

 

 

진도 팽목항을 둘러보고 나오던 중이었습니다.

젊은 남녀 한 쌍이 손을 들어 태워주길 간청했습니다. 차를 세웠습니다. 태웠습니다. 그들도 저희 부부처럼 세월호 도보순례단에 합류해 팽목항에서 고인들의 명복을 빌고 나오던 중이라 여겼기에.

 

 

- 어디까지 가세요?
“감사합니다. 차 주차한 곳까지만 가면 되는데…. 가다가 주차한 곳에서 가까운 데서 내릴게요.”

 

 

- 이렇게 인연이 닿았네요. 차는 어디에 주차하셨어요?
“진도는 초행이라 어디에 주차했는지 잘 모르겠어요. 핸드폰 내비를 켰으니  가다가 주차했던 근처에서 내릴게요.”

 

 

- 차 있는 곳까지 모셔 드릴게요. 어디서 세월호 도보순례에 오신 거예요?
“예. 수원에서 왔습니다. 저희 집에서 안산 분향소까지는 약 30분 거리인데도 한 번을 못 갔어요. 그런데 이번 도보순례는 어떻게든 오고 싶더라고요. 수원서 오늘 새벽 출발해 아침에 도보순례단과 합류했어요. 합류 지점에 차를 세웠고요. 가시는데 까지만 태워주시면 나머진 걸어서 갈게요.”

 

 

- 걷기에 거리가 장난 아닌데. 걱정 마세요. 주차한 곳까지 모셔다 드릴 테니. 저희가 세월호 도보순례단 합류 차인 줄 어떻게 아셨어요?
“걸어가다가 택시 만나면 타자하고 무작정 걷던 중이었습니다. 이곳에 오신 분들은 다 같은 마음일 거라 믿으며, 지나가는 차라도 얻어 탈까 했어요. 세월호 현장인 진도에 꼭 와보고 싶었습니다. 다 같은 마음 아니겠어요.”

 

 

- 젊으신데, 두 분은 부부세요?
“아직 아닙니다. 30대 중반으로 올해 결혼 예정입니다.”

 

 

- 진도까지 같이 오신 걸로 봐선 결혼하시겠는데요?
“그런가요. 고맙습니다. 갑자기 의기투합해서 새벽에 같이 오게 되었어요. 저녁에 일이 있어 급하게 올라가는 거구요. 차 저기 있습니다. 여기서 내려주세요.”

 

 

- 저 차에요? 아침에 우리가 주차했던 곳인데. 우리 뒤에 주차했던 차군요? 두 분 결혼 꼭 하세요!
“정말요. 아~, 저희 앞에 서 있던 그 차였어요? 인연이네요. 하하하~. 안녕히 가세요, 고맙습니다.”

 

 

젊은 연인과의 만남은 약 10분이었습니다.

이런 걸 인연이라 해야 하나? 하여튼, 인연이지요. 이렇듯 우리가 흔히 쓰는 <인연> 속에는 다양한 의미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필연, 우연, 악연, 반연 등입니다.

 

이에 대한 덕해 스님(제주도 우도 금강사)의 설명이 재밌습니다.

 

 

젊은 연인과의 스친 인연은 진도 염장리에서 세월호 도보순례단이 쉬던 지점이었습니다.

근데, 그걸 몰랐지요...

 

 

 

인연 속, 잘못된 만남 ‘악연’과 좋은 만남 ‘반연’이란?

 

 

“‘필연(必然)’은 아무리 벗어나려 해도 벗어날 수 없는 부모와 자식 관계처럼 운명적인 만남입니다. 우연(偶然)은 스치듯 이뤄지는 만남이지요. 앞으로 어떤 관계가 일어날지 모릅니다.”

 

 

필연이 어디 부모 자식 간에만 일어날 일이던가요. 스승과 제자 등 다양하겠지요. 덕해 스님은 인연 속에 담긴 의미는 우연과 필연 뿐 아니라 좋고 나쁨으로 또 갈린다더군요.

 

 

“‘악연(惡緣)’ 혹은 ‘저년(低緣)’은 서로에게 피해를 끼치는 사이입니다. 이 경우 만나서는 안 되는 ‘잘못된 만남’이지요. 흔히 우리가 하는 말, 궁합이 맞지 않는 사이지요.”

