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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한 줄 알아. 한국은 어쩐지 알아?”
“제 일은 제가 다 알아서 하거든요!”


“한국 아이들은 너무 불쌍해!”

헐, 누가 그걸 모르나? 알면서도 어쩔 수 없는 게지. 우리나라에서 아이들 키우지 않는 부모의 훈수입니다. 그는 스페인에서 잠시 다니러 왔습니다. 귀국하니 수능과 겹쳤다며 던진 소리였습니다.

외국에서 편하게(?) 아이들 교육시키는 그가 부럽기도 합니다. 아이들 교육 문제에 있어 이렇게 ‘제 3자’일 수 있다는 게 신기하기도 합니다. 그의 말을 들으니 한숨이 새어나왔습니다. 수능일, 온 나라가 들썩이니….


아이들 외국에서 학교 보내고 싶다?

“죽어라 공부만 해야 하는 아이들을 보면, 여건만 되면 나도 아이들 외국에서 학교 보내고 싶다.”

주위에서 자주 듣던 소립니다. 한숨 섞인 이 하소연을 들어보지 않은 사람이, 또는 한번쯤 생각하지 않은 부모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게 어디 쉽나요. 사는 데서라도 열심히 살아야지요.

언제가 수험생을 둔 학부모가 했던 말이 떠오릅니다.

“공부해라, 공부해라 안 그럴 것 같죠? 왜 그러냐 싶죠? 그러나 당해 봐요. 그게 되나. 다들 죽어라 하는데 안할 수가 없어요. 안하면 우리 아이만 쳐지는 것 같은데? 사회 분위기가 무서운 거죠. 닥치면 자연히 알아요. 아이들 어릴 때 신나게 놀게 해요.”

학부모 심정일 것입니다. 이젠 수능도 끝났으니 한 시름 놓았겠죠? 학생들도 부모들도. 고생하셨네요.

수능일, 모정! (사진 리장)


“너는 행복한 줄이나 알아. 한국은 어쩐지 알아?”

잠시 샜네요. 그도 입시를 경험했던 터라 우리의 교육 현실을 너무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는 스페인에서 공부하는 고 2 아들에게 때때로 이런 말을 던진다고 합니다.

“야! 너는 행복한 줄이나 알아. 한국은 어쩐지 알아? 네가 얼마나 편하게 공부하는지만 알아둬!”

그도 자신이 이런 소리 하리라곤 생각지 않았답니다. 아이들과 지지고 볶고 살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어서 너무나 다행이라 합니다. 편하게 공부하는 아이들, 잔소리 덜 하는 부모가 될 수 있어 행복하다 합니다.


하고 싶었던 일의 계획에 대한 조언 잊지 않길…

간혹 던지는 잔소리에 아이도 한 마다씩 대꾸 한다는군요.

“그런 소리 안 해도 되거든요. 제 일은 제가 다 알아서 하거든요. 한국 얘들은 자기 일을 자기가 다 알아서 스스로 안하나 보죠, 뭐.”

헉. 우리의 현실에 대한 쓴웃음이 나왔습니다. 알아서 할 여건이 돼야 알아서나 하지. 공부 따라가려면 과외 받을 형편이 돼야 하고, 또 영어라도 한 마디씩 씨부렁거리려면 어학연수다 뭐다 하는 판국이니 뭘 알아서 할 수 있단 말인가.

이제 지긋지긋한 수능도 끝났으니, 학생들은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이때의 경험 또한 중요할 것입니다. 자신이 평소에 하고 싶었던 게 무엇인가? 어떻게 실행할 것인가? 등의 계획을 스스로 짤 수 있도록 조언도 아끼기 말아야 하겠지요? 

너무 일렀나요? 당분간 자유를 만끽하는 것도 좋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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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일을 찾아온 텃새화 된 ‘철새’

절망에서 희망과 행복 찾은 김태수 씨
[꽃섬, 하화도 5] 텃새와 철새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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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뱃일로 적은 돈벌이로 사람이 떠나가는 섬. 그런데...

