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첫눈에 심상찮았던 구리로 만든 남해사 ‘청동 반가사유상’
서현스님이 현몽
 후 안동서 발견했다는 ‘청동 반가사유상’
“문화유산은 한 번 손상되면 본래 상태로 돌이킬 수 없어”





웃는 듯 마는 듯, 염화미소...






“반가사유상 전시 소식 들었어요?”


혜신스님 물음입니다. 목 넘김이 부드러운 녹차 맛만큼이나 맛난 소식입니다. 그렇잖아도 ‘한일 국보 반가사유상의 만남’ 특별전이 지난 달 24일부터 오는 6월12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진행 중이란 소식을 들었지요.


무척 반가웠습니다. 반가사유상 전시 소식이 반가운 이유가 따로 있습니다. 아직까지 국보로 지정된 적 없는 ‘청동’ 반가사유상의 진품 여부를 따질 절호의 기회지 싶어 섭니다.






첫눈에 심상찮았던 구리로 만든 남해사 ‘청동 반가사유상’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현재 전시 중인 우리나라 국보 78호 반가사유상은 금으로 만든 ‘금동’입니다. 금동 반가사유상은 “6세기 후반에 만들어진 것으로, 신비로운 미소를 띤 채, 깊은 사색에 잠긴 표정에, 무한한 평정심과 숭고한 아름다움이 가득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또 일본 반가사유상은 ‘나무’입니다. 이 목조 반가사유상은 “7세기 후반에 만들어졌으며, 녹나무로 만든 11개의 조각을 끼워 맞춰 완성한 일본에서도 손꼽히는 불상”이라고 합니다.



이런 소중한 문화유산을 직접 감상하는 즐거움은 아주 클 것입니다. 반가사유상의 문화재 등록 현황은 국보 제78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국보 제83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국보 제118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보물 제331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보물 제643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등 대부분 ‘금’으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국립중앙박물관서 전시중인 한일 국보 반가사유상 만남전


 

 


각설하고, 청동 반가사유상을 처음 본 건 지난 해 6월 즈음입니다. 여수 남해사 법당의 부처님을 뵙던 자리에서였습니다. 첫 눈에 심상찮았습니다. 다리 한쪽을 올리고 턱을 괸 이상한 형상이었습니다. 특히 녹이 잔뜩 낀 모습이 괴기스러웠습니다.


스님께 여쭸더니, “구리로 만든 청동 반가사유상”이라더군요. 눈이 번쩍 뜨였습니다. 이후 수시로 스님과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남해사 법당 오른쪽에 녹이 낀 불상이 있었습니다.


 

 



삼매경에 빠진 미륵보살, ‘청동 반가사유상’ 진품일까?




- 못 보던 이색 불상이 있던데 무슨 불상입니까?


“법당 좌측에 있는 게 아미타 부처님. 중간에 석가세존 본존 사리. 우측에 있는 게 구리로 만든 청동 반가사유상입니다. 반가사유상 처음 보시죠? 아주 귀한 겁니다.”




- 반가사유상이란 무엇 무슨 뜻입니까?


“반가사유상은 의자에 앉아 오른쪽 다리를 왼쪽 무릎 위에 올리고, 약간 앞으로 숙인 얼굴 왼쪽 뺨에 오른손을 살짝 괸 상태의 불상입니다.


한쪽 발을 올려놓았다 하여, 반가부좌의 줄임말인 ‘반가(半跏)’와 깊이 생각한다는 ‘사유(思惟)’에서 온 말입니다. 한 마디로 삼매경에 빠진 미륵보살입니다.”




- 이건 고증 받았습니까?


“반가사유상은 흙, 돌, 나무, 금, 구리(청동) 등 다양한 재료로 만들었습니다. 반가사유상은 5개가 국보 혹은 보물입니다. 이것들은 모두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입니다. 반면, 우리 남해사 반가사유상은 ‘구리’로 만들었습니다.


문헌에는 청동으로 만들어진 반가사유상이 있다고 하는데, 실제 진품으로 밝혀진 것은 없습니다. 이번 기회에 문화재청 등이 고증하길 기대합니다.”




- 그동안 고증 받으려고 노력하지 않았습니까?


