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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일암 가는길'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6.02.20 동백꽃 화가 ‘강종열’, 21세기 인상주의를 열다

강종열 개인전 - 빛의 속살을 그리다
작가 강종열을 구해낸 한국 미술판 ‘쉰들러 리스트’
대작 ‘동백’ 구상과 스케치 및 완성까지 2년 걸려
“동백 숲은 생명이 산란하는 느낌이어서 참 좋다!”

강종열 개인전 <빛의 속살을 그리다>에 감탄하다

 

 

 

 

 

 

강종열 그에게 동백은?

 

 

자신의 작품에 대해 설명하는 강종열 화백.

 

동백은?

 

 

 

 

 

 

 

 

잊고 있었습니다. 까마득히 잊고 있었습니다.

잊었던 기억을 희미하게나마 되살린 건, 아내였습니다.

 

 

 

 

- 당신 오늘 뭐해?
“내가 말 안했나? 오늘 딸하고 전시회 데이트 있는데.”

 

 

- 무슨 전시회인데?
“우연히 본 동백 그림이 참 좋더라고. 딸이랑 그림 전시회 가기로 했어.”

 

 

- 혹시 강종열 화백 전시회야?
“어. 오늘이 전시회 마지막 날이라 꼭 가야 돼.”

 

 

- 지인이 가족과 같이 강 화백 전시회 꼭 보라더니 기막힌 우연인데?
“잘됐네. 우리 같이 가게.”

 

 

 

이렇게 마치 뭐에 홀린 듯 여수시 웅천 예울마루로 향했습니다. GS칼텍스 예울마루 앞 풍경은 한산하고 여유로웠습니다. 장도 등 섬들이 보이고, 섬과 육지를 오가는 통로인 장도 방파제가 사라졌습니다. 물이 들어 방파제를 삼켰기 때문입니다. 이 모든 풍경은 그야말로 그림 자체였습니다.

 

 

 

 

 

예울마루 앞 풍경이 그림입니다.

 

 

강종열 화백의 전시회입니다.

 

 

예울마루

 

 

 

 

 

“진짜 열정을 바친 그림”은 어떤 그림일까?

 

 

 

전시회에 가면서 여수막걸리 임용택 대표의 말을 떠올렸습니다. 왜냐하면 먼저 전시회에 다녀온 임 대표가 감탄에 감탄을 쏟아내며 볼 것을 권했기 때문입니다.

 

 

 

“강종열 그림 전시회에 한번 가 봐. 종열이가 그림에 진짜 열정을 바쳤더라. 가족이 같이 못 보면 너 혼자서라도 꼭 봐라.”

 

 

 

임용택 대표가 무언가를 권하는 건, 술을 제외하고 단연코 처음이었습니다. 대체 무엇이 임 대표의 마음을 움직였을까? “진짜 열정을 바친 그림”은 어떤 그림일까? 궁금증이 밀물처럼 확 밀려왔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깨알같이 자랑 했습니다.

 

 

 

“예전에 강종열 화백이 살기 힘들 때, 예술가 후원 내지는 지원을 위해 그림을 샀는데, 그 그림도 이번에 함께 전시한다고 주라 하데. 우리 소장품 이외에 과거에 팔린 다른 몇몇 작품들도 함께 전시하더라고.”

 

 

 

그가 달리 보였지요. 역시 그는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한, 가슴이 넉넉한 사람이었습니다. 어쨌거나, 그림을 사고 전시회나 공연을 보는 건 힘든 예술가를 위한 배려 속 나눔의 한 방법입니다. 가난한 예술가를 위해 기꺼이 투자하는 배려가 아름답게 느껴졌습니다. 그래, 전시회 가겠다고 마음먹은 거구요.

 

 

 

그런데 말입니다. 아내에게 스케줄을 묻기 전까지 지인의 권유를 까마득히 잊고 있었지 뭡니까. 그럼, 강종열 화백의 그림 속으로 들어가 볼까요.