힘들다고 아우성이다. 섬이라고 빗겨갈 순 없다. 오랫동안 섬에서 둥지를 틀었던 텃새들도 떠나는 판이다. 이런 마당에 ‘철새’가 날아들어 둥지를 틀다니….

그 현장은 전남 여수시 화정면 ‘아래 꽃섬’ 하화도(下花島). 한 때 40여 가구 100여명의 텃새가 살았다. 지금은 24가구 30여명의 텃새만 남았다. 남은 텃새들의 정착 기간은 60년 이상. 노쇠한 텃새들만 둥지를 떠나지 못하고 남은 걸까?

철새화한 텃새 2세들은 어미 텃새의 둥지를 간혹 살핀다. 텃새 3세의 울음소리가 끊긴지는 20년이 넘었다. 이로 인해 둥지는 적막과 고요 속에 묻혀 있다. 간혹 외로운 어미 텃새의 흐느낌만이 정적을 깨트릴 뿐.

이런 하화도에 철새가 날아든 것이다. 막무가내로 들어온 철새는 아니다. 텃새가 물어온 철새다. 이 철새들은 왜 섬으로 날아들었을까? 그 이유를 짚어보자. 첫 번째로 <바다 일을 찾아 날아든 텃새화 된 ‘철새’>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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껓섬을 찾아 들어온 김태수 씨.

# 1. 바다 일을 찾아온 텃새화 된 ‘철새’

김태수(72) 씨. 그가 둥지를 튼 건 2005년. 내리막길을 걷던 사업을 정리하고 빚 1억7천만 원을 청산한 게 계기였다. 마땅한 일을 찾았지만 쉽지 않았다. 하화도의 텃새가 바다 일을 권했다.

마침 자녀 결혼 비용 마련에 애태우던 어부에게 빌려줬던 15,00만원을 현물인 배로 대신 받았다. 통발 허가가 난 배여서 바다 일을 할 수 있었다. 바다 일을 권했던 텃새의 알선으로 둥지까지 마련했다.

텃새의 권유가 없었다면 바닷가 ‘텃세’로 인해 어장 일을 못할 수도 있었다. 가족을 육지에 남겨둔 채 혼자 일거리를 찾아 들어왔다. 일주일에 한 번씩 가족을 만나면 그만이었다.

그러나 배는 혼자 움직일 수 없었다. 2인 1조로 일할 사람을 구해야 했다. 그러나 비용을 주고 사람을 고용할 정도는 아니었다. 때마침 일손을 찾는 텃새가 있었다. 행운이었다. 그와 동업에 나섰다. <힘든 고기잡이 보다 더 힘든 건 ‘기름 값’ 기사 참조 http://blog.daum.net/limhyunc/11120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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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지런히 손을 놀리는 김태수 씨.

절망에서 희망과 행복 찾은 김태수 씨

이렇게 철새는 “나이 들어 자식에게 손 벌리지 않고, 스스로 노력해 살 수 있는” 안정적인 둥지를 틀 수 있었다.

“육지에서 노인당을 나가더라도 가욋돈이 필요한데 섬에서는 공기 좋지, 환경 좋지, 움직여 건강 좋지, 돈 쓸 곳 없지 일석사조(一夕四鳥)의 효과까지 덤으로 얻었다.”

철새 김태수 씨의 섬 예찬론이다. 육지생활에서 찌들고 지쳐 절망했던 그는 새로운 희망과 행복을 섬에서 찾게 되었다. 덤으로 “살아 있음에 감사”할 줄 아는 여유까지 누리고 있다. 그리고 삶의 철학도 생겼다.

“과거에 잘사는 것은 다 필요 없다. 현재에 잘살아야 한다. 그러려면 현재에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김태수 씨는 이것을 알기 위해 그토록 먼 길을 돌아, 결국 ‘아래 꽃섬’에 날아들어 둥지를 튼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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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그러나 너무나 ‘다른’ 메일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좌익은 어떻게 학교를 빼앗는가?”
오는 7월 30일 서울시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같은 그러나 너무나 다른 두통의 메일을 받았습니다.

