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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안녕하셨습니까? 모두가 부처인 까닭
절집 비빔밥, 고추장 없이 먹어야 더 맛있는 이유
경남 창원 여항산 성불사의 ‘부처님 오신 날’ 풍경

 

 

 

 

우리가 바라는 용화세상은...

 

 

나라의 평안을 빌고...

 

 

부처님이 어디 절집에만 있답디까?

 

 

부처님 오신 날 봉축 대법회

 

 

연등을 접수하고...

 

나무 석가모니불!

 

 

 

어디 갈 데가 있다는 건 행복입니다.
반갑게 맞아 줄 이 있다는 건 행운입니다.

 

 

부처님 오신 날.

어디로 갈까?

고민했습니다.

 

 

전남 여수 돌산 용월사 원일스님 등이 “석가탄신일, 오세요!”라고 요청하더군요. 하지만 올해 불사를 준비 중인 경남 창원 여항산 성불사 청강스님에게 이미 마음을 허락한 뒤라 어쩔 수 없었습니다. 몸은 따로 있되, 마음만은 하나였습니다.

 

 

 

관욕

 

 

관욕

 

관욕

 

 

읽을 때마다 새롭게 다가오는 법정스님 글귀 하나 읽고 가지요.

 

 

 

     산에 오르면


                               법정스님

 

  여보게 친구
  산에 오르면 절이 있고

 

  절에 가면 부처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절에 가면 인간이 만든 불상만
  자네를 내려다보고 있지 않던가?

 

  부처는 절에 없다네…
  부처는 세상에 내려가야만 천지에 널려있다네
  내 주위 가난한 이웃이 부처고
  병들어 누워있는 자가 부처라네

 

  그 많은 부처를 보지도 못하고
  어찌 사람이 만든 불상에만
  허리가 아프도록 절만하는가?

 

  천당과 지옥은 죽어서 가는 곳이라고 생각하는가?
  살아있는 지금이 천당이고 지옥이라네
  내 마음이 천당이고 지옥이라네
  내가 살면서 즐겁고 행복하면 여기가 천당이고
  살면서 힘들다고 고통스럽다고 하면 거기가 지옥이라네

 

  자네 마음이 부처고
  자네가 관세음보살이라네

 

  여보시게 친구
  죽어서 천당가려하지 말고
  사는 동안 천당에서 같이 살지 않으려나?

 

  자네가 부처라는 걸 잊지 마시게
  그리고 부처답게 살길바라네
  부처답게…

 

 

그러게요. 법정스님 말씀이 백 번 천 번 맞습니다. 부처가 어디 산 속 절집에만 있답디까? 다들 세상에 널린 부처는 왜 보지 못한답니까? 천당과 지옥이 어디 저승에만 있답디까? 언제부터인가, 절에 스님만 있고 부처는 사라졌다더니 안타깝습니다. 그래 설까, 세상은 이미 아수라장입니다. 이걸 깨닫는 순간, 세상은 다시 용화세상이 되겠지요.

 

 

 

나무 석가모니불!

 

 

여항산 성불사 오세홍 종무원장

 

 

김영규 신도회 부회장 촛불 점등

 

 

정상식 신도회장 인사말

 

최명락 신도회 부회장 발원문 낭독

 

 

 

지난 25일 석가탄신일 새벽, 목욕재계했습니다. 아침, 속세에서 만남이란 시절인연을 타고 난 지인 두 분과 함께 창원 성불사로 향했습니다. 절집으로 가는 길, 지인이 암송하던 금강경을 직접 독송해 주신 덕에 귀와 마음 행복했습니다. 게다가 지인 자녀들이 절집에 함께 가지 못하는 아쉬움을 김밥으로 대신 싸준 덕분에 입까지 즐거웠습니다.

 

 

“성불하십시오!”

 

 

성불사 입구에 배치된 주차요원 신도님들과 인사 나눴습니다. 그들은 절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주차한 마음을 헤아린다는 듯 미소 지었습니다. 절집으로 가는 길에는 연등이 빙그레 길 밝히고 있었습니다. 공양 간에는 전과 고사리나물, 콩나물, 버섯나물 등 비빔밥 재료들이 푸짐하게 마련되었습니다. 한쪽에는 신도들과 나눌 떡을 싸고 있었습니다. 옆에서는 식혜로 목을 축이며 인사 건네고 있었습니다.

 

 

 

 

주차 봉사 등...