 

 

 

 

동백

 

뒷골목

 

 

동백

 

 

 

 

 

강종열 화백의 전시회 <빛의 속살을 그리다>

 

 

 

 

강종열 화백의 전시회는 <빛의 속살을 그리다>란 주제 아래 ‘21세기 인상주의를 열다’란 부제로 마련된 그의 회화 40년 기념전입니다.

 

 

알고 보니, 전시 기간은 1월 15일부터 2월 14일까지였는데, 오는 21일까지로 1주일을 늘렸더군요. 지방에선 드문 입장료(1,500원에서 3,000원)가 붙은 전시회지만 돈이 아깝지 않았습니다.

 

 

강종열 화백의 기획 초대전은 네 가지 소주제로 나뉘었대요.

 

 

첫째, 어촌 여수의 풍경과 노인과 어부라는 서민의 삶을 표현한 초기 작품.

둘째, 그가 자신을 대하듯 꾸준하게 그려왔던 동백꽃.

셋째, 신생 독립국 동티모르 대통령의 초대를 받아 그들의 아픔을 작품으로 승화시킨

       동티모르 그림.

넷째, 예전 전시회에서 팔았던 그림 전으로 구분되었더군요.

 

 

 

 

조씨영감

 

바닷가 이야기(슬픈 하루)

 

등대 가는 길

 

남산동과 봉산동 사이

 

 

 

 

 

재미있게 다가왔던 건 여수 토박이의 시선으로 우리의 암울한 시대를 가감 없이 표현했던 초기 작품 <등대로 가는 길(97*130.0cm, 1988)>, <뒷골목(145*112cm, 1984)>, <남산동과 봉산동 사이(53.0*90.5cm, 1989)>, <바닷가 이야기(슬픈 하루, 97.0*130.3cm, 1991)>, <(45.0*53.0cm, 1986)>, <향일암 가는 길(임포마을, 97.0*130.3cm, 1993)>, <조씨 영감(어부시리즈)> 등이었습니다.

 

 

 

 

왜냐면 여기에 등장하는 풍경은 여수에 사는 우리들이 늘상 접했던 친숙한 곳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그림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주위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굴곡진 삶의 한 가운데에 내팽개쳐진, 친근한 ‘서민’이라는 이름의 인간들이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말입니다, 강종열 화백의 첫 국선 입상작품인 <정오(145.5*97.0cm, 1977)>는 단박에 눈길을 사로잡았지요.

 

 

 

 

기상천외한 작품도 있었습니다. 그것은 30m가 넘는 대작 ‘동백’이었지요. ‘저걸 어떻게 그렸을까?’ 싶을 정도로 인상적이어서 호기심이 발동했습니다. 작가에 따르면 대작 ‘동백’은 “여수의 상징인 동백 숲을 매개로 생명의 잉태와 삶의 질곡을 빛으로 묘사한 거”라 합니다. 그래선지 힐링을 불러오는 묘한 매력 가득했습니다. 정말이지 강종열 화백이 일냈지 싶었습니다.

 

 

 

 

 

향일암 가는 길

 

 

강종열 화백의 첫 국전 입선작품인 <정오>입니다.

 

 

강종열 화백의 대작 <동백>입니다.

 

 

 

 

 

작가 강종열을 구해낸 한국 미술판 ‘쉰들러’들

 

 

 

이국적 그림도 있었습니다. 인도네시아 강점기에서 벗어나 2002년 독립을 이룬 동티모르의 암담한 현실이 화폭에서 생생하게 되살아나고 있었습니다. 해방을 얻기까지 전쟁으로 피폐해진 국민들의 삶과 풍경들은 우리에게 의미하는 바가 컸습니다. 일제 강점기를 거쳐, 남북이 분단된 현실에 사는 우리에게 평화를 되새기게 했다. 암튼, 우주 속 존재에 대한 성찰의 기회였습니다.

