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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비상도 1-34

 

 

승자독식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피눈물을…
재개발이권에 조폭을 동원한 것으로 아는데

 

 

 

장편소설「비상도」줄거리

 

 <비상도>는 역사ㆍ영웅 장편소설로 권선징악이 주제다.

 

 집안 사정으로 인해 뿔뿔이 흩어져 살아야 했던 백남재와 하루아침에 고아가 된 동해는 산으로 들어가 스님(김대한)의 훈육을 받으며 성장한다. 

 스님은 상해임시정부 요원이면서 독립투사였던 아버지 덕분에 중국 왕가에서만 전해 내려오던 비상권법을 전수받은 고수다.

 두 아이는 비상권법이 고려 왕실에서 비밀리에 전해 내려오던 고려국의 무예라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지만….


 

 

 

 밖에 있던 기사가 황급히 뛰어 들었고 비상도가 다리를 뻗어 올려 야광을 걷어차는 것과 동시에 향경을 찍었다.

 

 

  “허윽!”

 

 

 그가 정강이를 잡고 허물어져 내렸다. 

 

 

  “나는 당신 같은 사람이 이 땅의 재벌로 앉아 있는 것이 배알이 틀려 죽을 지경이오. 당신이 말한 승자독식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피눈물을 쏟으며 고충을 당하는지 아시오?”


  “바보 같은 놈들, 누가 독립을 하라고 등을 떠밀었냐 말이다. 독립이 되지 않았어도 우린 얼마든지 부자로 살수가 있었어. 그럴 능력이 있었단 말이다.”

 

 

 겨우 정신을 차린 그가 얼굴을 찡그리며 겨우 목 쉰 소리를 뱉었다. 다시 한 번 비상도가 그의 뺨을 후려쳤다.

 

 

  “당신들이 말하는 능력이란 기껏해야 왜놈들의 간과 쓸개에 붙어 기생하는 능력을 말하는  것이 아니요? 용서하시오. 내가 당신에게 손찌검을 하는 것은 한 치도 뉘우침 없이 뻔뻔한 당신에게 내리는 독립투사들의 불호령이란 것을!”

 

 

 밖이 갑자기 소란스러워지며 비서로 보이는 두 사람이 황급히 출입문을 밀고 뛰어들었다. 그 순간 비상도는 탁자를 밟으며 위로 솟구쳤고 달려 들어오는 그들을 향해 두 발끝으로 명치끝과 단전을 찍었다.

 

 

  “아윽!”

 

 

 두 사람이 그 자리에서 고꾸라졌다.

 

 

  “마지막으로 묻겠소. 재개발이권에 조폭을 동원한 것으로 아는데 또 발뺌하겠소?”

 

 

 그가 놀라는 듯 고개를 들었다.

 

 

  “그런 일 없네.”

 

 

 참으로 어이가 없었다. 궁지에 몰리면 ‘모르쇠’로 일관하는 숱한 경제인들과 정치인들을 보아 왔지만 또 한 번 눈앞에서 그들의 뻔뻔함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당신에게 선대의 잘못을 사과 받기 위해 달려온 내가 부끄럽소. 하지만 나는 그냥 가지는 않을 것이오. 사회적으로 명성이 있는 당신을 혼내야 이후로도 각성하는 인사들이 생겨날 것이기 때문이오.”

 

 

 그는 손을 뻗어 협음 두 곳을 찔렀고 회장은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그 자리에 푹 고꾸라졌다.

 

 

  “잠시 병원신세를 지게 하는 것이니 그동안이라도 속죄하는 마음을 가지길 바라오.”

 

 

 실신한 그를 뒤로하고 막 문을 나서려던 참이었다. 그때 한 쪽 벽면에 걸려있던 액자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어린아이의 사진이었지만 왠지 낯설지 않은 얼굴이었다.

 

 

  “이 사진은?”

 

 

 바닥에 주저앉아 있던 회장의 비서가 고통스러운 듯 다리를 부여잡은 채 신음소리를 썩었다.

 

 

  “회장님의 아드님이십니다.”

 

 

 아무래도 어디서 본 듯한 얼굴이었다. 비상도가 사진에 관심을 나타내 보이자 그자가 말을 덧붙였다.

 

 

  “어릴 적에… 잃어버리셨다고… 들었습니다.”


  “이름이?”


  “조선일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비상도는 그곳을 빠져나와 택시를 잡았다.

 

 

  “고속터미널로 갑시다.”

 

 

 바깥 날씨가 찬 때문인지 아니면 자신의 흥분으로 체온이 급상승한 탓인지 차안의 유리창은 바깥을 볼 수 없을 만큼 성애로 가득 찼다.  (계속…)

 

 

 

 

 

 다음은 올 1월 갑작스레 고인이 되신 고 변재환 씨의 미발표 유고작품을 그의 가족에게 지적재산권을 위임받아 연재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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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대목이 사라진지 오래됐어.” 그러나…
사라진 대목? 젊음의 거리 사람 바글바글

예전 추석 명절은 분위기부터가 달랐지요. 가난했지만 풍성했고 따뜻했습니다. 뭐든 풍성한 덕분에 한 몫 잡는다는 ‘대목’이란 말이 있을 정도였지요. 하여, ‘더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란 말은 명절 분위기를 대변했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명절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았습니다. 이는 택시를 이용하는 손님도 마찬가지나 봅니다.

“추석 대목이 사라진지 오래됐어.”

버스 경력 18년을 앞세워 개인택시를 불하받아 개인택시 경력 17년째 베테랑 문철주(56) 씨에게 대목 택시 영업의 변화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택시 경력 17년째인 문철주 씨.

