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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1 딸이 권장하는 책과 썰렁한 독후감
[서평] 친일파는 살아 있다 


이런 말 많이 합니다.

“생각 좀 하고 살아라!”

아이들이 생각하며 살면 좋겠는데…. 쉽지 않습니다. 생각한다고 다 생각이 아닙니다. 생각도 격이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엔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 하나가 생각키우는 책읽기입니다.

하여, 아이가 어떤 책을 읽으면 생각이 키워질지 고민입니다. 나이에 맞게, 주제에 맞게 선택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선 생각을 키우려면 역사를 알아야 할 것입니다. 중학교 1학년 딸에게 따끈따끈한 우리네 역사서 한 권을 권했습니다.

그 책은 <친일파는 살아 있다(저자 정운현 출판사 책보세)>였습니다. 이를 읽고 독후감을 쓰도록 했습니다. 어떤 걸 느끼고 배웠는지 생각 크기를 가늠해보기 위해서였습니다.

 


<친일파는 살아있다>저자 정운현 씨.

 

<친일파는 살아 있다> 서문은 그야말로 충격 자체였습니다.

“최근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주한미국대사관 외교문건에 따르면,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이 2008년 5월 당시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를 만나 ‘이명박 대통령은 뼛속까지 친미ㆍ친일이니, 그 시각에 대해선 의심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대체 이 대통령의 ‘친미ㆍ친일’의 정도가 얼마나 깊었으면 ‘뼛속까지’라고 표현했을까.”

친미ㆍ친일 성향은 미루어 짐작했습니다. 그런데 공식 문건으로 확인하니 비참합니다. 더 기막힌 게 있습니다.

최근 인천지법 김하늘 부장판사가 한미 FTA에 대해 “불평등 조약”이라 비판했던 게 화제가 되었습니다. 한미 FTA가 불평등조약이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친일파는 살아 있다> 서문에 나와 있었습니다.

“외교 문건들에 따르면, 한미 FTA 협상 과정에서 어떤 한국 고위관리는 ‘(미국을 위해) 필사적으로 싸웠다’고 말하기도 했으며, KBS의 한 기자는 미 대사관으로부터 ‘대사관 연락선’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수차례에 걸쳐 한국의 정세를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자는 매국 행위, 후자는 간첩질과 별로 다름이 없어 보인다. 매국과 반역으로 넘쳐나는 나라, 대체 어쩌다 대한민국이 이 지경이 됐는가.”

우리나라 국익을 위해 힘써야 할 관리가 미국을 위해 필사적으로 싸웠다니 말문이 막힙니다. 이로 보면, 사대주의자로 대변되는 ‘매국노’는 통일신라시대부터 고려, 조선을 거쳐 일제강점기, 대한민국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중국, 일본, 미국으로 나라만 바뀐 셈입니다. ‘민족자존’을 드높였던 고구려의 기상이 그립습니다.

다음은 <친일파는 살아 있다>의 목차와 딸이 쓴 독후감입니다.

[목차]
제1장 민족반역의 길로 들어서다
제2장 나는 황국신민이로소이다
제3장 뼛속까지 친일파로 살다
제4장 대한민국은 친일공화국이다
제5장 친일파는 살아 있다
제6장 친일 청산, 역사의 숙명이다
제7장 친일 청산, 기록하는 자와 변명하는 자
제8장 우리는 부끄럽고, 그들은 부럽다 
 

 


중 1 딸이 쓴 독후감
 

 

 <중 1 딸이 쓴 독후감>

 

  나는 우리나라의 역사를 정확히 이해하려면 아직 배운 것이 적고 조선이 끝나갈 무렵 이야기는 더 더욱 가깝지 않았다. 이 책은 이해할 수 없는 단어, 어려운 내용을 담고 있었지만 곳곳에 내가 모르는 현실, 우리나라의 슬픈 역사를 담고 있어 놀라웠다. 일단 내가 제일 놀랐던 것은 여성 친일파의 존재였다.

  그 시절 여성도 그런 권력이 있었구나?라는 생각도 들고, 친일파라는 단어에 새로운 색깔이 입혀지는 느낌도 들었다. 또한 명성황후 살해사건의 명성왕후의 시체를 태우는 일을 우리나라 사람이 감독하였다는 것이 너무 화가 나고 이해할 수 없었다. 볼펜을 잡은 손이 부들부들 떨릴 정도다. 다른 깜짝 놀랄 사건은 항일투사 고문과 민주투사 고문이다.

 
어찌 같은 사람을 괴롭히고 나라를 위해 애쓰는 사람을 잡아 그리 무참히 고통을 줄 수 있을까? 이 모든 것은 세상에 알리고 일본의 사과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이거 하니 생각나는 것이 있다. 교과서에 친일파를 안 싣는다니 그게 우리 학생이 받을 교육인가? 독도가 우리 땅인 이유를 우리 학생은 알고 있는가? 정말 의문이다.