 

 

 

마지막 전시실에는 개인전 66회, 단체전 500회를 거치면서 팔렸던 작품들을 다시 모아 전시 중이대요. 그 작품들 옆에는 소장가들의 이름이 적혀 있더군요. 이들은 40년 전, 스물일곱 나이에 지역에서 험난한 전업 작가의 길로 들어선 배고픈 그에게 작은 힘을 보탰던 아름다운 사람들 명단이었습니다. 말하자면 작가 강종열을 구해낸 한국 미술판 ‘쉰들러’들이었습니다.

 

 

 

하여, 이를 보고 옛날 선비들이 사랑방을 두고 자기 집을 찾는 가난한 사람들을 먹여 살리던 공존공생의 현장을 떠올렸습니다. 이런 거룩한 상생의 문화를, 돈만 쫒는 졸부들이 감히 어찌 알겠습니까. 그림 한 점이, 있는 사람에겐 별 거 아니지만 없는 사람에겐 꿈과 목숨을 좌우하는 ‘생명의 발아 점’이라는 걸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암튼, 아내와 딸과 함께 전시장을 두 번이나 꼼꼼히 둘러보았습니다. 지금껏 전시회에서 한 번 본 걸 다시 둘러보는 일은 거의 없었는데 말입니다. 디자이너가 꿈인 딸은, 그래서 미술학원에서 고강도 수업 중인 딸에게 대작 ‘동백’이 달랐나 봅니다. 글쎄, 대작 ‘동백’ 앞에서, 치마를 입은 채로, 전시실 바닥에 앉더니, 그대로 드러눕지 뭡니까. 이심전심일까. 이를 본 강종열 화백, 그도 놀라며 그러더군요.

 

 

 

“그게 바로 동백 숲속에 누워서 힐링하는 거다.”

 

 

 

 

 

강종열 화백의 대작 <동백> 앞에서 누워 힐링하는 딸입니다.

 

 

 

 

 

 

대작 ‘동백’ 구상과 스케치 및 완성까지 2년 걸려

 

 

 

다음은 ‘강종열’ 화백과 인터뷰입니다.

 

 

 

 

강종열 화백과 제 딸~^^

 

 

 

- 동백꽃의 작가로 불린다. 동백이 주는 의미는?


“동백은 여수의 상징이다. 또한 우리나라의 뿌리 같은 거다. 왜냐하면 동백은 겨울을 참고 견디는 엄청난 힘이 있다. 이는 강인한 정신력이지 싶다. 반면에 동백은 고우면서도 수줍은 구석도 있다. 한편으로 동백꽃은 한 잎 한 잎 떨어지지 않고, 깨끗하게 통으로 떨어진다. 이런 게 나와 닮은 것 같다. 그래 ‘동백=나’로 본다. 동백을 그리는 건 내 자신을 그리는 것이다.”

 

 

 

 

- 입이 쩍 벌어질 규모다. 대작 ‘동백’의 크기는?


“200호짜리 10개를 붙였으나, 실제 크기는 3,700호다.”

 

 

 

 

- 대작 ‘동백’을 그리는데 걸린 기간은?


“그림 그리기 위해 여수에서부터 전국 유명 동백 숲을 전부 찾았다. 심지어 대마도에 있는 동백 숲에도 다녀왔다. 그러니까 동백 숲을 보고 구상하며 스케치 한 후 그림 그리기까지 합하면 2년이 걸렸다. 순수하게 붓을 댄 기간은 1년 2개월이다.”

 

 

 

 

- 대작 ‘동백’을 보면 물감이 엄청 들었단 걸 알 수 있다. 사용한 물감 양은?


 

“사람들이 재미삼아 물어보곤 한다. 사실 물감이 엄청 들었다. 그림을 자세히 보면 물감이 두껍게 사용돼 깊이가 있다. 물감이 얼마나 들었냐고 물어오면 여수 시세로, 아파트 한 채 값은 들었다고 대답한다.”