같은 내용인 즉, “7월30일 서울시교육감 선거는 서울만의 선거가 아니라 타 시도에까지 영향을 주어 결국 한국사회 전반의 교육정책과 문화를 주도하게 돼 선거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른 내용인 즉, 한쪽은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라며 “교육감을 잘 뽑아야 ‘미친 교육’을 막을 수 있고, ‘미친 사회, 미친 나라’로 가는 흐름을 막아야”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지지 선언문과 함께 “알기 쉬운 선거운동” 방법을 알리고 있습니다.

또 다른 한쪽은 “서울교육감 선거에서 非전교조 후보의 단일화를 촉구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전교조의 교육지배를 막을 길이 없다.”는 주장입니다. 그러면서 “좌익은 어떻게 학교를 빼앗는가?”, “국기에 대한 경례를 거부하는 전교조” 2개 문서를 첨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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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는 이유는 바로 이것 때문입니다. 너무나 상반된 두 개의 시각. 물론 지금의 사회는 다원성의 시대입니다. 그러나 아직도 다양성의 사회는 아닌 것 같습니다. 왜냐면 아직 예전 좌우의 논리를 그대로 재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21세기에도 소설가 최인훈의 <광장>의 시대인 20세기 메커니즘이 아직도 유효한 과거의 시대에 그대로 머물러 있습니다. 그 예로, 양쪽은 아래와 같이 주장하고 있습니다.

“서울시교육감은 사실상 우리나라 전체 초·중등 교육을 총괄하는 직분이다. 이렇게 중요한 자리에 만일 좌파 인사가 오게 될 경우 우리나라 초·중등교육은 전교조의 수중으로 들어가서 교육은 황폐화되고 우리 아이들은 좌파적 이념교육의 덫에 걸리게 된다.”

“강남에 저소득층 아이들이 들어오면 집값, 분위기 떨어지니 서민아파트 짓지 말라고 공문 보내는 그런 사람이 교육의 수장이 되는 것을 바라만 보고 있다면 이명박 대통령 압도적으로 당선시키고 발등 찍는 것과 같은 일을 다시 한 번 해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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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총력전입니다. 이들은 한 집단의 수장이 갖는 의미를 알기에 이런 절박한 논리를 내세워 꼭 당선시키고야 말겠다는 의지를 표현하는 것이겠지요.

그러나 시시비비를 떠나 이들이 간과하는 게 있습니다. 세상은 의지만으로 모든 걸 이룰 수 없다는 점입니다. “민심은 곧 천심”. 촛불이 보여준 그 힘은 누구의 의지가 아닌 각 개개인의 마음이 모여야 움직인다는 거죠.

이런 식상한, 그리고 천박한 선거운동 말고 다른 것도 보여줄 때가 되지 않았나요?
온 지구를 환하게 밝힌 촛불처럼…. 다 끝나면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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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에게 무엇을 남길 것인가?

삶의 기로에서 독서는 올바른 선택의 ‘힘’
[아버지의 자화상 8]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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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 어디 그곳에만 있다던가?

자녀를 낳아 기르면서 가장 큰 고민은 ‘아버지로써 자식에게 무엇을 남길 것인가?’ 일 것입니다. 해답을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깊은 성찰이 필요합니다. 때론 거창하고 대단하게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주 작은 일일 수 있습니다.

금전적 부유함이 있는 아버지가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는 건 보다 넓은 의미의 사회를 자식에게 물려주고픈 마음일 것입니다. 이에 반해 금전적 부유함이 덜한 아버지는 정신적 부유함을 물려주는데 주력할 것입니다.

‘자식에게 무얼 남길까?’를 논하기 전에 우선 시(詩) 한 수 읊도록 하겠습니다. 경양식 집에서 본 메뉴 나오기 전, ‘스프’ 정도로 여기시면 좋을 듯합니다. 그럼, 안도현의 <가난하다는 것은>을 감상해 보시죠.

               가난하다는 것은

               가난은
               가난한 사람을 울리지 않는다.

               가난하다는 것은
               가난하지 않은 사람들보다
               오직 한 움큼만 덜 가졌다는 뜻이므로
               늘 가슴 한 쪽이 비어 있어
               거기에
               사랑을 채울 자리를 마련해 두었으므로

               사랑하는 이들은
               가난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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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결코 녹녹하지 않다!