 
우리는 아무 생각 없이 산다. 이게 우리나라를 위한 일인가? 이러고 있다간 우리는 모든 것을 빼앗길지 모른다. 친일이라는 존재가 우리나라를 한 번 더 생각할 수 있게 하고 나에게 독립투사가 얼마나 대단하신 분들이며 우리가 본받을 분들이라고 밝힐 수 있었다. 그래서 이 책은 중3~고3까지 우리 꿈나무들에게 추천한다.

 

 
<일본은 살아 있다>를 통해 아이들 생각을 키우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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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11.08 16:58

“나는 자신이 합리적 보수주의자라 생각”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나경원 후보에게 투표"
김 부장판사가 결론은 FTA “불평등 조약”


 

 

조용할 것 같던 법조계가 한미 FTA 관련 글로 난리 브루스다. 이유는 인천지법 김하늘 부장판사가 지난 1일 법원 내부 인트라넷인 ‘코트넷’에 올린 한미 FTA 관련 글. 이로 인해 그들 내부에선 공무원 징계를 들먹였다.

난리와 징계를 들먹거리며 뒤집힌 원인은 단 두 가지. 그 이유를 김 부장판사가 쓴 글에서 찾자면 이렇다.

첫째, 보수주의자 규정

“나는 스스로 내 자신이 합리적 보수주의자라고 생각한다. (중략) 기본적으로 내가 보수주의자라는 점에 대해서는 별다른 이의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둘째, 나경원에게 투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도 시민운동을 해 왔다는 박원순 후보를 믿을 수 없어서 ‘차라리 얼굴마담이 낫겠지’하는 생각으로 나경원 후보에게 투표를 하였다.”

이 2가지 원인은 정부를 긴장시켰다. 같은 편이었던 판사가 이게 뭐냐는 거다. 정부, 여당이 <국가 이익>이라며 그토록 강하게 몰아 붙였던 한미 FTA 비준을 같은 편이 비판하고 나섰으니 호들갑을 떨 수밖에.

다른 때 같으면 색깔론으로 치고 나왔을 텐데 그럴 수도 없다. 특히 현직 부장 판사 직함을 걸로 판사로써 우리나라 법과 비교해 한미 FTA를 조목조목 반박했으니 간이 콩알만 해졌을 터.

정부 입장에서 더욱 기막힌 건 김 판사의 글에 170여명의 판사가 찬성했다는 사실. 진보 진영에서 한미 FTA 비준에 공을 세운 관련자들을 ‘을사오적’에 비교되는 ‘신매국노’ 로 규정한 게 정당성을 부여 받을 판이다. 

하여, ‘대체 어떤 글이기에 호들갑일까?’란 호기심에 김 부장판사의 글 전문을 읽었다. 

김 부장판사의 ‘한미 FTA’에 대한 주장은 크게 5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한미 FTA로 우리나라에 있는 모든 법률상 장벽은 제거되었는데, 미국에 있는 모든 법률상 장벽은 그대로 존속한다는 말이니, 바로 이것이 불평등 조약이 아니고 무엇인가?

둘째, 네거티브 방식에 의한 개방이다. 즉 한미 FTA는 개방을 유예하거나 제한하는 분야만 협정에서 적시를 하고 나머지는 모두 완전히 개방하는 방식을 취한 것이다. 그래서 앞으로 현재 예측하지 못하는 새로운 서비스 시장이 열리게 될 경우, 우리나라가 이를 보호하고 시장의 이익을 지킬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셋째, 역진방지조항(Ratchet)이다. 낚시를 할 때 바늘 끝을 구부려 일단 물고기가 미끼를 물면 더 들어갈 수는 있어도 빠져나올 수는 없도록 만든 것을 "ratchet"이라 한다고 한다. 즉 모든 시장에서 한번 개방된 수준은 어떠한 경우에도 그 이하로 되돌릴 수 없게 만드는 것이다.

넷째, 상대 국가의 정책이나 규정에 의해 직접적으로 입게 되는 손해가 아니더라도 이를 통해서 간접적인 피해를 입었다고 판단되면, 이를 보상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간접수용에 의한 손실보상이라고 한단다.

