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 싸움은 다른 생활을 한 문화 충돌
신혼은 사랑이 가득해 아름다운 것이다!
부부?
결혼하지 않고는 알 수 없다.
좀 안다고 깝죽 대봤자 ‘수박 겉핥기’다.
그래서 처녀 총각이 결혼에 대해 환상을 갖는 건 아닐까?
나도 총각 때, 결혼생활이 궁금해 빨리 결혼한 친구에게 묻기도 했다.
“결혼생활 어때, 즐거워? 신혼이 그렇게 달콤해?”
“총각이 알면 다쳐. 네가 결혼하면 알아.”
그 까짓 결혼이 뭐라고 튕기나 했다. 살아보니 정말로 그 말이 정답이었다.
부부 생활? 뭐라 딱히 설명할 방법이 없다.

내가 결혼 전, 신혼을 즐기던 친구는 연락이 거의 없었다.
그러다 간혹 전화가 왔다. 이럴 땐 대개 100%로 부부싸움 뒤끝이었다.
싸운 이야기 또 들어줘야 하나? 망설였다.
어쩔 수 없이 친구인 죄로, 마음을 토닥여야 할 의무(?)가 있었다.
부부의 삶, 길면 길고 짧다면 짧은 세월이다.
모르던 남녀가 만나 사랑해 결혼했지만 언제나 달달한 신혼일 수 없다.
다만, 하나 확실한 건 내 사람이, 내 편이 분명 생겼다는 것이다.
결혼 직후, 방금 헤어졌는데도 보고 싶고, 같이 있어도 보고 싶었다.
신혼집이 꼭 어릴 적 소꿉놀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 시도 때도 없이 나눴다. 아내가 있다는 건 이런 거구나 싶었다.
음식도 그랬다. 아내가 해 준 건 무엇이든 입에서 살살 녹았고 맛있었다.
아내의 요리는 신선했다. 그만큼 가슴에 사랑이 가득했던 것 같다.
어쨌거나 신혼은 내게 구름 위를 걷는 듯한, 뭔가에 홀린 듯한,
흥분한 상태의 몽롱한 기분이었다. 그러니 주위가 보였을 리 없다.
신혼이라고 언제나 좋을 수만은 없었다.
맑은 날이 있으면 흐린 날이 있는 법. 나도 신혼 때 많이 싸웠다.
원인은 임신 후 배려 방법을 모르는 임신과 출산 지식 부족이었다.
또 임신이 가져다 준, 아내의 감정 변화로 인한 것이었다.
이는 여자의 생리 등에 대한 남자의 무지였던 것이다.
게다가 총각시절 몸에 베인 무절제한 음주 습성 또한 큰 원인이었다.
서로 다른 생활을 살아 온 문화 충돌인 셈이었다.
문화 충돌 안에는 서로 지지 않으려는 기 싸움과 자존심 싸움이 포함되어 있었다.
한바탕 싸운 후에는 친구가 그랬던 것처럼 전화를 해댔다.
부부 싸움에 대한 지인들의 충고는 한결같았다.
“각시랑 싸웠어. 참는 게 제일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왜 그렇게 싸웠는지 싶다.
달콤한 신혼 때 부부가 피 터지게 싸우는 것은 서로 맞춰가려는 의지의 표현인 것 같다.
이런 마음이 없다면 굳이 싸울 필요 없을 거다.
신혼은 싸움도 미움도 녹일 수 있는 사랑이 가득해 아름다운 것일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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