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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트 행사가 관광 섬으로의 계기”
[범선타고 일본여행 10] 이오지마 섬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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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선축제와 연계프로그램으로 섬을 찾는 관광객 등을 맞는 이오지마 주민들.

우리나라의 섬들도 육지와 마찬가지로 개발이 모든 문제의 해결책인 것처럼 들떠 있다. 하지만 개발에는 차분하고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

이에 어두은 이미지의 ‘탄광의 섬’에서 밝은 이미지의 ‘관광의 섬’으로 변신에 성공한 일본 나가사키시 ‘이오지마’ 섬의 개발 과정과 애환들을 통해 준비해야 할 것에 대해 살펴본다.

이오지마는 자치 군이던 2005년 행정의 효율성을 추구하던 일본정부에 의해 반강제적으로 나가사키시에 편입되었다. 한때 인구는 7천여 명에 달했으나, 현재 2000여명으로 감소했다. 문제는 출산 등 자연감소가 아니라 주민이 섬을 떠나는데 있었다.

이오지마군 시절, 부군수를 역임했던 무라카미 미츠루 씨는 이곳에 사람이 살기 시작한 것은 “정확하진 않지만 후쿠오카에서 고기잡이 어선이 난파되어 7명이 7채의 집을 지어 거주했다는 설과 종교박해가 심한 나가사키에서 그리스도교 사람들이 피해왔다는 설 등이 있다”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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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광자료관에는 탄광과 이오지마의 역사가 전시되어 있다.


 
폐광 후, 산업 유치 무산 등으로 희망 잃어

반농반어로 생활하던 이오지마는 1941년 석탄이 발견된 후, 40만t을 채굴할 만큼 번창하기도 했다. 1972년 광산의 폐광으로 내리막을 걷는다. 이후 경제 활성화를 위해 액화가스기지 건설을 추진했으나 규제와 반발 등으로 무산됐다. 희망이 사라지면서 이오지마는 점차 생기를 잃어갔다.

그러다 1985년 요트레이스를 계기로 해양관광의 섬으로 변화를 추구하게 됐다. 1988년 민자로 리조트와 스포츠 시설 등 해양스포츠ㆍ관광위락시설을 건설, 관광객을 모은다. 시설 초기 운영이 잘됐으나 결국 파산의 과정을 거친다. 이후 시의 지원으로 시설 인수자가 나서고 온천 개발 호재까지 등장, 재기에 성공한다.

이에 지난 4월 26일, 무라카미 미츠루(村上滿, 71)ㆍ혼다 마사가즈(本子正和, 53) 씨를 각자 만나 이오지마의 변화 과정과 주민의 삶에 대해 인터뷰를 가졌다. 다음은 인터뷰 내용을 재구성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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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미츠루(村上滿, 71, 좌)ㆍ혼다 마사가즈(本子正和, 53, 우)

해양관광단지 조성 후, 파산ㆍ회생 등의 과정 거쳐

- 이오지마를 자랑하면?
“순박하고 소박한 곳이다. 사람들이 정이 많아 관광객을 잘 맞이한다.”

- 관광 섬으로 개발 과정은 어떠했나?
“탄광이 폐광된 후 먹고 살기가 어려워 사람들이 떠나갔다. 살기 위해 나선 액화가스기지 등의 산업 유치가 규제와 관청ㆍ학교 등과 너무 가까운 관계 등으로 불발되면서 발전에 대한 희망도 생기도 사라졌다. 우연히 1985년 공무원이 이오지마에서 요트레이스를 하면 어떨까? 하여 요트행사를 한 것이 관광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됐다. 이 행사에 2000여명이 찾아왔다. 이를 보고 주민들의 생각이 바뀌었다.

이후 자치단체에서 27백만엔의 사업비를 투자해 이오지마 개발 계획서를 만들어 해양관광 기업유치에 적극 나섰다. 우여곡절 끝에 1988년 2개 회사가 약 200억엔을 합작 투자를 시작했다. 골프장, 콘도, 리조트, 수영장 등의 시설들이 속속 들어섰다. 초기에는 스포츠 시설이나 호텔ㆍ리조트 등 운영이 잘됐다.