 

 

류지영 경기민요학원 부산지부 원장의 회심곡 음성 공양

 

배배갑종 이장님의 차량 봉사

 

 

10시, 여항산 성불사 오세홍 종무원장 사회로 ‘제2559년(2015년) 부처님 오신 날 봉축 대법회’가 시작되었습니다. 대법회는 개회, 촛불 점등(김영규 신도회 부회장), 석문스님의 타종, 삼귀의 가창, 반야심경 독송, 봉축 점등(김갑남 신도회 부회장), 정상식 신도회장 인사말 등으로 거행되었습니다.

 

 

이어 헌화 및 관욕, 예불 및 신중단 퇴공, 발원문 낭송(최명락 신도회 부회장), 청법가 가창, 청강스님 법문, 영단시식, 음성공양(회심곡-류지영 경기민요학원 부산지부 원장), 사홍서원 가창, 산회가 가창, 불자님들 상호 인사, 폐회 순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경남 창원 여항산 성불사 주지 청강스님이 신도들께 인사 올립니다.

 

 

법당 밖에도 신도들이 앉았습니다.

 

안녕하셨습니까?

 

 

“부처님 그간 안녕하셨습니까?”

 

 

법문에 나선 청강스님의 엉뚱한 일갈(一喝)에 신도들 의아한 표정이었습니다. 그러다 이내 밝은 표정이 되었습니다.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는 이치를 아는 게지요. 그들은 법정스님께서 속세에 천지라던 그 부처님들이었습니다. 속세의 부처님들이 절집에 찾아든 겁니다. 그래서 청강스님은 절집을 찾은 속세 부처님들께 문안 인사를 올린 것입니다. 

 

 

“다들 눈을 감아 보세요. 자 이제 눈을 뜨십시오. 이게 바로 부처님 오신 날의 의미입니다. 눈을 감으면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이지만, 눈을 뜨면 환하고 밝은 세상이 보입니다. 이렇듯 밝은 세상을 만들려고 부처님이 오신 겁니다.”

 

 

 

 

 

석문스님

 

 

후삼국시대, 궁예는 현세에서 용화세상과 미래불을 꿈꿨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그토록 바랬던 용화세상과 미래불을 맞이하지 못한 채 쓸쓸하게 죽어갔습니다. 왜일까? 항간에선 궁예가 욕심에 빠져 그 시대의 정치, 경제, 문화 등 사회 전체를 바로 보지 못했기 때문이랍니다. 그러니까 욕심으로 인해 백성을 등졌기 때문이지 싶습니다. 이는 현실을 직시하는 ‘정견(正見)’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꿈을 이루고 싶다면 자기가 갈 길을 제대로 바르게 나아가야 합니다. 부처님 오신 날, 초발심을 일으켜 행하면 그게 행복입니다.”

 

 

청강스님은 그러면서 불교 수행의 8가지 올바른 길인 정견(正見), 정사유(正思惟), 정어(正語), 정업(正業), 정명(正命), 정념(正念), 정정진(正精進), 정정(正定) 등 ‘팔정도(八正道)’를 강조하셨습니다. 이게 어디 쉽습니까? 그래서 수행이 필요하겠지요. 법당 앞 공중에는 연등이 바람에 살랑이고 있었습니다.

 

 

여항산 성불사 비빔밥

 

 

 

 

“절집에서 먹는 비빔밥은 고추장 없이 먹어야 더 맛있어.”

 

 

부처님 오신 날 나누는 공양, 맛있게 먹는 법입니다. 고추장 없이 먹어야 신선한 각 재료의 맛이 그대로 우러난다는 겁니다. 그래도 속세의 입맛에 맞춰 드시고 싶다면 입맛껏 드시는 것도 한 방편입니다. 다만, 로마에선 로마법을 따라라는 말만 기억하면 됩니다. 하여튼, 공양에는 많은 공양주 보살들의 보리심이 깃들어 있습니다.

 

 

 

공양 준비

 

 

과일 공양 준비

 

 

떡 공양 준비 

 

설거지 공양

 

 

부처님께서 살아생전 제자들과 함께 탁발한 음식을 한 톨 남김없이 맛있게 드셨다고 합니다. 왜냐? 때문이 아니라 덕분에…. 이로 보면 음식 나누는 즐거움은 곧 부처되는 지름길입니다. 그러고 보니, 지인 자녀들이 싸준 도시락도 열반으로 가는 공덕이지 싶습니다. 모두 성불하시길!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시아본사 석가모니불

 

 

 

김갑남 신도회 부회장의 절

 

 

나무 석가모니불!

