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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눈높이에 맞는 치료가 사람을 끈다!
환자 몰리는 건 식구처럼 돌봐주기 때문


불경기 내수 위축으로 많은 자영업들이 폐업 등 된서리를 맞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지난 2003년부터 2006년까지 350만명이 창업을 했지만, 폐업은 300만명이 해 폐업 비율은 85%에 달했습니다. 자영업자들의 마지막 고통인 폐업은 매년 7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장사가 신통찮아 문을 닫았지만 폐업 신청을 않고 있는 자영업자까지 포함할 경우 그 수는 더욱 늘어날 것입니다. 이 같은 추세는 의학계도 예외는 아닙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9월까지 전국 노인요양병원의 20.4%, 136곳이 문을 닫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호황을 누리는 자영업이 즐비합니다. 이곳들은 대체 뭐가 달라 사람이 몰리는 걸까? 그들의 호황 비결을 배우는 것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우선 지난 20일 오전, 사람이 모이게 만드는 비결이 무엇인가를 지켜보기 위해 지역의 한 한의원을 찾았습니다.

“다른 곳은 침 서너 개 꽂아주고 마는데…”

오전 10시, 보슬보슬 내리는 비를 맞고 간 그곳에는 많은 할아버지ㆍ할머니들이 왁자지껄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비 맞은 모습을 보던 한 할머니는 “비와? 빨래를 널어놓고 왔는데 이를 어째?”라며 안타까워합니다. 그러자 다른 할머니 “고추를 말리다가 덮지도 않았는데 비 다 맞겠다.”며 한술 더 뜨십니다.

거의 매일 이곳을 찾는다는 최봉만(85) 할아버지는 “환자들이 진료받기 위해 한두 시간은 기다려야 한다.”며 그럼에도 찾는 이유는 “다른 곳과 다르기 때문이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이곳은 뭐가 다를까? 지켜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웃통을 벗고 부황을 뜨고 있던 박정순(76) 할아버지는 “시골에서 1시간 30분이나 차를 타고 왔다.”며 “다른 곳은 침 서너 개 꽂아주고 마는데, 여기는 꼽아 달라는 대로 성의 있게 꽂아줘, 다 맞고 나면 시원하다.”고 말합니다.

박 할아버지는 또 “어깨 아프다고 해도 어깨만 치료를 받는 게 아니라 무릎 찜질, 허리 찜질 등도 덤으로 받을 수 있어 더 찾게 된다.”면서 “원장과 간호사들이 쓰는 어무니, 아부지 등의 호칭도 정감 있어 좋다.”고 합니다.

환자가 몰리는 건 “식구처럼 돌봐주기 때문”

이숙희(56) 씨는 “시골서 일하다 보니 골병만 들어 어깨, 허리, 팔다리 어디 한 군데 안 아픈 데가 없다.”며 “어제도 3시간이나 기다려 진료 받았다. 그것은 환자가 아니라 식구처럼 돌봐주기 때문이다.”고 강조합니다.

이곳 한의원은 비좁은 관계로 원장실조차 없이 돌침대 치료 병상만 10개가 놓여 있습니다. 진료는 평일 오전 8시부터 저녁 7시, 토요일엔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하고 있습니다.

배혜란(33) 간호사는 환자에게 물리치료기를 틀면서 “이곳은 한 두 시간 기다리다 순번이 되면 50분 정도 치료를 받는다.”며 “기다리는 시간이 많아 예약 접수하고 시장을 한 바퀴 돌다 오는 사람도 많다.”고 귀뜸합니다.

고은영(33) 간호사는 사람들이 몰리는 까닭에 대해 “찜질과 침을 많아 놔 그런 것 같다.”면서도 “보시다시피 여기는 시끄럽고 환경은 아니다. 그런데도 오는 것은 집에 있는 것 같은 편안함을 느끼기 때문 아니겠는가?”라고 분석합니다.

그러면서 고 간호사는 “환자에게 맞추기 위해 점심시간이 따로 없어, 직원들이 돌아가며 식사를 하면서 치료를 한다.”며 “이런 정성을 알고, 시골이나 섬에서 노인 분들이 많이 찾는다.”고 전합니다.


환자 눈높이에 맞는 치료가 사람을 끈다!

“어무니. 어제 어무니 기다리느라 저녁 8시까지 문 열고 있었는데 그냥 가셨어요?”
“워~매, 그랬어? 난 그런 줄도 모르고, 병원 문 닫았을 줄 알고 그냥 갔네!”