그러나 상류층을 대상으로 한 이익창출로 인해 기업이 파산했다. 부도 후 시에서 재정지원 등을 내세워 인수기업을 물색했다. 다행히 한 기업이 나섰고, 대중 관광에 초점을 맞춘 게 적중, 관광객이 몰렸다. 특히 2006년 해수온천이 발견되어 관광객 유치에 많은 도움이 됐다. 지금은 인근 나가사키뿐만 아니라 후쿠오카에서도 많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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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온천 개발로 사계절 관광이 가능해진 이오지마.

사계절 관광 위해 온천개발…주민은 가난해

- 관광객 유치를 위한 주민들의 노력은?
“섬 전체가 홍보맨이 되었다. 해양관광은 특성상 겨울에는 휴업이다. 그래서 주민들과 기업이 사계절 관광을 위해 온천개발을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해수온천이 개발됐다. 온천양도 많고 온도가 높아 많이 찾는다. 또 범선축제 등과 연계한 요트, 카누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들을 맞기 위해 주민들이 전통 의상을 입고 춤을 추며 환영 세레모니를 펼친다. 또 환경정비나 바다청소 등을 한다.”

- 개발 이후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는가?
“개발은 주민들의 경제적 이익보다는 인구가 줄고 희망을 잃어가는 이오지마에 희망을 불어넣어 주었다. 주민들이 고용되어 새로운 소득을 창출하여 전체적으로 전에 비해 소득이 올랐다. 이에 반해 지역 상점은 점점 쇠퇴해 간다. 하나둘 사라지는 추세다. 여객선이 자주 다녀 도시에서 물건을 사오기 때문이다. 돈 버는 건 외지 사람들 몫이다. 이오지마 사람은 가난하다. 함께 살아가는 방법이 강구돼야 할 시점이다.”

- 이오지마의 미래상은?
“인생사는 변하지만 인간사는 변하지 않는다. ‘섬도 귀중한 존재’다. 도시생활에 지친 사람이 와서 건강을 되찾고 위로 받는 그런 곳이 되었으면 한다.”

- 하고 싶은 말은?
“바다에 둘러싸인 섬은 바다가 깨끗해야 한다. 요즘 대마도에 한글이 쓰인 쓰레기가 많아 처리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고 한다.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서로 노력해야 한다.”

그들은 인터뷰 마지막에 해양 쓰레기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일본에 우리나라 쓰레기가 조류에 따라 이동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에도 일본 쓰레기들이 온다. 일본 쓰레기뿐만 아니라 중국, 필리핀, 동남아 쓰레기까지 몰려다닌다. 쓰레기의 동아시아 교류가 한창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동아시아 차원의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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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시 안도에 떠밀려온 일본 쓰레기. 해안은 지금 대만, 중국, 필리핀 등 동아시아 쓰레기들의 교류가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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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지마, ‘탄광 섬’에서 ‘관광 섬’으로 변신
[범선타고 일본여행 9] 섬 기반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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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지마 해수욕장. 요트도 가능하다.

일본의 섬은 어떤 모습일까?

우리나라 섬을 전문으로 취재하는 필자에게 일본의 섬은 궁금증의 대상이었다. 마침 나가사키에서 펼쳐지는 범선축제에 참여하여 섬을 둘러보지 않는다는 건 상상할 수 없는 일. 지난 4월 26일, 서둘러 나가사키시의 이오지마로 향했다.

평일, 나가사키항의 여객선 터미널 내부는 한산하다. 의자를 한쪽으로 배치해 이용객이 표를 쉽게 구입하도록 공간을 최대한 늘렸다. 행선지별 요금표와 시각표가 나란히 붙어 있다. 자판기에서 표를 구입하여 여객선에 오른다.