 

 

간혹 부모님들께서 결혼을 반대할 때 “니들은 서로 맞지 않는다”“기어이 결혼한다면 어느 한쪽이 빨리 죽을 거다”며 ‘급살 운’ 등을 들먹이는 건 악연이 불러올 화를 미리 예방하자는 차원일 것입니다. 그렇다고 다 믿을 건 아니지요.

 

 

“‘반연(扳緣)’은 서로 부족한 걸 채워주며, 올바른 곳으로 이끌어 주는 아주 ‘좋은 만남’입니다. 이를 곧 ‘천생연분’이라 하지요.”

 

 

악연과 반연의 예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악연인 부부는 이혼을 부르고, 반연인 부부는 백년해로를 누리는 거 아니겠어요. 이로 보면, 인연은 행복과 불행이 함께 들어 있는 양날의 검인 셈입니다.

 

 

이를 알았을까. 설 안부를 나누며 인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 덕해 스님께서 핸드폰으로 사진 한 장 보내겠다고 하시더군요.

 

 

제주도 우도 금강사 덕해스님입니다.

 

 


삶은 어려움을 이겨내고 찾은 행복이 한 재미

 

 

하트 모양을 한 구름 사진입니다. ‘별 것도 아닌데, 이걸 왜 보내셨을까?’ 했습니다. 그런데 스님께서 자꾸 뭐라 하시는 거 있죠.

 

 

덕해스님 : “그 사진 자세히 보세요. 자세히 보면 별 겁니다.”
나, 중생 : “에이~, 암 것도 없는데요. 그저 하트 구름 사진이구만.”

 

 

덕해스님 : “사진을 확대해서 왼쪽 부분을 한 번 더 자세히 보세요.”
나, 중생 : “자꾸 뭐가 있다 그러세요.”


덕해스님 : “사진 왼쪽을 보면 눈, 코, 입 등 사람 얼굴 형상이 화를 내고 있잖아요?”
나, 중생 : “어, 정말이네. 사람이 씩씩대네. 왜 화가 났을까? 스님은 그걸 또 어찌 발견했대요. 역시 스님은 다르셔!”

 

 

덕해스님 : “인연 속에 악마(악연)와 행복(반연)이란 두 얼굴이 있듯, 사랑도 제가 보낸 사진처럼 기쁨(행복)과 화냄(불행)이란 두 얼굴을 갖고 있습니다. 이처럼 우리네 삶도 모순된 두 세계를 동시에 지니고 있지요. 그래서 삶의 자세가 중요하다는 겁니다.”
나, 중생 : “과연 스님이십니다!”

 

 

 

스님이 보낸 하트 모양 구름 사진입니다. 

정말이지, 화난 사람 얼굴 형상입니다.

 

 

스님께 졌습니다. 스님께선 한 장의 구름 사진에서 우리네 삶을 관조하며 꿰뚫고 있었습니다. 여기서 짚은 게 있습니다.

 

 

행복한 삶은 악연보다 반연인 사람을 만나는 것에서 출발하지요. 이는 사람 뿐 아닙니다. 우리가 속한 직장, 사회, 국가와의 인연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직장 상사, 어떤 모임 수장, 어떤 국가 지도자를 만나느냐에 따라 운명이 바뀔 수 있습니다.

 

 

역사에서 가정은 부질없다 합니다. 그래도 가정해 보고 싶습니다.

 

 

‘만약, 세월호 희생자들이 박근혜 정부를 만나지 않았다면 어찌 되었을까?’

 

 

악연(불행)을 반연(행복)으로 만드는 힘은 본인에게 있다고 믿습니다. 삶은 어려움을 이겨내고 찾은 행복을 누리는 게 또 한 재미니까.

 

올 한 해 모두 힘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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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팽목항 방파제 등대를 돌아 본 소감과 다짐

부디 우리들의 대한민국을 사랑하게 해 주소서! 
 

 

 

 

 

 

 

 

진도 팽목항에 서면 답답합니다.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간 슬픔과 유가족의 애처로움이 함께 담긴 아픈 현장이기에 가슴이 더욱 먹먹합니다. 침묵 속 묵념으로 세월호 희생자들을 지켜주지 못한 죄스러움을 이겨내고자 허나, 살아 남은 자들의 못난 행동으로 여겨질 뿐입니다.