“예전엔 반가사유상 크기가 15~30㎝ 내외, 다시 말해 40cm 이하만 진품이란 고정관념이 있었습니다. 우리 남해사에서 보관 중인 반가사유상은 높이가 74cm로, 너무 크다며 진품이 아닐 거라고 했습니다. 때문에 고증 받을 엄두를 못 냈습니다.


요즘엔 크기가 15㎝에서 2m까지 다양해 고증 받을 만합니다. 실제로 국보 제78호와 제83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의 높이가 각각 83.2㎝와 93.5cm입니다. 이번 기회에 청동 반가사유상도 고증 받을 생각입니다.”



청동 반가사유상입니다.


 

 



서현스님이 현몽 후 안동서 발견했다는 ‘청동 반가사유상’




- 어떻게 남해사에서 청동 반가사유상을 모시게 됐습니까?


“청동 반가사유상을 발굴하신 서현스님께서 강원도 양양 불탑사에 기증했다고 합니다. 이걸 불탑사 의륜스님께서 우리 남해사에 ‘원만불사 성취를 기원하며 본조불 1위’를 창건 시주하시어 받아 모시고 있습니다.”




- 청동 반가사유상은 언제 발견된 것입니까?


“반가사유상은 경북 경주, 봉화, 안동, 영주 일대에서 주로 발견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것도 마찬가집니다.


입적하신 서현스님께서 경북 안동시 서후면 애련암에서 수행하실 때 꿈에 계시를 받는다는 선몽 덕분에 안동 학가산 절터에서 2003년 2월 발견했다고 합니다. 이걸 사람들이 그저 땅속에 있던 아무 것도 아닌 것으로 취급했답니다.”




이렇게 시주 받았답니다.




- 청동 반가사유상을 발견하게 된 서현스님의 꿈, 소개해주시겠습니까?


“서현스님께서 꿈에 안동 학가산 절터에 갔더랍니다. 가보니 부처님께서 땅 위에 서 계시더랍니다. 꿈에서 깬 후 실제로 학가산 절터 직접 가봤답니다.


둘러보니 땅위로 뭔가 솟아나와 있더랍니다. 가까이 가서 보니 부처님 머리만 땅밖으로 나와 있더랍니다. 그걸 서현스님께서 발굴했다고 합니다.”




- 이 청동 반가사유상을 진품일 거라 생각하십니까?


“그래서 검증이 필요합니다. 대한민국 불교문화의 자부심인 반가사유상은 은은한 미소를 최고로 칩니다.


남해사에 보관 중인 청동 반가사유상도 미소가 무척 아름답습니다. 잔잔하게 웃는 듯 마는 듯한 고요한 미소가 일품입니다. 탄소 연대 측정 등을 통해 진품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 혹, 진품으로 생각하는 근거가 있습니까?


“반가사유상은 삼국시대인 6∼7세기에 주로 제작되었다고 합니다. 남해사 반가사유상과 비슷한 것들이 시중에 더러 있습니다.


저는 주물 두께에 주목합니다. 다른 건 두께가 두꺼운데, 이건 훨씬 얇습니다. 주물 두께가 이렇게 얇은 건 오직 하나입니다. 이게 주물 기술이 매우 발달한 삼국시대 것이라 생각하는 근거입니다. 문화재청 등에서 검증하면 밝혀질 것입니다.”




국보 제78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사진 문화재청)



남해사에서 보관 중인 청동 반가사유상.

녹이 낀 상태라 문화재일 경우 시급한 조치가 필요합니다.





“문화유산은 한 번 손상되면 본래 상태로 돌이킬 수 없어”



스님과 이야기 나눈 후 진지해졌습니다. 만일 이 청동 반가사유상이 진품이라면? 없던 긴장감마저 생겼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불상이거니, 가볍게 생각했습니다. 이제는 문화재, 그것도 국보급일 가능성을 엿보게 된 겁니다.


어찌됐건, 우리의 소중한 문화재를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것 자체가 감격이었습니다. 스님께 혹시 이 청동 반가사유상이 국보일 경우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 여쭸습니다.



“20여 년 전 소더비경매장에서 1,000억 원에 경매되었다고 들었습니다.”