간호사와 환자의 대화 소리도 들려옵니다. “아이, 나 치료 받으려면 몇 번 째여?”하는 소리도 들립니다. 치료비 1500원을 건네는 할아버지 얼굴에 치료 후의 개운함이 서려 있기도 합니다.

한정우(42) 원장은 환자가 몰리는 비결에 대해 “보다시피 시설이나, 기계나, 사람이나 다 별로인데도 찾는 건 환자들이 편하니까 오겠죠?”라고 반문합니다.

이곳 한의원에서 두 시간동안 지켜보면서 환자들이 모이는 원인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만큼 시설 등이 좋지 않더라도 환자의 눈높이에 맞는 진료를 하기 때문일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비결은 편안함, 정성, 진료시간, 환자의 말을 들어주는 의료 행위 등 환자를 위한 배려가 곳곳에 스며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때론 서민의 정취가 묻어 있는 것도 좋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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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여행사 사장의 위기 타개 전략
납작 엎드려 몸 관리하며 기다려야?

화학ㆍ조선ㆍ자동차 등 수출 선도업체를 비롯한 모든 업종에서 세계 경기침제로 인한 판매부진에 따라 아우성이다. 주위에선 최근의 경제 상황에 대해 “몇 년 갈 것”이라 전망한다. 근거로 “IMF 당시”를 제시한다.

16일, 만난 해외여행 전문 업체인 모 여행사 사장도 이러한 경제 전망에 동의했다. 그도 최근 매출액이 평소의 85%까지 떨어졌다. 그 원인으로 경기침체와 환율 급등 등을 꼽는다.

이는 정부의 관광객 집계에서도 나타난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내국인 해외여행은 지난 5월 이후 6개월 연속 감소세 기록해 10월에는 전년 동기대비 13.5%가 줄었다. 연도별 성장률도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사진 참조)

자료 한국관광공사

위기 상황에선 납작 엎드려 있어야 한다?

이대로 가다간 앉아서 폐업 혹은 부도를 맞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 벗어나는 전략은 무엇일까?

위기 상황에선 납작 엎드려 있어야 한다.”

어두운 얼굴로 그가 제시한 첫 번째 위기 대처 전략이다. 이는 고용 노동자에게나 적합한 말이다. 돌파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 할 때, 납작 엎드려 있어야 한다니 이해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고개를 끄덕거릴 수밖에 없었다.

다음은 그와 나눈 여행업계 현실과 위기탈출 전략이다.

“중소 여행업체 자금회전 막혀 부도 속출”

- 여행업계 사정은 어떤가?
“국외 뿐 아니라 국내 여행도 안가는 추세라 힘들다. 대형업체들은 그동안 벌어놓은 총알로 버티지만 무급 휴가로 돌아가며 쉬고 있다. 중소업체는 어음결재로 인해 자금회전이 막혀 부도가 속출하고 있다. 영세업체는 말할 것도 없다.”

- 본인 회사의 해외여행 팀은 얼마나 받았는가?
“내 경우 겨울철 해외로 나가는 단체 관광객은 10팀에서 15팀 정도 받았다. 그러나 지금은 2팀 받았다. 여행사 업계에서는 한 팀이라도 있으면 기적이라 한다. 내 경우는 천운인 셈이다.”

- 해외여행을 자제하는 원인은 무엇인가?
“환율 급등으로 인해 정부가 해외여행 자제 자침을 내린 후, 일반 공무원과 교육 공무원들이 행선지를 국내로 바꿨기 때문이다. 또 전문대들이 신입생을 받는 조건으로 해외 연수시켜 주던 것마저 최근에 사라질 조짐이다. 유일하게 나가는 사람은 3~5년 적금 넣은 시골 사람들 뿐이다.”

- 여행사들의 불경기 타개책은 있는가?
“사업가들의 비행기 표 티켓팅 밖에 남지 않았다. 이도 5~7% 수수료를 주던 항공사에서 2년 뒤부터는 사라진다. 절망이다. 수입이 없으니 직원과 적금 등 관리비를 줄여 버티는 수밖에 없다. 내 경우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던 IMF 당시에 부부가 여행사를 함께 꾸리는 방법을 택했다. 그 외에는 특별한 대책이 없다.”

여행업체들도 발이 꽁꽁 묶였다고 한다.


“경기가 호전되는 날까지 버틸 수 있을지?”