 

 

진도 팽목항 등대 방파제는 커다란 소통 창구입니다. 왜냐면 많은 리본과 현수막, 조형물 등이 저승으로 떠난 이들과 가슴으로 만나 이야기 하게 합니다. 또 그들의 한 맺힌 원한들을 풀어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세월호 인양과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 등을 전체적으로 가다듬고 다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선지, 진도 팽목항 등대 방파제는 많은 다양한 목소리와 메시지들이 실려 있습니다. 그것들은 하나하나 스스로 살아 움직이는 듯합니다. 등대 가는 길 입구에는 ‘천 개의 타일로 만드는 세월호, 기억의 벽’이란 주제로 연중무휴 노상 전시회가 진행 중입니다.

 

 

 

 

  

 

 

 

 

‘세월호, 기억의 벽’ 전시회 속, 가슴 아픈 사연

 

 

타일에는 세월호 유가족과 서울, 고양, 인천 등 전국 각지에서 보낸 그림과 글귀들이 새겨져 있었습니다. 이것들은 모두 서사시고, 명화입니다. 아울러 하나하나가 애틋한 메시지입니다. 또한 마치 옆에서 진행 중인 생방송처럼 느껴집니다. 마치, 스스로 살아 움직이며 외치는 것 같으니까.

 

 

"노란 리본

 

비오는 일요일 엄마 손 잡고
세월호 분향소에 갔어요.
노란 리본이 많아서
엄마한테 물어봤어요.
단원고 언니 오빠들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오늘 제 마음에
노란 리본 하나를 달았습니다."

 

 

손잡고 분향소에 간 사람이 혼자였을까? 가슴에 노란 리본을 단 사람은 넘치고 넘쳤지요. <노란 리본>은 그들이 돌아오길 학수고대하는 기다림의 표식이자 새로움을 갈망하는 미래에 대한 다짐이었습니다. ‘… 세월호, 기억의 벽’에는 많은 사연이 드러나 있었습니다.

 

 

 

 

“침몰 5분전 통화 다시 네 목소리 듣고 싶어 이렇게 아플 줄 몰랐어.”

 

“수학여행 전 손목 다쳐 안 보내려고 했는데… 너 없는 집 적응이 안 돼!”

 

“잊지 않겠습니다. '엄마, 저 없으면 어떡해요' 애써 태연한 목소리 그렇게 이별할 줄이야 -정수”

 

“금요일엔 돌아오렴”

 

“단원고 2-8 조찬민 마음껏 꿈을 펼쳐 보렴”

 

 

 

뿐만 아니라 진도 팽목항 방파제 속 전시회에는 자식을 허무하게 먼저 떠나보낸 부모들의 가슴 아픈 통곡 소리가 가득했습니다. 또한 한 명도 구해내지 못한 어처구니없는 광경을 지켜 본 국민들의 굳은 맹세도 담겨 있었습니다.

 

 

“내 새끼, 큰 딸 윤희야! 보고 싶고 사랑한다.”

 

“다빈아! 엄마 딸로 와줘서 고마워! 내 딸, 보고 싶다 많이많이 사랑해!”

 

“유민아! 너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생명이 존중받는 사회를 꼭 만들어 줄게…. 살아서도 죽어서도 우리 유민이만 사랑해….”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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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백, 가슴 아프게 대한민국 침몰을 외치다!

 

 

진도 팽목항 등대 방파제를 둘러보면서 가장 가슴 아팠던 건, 이시백 님이 쓴 ‘대한민국이 침몰하다’란 문구를 새긴 현수막 앞에서였습니다. <대한민국이 침몰하다>는 지금껏 그래왔던 것처럼 또 쉽게 잊힐 걸 두려워하는 몸부림이었습니다. 이시백 님이 외쳤던 ‘대한민국이 침몰하다’의 뒷부분입니다.

 

 

“그러나 세월호는 전 국민이 보는 앞에서 맥없이 바다 속으로 가라앉았다. 틈만 나면 국격을 이야기하고, 세계 10위의 공적들을 자랑하던 나라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국민들이 더욱 경악한 것은 400여 명의 사람을 태운 여객선의 조난을 수습하는 정부가 드러낸 무력함과 혼란이었다. 비탄과 경악은 이내 분노로 바뀌었다.