 

부처님의 자비가 온 세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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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장 스님이 만든 짜장면을 먹어야 하는데 웬 밥이에요?
“진도엔 어인 일이십니까?”…“밥해주러 왔습니다.”
한 톨의 곡식에도 만인의 노고가 담겨 있다!
진도 팽목항 찾은 세월호 도보순례단의 ‘탁발’과 ‘발우 공양’

 

 

 

 

 

 

 

 

 

 

 

생(生)과 사(死).

 

중간에 ‘갈림길’이 있다지요. <갈림길>은 이승과 저승의 경계입니다. 이 경계는 ‘백지 한 장’ 차이라고들 합니다. 말이 백지 한 장이지, 실은 종이 한 장이 아니지요. <백지 한 장>의 의미는 시간(時間)과 공간(空間)을 나누는 바로미터이지요.

 

 

“사즉생(死卽生) 생즉사(生卽死)”

 

 

진도 울둘목에서 왜군을 대파하며 명량대첩을 일궈 낸 이순신 장군이 남긴 말입니다. “죽고자 하면 살 것이오,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다”란 뜻입니다. 이 역시 백지 한 장 차이입니다. 즉, 어떤 일을 대처함에 있어 신심을 다하면 못 할 게 없다는 교훈이지요. 이를 뻔히 알면서도 외면하는 세상입니다.

 

 

 

 

 

 

 

 

그래선지, 주위에서 이런 말을 흔히 듣습니다. 

 

 

“정부와 정치권은 함량 미달이고, 대한민국 국민은 위대하다.”

 

 

세월호 사고 수습에 대한 평가도 여기에서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아시다시피 정부와 정치권은 국민 앞에 내놓은 사체 수습, 책임자 처벌,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 등의 약속 이행을 지금껏 외면하고 있습니다. 이를 보다 못한 유가족과 국민들은 단식 등으로 압박하였습니다. 그러나 정부와 정치권은 여전히 꿈쩍 않습니다.

 

 

이에 반해 국민들은 진도 팽목항 주변에서 말없이 유가족을 돕는 자원봉사 활동을 펼쳐왔습니다. 또한 마음과 마음으로 성금을 모으는 등 세월호 유가족과 하나 되었습니다. 지난 14일, 진도에서 세월호 도보순례단(이하 순례단)을 접하며 대한민국 국민의 위대한 현장을 직접 보았습니다.

 

 

 

 

 

 

 

 

“진도엔 어인 일이십니까?”…“밥해주러 왔습니다.”

 

 

순례단을 앞질러 팽목항으로 가던 중 눈에 띠는 한 차량을 발견했습니다. 그건 ‘사랑 싣고 달려가는 착한 스님 짜장 콘서트 차량’이었습니다. 반가웠습니다. 사실 예전에 짜장 스님으로 불리는 운천 스님은 남원 선원사에서 뵈었습니다. 당시 승복 입은 풍채에 놀랐는데, 이번에 처음 보는 요리사 복장에 다시 놀랐습니다.

 

 

- 스님, 진도엔 어인 일이십니까?
“순례단 밥해주러 왔습니다.”

 

- 그럼 이번에 스님의 자장면을 먹을 수 있겠네요?
“아닙니다. 지난 번 두 번의 공양은 짜장면이었는데, 이번에는 짜장면 대신 밥입니다.”

 

- 아니, 왜요. 특기인 자장면을 주셔야죠?
“안산에서 진도까지 20일 동안 걸어 온 순례단에게 자장면을 주면 허기질 것 같아 밥을 제공하는 게지요.”

 

- 진도에는 언제 오신 겁니까?
“어제(13일) 오후에 와서 순례단 저녁 준비하고, 오늘(14일) 저녁 공양까지 준비할 예정입니다.”

 

- 스님의 짜장 보시는 주로 어디에서 이뤄집니까?
“교도소, 무료급식소, 복지관, 군부대, 학교, 장애우 등을 찾아갑니다. 부르면 장소 불문입니다. 아직 제주도는 가지 못했네요. 제주도는 비용이 많이 들어 배 값만 대주면 갈 텐데….”

 

 

 

 

도로가의 노상 공터에 삼삼오오 사람들이 보입니다. 알고 보니, 순례단에게 식사를 제공할 자원봉사자들입니다. 순례단의 공양은 남원 선원사 운천 스님 외에도 부산 예일암 우신 스님, 해남 미황사 금강 스님, 해남 대흥사 범각 스님 등 많은 분들이 음으로 양으로 함께했다고 합니다.