입이 쩍 벌어졌습니다. 피식 웃었습니다. 부처님께서 가치에 눈이 먼 어리석고 아둔한 중생이라 놀리실까봐! 그러니 중생이지요. 사실, “국보 83호 금동 미륵보살반가사유상은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특별전에 출품할 때 보험가를 약 500억 원으로 평가했다”고 하니, 가치를 짐작할 수 있을 겁니다.

 

 



곡선이 아름답다고 합니다.

 

 



참고로, 문화재청에 따르면 문화재 지정은 “시·도 지정신청, 1·2·3·4차 검증, 문화재지정 고시, 문화재지정서 교부, 문화재지정대장 작성 등의 과정을 거친다”고 합니다. 이 과정에서 “문화재 가치 정도인 진품 여부가 밝혀진다”고 합니다.


문화재 지정을 신중히 하는 이유는 “황자총통처럼 모조 제작된 것을 교묘히 기만하여 국보로 지정 의결하게 했던 예”가 있어섭니다. 그렇다고 마땅히 지정돼야 할 것을 기피해서 안 될 일입니다.



혜신스님을 졸랐습니다. 어떻게 감상해야 해야 아주 잘 볼 수 있는지 등을 알고 싶었습니다. 스님께서 허허 하시더니 밖으로 나가셨습니다.


챙긴 이불을 마룻바닥에 깔았습니다. 법당에 들어가 넙죽 절을 하셨습니다. 녹이 잔뜩 낀, 투박한 청동 반가사유상을 들어 올렸습니다. 반가사유상이 마루의 이불 위에 놓였습니다. 반가사유상 감상법을 설명했습니다.



“이 청동반가사유상의 관상은 과거 현재 미래에서 가장 완벽한 상입니다. 미소는 참으로 아름다운 염화미소입니다. 특히 소량의 청동을 사용한 까닭에 곡선의 어울림이 완벽합니다.


다만, 불탑사에서 보관할 때 비가 새는 곳에 삼년간 방치하여 녹이 많이 생긴 점이 아쉽습니다. 문화유산은 한 번 손상되면 다시 본래 상태로 돌이킬 수 없습니다. 선조들이 우리에게 물려준 대로 후손에게 온전하게 물려 줘야 합니다.”



문화재 또한 후손에게 온전히 물려줘야 합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용월사 원일스님, “평등은 존엄과 같습니다!”
남해사 혜신스님, “수행 증진이 곧 부처님 탄신”
은적사 종효스님, “성 안 내는 얼굴이 참 공양”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찾은 절집 삼사순례



 


 


 

해수관음성지 용월사입니다.

 


 


 



          번뇌


                        김용호


    비워야 하는데
    비워지지 않습니다
    잔뇨로 남은
    방광의 오줌처럼
    거품이 일며
    애욕과 번민이
    부글부글 차 오릅니다
    님이시여
    어찌 모두를 버릴 수
    있으리오
    오히려
    번뇌의 강물에
    뛰어들고저 합니다.


 

 


중생이 해탈하면 그게 어디 중생입니까. 그래, 언제까지 마냥 중생이길 바라며 번뇌 속에 사는 게지요. 삼라만상에 존재하는 모든 만물은 해탈을 염원합니다. 그럼에도 굳이 깨달음을 빨리 얻겠다고 욕심내지 않는 건 믿는 구석이 있어섭니다. 석가모니께서 수 백 억겁을 거쳐 현생의 부처로 오셨듯 모든 중생은 결국 금오돈수의 경지에 이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지난 토요일은 부처님 오신 날이었습니다. 이를 기리며 여수의 삼사 순례에 나섰습니다. 여수 돌산 군내리에 있는 천년고찰 은적사, 여수 호명동 자내리에 위치한 토굴 남해사, 여수 돌산 하동의 용월사를 찾았습니다. 이들 절집은 각각 특색이 있는 만큼 스님들 또한 개성이 넘쳤습니다.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중생들이 용월사를 찾았습니다.

 

차를 마시며 용월사 원일스님의 법문을 들었습니다.

 

무량수전 앞 소나무가 아름답습니다.



 

 


용월사 원일스님, “평등은 존엄과 같습니다”


 

 


용월사를 찾았습니다. 용월사는 손꼽히는 해돋이 명소입니다. 십 오년 전, 아이들이 갓난쟁이일 때 온 가족이 해돋이를 본 이후 지금껏 일출을 접하지 못했습니다. 용월사 해돋이를 보기 위해 절집서 하룻밤을 청했음에도 비가 오거나 흐린 까닭입니다. 이것도 인연이 있나 보대요. 집 침대에서 눈 뜰 때마다 보는 해돋이로 위안 삼지요.