심지어는 우리나라가 FTA 협정문을 위반하지 않은 경우라도 정부의 세금, 보조금, 불공정거래시정조치 등의 정책으로 인해 일방 당사자의 자본 또는 기업이 “기대이익이 무효화”되는 피해를 입게 되면, 이를 보상해 주도록 되어 있다고 한다. (중략) 잘못하면 우리나라가 천문학적인 액수의 손해배상을 하게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한미 FTA  날치기 무효를 주장하는 사람들.(사진 오마이뉴스)

 

다섯째, 투자자국가제소권, 이른바 ISD 조항이다. 이것은 정부가 한미 FTA를 위반하여 투자자에게 손실이 발생하게 될 경우, 그 투자자가 정부를 상대로 국내 법원이 아닌 세계은행 산하에 있는 ICSID라는 중재기구에 직접 구제를 요청할 수 있다는 조항이다.

국제 중재는 3인으로 구성된 중재 판정부에서 단심제로 심리하는데, 중재인 3인은 투자자와 피소국 정부가 각각 1인을 임명하고, 분쟁당사자들의 합의에 의하여 의장중재인을 선임하되, 중재 제기 후 75일 이내에 중재 판정부가 구성되지 않으면 ICSID 사무총장이 제3 국적의 중재인을 직권으로 의장중재인으로 임명한다고 한다. 내가 생각하기로는 이것은 본질적으로 우리나라의 사법주권을 빼앗는 조항이다.

그러면서 김 부장판사는 “도대체 어떻게 이렇게 줄 것은 다 내어주고 받을 것은 하나도 못 받은,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협정이 맺어지게 되었을까?”라고 반문하며, 한미 FTA 협상을 지휘한 당시 우리나라 통상교섭본부장을 두고 “우리나라 이익을 위해 협상대표로 임명한 사람이 상대방의 이익을 위해 죽도록 싸웠다니, 정말 믿기 어렵고, 믿고 싶지 않은 일이다.”고 통탄하고 있다.

김 부장판사는 대법원장에게 “법원행정처 내에 한미 FTA 재협상을 위한 TFT 구성”을 제안하며, 연구 과제로 “한미 FTA에 어떠한 불공정 요소는 없는지, 있다면 어떠한 방식으로 바로잡아야 하는지, ISD 조항은 과연 타당한 것인지 등이 될 것이다.”면서 “(동의하는 판사가) 100명을 넘어선다면 대법원장에게 청원하겠다”고 밝혔다. 이 청원문은 동조하는 이가 100명을 넘어 현재 작성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음은 김 부장판사의 글 전문.

 

나는 스스로 내 자신이 합리적 보수주의자라고 생각한다. 나를 아는 많은 다른 사람들도 내가 지나치게 보수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혹시 있을지 몰라도, 기본적으로 내가 보수주의자라는 점에 대해서는 별다른 이의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경찰관에 대한 공무집행방해죄에 대해서 법원이 너무 쉽게 영장을 기각해 온 관행이 오늘날 공권력이 제대로 확립되지 못하고 심지어는 부장판사가 석궁테러를 당해도 이를 “의거”라고 영웅시하는 사회풍조를 만드는데 일조를 했다고 생각하고,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도 시민운동을 해 왔다는 박원순 후보를 믿을 수 없어서 “차라리 얼굴마담이 낫겠지” 하는 생각으로 나경원 후보에게 투표를 하였다.

내가 왜 이 글의 서두에서 이런 위험한 말을 하느냐 하면, 이제부터 쓰려고 하는 내용에 대해서 그 내용을 보려 하지 않고 그냥 내 자신의 정치적 성향에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두루뭉실하게 넘어가는 일이 없도록 부탁드리기 위함이다.
최근에 한미 FTA 비준을 둘러싼 찬반세력 사이의 대립은 우리 사회의 가장 큰 갈등 요인으로 부각되었다. 그것은 이제 정치 논쟁의 범위를 넘어 우리 사회의 통합과 발전을 가로막는 큰 장애물이 되었다.

나는 지금 이 한미 FTA 비준과 관련하여, 그것이 여러 가지 점에서 문제가 있는 불평등 조약일 가능성이 있고, 특히 사법부의 재판관할권을 빼앗는 점에서 사법주권을 침해하는 조약이며, 이에 대해 국민으로 부터 사법권을 위임받아 위 조약을 포함한 법률의 최종적인 해석권한을 가지고 있는 우리 법원에서 이제라도 자신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제안을 하려고 한다.

한미 FTA와 관련해서 나의 입장은 처음에는 찬성하는 입장이었다. 나는 그냥 막연하게 한미 FTA가 글자 그대로 한국과 미국 사이에 통상장벽을 해체하고 자유무역을 하자는 내용의 협약으로만 생각했다.
그래서 세계적으로 무역장벽이 무너지고 있는 추세이고 우리가 대미무역에서 지금도 많은 흑자를 보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자유무역을 하게 되면 비록 농업이나 축산업은 타격을 입겠지만 자동차 산업이나 전자, 섬유 산업에서 그 이상의 이익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다.