- 본인의 위기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한 전략은 무엇인가?
“IMF 당시 배운 것이다. 첫째, 위기 상황에선 납작 엎드려 있어야 한다. 이리저리 움직여 봐야 돈 벌이는 안되고, 돈만 깨지게 되어 있다. 둘째, 몸 관리가 최고다. 체력관리가 중요하다. 쓰러지고 나면 무슨 소용이 있겠나? 나는 헬스클럽에 다닌다. 납작 엎드려 시기를 기다리는 게 최선이다.”

- 경기가 언제나 풀리겠는가?
“여행업계는 최소 내년 겨울이 돼야 반짝 풀릴 것이라 보고 있다. 해외여행 자제 지침이 내렸다 하더라도 1년간 못 가게 막았던 기간에 밀렸던 사람들이 있다. 어려움이 덜한 월급쟁이들은 지침이 풀리기만 하면 나갈 수밖에 없다. 경기를 지켜봐야 하지만 3년에서 5년은 지나야 어려움에서 벗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그도 성수기에 대비, 납작 엎드려 운동으로 건강을 챙기고 있지만 “경기가 호전되는 날까지 버틸 수 있을지?” 걱정이다. 왜냐면 최소 3년을 버틸 여력이 있는지 장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비빌 언덕이 없는 일반 국민에게 3년에서 5년이란 기간은 결코 짧지 않은 세월이다. 실질적인 정부의 민생 안전대책이 강조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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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뭘 하고 먹고 살까? 걱정이 ‘태산’
연탄불의 추억 “워매~, 살살 녹네!”

“아~이고, 추워.”

추운 겨울, 밖에서 달달 떨고 들어와 이불 밑에 손을 쑤~욱 넣으면 “워매~, 살살 녹네 녹아!”란 소리가 절로 터졌죠. 그러다 이불 속으로 들어가 바닥에 몸을 눕히면 깜빡 잠이 들었습니다. 그러다 겸연쩍게 일어나며 내뱉던 말,

“얼마나 뜨거운지 살이 데겠네, 데. 허리 잘 지졌다!”

설설 끓던 연탄방의 추억입니다. 그 시절을 회상하며, 난생 처음 연탄 공장을 찾았습니다. 한창일 때, 여수에는 5개 공장이 성업 중이었습니다. 이젠 달랑 하나 남았습니다. 폐업한 다른 연탄공장의 녹슨 간판이 지난 세월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연탄불의 추억.

물 좋았던 연탄공장, 간판에도 녹이 슬어 있습니다.


“천불이 나 죽겠소. 다음 주에 공장 문 닫소!”

쌓인 무연탄. 쉴 새 없이 무연탄 가루를 옮기는 중장비 소리가 납니다. 사무실 앞 한쪽에 연탄들이 무리지어 마중 나왔습니다. 연탄집게도 꽂아져 있습니다. 옛날 연탄 한 장 집어 올리던 집게 생각이 납니다.

잠시 추억을 더듬는 사이, 인기척이 납니다. 굳은 표정으로 “사진은 쩌리 가보쇼. 저그가 공장잉께” 한 마디 남기고 사라집니다. 다른 이가 옵니다. “거 사진 찍지 마쇼.” 사나운(?) 인심입니다.

"무슨 일 있으세요?"
“무슨 일 있으나 마나, 낼 모래 공장 문 닫게 생겼는데 기분이 좋겠소?”

가만 있자~, 짱구를 돌립니다. 경제가 어려워 겨울 난방용 기름 대신 연탄으로 많이 바뀌었다는데 무슨 일일까?

“천불이 나 죽겠소. 다음 주에 공장 문 닫소. 그러니 뭐가 반갑겠소. 다들 심기가 불편해요.”

작업 중인 중장비

연탄과 집게 오랜만에 대합니다.



“억지로 폐업해라 하니, 폐업할 수밖에”

‘폐업…’. 사나운 인심 뒤에는 머리를 곧추세운 독사 대가리처럼 폐업이 도사리고 있었습니다. 서민들의 얼었던 가슴을 따뜻이 녹여주던 연탄공장이 싸늘히 식어 가는 중이었습니다.

경영이 어려워 다른 공장이 쓰러져 가도 겨우겨우 살아남았습니다. 50년이 넘도록 연탄공장을 지켜왔습니다. 이제는 삶의 뒤안길로 사라지나 봅니다.

"폐업하면 일하는 사람들은요?"
“일하는 사람들? 이제 직장 잃은 실업자 신세지 뭐. 또 뭘 하고 먹고 살까, 걱정이 태산인데 무슨 신이 나겠소. 다들 한숨에 인상만 쓰고 있지.”