 

 

 

 

 

 

 

그림을 설명하는 강종열 화백입니다.

 

 

 

 

 

“동백 숲은 생명이 산란하는 느낌이어서 참 좋다!”

 

 

 

 

- 대작 ‘동백’은 왜 그리게 되었나?


“유럽 등 각종 전시회에서 화가 ‘모네’의 대작 <수련>을 봤는데, 사람들이 무척 좋아하더라. 그래 빛을 다른 각도에서 한 번 그려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우리의 정신적 뿌리 같은 강인한 동백 숲의 빛을 그리면서 인상주의 그림과 다른 빛의 모형을 표현하고 싶었다. 이걸 ‘21세기 신인상주의’로 이름 붙였다. 더불어 한국 미술사에 영원히 남는 그림을 그리고 싶은 화가의 욕망이랄까.”

 

 

 

 

- 대작 ‘동백’ 그림 완성 후에 느낌은?


“하루에 10시간씩 꾸준히 육체적 정신적 노동 끝에 얻은 그림이다. 그림 그리는 동안 팔다리가 성한 곳이 없다. 그만큼 온 심혈을 기울였다. 그래선지 완성 후 신비스러웠고, 자부심과 희열도 느꼈다. 후회 없고 만족한다.”

 

 

 

 

- 내가 보기엔 동백 숲이 대체로 어둡다. 이유는?


“실제로 동백 숲에 들어가면 어둡다. 동백 숲은 더 어두워도 괜찮다는 생각이다. 왜냐하면 다른 숲도 그러겠지만 특히 동백 숲은 검고 촘촘해 다른 세계에 온 느낌이다. 어두운 동백 숲은 생명(빛)이 산란하는 듯한 느낌이어서 참 좋다. 뿐만 아니라 동백 숲 속의 동백 잎은 어둠 속에서 빛의 파장에 따라 수 만 가지 색깔로 변한다. 이 느낌이 좋아서 어둡게 표현했다.”

 

 

 

 

- 대작 ‘동백’에 대한 관람객의 반응은?


“입소문이 나서 지역 사람뿐 아니라 전국에서 사람이 온다. 한 번 전시회를 보고 간 사람들이 두 세 번씩 오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전시 기간을 1주일 연장했다. 아마, 이런 크기의 그림은 안보다가 보니 생소해서 그렇지 않나 싶다. 어떤 관람객은 작품 ‘동백’에서 진한 녹색과 푸른 바다의 느낌이 함께 난다고 한다. 맞다. 잎의 녹색과 바다색의 깊이를 조화롭게 표현하려 했다. 다들, 관심 있게 봐 줘서 감사하다.”

 

 

 

 

 

 

 

강종열 화백은 국내 최초의 동백꽃을 전문 작가이며, 여수를 대표하는 화가입니다. 특히, 2011년에는 국제박람회기구 BIE 사무총장에게 여수를 상징하는 동백꽃 그림을 선물하여 여수세계박람회의 성공개최를 기원했습니다. 또한 2014년에는 프란체스코 교황에게 작품을 직접 선물해 화제를 모았습니다.

 

 

강종열 화백은 미국과 프랑스, 중국, 이탈리아, 싱가포르 등을 돌며 전시회를 열었으며 개인전 66회, 단체전 500회 이상의 경력을 갖고 있습니다.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워싱턴 시립은행, 필리핀 대통령궁, 만델리용시 미술관, 동티모르 대통령궁, 우즈베키스탄 대사관, 바티칸 성당, 원자력병원, 해양수산부, 광주시립미술관, 여수시티파크 등 세계 곳곳에 소장되어 있습니다.

 

 

 

 

 

전시회 풍경...

 

 

동백 그림은 강종열 화백을 상징합니다.

 

동백은 우리 민족처럼 강인함이 있습니다.

 

 

 

 

강종열 화백 전시회는 내일까지(2월 22일)이니 서두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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