제 삶을 돌이켜 보면, 10대에는 “빨리 나이 먹으면….” 했었습니다. 20대에는 “어떤 직업을 가질까?” 고심했습니다. 30대에 들어서 “가정을 꾸려 어떻게 살 것인가?”가 화두였습니다. 그런데, 벌써 40대 중반에 이르렀습니다.

이실직고 하건대, 10대 때 어른들은 보며 “왜 저렇게 궁색하게 살지?”, “저 나이 먹도록 뭐했지?”란 생각을 가졌습니다. 그런데 살다가 막상 마흔 줄에 앉고 보니 그들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사십 즈음에 “삶은 결코 녹록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 거죠.

이제 더 이상 늦출 수가 없습니다. 나의 삶, 아내의 삶, 아이들의 삶을 더불어 고민해야 할 때가 된 것입니다. 제 아버지의 세상살이 지론입니다.

“살면서 자기가 몸으로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것은 많지도 않고, 또 세상살이를 알아가는 것은 한계가 있다. 사람에겐 경험이 필요하다. 자기가 경험하지 못하는 분야는 간접 경험을 통해서라도 알아야 한다.”

그래서일까, 아버지께선 제가 어릴 적부터 책읽기를 강조하였습니다. 간접 경험을 통해 시야를 넓혀 큰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었죠. 그러면서 선택의 기로에서 독서의 역할을 말씀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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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석류 꽃망울처럼 활짝 피어나기를 준비하시길...

삶의 기로에서 독서는 올바른 선택의 ‘힘’

“책 읽기는 간접 체험을 통해 자신에게 주어진 수많은 선택의 순간에 올바른 선택을 이끌어 내는 방법이다.”

책 읽기를 통해 알지 못하는 것을 직접 체험처럼 알아야, 삶의 기로에서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아버지의 딱딱한 말씀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면서 또 덧붙이셨죠.

“세상을 몸으로 직접 느껴 알아갈 때는 이미 늦다. 책을 읽어 알아진 것들이 많이 쌓여야 삶의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고, 남들보다 한 발 앞서 나갈 수 있다.”

돌이켜 보면 매우 현명한 지론이었습니다. 아버지의 이런 가르침 덕분에 ‘자식에게 무엇을 남겨줄 것인가?’에 대한 제 고민의 몫은 작아졌습니다. 가르침을 잇기만 하면 되니까요.

“아이는 기다려주지 않는다.” 합니다. 화살 같은 세월 속에 살만할 때가 되면, 아이들은 어느 덧 훌쩍 커, 부모 곁을 떠나려고 할 테니까요. 이미 떠났을지도 모르겠군요. 아직 떠나지 않았다면 더 늦기 전에 자식에게 한 발 다가서면 좋지 않을까요?

바로 지금, 아이들과 함께 도서관에 들러 책을 한 아름 안고 나오는 것도 좋겠지요. 왜냐면 아버지 대신 지혜의 길로 안내해 줄 수도 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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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는 아이에게 또 다른 삶을 제공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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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 어, 저게 뭐지?

“매미도 살아야지. 매미도 생명인데….”
[안전 1] 사고 위험으로부터의 작은 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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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는 ‘안전’. 말로는 안전을 떠들면서도 실상은 외면하기 쉬운 게 안전입니다.

푹푹 찌는 더위를 잊기 위한 이열치열. 산행도 한 방법이죠.
더군다나 몸 추스르기에는 제격입니다.
물과 간식을 챙겨 가족들과 여수시 고락산으로 향합니다.
청아한 새소리, 매미 소리가 상쾌함을 선사합니다.
한 아저씨 나무에 붙어 손을 뻗고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뭐하시는 거예요?”
“매미 잡고 있습니다.”