 

 

자원봉사자들이 그릇을 닦습니다. 배달된 찐 밥과 김을 뭉쳐 주먹밥을 만듭니다. 한쪽에선 국을 끓입니다. 또 반찬을 만드는 등 분주합니다. 알아서 움직이는 보시의 현장은 침묵 속에서도 생동감이 가득합니다. 이런 게 세상사는 맛이지요!

 

 

 

 

 

 

 

 

한 톨의 곡식에도 만인의 노고가 담겨 있다!

 

 

“스님이 만들어주는 짜장, 진짜 맛있는데…. 스님 짜장을 먹어야 하는데….”

 

 

음식하면 전라도라는, 진도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신옥화씨의 말 속에는 진한 여운과 아쉬움이 담겨 있습니다. 짜장 스님 앞에서 직접 하는 표현이 궁금증을 자아냅니다. 대체 자장면이 얼마나 맛있길래? 그렇지만 맛도 세월호 앞에서는 사치입니다.

 

 

드디어 순례단이 점심 공양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하나 둘, 점심 공양을 위해 길게 줄을 섭니다. 한참 만에 국 한 그릇, 주먹 밥 하나, 반찬을 받아 듭니다. 자원봉사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식사 준비하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맛있게 잘 먹겠습니다.”

 

 

어떤 이는 다른 사람에게 “먼저 먹어라”고 줄서기를 권합니다. 그러면서 정작 본인은 뒤로 빠집니다. 이유인 즉, “자기가 먼저 먹으면 밥이 모자랄까봐”랍니다. 그리고는 수줍은 듯, “밥이 남으면 뒤에 먹겠다”고 합니다. 부처가 따로 없습니다. 이 광경에서 진정한 탁발과 발우공양을 떠올렸습니다. 

 

 

 

“한 방울의 물에도 천지의 은혜가 스며있고,
한 톨의 곡식에도 만인의 노고가 담겨 있습니다.
정성이 깃든 이 음식으로
몸과 마음을 바르게 하여 청정하게 살겠습니다.”

 

- 금강 스님의 책 <땅끝 마을 아름다운 절> 중에서 -

 

 

 

 

 

 

 

대한민국을 따뜻하게 이어주는 사랑의 오작교 ‘발우 공양’

 

 

순례단이 길바닥에 퍼질러 앉아 옹기종기 밥을 먹습니다. 주먹밥 한 입 베어 물고, 국물 한 숟갈 뜨고. 밥을 국물에 말아 후루룩 넘깁니다. 미약한 공양에도 순례단 얼굴에는 염화미소가 가득합니다. 모든 게 별미지요.

 

 

“설거지가 힘들어요.”

 

 

지나다가 무심코 들은 한 마디. 자원봉사자 입에서 나온 말이라고 믿겨지지 않았습니다. 힘들다는 걸 뻔히 알면서 기꺼이 동참했던 자원봉사의 길. 분명 이유가 있지 싶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역시’였습니다.

 

 

“우리 짜장 스님은 세재를 못 쓰게 하세요. 기름기 제거하려면 세재가 있어야 편한데. 이제는 요령이 생겼지요.”

 

 

작은 것까지 놓치지 않는 운천 스님이 다시 보였습니다. 생명과 함께하려는 스님의 사는 법이 부러웠지요. 하여튼, 이러한 ‘발우 공양’에 대해 금강 스님은 그의 수필집 <땅끝 마을 아름다운 절>에서 “몸과 마음을 청정하게 하는 것”으로 표현했습니다. 또한 발우공양을 이렇게 정의했습니다.

 

 

“모든 사람이
똑같이 나누어 먹는 평등의 정신과
철저하게 위생적이고,
낭비가 없는 청결의 정신,
그릇 소리나 먹는 소리가 나지 않는 고요함이
발우공양에는 있다.”

 

 

 

 

 

 

 

 

“사는 게 고행”이라던 부처님.

 

‘삶=고행’ 임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행복한 이유는 기꺼이 바치는 ‘나눔’이 있기 때문이겠지요. 이쯤 되니, 생(生)과 사(死)가 백지 한 장 차이가 아닌 하나임을 알겠더군요.

 

 

그렇습니다. 발우 공양은 이승과 저승을 연결하는 징검다리였습니다. 또한 발우 공양은 세월호 희생자와 유가족, 대한민국을 따뜻하게 이어주는 사랑의 오작교였습니다. 정부와 정치권은 이순신 장군의 한 마디를 잊지 않길 바랍니다.

 

 

“사즉생(死卽生) 생즉사(生卽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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