농민들이 경운기를 몰고 와서 여의도에서 쌀 개방 반대 집회를 한다는 보도를 보게 되면, 어차피 개방이 세계적 추세이고 쌀 개방을 한다고 한지가 언제인데 아직도 스스로 생산라인과 유통구조를 혁신하여 체질 개선을 할 생각은 않고 쌀 개방 논의가 나올 때마다 경운기를 끌고 올라와 시위를 할 생각만 하는지, 어차피 우리나라는 국토가 좁고 자원도 없어서 대외무역에 의존하여 경제발전을 해야 하는 나라인데, 남에게 받으려면 주는 것도 있는 거지... 하면서 안타깝게 생각했다.

그리고 민주당에 대해서는 애초에 한미 FTA를 시작한 것이 노무현과 민주당 정권인데 어떻게 여당에서 야당이 되었다고 하루아침에 입장을 바꾸어서 반대를 하는 것인지 그들의 줏대 없는 태도를 비웃었다. 그러다가 최근에 한미 FTA에 대한 논란이 정치적, 사회적으로 계속되면서, 나는 문득 내가 정작 한미 FTA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투자자국가제소권이라는 ISD도 처음 들어보는 용어이고, 역진방지조항(Ratchet)이라든지, 간접수용에 의한 손실보상, 현실유보와 미래유보 같은 용어도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인터넷을 통해 한미 FTA에 대한 내용을 알아보려고 했다. 그랬더니 세상에, 한미 FTA 분량이 1,500페이지에 달한다는 것이다. 우리 법률 중에서 가장 방대한 법률이 본문 1,118조와 부칙 28조로 이루어진 민법인데, 그 분량은 100페이지도 되지 않는다.그런데 무려 1,500페이지에 이르는 협정이라니... 도대체 우리나라에서 한미 FTA를 이해는 고사하고, 제대로 읽어 본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도대체 사람들은 한미 FTA에 대해서 뭘 제대로 알고 저렇게 찬반으로 나뉘어서 떠들어 대는 것일까? 나는 한미 FTA를 직접 찾아서 읽는 것을 포기하고 그에 대한 토론자료나 요약자료를 찾기 시작했다.

그래서 내가 찾은 것이 “을사조약이 쪽팔려서”라는 기획토론프로그램이었다. 50분 분량의 방송으로 3부작이니까 총 150분 정도 되는 분량이고, 토론참여자는 민주노동당 대표인 이정희 의원과 민주당의 정동영, 천정배, 이종걸 의원, 그리고 이해영 교수와 역사학자 한홍구이다. 물론 토론참여자들의 면면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지극히 일방적인 토론이다. 아니, 토론이라기보다는 성토장 같은 분위기이다.
그래도 내가 위 프로그램을 추천하는 것은 이 중에는 한미 FTA 전문을 제대로 읽고 연구하였다는 토론자가 2명 등장하기 때문이다. 민주노동당 대표인 이정희 의원과 이해영 교수이다.

물론 이 중에서 이정희 의원은 우리나라가 북한을 도발해서 연평도 포격이 이루어졌다고 그 책임을 우리나라 정부에 돌리고, 북한의 세습독재체제에 대한 비판은 한반도 평화유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민주노동당은 이를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하고 다니는 인물이니, 이 여자의 말을 들을 때는 아주 조심해서 새겨들어야 한다. 이해영 교수는 내가 잘 모르는 사람이고, 이 토론회에서 그의 발언은 그나마 객관적인 듯 보이지만, 그래도 프로그램을 제작, 주최한 측의 기획 의도가 빤히 보이는 만큼 조심해서 들을 필요가 있다.

나는 16년 동안 법관으로서 근무하면서 재판을 해 온 경험을 토대로 위 프로그램에서 토론자들이 개진한 발언에서 그들의 개인적인 의견이나 추측성 주장은 최대한 배제하고 사실(fact)만 추출해 내려고 노력했다.
그렇게 위 프로그램을 보고 난 결과, 나는 위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나 토론자들의 정치적 성향을 충분히 고려하더라도, 한미 FTA가 여러 가지 독소 조항들을 품고 있다는 것, 특히 우리나라의 사법주권에 대한 명백한 침해라는 것, 우리나라에만 일방적으로 불리한 불평등 조약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 등에 동의하기에 이르렀다.

한미 FTA에 대한 나의 입장이 종래의 “막연한 찬성”에서 이제는“막연한 반대”로 바뀐 것이다. 여기서 아직도 “막연하다”고 하는 것은 여전히 내가 한미 FTA 내용을 제대로 검토해 본 것이 아니라 일방적으로 한쪽 사람들로부터 들은 말에 근거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적어도 그들은 내가 한미 FTA에 대하여 합리적인 의심을 품도록 증명하는데 성공하였다.
내가 위 프로그램과 기타 다른 자료들에 의하여 한미 FTA가 불평등 조약이 아닌가 하는 합리적인 의심을 품게 된 부분은 다음과 같다.