 

 

탑승객 인원부터 실종자의 수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몇 차례나 스스로의 발표를 번복하고, 때를 놓쳐 수백 명의 사람이 탄 여객선이 눈앞에서 뒤집어져 속절없이 가라앉는 동안 단 한 사람도 구조하지 못한 채 허둥대는 모습은 '국가'의 모습이 아니었다. 그야말로 속수무책, 좌충우돌, 갈팡질팡의 정부를 보다 못해 이번에도 민간 잠수부와 쌍끌이 어선과 오징어 배와 자원봉사자들이 나섰다.

 

 

정부가 한 일은 구급차를 가로막고 행차를 하거나, 한구석에서 라면을 먹거나, 난동을 부리지 못하도록 유족들을 가두고 감시하는 일이었다. 국민들은 충격에 빠졌다. 과연 이 나라가 세금을 바치고, 가슴에 손을 얹고 애국가를 부르던 대한민국이 맞는가.”

 

 

그렇습니다. 우리들이 세금을 바치던 대한민국은 지금, 담배 값 인상과 연말정산 등의 꼼수 증세에 시달리는 중입니다. 말뿐인 거짓의 대한민국 국민들은 지금, 애국가 가사 “… 괴로우나 즐거우나 나라 사랑하세…”에 반감을 갖는 중입니다. 왜냐하면 국민의 대한민국이 아닌 정부와 정치인의 대한민국일 뿐이니까.

 

 

  

 

 

 

부디 우리들의 대한민국을 사랑하게 해 주소서!

 

 

진도 팽목항 등대 방파제 끝에는 우체통과 등대가 서 있었습니다. 세월호 참사 100일째 되는 날 세워진 <하늘나라 우체통>은 “떠난 자와 남은 자의 소통의 끈으로 영원히 잊지 않겠다는 ‘약속’이자 ‘하나’ 됨에 대한 다짐”이었습니다. 진도 팽목항 등대 방파제를 돌아 본 제 소감은 ‘어떻게 이럴 수가…’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진한 울림, 그 자체였습니다. 그것은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을 염원하는 민중들의 처절한 외침이 녹아있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대한민국 백성의 이름으로 대통령과 정부, 정치인들에게 바랍니다.

 

 

“행복한 삶은 바라지도 않습니다. 다만, 부디 대한민국 국민이 가슴으로 우리들의 조국인 대한민국을 더 없이 사랑하게 해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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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종국   수정/삭제   댓글쓰기

    세월호를 잊고서 어떻게 살 수가 있을까? 50넘게 살아온 내인생이 죄인처럼 세월호에 희생된 가엾은 영혼을 떠 올린다. 가슴이 매여지고 한없는 슬픔이 끓어오지만, 내가 살아가면서 그 무고한 영혼을 고통스럽게 간직하며 살아야 한다. 그들은 살아가는 사람들의 양심에 영원히 죽지않고 남아 있기 때문이다....

    2015.02.24 22:22
  2. BlogIcon 두아이엄마   수정/삭제   댓글쓰기

    죽는날까지 잊을 수 없을것 같습니다..
    또래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써

    2015.02.25 10:34
  3. BlogIcon 김연화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슬픕니다ㅡ

    2015.02.25 12:04
  4. BlogIcon 하모니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도 소방차로 길막하는 국민들이 나라가 잘못했다고 태평히 욕하는 모습을 봅니다. 안전은 남이 지키는 거고 안지키면 남이 욕먹는 거지 나는 아무 문제없어 라는 생각뿐...

    2015.02.25 14:46
  5. 클릭   수정/삭제   댓글쓰기

    매너있고 능력있는분...시원시원한 성격에 잘 웃는분..
    서로 잘 통해서 즐거운 시간 보낼수 있는 분만
    여행일정이나 자세한 얘기는 만나서 하구요..
    그전에 미리 친해지도록 해요.. ^-^*
    제 소개 간단하게..
    http://kgh33.com/

    2015.02.26 00:40

짜장 스님이 만든 짜장면을 먹어야 하는데 웬 밥이에요?
“진도엔 어인 일이십니까?”…“밥해주러 왔습니다.”
한 톨의 곡식에도 만인의 노고가 담겨 있다!
진도 팽목항 찾은 세월호 도보순례단의 ‘탁발’과 ‘발우 공양’

 

 

 

 

 

 

 

 

 

 

 

생(生)과 사(死).