사라진 추석 대목, 오히려 스트레스

- 추석 대목 재미 좀 보셨나요?
“추석 대목? 대목이 사라졌어. 요즘은 대목이란 말도 못해. 오히려 평일 보다 못해.”

- 손님이 없나 봐요?
“차가 많으니까 택시 이용객은 거의 없어. 재래시장에 가면 추석 장보는 사람들을 실어 나르기 바빴는데 요즘은 차만 막힐 뿐 오히려 스트레스만 쌓여.”

- 예전 손님은 어느 정도였는데요?
“재래시장에 가면 손님들이 바글바글, 택시가 없어 발을 동동 구르며 난리였지. 그런데 요즘엔 차를 몰고 나오니 길만 막히고 복잡할 뿐 손님이 없어.”

- 예전 대목 재미는 어느 정도였어요?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할머니들 장바구니나 과일박스 싣고 시골로 20탕 정도 뛰었지. 하지만 지금은 이런 손님은 찾기가 힘들어.”

사라진 대목? 젊음의 거리는 바글바글

- 대목이 살아 있었던 10여 년 전에는 벌이가 어느 정도였어요?
“지금 택시 기본요금이 2100원이잖아. 대목이 살았던 때는 기본요금이 800원 정도 했을 때야. 기본요금이 800원인데도 하루에 40만 원 이상 벌었거든. 그러니 대목이라고 했지 그때는 우리도 신바람 났는데….”

- 지금은 얼마나 버는 대요?
“추석 대목이라 하는데도 10만원 벌이도 힘들어. 평일보다 못하다니까. 평일에는 가스비, 세차비 제하고도 10만원은 버는데 대목에 오히려 평일보다 못하니 무슨 재미가 있고, 무슨 기분이 나겠어.”

- 손님이 없는 원인이 뭘까요?
“자가용이 늘어서 그렇지 뭐. 요즘은 한 가구당 차 2대 꼴로 있잖아. 그리고 대리운전이 생기고 난 후부터 택시는 내리막이야. 그래도 노후에 이거라도 잡고 있어야 용돈벌이라도 하지. 울며 겨자 먹기로 택시 하고 있는 거지, 뭐.”

대목 분위기가 가라앉은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추석,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거리에 우연히 나갔더니 바글바글. 가게마다 앉을 자리가 없었다. 30여분을 헤매다 겨우 자릴 잡을 수 있을 정도였다.

음지가 있으면 양지가 있는 이치가 젊은이들의 거리에 숨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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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수육 먹자 그랬으면 먹었을까?
택시에서 들은 황당한 시추에이션

연말이네요. 한 해 시작한지 엊그제 같은데, ‘세월은 유수 같다’더니 정말 그러네요.

모임이 있어 택시를 타게 되었지요. 사거리 신호등에 걸려 택시가 멈췄지요. 기사님, “재미있는 이야기 하나 들어 볼래요?” 하대요. 무료함 달래기에 딱이지요.

"며칠 전, 저녁에 사회에서 사귄 친구를 만나 ‘오늘 우리 자장면이나 한 그릇 먹을까?’ 했더니, 갑자기 화를 버럭 내며 가버리는 거예요.”
“아니, 왜요?”

“‘레벨이 있지, 내가 자장면 먹을 레벨이냐? 너나 많이 쳐 먹어라 하고 뒤도 안돌아보고 가대요. 나는 자장면을 좋아하거든요.”
“황당했겠네요.”

연말이라 택시 탈 일이 많습니다.


“돈 좀 있다고 자장면 먹을 레벨이냐는 거죠.”

학창시절, 엄마 따라 시장가는 날은 무슨 횡재한(?) 기분이었지요. 자장면 먹는다고.  엄마는 입 주위에 묻은 춘장을 닦아 주시며 무척 흐뭇해하셨지요.

“그 친구 고물상을 했었지요. 알고 봤더니, 고철 값이 두세 배로 뛰었을 때 수 억 벌었나 봐요. 젊은 얘들 일당 주고 아르바이트 시켜 고철 철거하면서 하루에도 몇 백씩 챙겼나 봐요. 2년간 수억 원을 벌어 차도 외제차 타고 다니고. 돈 좀 있다고 자장면 먹을 레벨이냐는 거죠.”
“자장면하고 레벨하고 무슨 상관이래요.”

“내 말이. 내가 자장면 사주라 그랬어, 어쨌어? 그날따라 자장면이 땡겨, 자장면 먹자 그랬더니, 돈 좀 있다고 레벨을 따져? 둘이 만나면 택시 모는 내가 꼭 밥 사고했더니만, 그것도 모르고 밥 샀다니까.”



탕수육 먹자 했으면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여기에서 이야기가 ‘친구 잘못 봤다’ 하고 끝난 줄 알았지요. 그런데 기사님, 반전을 주더군요.

“알아봤더니, 그 친구 비싸게 고철을 사서 잔뜩 재놓고 있었는데 고철 값이 폭락해 많이 힘드나 봐요. 사는 사람도 없고. 요즘 울화통이 터져 죽을 판이래요. 사업하는 놈이 심보를 좋게 써야지, 안 그래요?”

택시에서 내려 생각하니 우습더군요.

그 친구, 탕수육 먹자 했으면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싶더군요. 아마, 레벨이 있으니 기꺼이 먹었겠죠? 그래서 졸부들은 부자 축에도 끼지 않은가 봅니다.

익을수록 고개 숙인다는 ‘벼’가 생각나는 날이었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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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인생사가 다 '섬'의 삶일 것입니다. 우리들의 이야기를 알콩달콩 풀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때론 진짜 섬 사람들의 이야기도 함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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