 

 


용월사는 20여m가 넘는 해안 절벽 위에 관세음보살과 함께 자리하는 해수관음성지입니다. 서방 극락정토 주재자인 아미타불(혹은 무량수불)을 모시는 곳의 대웅전은 ‘무량수전’ 혹은 ‘극락전’으로 부릅니다. 용월사는 무량수전입니다. 참고로, 석가모니 부처님을 모시면 대웅전, 비로자나불을 모시면 대적광전이라 부르지요. 원일스님께 법문을 청했습니다.

 


 


용월사 원일스님입니다.


 


 


“요즘 우리 사회에 흉악 범죄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흉악 범죄가 자주 발생하는 이유는 불평불만이 많기 때문입니다. 사회로부터 소외되고, 가정으로부터 소외되는 현실이 불평과 불만을 만들기 때문입니다. 불만은 평등하지 않음에서 나옵니다. 아이들도 평등하게 안하면 불만입니다. 왜냐하면 본질은 누구나 평등하기 때문입니다. 만물은 평등합니다. 평등은 존엄과 같습니다.



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오신 이유는 무명에 가린 사실을 가르쳐주기 위해섭니다. 중생은 누구나 천상천하 유아독존의 존재임을 일깨워주기 위함입니다. 자기가 존중받고 싶으면 남을 존중해야 합니다. 차별을 없애기 위해 평등을 외치신 겁니다. 삶은 유상하나, 해탈과 열반은 무상합니다. 어디에도 머물지 않기 때문입니다. 화합의 리더십은 바로 공평에서 나옵니다.”

 

 



용월사 범종도 여느 절집과 마찬가지로 새벽 예불(28번)과 저녁 예불(33번) 때 울립니다. 범종을 28번과 33번 치는 건 "‘진리의 소리’로 전 우주 28천과 33천의 모든 중생을 깨우고 깨달음을 얻게 하여 일체의 고통으로부터 해탈하라"는 의미랍니다. 진리의 소리, 소 울음소리를 언제라도 들으면 좋으련만….


 

 


 

토굴이어서 더 정감가는 소박한 남해사입니다.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시아본사 석가모니불!



 

 


남해사 혜신스님, “수행 증진이 곧 부처님 탄신”

 

 



남해사를 찾았습니다. 남해사는 삐까번쩍하지 않아 좋습니다. 껍데기를 벗은 나 자신을 보는 느낌이랄까. 다 쓰러져 가는 토굴이 중생들의 민낯 같아 애착이 큽니다. 그래도 갖출 건 다 갖췄습니다. 토굴 입구에는 오죽이 늘어집니다. 좁은 마당에는 고무 통이 자리하고, 그 안에서 다양한 연꽃이 피어나기를 기다리며 여유롭게 놀고 있습니다.


 

 


게다가 남해사에는 특별한 게 있습니다. 부처님 진신사리 2과가 있습니다. 석가세존의 피부가 사리가 된 백사리(백색)와 피가 사리로 바뀐 피사리(적색)가 각각 1과씩 모셔져 있습니다. 이는 태국 아유타 사원에서 천일 수행정진하고 회향할 때 주지스님으로부터 시주받은 거랍니다. 부처님 사리를 손으로 직접 만져볼 영광은 아무나 누릴 수 있는 게 아니지요.

 



“스님, 매화차 있어요?”
“우전으로 입맛을 돋운 후 매화로 마무리해요.”



얻어 마시는 입장에도 큰소리 ‘뻥뻥’입니다. 중생이 마셔 본 바에 따르면, 세계 최고의 차 맛은 남해사 혜신 스님께서 내는 차입니다. 차를 만든 사람의 기운, 차를 우려내는 물, 차를 담아내는 용기 등 삼박자가 절묘하게 어울렸습니다. 그래서 마시고 싶은 차를 주문합니다. 스님도 주문이 싫지 않은 걸로. 차를 마시며 문답에 돌입합니다.

 

 



 

부처님 진신사리 2과입니다.

 

남해사 혜신스님

 


 

진신사리함입니다.