"무슨 일로 폐업하죠?"
“억지로 폐업해라 하니 폐업할 수밖에. 억지로 폐업시켜 놓고, 이제 뭘 먹고 살아야 할지 막막해요. 여기가 박람회 예정지라니 어쩌겠소?”

아뿔사! 오동도가 바로 눈앞에 있는, 연탄공장이 자리한 여수시 덕충동 일대는 2012여수세계박람회 예정지입니다. 국가가 진행하는 국책사업입니다. 국책사업에서 개인은 하찮은 무연탄 가루일 뿐입니다.

오동도 앞에서 열릴 2012여수세계박람회를 위해 연탄공장 자리에는 '바다의 공간'이 들어설 예정입니다.

하지만 이곳은 아직 토지 감정과 협의가 끝나지 않아 보상이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이로 인해 답답한 마음이 더 쌓인 것이겠죠. 이렇게 문명 개발의 뒤안길과 마주칩니다.

자기 몸을 불태워 따스함을 전해주던 연탄. 다 탄 후, 쓸쓸히 한 덩이 연탄재 되어 사람 발길에 채이고 놀이감이 되듯, 연탄공장 노동자들은 또 어떤 일거리를 찾아 뿔뿔이 흩어질지 걱정이 앞섭니다. ‘연탄재=노동자?’

애꿎게 연탄재가 자꾸 밟힙니다.

연탄공장 내부

버려진 연탄재 신세로 전락할 연탄공장 노동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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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소비 위축, 고금리-이자 부담만 가중

한 자영업자, 폐업 대신 희망에 승부수 ‘글쎄?’
이자부담 월 80에서 100만원으로 20만원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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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봤어요? 하루 매출액 제로. 손님이 한 사람도 없을 때도 있죠. 그럴 땐 씁쓸하죠. 옷 장사는 표정 관리가 생명인데도 도무지 표정관리가 안돼요.”

애써 쓴웃음이다. 쓴웃음마저 없다면 다음 수순은 뻔하다. ‘폐업’ 뿐. 그러나 그는 폐업 대신 메이커를 바꿨다. ‘몰락’ 대신 다시 한 번 ‘희망’에 승부수를 건 것.

통계청이 발표한 올 상반기 자영업자는 594만5000명. 지난해에 비해 72,000명이 감소했다. “자영업자는 5년 만에 600만명 이하로 떨어졌다. 종업원 없이 혼자 또는 가족끼리 경영하는 미니 자영업자의 몰락이 두드러졌다.”는 전언이다.

그렇다면 자영업자들의 실상은 어떨까? 확인이 필요하다. 26일 오후, 여수시 학동 상가를 찾았다. 행인들이 뜸하다. 고가 의류에서부터 중저가 의류대리점까지 다양하다. 홍보에 열 올리는 업체를 제외하다 보니 생소한 제품 대리점이 눈에 띈다.

빚내 시작한 의류업, 오히려 5천만원 까먹어

매장 안으로 들어서니 “어서 오세요!”하며 반긴다. 뭐라 해야 할지, 망설인다. 그렇다고 손님으로 가장할 순 없는 일. 흔쾌히 승낙한다. 이럴 때 ‘심봤다!’ 외쳐도 괜찮겠지? 남녀 캐주얼 및 골프웨어를 판매하는 20평 A 대리점. 이은미(42) 씨와 마주 앉는다.

“장사는 좀 되나요?”
“옷 장사는 봄ㆍ여름은 잘 안되고, 가을ㆍ겨울 벌어 한해 버텨요. 보다시피 파리 날리잖아요. 본사에서도 쉬엄쉬엄하다가 가을에 본격적으로 하라 그래요. 올림픽 때문에 10일간 매상 자체가 없었어요.”

장사꾼은 “남는 게 없다. 밑진다!”라는데 시작부터 너무 솔직하다. 옷 장사 2년차라 하니 안심이다. 올림픽 10일 간이나 매상이 없었다니…. 매상 장부까지 보여준다. 쓰린 속을 고스란히 보여준 것이다. 그런데도 웃음을 잃지 않는다.

“매상 없는 날 마음은 어때요?”
“그걸 말로 해야 아나요…. 항상 이러겠어요? 희망을 가져야죠. 그래도 지금은 나은 편이예요. 경험도 없으면서 지난 해 3월 덥석 대리점을 인수해 1년간 돈 까먹고, 올 5월부터 브랜드를 바꿔 그나마 좀 나아진 거예요. 10년 넘게 넣었던 아이들 교육보험이랑, 연금 등을 깨니 4000 되데요. 제 인건비까지 하면 5000만원은 홀라당 까먹은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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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미 씨. 힘든 와중에도 웃음을 잃지 않고 있다.