매미가 덕지덕지 붙어 있습니다. 이렇게 많은 매미, 난생 처음입니다.
열을 지어 나무 꼭대기로 향하는 무슨 의식 같기도 합니다. 매미들이 벗고 나온 허물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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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의 우렁찬 소리는 2세의 ‘보증수표’

매미는 알→애벌레→성충으로 변하기까지 2~17년의 세월이 걸린다죠.
오랜 세월 끝에 성충으로 태어나 고작 2~3주간 나무에 붙어 울어댑니다. 그리고 죽어갑니다.
울음소리는 짝짓기 암컷을 찾는 본성입니다.
누가 더 우렁찬 소리를 내는가에 따라 많은 암컷과 짝짓기를 할 수 있는 특권이 주어집니다.
2세까지 보장되는 거죠.

“아빠! 저도 매미 한 마리 잡아줘요?”
“안돼. 매미도 살아야지. 매미도 생명인데….”

아이가 참지 못하고 나무에 손을 뻗습니다.
소리를 듣지 못하는 매미, 외부 접근 기미를 다른 감각으로 느꼈는지 날개를 움직여 날아갑니다.
아이, 깜짝 놀라 손을 거둬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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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저게 뭐지?”

고락산 중턱의 체력 단련장에 다다릅니다.
음수대에서 물을 마신 후 나무 의자에 허리를 기댑니다.
산에 다니는 동안 한 번도 본적이 없는 시설물이 눈에 띕니다.

“어, 저게 뭐지?”

새집처럼 생겼는데 새집은 아닙니다.
새집이라면 조금 높은 곳에 위치할 테고, 사람들이 오가는 곳에 두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수취인이 없는 산 중턱에 편지함을 세울 리는 만무합니다.

수건으로 땀을 훔치며 다가갑니다.
가까이 갈수록 ‘고락 1’이란 글자가 선명해 집니다.
왜 ‘고락 1’이 썼을까? 무슨 의미지? 싶습니다. 걸음을 재촉합니다. 그제야 앞면의 글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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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락산 중턱의 체력단련장 옆의 음수대.

“그렇게 다녀도 몰랐는데…”

생전 보질 못했는데 ‘햐! 이거 괜찮네!’ 싶습니다.
‘어찌 이런 걸 다 세웠을까?’ 싶습니다. 옆으로 눈을 돌립니다.
큰 자물통이 매달려 있습니다. 비밀번호를 돌리면 열리게 되어 있습니다.

생각건대, 비상시를 대비한 것입니다.
안에는 뭐가 들어 있지? 박스와 붕대 등 약품이 보입니다.

“여수소방서
의약품함 자물쇠 번호는
○○○-○○○○에서 안내합니다.”

이렇게 높은 곳에 의약품 함을 설치하다니. 관리도 쉽지 않을 텐데…. 대단합니다.
여수소방서, 시민 안전을 위해 한 건 올렸습니다.

유심히 들여다보니, 사람들 호기심으로 다가옵니다.
“그렇게 다녀도 몰랐는데, 이게 언제 세워졌지? 누가 이걸 써봤을까?”하며 반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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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구급함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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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것에서 상쾌함을 느낍니다!

다른 사람도 한 마디 거듭니다.

“나도 행사가 있으면 유사시를 대비해 항상 의약품을 챙기지요.
애써 챙긴 의약품을 뜯지도 않을 때 ‘괜히 준비했네’ 서운해 하지요.
그러나 나는 사고 없이 지남을 감사해 하지요. ‘준비를 철저히 했구나’ 하고.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람이 없어요!”

맞는 소립니다.
안전사고 뒤 “안전 불감증이 부른 인재”를 아무리 외친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일 뿐이죠.
작은 것에서 상쾌함을 느낍니다.

그런데 한 가지 아쉬움이 있습니다.
산 중턱에 세운만큼 차가운 느낌보단 따뜻한 느낌을 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철(鐵) 중, ‘서스’ 재질에 색을 입혀도 될지 모르겠지만 자연의 색을 입히면 어떨까?

어쨌든, 성충으로 변하기까지 2~17년의 세월이 걸린다는 매미.
어른이 되기까지 천적으로부터 얼마나 많은 위험을 당했겠습니까?
많은 생명의 위험을 넘긴 매미만이 20여일의 삶에서 2세를 남기는 거겠지요.
2세는 곧 매미 인생의 ‘성공’일 테니까요.