 

 



- 스님들도 생일을 챙기나요?
“속세에서나 챙기지, 출가한 승려가 생일은 무슨.”


 

 


- 근데, 왜 부처님 생일은 탄신일이라고 크게 챙기나요?
“본인 생일도 지나치는데 석가탄신일이라고 성대하게 지내는 건 좀 그렇지요? 묵묵히 조용히 부처님 뜻을 기리면 좋은데. 부처님 오신 날을 성대하게 지내는 마음속에 행여나 여래와 거래를 하려는 (불순한 마음이 있는) 건 아닌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습니다.”

 

 



- 부처님 오신 날은 어떻게 보내는 게 좋을까요?
“악업 보태지 말고 공덕 쌓는 일을 해야지요. 또 수행 증진하심이 곧 부처님 탄신의 기쁨과 같습니다.”

 

 



 

은적사 일주문입니다.

 

대웅전 대신 극락전을 씁니다. 왜? 아시죠!

여유롭습니다.

 

 



은적사 종효스님, “성 안 내는 얼굴이 참 공양”


 

 


은적사. 관성스님께서 절집 입구 텃밭에서 열무를 캐시다 말고 일행을 맞았습니다. 주지이신 종효스님께선 외출”중이라더군요. 약속보다 좀 일찍 왔다 했더니 조금 기다리랍니다. 막간을 이용해 은적사 대웅전인 ‘극락전’의 부처님 전에 머리를 조아렸습니다. 인간적인 욕망도 함께 올렸습니다. 부디 중생에게….


 

 


“오랜만입니다. 혼자 놀지 말고, 우리 같이 놀자고~.”

 

 



종효스님, 중생을 보자마자 ‘삐딱선’입니다. 삐딱선도 ‘선’의 일종이거니 위로하며 받아들입니다. 이 정도도 감지덕지지요. 일 년 넘게 멀리했으니. 이심전심. 스님 마음을 알지요. 스님 죄송해요!



 

관성스님과 한담 중인 지인.

 

종효스님 차를 냅니다.

 

나무 석가모니불!

 

번뇌는...

 




“스님,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미리 한 말씀 하시지요?”
“허허, 한 말씀은 무슨. 저기 있는 말로 대신하지. 차나 마시자고.”



무슨 말이 쓰여 있을까? 스님께서 가리킨 벽에는 작은 액자가 걸려 있었습니다. 액자 속 글귀가 마치 중생의 조급증을 아는 듯, 큰 스님이 중생에게 여유를 찾으라고 호통 치는 것처럼, 글귀가 다닥다닥 붙어 있어, 한 번에 읽히기를 거부합니다. 차분히 읽기까지 인내가 필요했지요.



“성 안 내는 그 얼굴이 참다운 공양이구요. 부드러운 말 한마디 미묘한 향이로다. 깨끗해 티가 없는 진실한 그 마음이 언제나 한결같은 부처님 마음일세.”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시아본사 석가모니불!



나무 석가모니불!

댓글을 달아 주세요

아버지의 바람, 모든 게 자기 마음에 있다
“그림 한 점과 글씨 한 점을 제게 주십시오!”
“꽃향기는 천리를 가고 덕의 향기는 만리간다”
청학동 화봉 최기영 님의 붓글씨 쓰는 과정과 인연

 

 

 

경남 하동군 청학동에 걸린 곶감

스님께서 흔쾌히 내어 주신 동양화

 

 

 

“그림 한 점과 글씨 한 점을 제게 주십시오.”

 

 

왜 그랬을까. 무작정 졸랐습니다. 남해사 혜신스님과 마주 앉아 차를 마시던 중, 무의식 속에 필연적으로 나왔지 싶습니다. 입으론 말하고 있었으나, 귀는 놀랐습니다. 생각지도 않았던 말이 너무나 즉흥적으로 터진 탓이었습니다. 스님께선 기다렸다는 듯 빛의 속도로 반응했습니다.

 

 

“그러지요. 그림과 글씨를 갖게 되면 부담이 생길 겁니다. 잘 극복하시길.”