 

중간에 ‘갈림길’이 있다지요. <갈림길>은 이승과 저승의 경계입니다. 이 경계는 ‘백지 한 장’ 차이라고들 합니다. 말이 백지 한 장이지, 실은 종이 한 장이 아니지요. <백지 한 장>의 의미는 시간(時間)과 공간(空間)을 나누는 바로미터이지요.

 

 

“사즉생(死卽生) 생즉사(生卽死)”

 

 

진도 울둘목에서 왜군을 대파하며 명량대첩을 일궈 낸 이순신 장군이 남긴 말입니다. “죽고자 하면 살 것이오,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다”란 뜻입니다. 이 역시 백지 한 장 차이입니다. 즉, 어떤 일을 대처함에 있어 신심을 다하면 못 할 게 없다는 교훈이지요. 이를 뻔히 알면서도 외면하는 세상입니다.

 

 

 

 

 

 

 

 

그래선지, 주위에서 이런 말을 흔히 듣습니다. 

 

 

“정부와 정치권은 함량 미달이고, 대한민국 국민은 위대하다.”

 

 

세월호 사고 수습에 대한 평가도 여기에서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아시다시피 정부와 정치권은 국민 앞에 내놓은 사체 수습, 책임자 처벌,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 등의 약속 이행을 지금껏 외면하고 있습니다. 이를 보다 못한 유가족과 국민들은 단식 등으로 압박하였습니다. 그러나 정부와 정치권은 여전히 꿈쩍 않습니다.

 

 

이에 반해 국민들은 진도 팽목항 주변에서 말없이 유가족을 돕는 자원봉사 활동을 펼쳐왔습니다. 또한 마음과 마음으로 성금을 모으는 등 세월호 유가족과 하나 되었습니다. 지난 14일, 진도에서 세월호 도보순례단(이하 순례단)을 접하며 대한민국 국민의 위대한 현장을 직접 보았습니다.

 

 

 

 

 

 

 

 

“진도엔 어인 일이십니까?”…“밥해주러 왔습니다.”

 

 

순례단을 앞질러 팽목항으로 가던 중 눈에 띠는 한 차량을 발견했습니다. 그건 ‘사랑 싣고 달려가는 착한 스님 짜장 콘서트 차량’이었습니다. 반가웠습니다. 사실 예전에 짜장 스님으로 불리는 운천 스님은 남원 선원사에서 뵈었습니다. 당시 승복 입은 풍채에 놀랐는데, 이번에 처음 보는 요리사 복장에 다시 놀랐습니다.

 

 

- 스님, 진도엔 어인 일이십니까?
“순례단 밥해주러 왔습니다.”

 

- 그럼 이번에 스님의 자장면을 먹을 수 있겠네요?
“아닙니다. 지난 번 두 번의 공양은 짜장면이었는데, 이번에는 짜장면 대신 밥입니다.”

 

- 아니, 왜요. 특기인 자장면을 주셔야죠?
“안산에서 진도까지 20일 동안 걸어 온 순례단에게 자장면을 주면 허기질 것 같아 밥을 제공하는 게지요.”

 

- 진도에는 언제 오신 겁니까?
“어제(13일) 오후에 와서 순례단 저녁 준비하고, 오늘(14일) 저녁 공양까지 준비할 예정입니다.”

 

- 스님의 짜장 보시는 주로 어디에서 이뤄집니까?
“교도소, 무료급식소, 복지관, 군부대, 학교, 장애우 등을 찾아갑니다. 부르면 장소 불문입니다. 아직 제주도는 가지 못했네요. 제주도는 비용이 많이 들어 배 값만 대주면 갈 텐데….”

 

 

 

 

도로가의 노상 공터에 삼삼오오 사람들이 보입니다. 알고 보니, 순례단에게 식사를 제공할 자원봉사자들입니다. 순례단의 공양은 남원 선원사 운천 스님 외에도 부산 예일암 우신 스님, 해남 미황사 금강 스님, 해남 대흥사 범각 스님 등 많은 분들이 음으로 양으로 함께했다고 합니다.

 

 

자원봉사자들이 그릇을 닦습니다. 배달된 찐 밥과 김을 뭉쳐 주먹밥을 만듭니다. 한쪽에선 국을 끓입니다. 또 반찬을 만드는 등 분주합니다. 알아서 움직이는 보시의 현장은 침묵 속에서도 생동감이 가득합니다. 이런 게 세상사는 맛이지요!

 

 

 

 

 

 

 

 

한 톨의 곡식에도 만인의 노고가 담겨 있다!