첫째, 우리나라는 성문법 국가이고, 한미 FTA가 비준되어 발효되면 그 협정 자체가 법률과 동등한 효력이 있는 조약으로서 규범적 효력을 갖추게 된다. 그러면 신법우선의 원칙에 따라 1,500페이지에 달하는 한미 FTA에 배치되는 모든 법률과 하위 규범은 달리 개정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무효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미국은 불문법 국가로서, 한미 FTA 자체가 법규범이 되는 것이 아니라 그 이행법안을 만들어서 이를 의회에서 통과시키면, 그 이행법률만이 규범적 효력을 갖게 된다고 한다.

이에 따라 미국은 이번에 200페이지 남짓한 한미 FTA 이행법률을 만들어 의회를 통과시켰다고 한다. 그런데 위 이행법률을 보면, “주법의 규정이나 적용이 협정에 불합치하다는 점을 이유로 하여, 여하한 자에 대해서도 주법 또는 주법을 적용하는 것이 효력이 없다는 선언을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미국 정부를 제외하고는 어떠한 자도 한미 FTA를 근거로 청구권이나 항변권을 갖지 못하며, 미합중국 또는 주정부기관의 어떠한 조치 또는 부작위에 대하여 그것이 한미 FTA 위반이라는 이유로 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한다.
위 말이 맞다면, 한미 FTA로 우리나라에 있는 모든 법률상 장벽은 제거되었는데, 미국에 있는 모든 법률상 장벽은 그대로 존속한다는 말이니, 바로 이것이 불평등 조약이 아니고 무엇인가?

둘째, 네거티브 방식에 의한 개방이다. 즉 한미 FTA는 개방을 유예하거나 제한하는 분야만 협정에서 적시를 하고 나머지는 모두 완전히 개방하는 방식을 취한 것이다. 그래서 앞으로 현재 예측하지 못하는 새로운 서비스 시장이 열리게 될 경우, 우리나라가 이를 보호하고 시장의 이익을 지킬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참고로 우리나라와 EU 사이에 맺은 한-EU FTA에서는 이러한 방식이 아니라 개방하기로 합의한 분야만 협정에서 적시하는 포지티브 방식을 취했다고 한다.
내 생각으로는 우리나라보다 산업과 기술이 뒤떨어진 나라와 자유무역협정을 맺을 때는 네거티브 방식이 유리하고, 우리나라보다 산업과 기술이 더 발전한 나라와 자유무역협정을 맺을 때는 포지티브 방식이 유리하다. 그렇다면 미국과 자유무역협정을 맺을 때에도 포지티브 방식에 의한 개방을 택했어야 하는 것이다.

셋째, 역진방지조항(Ratchet)이다. 낚시를 할 때 바늘 끝을 구부려 일단 물고기가 미끼를 물면 더 들어갈 수는 있어도 빠져나올 수는 없도록 만든 것을 "ratchet"이라 한다고 한다. 즉 모든 시장에서 한번 개방된 수준은 어떠한 경우에도 그 이하로 되돌릴 수 없게 만드는 것이다.
이 조항을 예를 들어 설명하면, 지금 우리나라가 우리 영화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극장에서 1년에 일정한 기준 일수 이상은 한국영화를 의무적으로 상영해야 하는 스크린 쿼터제를 채택하고 있다. 몇 해 전에 스크린 쿼터의 의무상영일수가 146일에서 73일로 대폭 축소되었다고 영화인들이 시위를 벌이던 것을 기억할 것이다.

그런데 이와 같이 스크린 쿼터제를 축소해 보니까 당초 예상과는 달리 우리 영화산업의 피해가 워낙 심각해서 보호할 필요성이 생기게 되었다고 가정하자. 이 경우 우리 정부가 다시 의무상영일수를 100일 정도로 늘릴 수 있을까? 한미 FTA 시행 전이라면 그 대답은 예스이다.
문화관광부 장관이 마음만 먹으면 간단하다. 그런데 한미 FTA 시행 이후에는 사정이 달라진다. 위 역진방지조항에 의하여 한 번 146일에서 73일로 축소된 이상 그보다 더 축소하는 것은 가능해도 그보다 더 늘릴 수는 없게 되는 것이다.

결국 역진방지조항은 우리나라 정부가 그때그때 경제상황에 따라 융통성 있는 시장보호정책을 취할 수 있는 여지를 없애는 족쇄이고, 그 글자 본래의 의미 그대로 우리나라 시장경제를 낚시 바늘에 꿰인 물고기 신세로 만드는 조항이다.