하물며 인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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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자식 키우면 잘 키우겠는데….”
[아버지의 자화상 4] 행복

“장담 못할 세 가지는 자식 키우는 부모, 배(船) 사업가, 소(牛) 키우는 농장주다. 왜냐하면 자식은 어찌 될지 몰라 말 못하고, 배 사업가는 파도에 언제 뒤집어 질지, 어디로 떠밀려 갈 줄 모른다. 농장주는 풀어놓은 소가 언제 뉘 집 작물을 먹어 치울지 모르기 때문이다.”

양기원 씨의 말입니다. 배와 소에 대한 건 그렇다 치더라도 자식에 대한 소회는 대체로 공감하고 끄덕일 것입니다. 다른 사람도 “자식에 대해 장담하면 뒤에 후회가 따른다.”며 “자식 자랑을 삼가라!”고 충고하기도 하대요. 근데 정말 그런 것 같더군요.

부모라면 누구나 “내 아이는 특별하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고 있을 것입니다. 또 그 특별함을 자랑하고 싶을 것입니다. 학업 성적으로 아이를 평가하는 세상이다 보니 ‘내 아이 어디 갔네’하고 자랑할 수 있다면 오죽이야 좋겠습니까?

그러나 현실이 만만치 않습니다. 모든 자식들이 다 공부 잘하면 더할 나위 없겠지요. 그러다 기대치가 낮아지고 “이놈은 이것 잘하고, 저놈은 저것 잘해야 사회에 골고루 혜택이 돌아갈 것이다.”는 체념 아닌 체념으로 위안 삼기도 합니다. 또 실제로 그렇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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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의 재능을 지켜보는 게 최선?

주변에 초등학교 1학년인 ‘송정우’라는 아이가 있습니다. 녀석은 세 살부터 숫자와 영어를 가지고 놀더군요. 주위 사람들의 자동차 번호, 전화번호, 아파트 호수, 생일까지 줄줄 외웠지요. 그리고 엄마를 졸졸 따라다니면서 “숫자 문제 내줘요.”하고 귀찮게 하던 아이였죠.

이를 보고 ‘학문을 하기 위해 타고난 아이가 있구나’ 싶었습니다. 타고 난 아이가 아닌 이상 노력이 필요한 데 그 노력을 어떻게 해야 할지도 쉽지 않더군요. 자라는 아이가 어떤 재능이 있는지 지켜볼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물론 타고난 아이더라도 지켜봐야 하는 것은 당연지사입니다.

저도 지금 아이들을 지켜보고 있는 중입니다. 어떤 장점이 있을까? 어떤 재능이 있을까? 이럴 땐 이곳에, 저럴 땐 저곳에 재능이 있는 것 같은데 출중한 재능을 꼽기가 쉽지 않더군요. 좀 더 지켜보자는 쪽입니다. 그러다 세월이 훌쩍 지나갈 수도 있겠죠.

간혹 부모들의 이런 때늦은 후회, 아쉬운 넋두리를 듣곤 합니다.

“너무 바빠, 자신만 알다보니 세월이 가버렸다. 다시 자식 키우면 잘 키우겠는데….”

시행착오를 겪고 삶의 이치를 알다 보니 깨닫지 못한 것을 보게 된 때문일 것입니다. 한편으론 이게 세상이지 싶기도 합니다. 다시 자식을 키운다면 또 다르겠지요. 그러나 세월은, 세상은, 삶은 그것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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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기 위해 마음먹지 말고, 마음먹은 대로 살아라!

언젠가 책을 통해 아버지가 시집가는 딸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게 되었습니다. 어렴풋이 기억나는 내용은 대충 이러했습니다.

“결혼해서 살기 위해 마음먹지 말고, 마음먹은 대로 살아라!”

이 말 속에는 구구절절한 아버지의 마음이 스며 있다는 걸 알 것입니다. “키울 때 정 많이 주고 많이 사랑할 걸….”하는 때늦은 후회가 스며 있다는 것도 눈치 챘을 것입니다. 딸 키우면서 대화도 제대로 못하고, 지켜만 봤는데 어느 새 자라 시집을 간다니 얼마나 안타까웠겠습니까?