 

 

이건 또 무슨 말일까, 생각할 겨를이 없었습니다. 스님께선 말이 끝나기 무섭게 벽에 걸린 세 그림 중 마음에 든 그림 하나를 골라잡길 종용했습니다. 그 모습이 마치 ‘이 그림 중 하나는 자네 것이야. 왜 이제 가져가는 거야’라고 말하는 듯했습니다. 무안함과 고마움을 변명으로 대신했습니다.

 

 

서예실 앞에 선 화봉 최기영님, 공예가 장형익님, 혜신스님(우로부터)

 

 

 

 

“아버지로써 사춘기 아이들에게 남기고픈 정신적 메시지를 그림과 글로 전해야겠다는 생각이 갑자기 들어서요.”

 

 

고민 끝에 해정 조성순 님의 동양화 한 점을 골랐습니다. 이와 동시에 스님께선 표구 째 즉석 포장에 돌입했습니다. 그리고 집까지 손수 배달해 주셨습니다. 느닷없이 엉겁결에 그림 한 점을 얻게 되었습니다. 글씨 한 점은 서예가를 직접 만나 작품과 인연이 닿는지 여부에 따르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찾은 곳이 경남 하동군 청학동의 화봉 최기영 님의 ‘수미산방’이었습니다.

 

 

붓끝에서 나오는 글씨를 보며 거미줄을 떠올렸습니다. 왜?

 

 

 

 

아버지의 바람, 모든 게 자기 마음에 있다?

 

 

청학동의 화봉 선생을 만났습니다. 선생과 만나는 동안 두 개의 문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글을 받게 될지 말지와 상관없이. 인연에 맡기는 길 밖에 방법이 없었습니다. 첫 번째로 꽂힌 글귀는 선생의 집 안방에 걸렸던 이것입니다.

 

 

“길상여의(吉祥如意) 길하고 상서로운 일이 뜻대로 되길 바란다.”

 

 

꽂힌 이유는 간단합니다. 아이들이 그저 “세상사 모든 것은 자신이 마음먹은 대로 이룰 수 있다!”는 걸 알았으면 하는 바람이 강하게 일었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세상이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걸 깨우치는 순간, 욕심까지 버렸으면 하는 아비의 바람이었지요. 두 번째로 꽂혔던 건 수미산방에 걸렸던 작품입니다.

 

 

 

 

 

“화향천리(花香千里) 꽃의 향기는 천리를 가지만
덕인만리(德人萬里) 덕의 향기는 만리를 간다.”

 

 

글은 꽃 향과 사람의 덕 향기를 담은 듯 표현하고 있었습니다. 이 문구는 “난의 향기는 백리를 가고, 묵의 향기는 천리를 가고, 덕의 향기는 만리를 간다는 ‘난향백리(蘭香百里) 묵향천리(墨香千里) 덕향만리(德香萬里)’”와 같은 의미였습니다. 그러니까 난의 향보다 먹물 향이, 묵향보다 사람에게 나오는 덕의 향기가 더 오래 간다는 뜻입니다.

 

 

 

화봉 선생 

먹의 농도를 이렇게 써보고 조절한다 합니다.

먹은 이렇게 붙여서 쓰신다더군요...

 

 

 

 

“그림 한 점과 글씨 한 점을 제게 주십시오!”

 

 

“쓰다 남은 먹은 이렇게 붙여서 마지막까지 쓰고 있습니다. 먹 하나라도 그냥 버리는지 않습니다.”

 

 

수미산방 안 묵향이 은은했습니다. 그가 커피를 권했습니다. 고요 속에 먹을 갈았습니다. 수줍은 웃음을 살며시 띤 채 먹을 갈던 그가 설명했습니다. 먹이라도 손에 익은 걸 버리자니 무척이나 아쉬웠던 게지요. 검소한 삶으로 읽혔습니다.

 

 

 

 

글씨를 쓰기 전 잠시간의 침묵 속에는 모든 게 들어 있었습니다.

 

 

 

 

“….”

 

 

붓을 움직이기 전 잠시 잠깐의 침묵. 그의 얼굴에 웃음이 사라졌습니다. 긴장이 휘몰아쳤습니다. 붓이 움직였습니다. 어떤 글자를 쓸까, 하는 궁금증은 뒷전이었습니다. 글을 써 내려가는 붓을 보니 떠오른 상황 하나가 있었습니다. 왜 하필 거미 똥구멍이었을까. 그건 똥구멍에서 나오는 실로 자신의 집을 짓는 거미의 규칙적이고 열정적인 움직임 때문이지 싶습니다.