넷째, 상대 국가의 정책이나 규정에 의해 직접적으로 입게 되는 손해가 아니더라도 이를 통해서 간접적인 피해를 입었다고 판단되면, 이를 보상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간접수용에 의한 손실보상이라고 한단다.
심지어는 우리나라가 FTA 협정문을 위반하지 않은 경우라도 정부의 세금, 보조금, 불공정거래시정조치 등의 정책으로 인해 일방 당사자의 자본 또는 기업이 “기대이익이 무효화”되는 피해를 입게되면, 이를 보상해 주도록 되어 있다고 한다.

그런데 정부가 경제적 약자인 중소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정책을 실시하거나 환경보호를 위한 기업규제정책을 실시할 경우, 이는 대부분 간접적으로 대기업이나 외국계 투자기업에게는 손실을 안겨 주게 된다. 이것을 반사적 이익으로 보지 아니하고 법률상 보상해주어야 할 간접수용으로 인정하게 될 가능성이 생기는 것이다.
게다가 직접적인 피해액은 산출해 낼 수가 있어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지만, 이러한 간접적인 피해액이나 기대이익은 산출해 낼 수가 없어 예측하기도 어렵다. 잘못하면 우리나라가 천문학적인 액수의 손해배상을 하게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다섯째, 투자자국가제소권, 이른바 ISD 조항이다. 이것은 정부가 한미 FTA를 위반하여 투자자에게 손실이 발생하게 될 경우, 그 투자자가 정부를 상대로 국내 법원이 아닌 세계은행 산하에 있는 ICSID라는 중재기구에 직접 구제를 요청할 수 있다는 조항이다.

국제 중재는 3인으로 구성된 중재 판정부에서 단심제로 심리하는데, 중재인 3인은 투자자와 피소국 정부가 각각 1인을 임명하고, 분쟁당사자들의 합의에 의하여 의장중재인을 선임하되, 중재 제기 후 75일 이내에 중재 판정부가 구성되지 않으면 ICSID 사무총장이 제3 국적의 중재인을 직권으로 의장중재인으로 임명한다고 한다.
내가 생각하기로는 이것은 본질적으로 우리나라의 사법주권을 빼앗는 조항이다. 왜 우리나라에서 벌어진 분쟁에 대해 국내 법원이 아닌 제3의 기관에 권리구제를 맡겨야 하는가? 왜 국내법과 같은 효력이 있는 조약의 해석에 관하여 법률의 최종적인 해석권한이 있는 법원이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사법권을 포기해야 하는가?

극단적으로 말하면 예컨대 공정거래사건에 관하여 우리나라 법원의 판결로 외국계 투자기업이 패소하여 손해를 입을 경우, 패소한 그 투자기업이 우리나라 사법부의 판결이 잘못되었다면서 판결 그 자체를 위 ICSID에 가져갈 수도 있다는 점이다.
더군다나 앞서 설명한 조항들로 인해 한미 FTA에 관하여 우리나라와 외국계 투자회사 사이에 분쟁이 발생할 경우, 위 조항이 최종적인 해결조항이라는 점을 생각해 보면 문제는 정말로 심각하다.

마치 바둑을 둘 때 멀리서부터 서서히 대마를 포위해서 결정적인 한 방을 날리듯이, 한미 FTA는 앞서 설명한 네거티브 방식에 의해 특별히 협정에서 유보하고 있지 않는 한 모든 분야에 걸쳐 무제한의 개방을 하게하고, 역진방지조항에 의해 우리나라 정부가 융통성 있는 시장보호정책을 실시하는 것을 방지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정부가 새로운 중소기업보호정책이나 환경보호정책을 하려고 하면 간접수용에 의하여 직접적인 손해가 아니더라도 간접적인 피해나 기대수익까지도 배상하도록 규정한 다음에, 마지막으로 위 ISD 조항으로 그 최종적인 분쟁의 해결권을 우리나라 사법부에게서 빼앗아 미국이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세계은행 산하에 있는 ICSID라는 중재기구에게 넘겨준 것이다.

도대체 어떻게 이렇게 줄 것은 다 내어주고 받을 것은 하나도 못 받은,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협정이 맺어지게 되었을까?

위 프로그램에서 민주노동당 대표 이정희 의원이 말한 바에 따르면, 미국의 유명한 사이트 “위키리크스”에서 최근에 한미 FTA 협상과 관련한 미국 비밀 외교문서를 공개했는데, 노무현 대통령 집권 당시 한미 FTA 협상을 총지휘한 김현종 당시 우리나라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협상의 전 과정에서 미국에게 우리나라의 협상정보를 넘겨주면서 자기 말로도 “미국의 이익을 위해 죽도록 싸웠다”라고 발언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이익을 위해 협상대표로 임명한 사람이 상대방의 이익을 위해 죽도록 싸웠다니, 정말 믿기 어렵고, 믿고 싶지 않은 일이다.