아버지는 그렇게 결혼한 딸을 어떻게 할 수 없습니다. 또 말없이 옆에서 묵묵히 지켜봐야겠지요. ‘저것이 잘 살까?’, 혹은 ‘잘 살았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안고 말입니다. 때늦은 후회 전에 아이에게 먼저 다정스레 다가서는 아버지의 모습도 보기 좋을 것입니다.

오죽하면 “하기 나름”이란 광고 카피가 있었겠습니까? 행복은 완전함에서보다 뭔가 부족한 것에서 더 쉽게 다가오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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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생각할까요? 아버지의 마음은 같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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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주름잎’이 뭐야?
[초보자의 야생화 따라잡기 3] 주름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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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봄, 많은 꽃들을 접했습니다. 아니, 봄이면 흔하게 많은 꽃들을 접했지만 올해처럼 관심을 갖고 대한 적은 없었습니다.

복수초, 노루귀, 매화, 산수유, 개나리, 진달래, 제비꽃, 개불알풀, 바람꽃 등 봄이 가까워지면 저마다 먼저 꽃을 피우려 바쁘게 움직입니다. 올 봄에 만난 꽃 중 으뜸은 매화입니다. 홍매, 청매의 기품에 푸~욱 빠졌습니다.

그런데 매화에 버금가는 꽃을 보게 되었습니다. 분명 한 번은 무심코 지나쳤을 것인데 이제야 알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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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 특이한 ‘주름잎’

“야, 너무 예쁘다. 이 꽃 이름은 뭐죠?”

소리를 따라 논두렁으로 사람들이 몰려듭니다. 논두렁에 이런 꽃이 피어 있다니 싶을 정도로 작으면서도 수수하며 화사한 꽃입니다. 마치 매화의 기품까지 엿보이게 합니다. 사람들 꽃의 자태에 취해 사진을 찍습니다.

“어디 보자. 이게 뭣이냐? 주름잎이네요.”
“이름이 참 희한하네요?”

정말 희한합니다. 선조들은 이름을 참 쉽게 기억하게 지었습니다. 우리도 훗날 선조 혹은 선친이 될 터인데 어떤 지혜를 갖고 살아야 할지 고민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이런 자연을 고스란히 남겨줄 도리 밖에 없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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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 모양의 주름이 있어 ‘주름잎’

“왜, 주름잎이라 했게요?
“얼굴에 주름이 있다고 이름 붙인 거 아니나요?
“네, 맞습니다. 잎 가장자리에 파도모양의 주름이 있어 주름잎이라 부른답니다.”

사람 얼굴의 주름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닌가 봅니다. 파도 모양의 화석 소리는 들었어도 파도 모양의 주름이 있는 야생화라니 듣도 보도 못한 소립니다. 이렇듯 생명은 다양한 특색을 지녔습니다. 사람들의 재능이 다들 다른 것과 마찬가지겠지요.

‘주름잎’은 통꽃이지만 꽃부리(花冠)가 위아래 2갈래 갈라지며, 또 위쪽은 다시 2갈래로, 아래쪽은 다시 3갈래로 나뉩니다. 수술은 4개이며, 나물로 먹기도 합니다.

나물을 즐겨하지 않아 입맛 당기지는 않으나 이것만은 왠지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떤 맛인지, 나물 향은 어떤지 알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습니다. 논두렁에 피어 있는 하찮은(?) 꽃이지만 꺾고 싶지 않습니다.

꼭 먹어봐야 맛을 아는 건 아니니까요. 그러고 보니 눈으로도 먹고, 코로 먹고, 귀로도 먹는 이치를 맞닥치게 되었네요.

행복은 소리 소문 없이 조용히 찾아드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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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철의 알콩달콩 섬 이야기
각자의 인생사가 다 '섬'의 삶일 것입니다. 우리들의 이야기를 알콩달콩 풀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때론 진짜 섬 사람들의 이야기도 함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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