여객선 내부는 1ㆍ2층으로 구분되어 있다. 2층으로 오르는 계단 밑에 매점이 자리한다. 내부는 1ㆍ2등석 구분을 없애 관광객의 취향대로 앉게 했다. 이오지마까지 20여분 소요되는 가까운 거리가 고려됐다. 2층에는 터진 휴식 공간을 두어 바닷바람을 맞고자 하는 승객의 취향을 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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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사키항 여객선터미널 내부. 휴식시설, 매표소, 운행시간표, 운임표(위 좌부터 시계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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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선 내부. 1층, 2층, 2층의 터진 휴식공간, 매점과 층계(위 좌로 시계방향)

효율적인 접안시설과 문화공간으로의 방파제

여객선이 양쪽으로 늘어선 방파제 사이를 가로 질러 부두에 닿는다. 먼저 섬의 접안시설과 방파제에 놀란다. 접안시설은 배가 정박하는 곳이다. 사면이 바다에 둘러싸인 섬의 기능상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될 시설이다.

이오지마는 아무 곳에나 접안해도 무방할 시설들을 효율적으로 갖추고 있다. 관광 섬의 기능을 최대한 살리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힌다. 접안시설이 마땅찮아 다른 곳으로 옮기거나 접안에 애를 먹는 우리의 현실이 막막하게 다가온다.
 
방파제는 페인트를 칠하고 그림을 그려 시멘트의 칙칙함을 없앴다. 우리의 칙칙한 방파제를 볼 때마다 섬 이미지의 알림터 역할과 문화공간으로 활용 등을 생각했는데 영락없이 머릿속에 그렸던 방파제 모습이다. 물론 예산상의 문제이기도 하다.

또한 방파제는 부딪치는 파도에 직접적인 영향이 덜하도록 구멍 뚫린 직각 콘크리트를 이용해 파도의 충격을 최대한 흡수하도록 했다. 우리의 방파제가 구멍 없이 막힌 밋밋한 구조여서 조그마한 파도에도 충격을 받고 태풍에도 쉽게 금이 가고 파손되는 것과 대조를 이룬다. 방파제 보수비용도 만만찮은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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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선 접안시설, 부두와 구멍뚫린 방파제 접안시설, 방파제 그림, 방파제(위 좌로 시계방향)

이오지마, ‘탄광의 섬’에서 ‘관광 섬’으로 변신

온천과 해수욕장, 요트의 섬 이오지마의 첫인상은 밝고 깔끔하다. 야자수와 서양식 건축 형태의 유럽풍 컨셉을 확연히 느끼도록 꾸며졌다. 대합실과 정류장은 물론, 동사무소ㆍ경찰서ㆍ도서관ㆍ자료관 등 공공건물까지 섬 이미지에 맞는 형태와 색깔로 갖추었다. 이오지마의 이미지를 관광객들에게 명확하게 전달한다.

이렇듯 섬을 가꾸기 위한 주민들의 노력에 대해 혼다 마사가즈(本子正和, 53) 씨는 “최근 해안 광장에 섬 이미지에 어울리는 올리브 나무 400주를 심었다”며 “앞으로도 매년 올리브를 심어 섬 이미지를 확대해 전달할 계획이다”고 말한다. 미래를 위한 것임에 틀림없음 터.

이오지마가 처음부터 이런 모습을 갖춘 것은 아니다. 나가사키시 문화관광부 국제과 아라키 게이코(32) 씨는 “반농반어의 생활로 생계를 꾸리던 이곳은 (제2차 세계대전의 와중인) 1941년 탄광이 발견되어 (군수물자를 대던) ‘탄광의 섬’으로 유명했다.”며  “1972년 폐광 이래, 탄광의 섬이란 어두운 이미지가 각인됐던 곳이었다.”고 설명한다.

그는 “일본 전체적으로 인구 감소 추세지만 이후 사람들이 하나 둘 떠나가고, 고령화로 생기를 잃어가던 ‘적막의 섬’으로 변해갔다.”면서 “어두운 섬 이오지마가 밝은 이미지의 관광 섬으로 변신은 1985년부터다.”고 덧붙인다. 밝은 이미지의 섬으로 변화하기까지 그 노력이 어떠했는지 짐작하고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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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지마 항과 리조트, 여객 대합실, 경찰서, 관광안내도(위 좌로 시계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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