고금리에 이자만 20만원 늘어, 원금상환은 꿈도 못 꿔

두어 시간 만에 남자 손님 한 명이 들어온다. 10만원대 남성복과 여성복을 취급하는 이곳에서 “내일 행사에 매고 갈 넥타이 하나 골라 달라”는 주문이다. “화려하지 않으면서 수수하고 좀 튀는” 걸로 요청한다. 손님이 구입한 넥타이 가격은 15,000원.

“대리점 인수 비용은 어떻게 충당했나요?”
“다 빚이죠, 뭐. 창업대출 4000, 아파트 담보대출 3600, 마이너스 통장 3000, 친척 2000 등 1억2천600만원을 빌려 시작했어요. 대출 조건도 얼마나 까다로운데요. 가게가 6000에 월 80, 본사비용 2500, 인테리어 4000 등 총 1억2천6백만원 들었어요. 4월에 브랜드 바꾸고 인테리어 손 좀 보느라 창업대출을 또 1000 받았어요. 비싼 인생 공부하는 거죠.”

이은미 씨는 여기까지 올 때까지 “각시 자존심 살려야겠다던 남편 동의가 힘이 됐다”고 한다. 남편 월급으로 생활 할 땐 적지만 저축하며 살았는데 좀 벌어 보겠다고 나서 빚만 치인 꼴이다. 지방이라 현시가로 8500만원인 32평 아파트가 위안이다.

“이자 부담은 어느 정도나요?”
“지난 해 창업대출 4천만원 이자가 5.3%, 올해 받은 창업대출 1000은 6.2%로 올랐대요. 그것도 보증료 50만원을 떼고 주더라고요. 또 아파트 담보대출 7%, 마이너스 통장 12%, 친척에게 빌린 돈 8% 그래요. 지난해에는 월 이자가 80만원이었는데 지금은 100만원 나가죠. 원금상환은 꿈도 못 꿔요. 원금을 까야 남는 건데…. 물가가 올라 사람들이 주머니를 꽉 움켜잡고 있으니 장사가 돼나요? 이걸 하려는 사람도 없고.”

‘고물가ㆍ고금리ㆍ자산 가치 하락’이란 경제 3중고를 확인한다. 경제 3중고는 서민과 중산층의 소비 위축을 초래해 결국 경기 침체 악순환이 염려되는 대목이다. 실제로 삼성경제연구소는 26일 발표한 ‘올해 3분기 소비자태도조사’에서 “전분기와 비교해 10.1포인트 하락한 37.7를 기록해 외환위기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폐업은 이자부담 때문, 창업 시 ‘목’을 잘 골라야

“이런 가게들이 문 닫는 이유는 뭐죠?”
“버티고 버티다 이자를 못 내기 때문이지 다른 이유가 있겠어요? 제 경우 창업대출 이자는 양반이에요. 마이너스 통장 이자가 부담인 거죠. 앞에 있는 가게도 일하는 사람을 내보냈어요. 적자가 누적된 거죠. 혼자서 까딱까딱 장사할 수밖에 없어요. 저도 지난해 그랬어요. 지난 5월, 30만원대에서 10만원대 의류로 안 바꿨으면 문 닫았을 거예요. 중산층도 어렵다보니 가격대를 한 단계 내려 사는 경향이거든요.”

고금리는 서민에게 이자 부담만 지워줄 뿐이라는 것이다. 문제는 은행권이 금리를 올렸음에도 시중자금이 은행으로 몰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실질소득이 감소해 서민과 영세 자영업자 등이 예금할 돈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은미 씨는 새롭게 의류가게를 하려는 사람에게 “경험 없는 사람은 달려들면 안 된다. 하려면 의류매장에서 경험을 쌓아 철저한 시장조사 후 제대로 된 ‘목’을 짚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쫄딱 망하기 쉽다.”고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지금은 너나없이 허리띠를 졸라매며 근근이 버티지만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불안은 사회 전체로 퍼질 공산이다. 정부가 경제정책을 재점검해야 할 때인 것은 분명하다. 특정 계층을 위한 경제정책이 아닌 빈익빈 부익부 현상 극복까지를 고려한 경제정책이라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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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어 시간 만에 온 손님, 넥타이를 고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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