 

 

 

 

 

 

“吉(길)ㆍ祥(상)ㆍ如(여)ㆍ意(의)”

 

 

그가 글을 완성했습니다. 많은 낙관 중 하나를 골랐습니다. 낙관을 찍었습니다. 그리고 제 이름을 물었습니다. 그가 봉투에 제 이름을 쓴 후 글을 담아 주었습니다. 그와의 인연은 이렇게 닿았습니다. 하지만 아버지가 아이들에게 전하려는 삶의 의미가 빛을 발할지 알 수 없습니다. 다만, 그들의 덕이 향을 발할 것이라는….

 

 

 

 

 


댓글을 달아 주세요

매화차로 승화한 매화는 살았습니까? 죽었습니까?”
수컷 개미 살아 봤자 밥만 축낸다, 그게 ‘운명’
[선문답 여행 5] 죽음, 부처님 진신사리와 개미 ‘남해사’

 

 

 

 

차 향 가득합니다.

 

 

 

 

‘삶’과 ‘죽음’.

 

둘이면서 하나라지요? 누구나 태어나 죽는 줄 압니다. 그렇지만 죽음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지, 진지한 성찰은 드뭅니다. 사는 데 정신 팔려 죽음 느낄 시간이 부족하기에. 때론, ‘개미’처럼 일해도 ‘나’를 돌아볼 시간이 필요합니다.

 

 

 

소박한 절집, 여수 남해사입니다.

 

 

임시로 가정집에 불상을 놓았습니다.

 

 

상식을 깬 이런 절집, 정겹습니다.]

 

 

 

금방 쓱 지나가는 봄(春).

 

차 한 잔 떠올렸습니다. 매화차. 겨울과 봄의 향기를 흠뻑 머금은 싱그러운 차(茶)지요. 여수시 상암동 자내리 ‘남해사’로 향했습니다.

 

 

절집, 다녀보면 휘황찬란합니다. 남해사는 예외지요. 쓰러져 가는 슬레이트 흙집을 조금 수리해 불상을 모신 절집으로, 풋풋한 사람 냄새 가득합니다. 입구에는 사립문 대신 할미꽃이 반깁니다. 그래, 정이 더 가는 절집이지요. 훗날 예정된 불사(佛舍) 전, 머무는 중이랍니다. 여기 눌러 앉길 바랄 뿐!

 

 

“스님. 오늘 어째 차향이 더 좋습니다!”
“저번에 차 탓을 해서 차 우려내는데 더욱 신경 썼습니다. 온도까지 맞추고.”

 

 

아차, 싶었습니다. 혜신스님, 초장부터 까칠합니다. 하기야 구매하는 다른 차와 달리, 직접 매화 꽃망울을 따, 말려 정성껏 우려 낸, 매화차 맛을 타박했으니, 심기 편할 리 없지요. 스님의 뒤끝이 귀엽습니다. 장난기 발동, 농(弄)을 걸었습니다.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셨습니다.

 

 

부처님 진신사리 2과입니다.

 

 흰색은 피부가 사리가 된 '백사리' 붉은색은 혈관이 사리가 된 '적사리'입니다.

 

 

 

“매화차로 승화한 매화는 살았습니까? 죽었습니까?”

 

 

스님, 말없이 일어나 머리 뒤에 있던 죽비를 드셨습니다. 그리고 앉아 죽비를 만지시며 설법처럼 한 마디 하시대요.

 

 

“죽비는 중간에 이렇게 뭣을 끼워 둬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오므라드는 대나무 성질로 인해 ‘탁’나는 경쾌한 소리가 별로지요. 죽비도 관리가 필요합니다.”

 

 

뜨끔했습니다. 바로 항복했습니다. 지인, 알쏭달쏭한 표정입니다. 그가 화두를 꺼내들었습니다.

 

 

“스님들께서는 ‘다 내려놓으라고, 죽음은 옷만 갈아입는 건데, 뭐 그리 걱정 하냐?’십니다. 그러나 중생 입장에서 죽음이 두렵습니다. 죽음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합니까?”
“….”

 

 

스님께선 대답 없이 밖으로 나가셨습니다. 그리고 무언가를 들고 오셨습니다. 뚜껑을 열어 만지시며 하시는 말씀.