 

 

“스님이 만들어주는 짜장, 진짜 맛있는데…. 스님 짜장을 먹어야 하는데….”

 

 

음식하면 전라도라는, 진도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신옥화씨의 말 속에는 진한 여운과 아쉬움이 담겨 있습니다. 짜장 스님 앞에서 직접 하는 표현이 궁금증을 자아냅니다. 대체 자장면이 얼마나 맛있길래? 그렇지만 맛도 세월호 앞에서는 사치입니다.

 

 

드디어 순례단이 점심 공양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하나 둘, 점심 공양을 위해 길게 줄을 섭니다. 한참 만에 국 한 그릇, 주먹 밥 하나, 반찬을 받아 듭니다. 자원봉사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식사 준비하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맛있게 잘 먹겠습니다.”

 

 

어떤 이는 다른 사람에게 “먼저 먹어라”고 줄서기를 권합니다. 그러면서 정작 본인은 뒤로 빠집니다. 이유인 즉, “자기가 먼저 먹으면 밥이 모자랄까봐”랍니다. 그리고는 수줍은 듯, “밥이 남으면 뒤에 먹겠다”고 합니다. 부처가 따로 없습니다. 이 광경에서 진정한 탁발과 발우공양을 떠올렸습니다. 

 

 

 

“한 방울의 물에도 천지의 은혜가 스며있고,
한 톨의 곡식에도 만인의 노고가 담겨 있습니다.
정성이 깃든 이 음식으로
몸과 마음을 바르게 하여 청정하게 살겠습니다.”

 

- 금강 스님의 책 <땅끝 마을 아름다운 절> 중에서 -

 

 

 

 

 

 

 

대한민국을 따뜻하게 이어주는 사랑의 오작교 ‘발우 공양’

 

 

순례단이 길바닥에 퍼질러 앉아 옹기종기 밥을 먹습니다. 주먹밥 한 입 베어 물고, 국물 한 숟갈 뜨고. 밥을 국물에 말아 후루룩 넘깁니다. 미약한 공양에도 순례단 얼굴에는 염화미소가 가득합니다. 모든 게 별미지요.

 

 

“설거지가 힘들어요.”

 

 

지나다가 무심코 들은 한 마디. 자원봉사자 입에서 나온 말이라고 믿겨지지 않았습니다. 힘들다는 걸 뻔히 알면서 기꺼이 동참했던 자원봉사의 길. 분명 이유가 있지 싶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역시’였습니다.

 

 

“우리 짜장 스님은 세재를 못 쓰게 하세요. 기름기 제거하려면 세재가 있어야 편한데. 이제는 요령이 생겼지요.”

 

 

작은 것까지 놓치지 않는 운천 스님이 다시 보였습니다. 생명과 함께하려는 스님의 사는 법이 부러웠지요. 하여튼, 이러한 ‘발우 공양’에 대해 금강 스님은 그의 수필집 <땅끝 마을 아름다운 절>에서 “몸과 마음을 청정하게 하는 것”으로 표현했습니다. 또한 발우공양을 이렇게 정의했습니다.

 

 

“모든 사람이
똑같이 나누어 먹는 평등의 정신과
철저하게 위생적이고,
낭비가 없는 청결의 정신,
그릇 소리나 먹는 소리가 나지 않는 고요함이
발우공양에는 있다.”

 

 

 

 

 

 

 

 

“사는 게 고행”이라던 부처님.

 

‘삶=고행’ 임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행복한 이유는 기꺼이 바치는 ‘나눔’이 있기 때문이겠지요. 이쯤 되니, 생(生)과 사(死)가 백지 한 장 차이가 아닌 하나임을 알겠더군요.

 

 

그렇습니다. 발우 공양은 이승과 저승을 연결하는 징검다리였습니다. 또한 발우 공양은 세월호 희생자와 유가족, 대한민국을 따뜻하게 이어주는 사랑의 오작교였습니다. 정부와 정치권은 이순신 장군의 한 마디를 잊지 않길 바랍니다.

 

 

“사즉생(死卽生) 생즉사(生卽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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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철의 알콩달콩 섬 이야기
각자의 인생사가 다 '섬'의 삶일 것입니다. 우리들의 이야기를 알콩달콩 풀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때론 진짜 섬 사람들의 이야기도 함께요.
by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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