한미 FTA 비준을 둘러싸고 위 ISD 조항이 한미 FTA 최대의 독소조항으로 부각되어 국회 동의가 늦어지자, 이명박 대통령은 국회를 방문하여 한미 FTA가 비준 동의되더라도 위 ISD 조항에 관하여 미국과 재협상을 시작하겠다고 약속했다. 나는 국민적인 논란이 되고 있는 한미 FTA와 ISD 조항에 대하여 법률의 최종적인 해석권한을 갖고 있는 사법부가 어떠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미 FTA도 크게 보면 하나의 계약이고, 어떠한 계약이 불공정한지 아닌지 판단하는 것은 법원의 전문영역이 아닌가? 그렇다면 한미 FTA에게 불공정한 독소조항이 있다면 이를 명확히 하여 재협상 테이블에서 해당 부분을 제대로 고쳐야 하지 않겠는가?
아울러 외교통상부에서 사법부의 재판권을 빼앗아 제3의 중재기관에게 맡겨버렸는데, 법원이 그에 관하여 아무런 의견을 내지 않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대법원장님께서는 취임 일성으로 사법부의 신뢰 회복과 이를 위한 국민과의 소통을 강조하셨고, 얼마 전에는 조경란 부장판사님의 제안을 받아들여 장애인 성폭력에 대한 양형토론회를 개최하기도 하셨다.
그래서 나는 대법원장님께 법원행정처 내에 한미 FTA 재협상을 위한 TFT 구성을 청원하는 방법이 어떨까 생각한다. TFT의 연구과제는 한미 FTA에 어떠한 불공정 요소는 없는지, 있다면 어떠한 방식으로 바로잡아야 하는지, ISD 조항은 과연 타당한 것인지 등이 될 것이다.

서두에서도 언급하였지만, 한미 FTA 비준을 둘러싼 찬반세력 사이의 대립은 현재 우리 사회의 가장 큰 갈등 요인으로 부각하고 있는데, 정작 한미 FTA에 대해 찬반 입장이 나뉘는 국민들의 대부분은 나처럼 한미 FTA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법원에서 한미 FTA 재협상을 위한 TFT를 구성하여 여기서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면, 그 결과가 어느 쪽으로 나오던지 간에 국민들의 의구심과 사회적 갈등을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나 역시 우리나라 사법부에 대하여 참된 신뢰와 애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TFT에서 연구한 결과에 대해서는 한 치의 이의도 없이 승복할 것이다.

[제안] 만일 이러한 저의 제안에 공감하는 판사님들이 계신다면, 이 글에 대한 댓글로 저의 제안에 동의한다는 취지를 기재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만일 12월 한 달 동안에 동의해 주신 판사님이 100명을 넘어선다면, 저는 정식으로 법원행정처 내에 한미 FTA 재협상을 위한 TFT를 구성해 달라는 청원문을 만들어 대법원장님을 만나 뵙고 청원을 올리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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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대비, 농업 지원정책 ‘절실’

곡물도 시장 원리에 맡기겠다?
[보리 이야기 5] 식용 보리 살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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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랗게 익은 찰보리밭.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국가가 우선적으로 해야 할 책무가 있다. 국방ㆍ치안 외에도 나라의 기본산업을 보호하는 것 또한 책무이다. 이로 인해 국민들은 수돗물ㆍ의료ㆍ전기ㆍ철도ㆍ도로ㆍ금융 등 기간산업에 대한 민영화를 반대하는 것이다.

공기업의 민영화 추진방침에 더해 정부는 식용 보리도 “시장 원리에 맡기겠다”며 최근 “식용 보리 정책을 포기하고 사료용 총체 보리 정책으로 전환”했다. 식량의 경제 무기화가 가속화되는 마당에 곡물까지 민영화 장으로 내몰린 꼴이다.

그렇다면 식용 보리를 살릴 방법은 없을까? 곡물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전략이 필요하다. 가장 지역적인 것을 세계화시키는 전략이다. 김성훈 전 농림부장관이 주장했던 “농업 종사자나 협동조합 등이 농산물의 생산ㆍ저장ㆍ가공ㆍ판매를 주도하는 ‘1차(농업)+2차(공업)+3차(상업)=6차 산업’ 육성을 통한 경쟁력 확보”도 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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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 군남농협의 도정정맥공장은 보리 경쟁력 확보의 모범사례로 꼽힌다.

영광의 식용 보리를 살리기 위한 사례

이 같은 체제를 갖춰가기 시작한 곳이 있다. 바로 전남 영광 군남 농협의 식용 찰보리를 살리기 위한 노력이 그것이다. 이곳의 시스템을 살펴보자.

알려진 대로 영광은 맛과 효능을 쌀과 비슷하게 개선한 찰보리를 1994년 전국 최초로 재배한 곳이다. 1996년 국립농산물 품질관리원의 품질인증 획득한 후 2005년 전라남도로부터 우수농산물로 인증 받고 2006년부터 본격적인 ‘너른들’ 찰보리 산업화 체계를 갖춰가고 있다.

군남 농협에 따르면 영광군 일대에서 너른들 찰보리 재배 농가는 꾸준히 늘어 200여 농가에 이른다. 재배 면적도 초기 20ha에서 230ha로 늘었다. 여기에서 생산되는 찰보리는 1300톤~1500톤에 달한다.

이곳은 집단화, 규모화 된 농지에서 미곡종합처리장 설치 지역을 중심으로 찰보리의 파종ㆍ수확ㆍ포장에 이르기까지 집단영농을 꾸리고 있다. 이에 따라 노동시간 및 생산비 절감 효과를 톡톡히 거둬 경쟁력 있는 산업으로 육성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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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가 크고 색깔도 분명한 찰보리(좌)와 일반보리.

정맥도정공장 ‘준공’…정부, 지원 ‘외면’

아울러 찰보리 신품종의 개발도 함께 이뤄지고 있다. 보리알 배열 수에 따라 여섯 줄 보리(6조맥)던 것을 쓰러짐이 적은 두 줄 보리(2조맥)를 개발하여 단점 보완에 나서는 노력이 함께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더해 지난 5월 보리 건조 저장시설을 보완하고, 소비 촉진을 위해 국내 최초로 GAP(우수농산물관리제도)인증 시설기준에 의해 정맥도정 공장을 준공했다. 이 공장의 준공으로 이물질 선별과 해충 등의 위해 요소를 차단해 안전하고 품질 좋은 찰보리를 생산할 시스템을 어느 정도 갖추게 됐다.

황일태 조합장은 “정맥도정시설의 현대화로 깨끗한 환경에서 생산ㆍ가공되는 친환경 농산물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소비패턴을 쫓은 것이다”며 “이로 인해 농민 소득 향상까지 일조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하게 됐다.”고 밝혔다.

여기에서 도정한 찰보리는 비빔밥ㆍ인절미ㆍ빵ㆍ미숫가루ㆍ국수ㆍ케잌ㆍ석이섬유 음료 등 건강식품의 원료로 사용돼 암ㆍ당료 등 성인병과 비만 등에 탁월한 효능을 입증할 태세이다. 또한 판매 촉진을 위해 소비자의 구매 욕구에 맞게 소포장 판매방법과 백화점 홍보 마케팅을 함께 취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규모의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느냐는 것. 정맥도정공장 사업에 소요된 예산은 자체 사업비와 지자체 지원금 1억6천만원 등 총 6억1천만원이 투자됐다. 특이한 점은 지역 특화사업에 필요한 그 흔한(?) 정부 보조조차 없다는 점이다. 이유는 “정맥도정 공장사업에 지원할 근거가 없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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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 찰보리는 소포장 등으로 소비자의 구미에 맞췄다.

한미 FTA 대비, 정부의 농업 지원정책 ‘절실’

이로 인해 군남 농협의 정맥도정공장은 시설 단가를 낮출 수 있는 규모의 경제를 갖추지 못한 채 800톤 규모로 출발하게 됐다. 임창섭 씨는 “영광 일대의 찰보리 생산량인 1300~1500톤 전체를 소화하지 못하고 그 중 500~800톤을 사료나 원료로 소화해야 할 처지다.”고 말한다.

또 하나의 우려는 공급과잉 문제. 정부의 보리 수매제가 완전 폐지되는 2012년 이후, 농민들이 몰릴 경우 공급 과잉으로 인한 찰보리 가격 하락이 예상돼 수요와 공급을 동시에 늘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다행이 전남 보성, 전북 고창, 경기 안산 등지에서 보리축제 등을 통한 소비 촉진을 강화하고 있긴 하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찰보리 가공기술과 가공식품 개발 등 지역특화 사업에 대해 정부가 지원하고 육성해야 할 사안이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려되는 것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비준되면 수입농산물로 인해 가격 경쟁력 상실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또한 그동안 지급하던 보조금과 보리에 이은 쌀 수매까지 폐지될 위기에 직면해 있어 이에 대비한 정책 지원들이 절실하다.

정부가 국민의 가려운 곳을 진정으로 긁어주지 않으면 국민은 더 이상 정부를 신뢰할 수 없다는 점을 상기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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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보리와 쌀의 혼미. 건강에 좋은 보리 혼식이 농민과 소비자가 함께 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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