 

 

“이게 부처님 진신사리입니다. 빨간색은 혈관이 사리가 된 ‘피사리’고, 하얀색은 피부가 사리가 된 ‘백사리’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인간에게 ‘고진멸도’를 가르치신 후 89세에 열반에 드셨습니다.”

 

 

스님께서 대뜸 부처님을 들고 나오셨습니다. 죽음,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는데, 아직 죽어보지 못해 모르겠다는 건지…. 스님께서 부처님 사리를 모시게 된 경위를 밝혔습니다.

 

 

 

남해사 혜신스님. 차 맛이 일품입니다!

 

 

 

“도광스님께서 태국 아유타 사원에서 8년을 수행하시다, 귀국 길에 32과를 받아 오셨습니다. 그 중 제가 2과를 시주 받았습니다.”

 

 

아무에게나 툭툭 건네질 부처님 진신사리가 아닙니다. 게다가 금오문중의 고승, 도광스님께 사리 2과를 받았다니, 놀라웠습니다. 이는 인연 등이 맞아야 합니다. 자리 매무새를 고쳐 앉았습니다. 당돌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 가짜 사리가 많다고 합니다. 진짜와 가짜 구분은 어떻게 합니까?


“사리를 화장지에 얹어 물 위에 놓고 가라앉으면 진짜. 그대로 있으면 가짜입니다. 또 망치로 두드려 깨지면 가짜. 안 깨지면 진짜입니다.”

 

 

- 지금 실험해 볼 수 있습니까?


“허허~. 어찌 부처님 사리를 망치로 두드리겠습니까. <대승밀엄경>에 ‘믿음을 내고 의심을 품지 말라. 믿음이 곧 부처님이므로 꼭 해탈을 얻게 하리라!’ 했습니다. 믿음이지요. 부처님 사리는 몸보다 두 배 많이 나왔다고 합니다. 그게 각 나라에 분배된 겁니다.”

 

 

어리석은 중생이었습니다. “스스로 어리석은 줄 아는 사람은 어리석은 사람이 아니다. 참으로 어리석은 사람은 자신이 어리석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사람이다!(아함경)”고 하니, 그걸로 위안 받을 밖에. 그렇다고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천지를 돌다 여수 남해사에 앉으신 혜신스님과 선문답에 돌입했습니다.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시아본사 석가모니불!

 

 

 

- 스님은 어떻게 죽고 싶습니까?


“사람은 자기가 죽기 3일 전에 감(感)으로 안다고 합니다. 스님들이 바라는 죽음은 ‘승도천화(僧道遷化)’입니다. 승도천화란? 죽음을 느낌으로 알아, 행장(수의)을 걸쳐 입고, 인적이 없는 산으로 들어가, 나무 잎 등으로 잠자리를 만들어, 거기에 누워 세상을 조용히 떠나는 겁니다. 이렇게 승도천화하신 분이 ‘서산대사’입니다.”

 

 

- 죽음, 어떻게 받아들여야 합니까?


“잘 살아야 잘 죽는 법입니다. 안개, 바람, 비가 잠시잠깐 나타났다 사라지는 것처럼 인간의 삶도 마찬가집니다.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때가 되면 사라지는(죽음) 거 아니겠습니까. 사는 동안 행복하게 사는 게 중요합니다.”

 

 

- 잘 살아야 잘 죽는다 하셨습니다. 왜 그렇습니까?


“어떻게 죽어야 할 것인가 보다, 아름답게 사는 게 중요합니다. 아침에 태양이 떠서 저녁에 노을이 지는 것과 같습니다. 화창한 날, 해는 아름답게 떠서 아름답게 노을 집니다. 그렇지 않은 날은 뜬 것도 지는 것도 모르게 집니다. 아름답게 살면 멋있는 노을처럼 아름다운 죽음을 맞이할 수 있겠지요.”

 

 

- 오래 살면 좋겠다는 사람은 빨리 죽고, 빨리 죽었으면 하는 사람은 늦게 죽는 경향입니다. 왜 그렇습니까?


“나쁜 사람은 대개 끝까지 살아남습니다. 저승에 빨리 데리고 가 봐야 쓸데없다는 거 아닐까. 살면서 지은 업(業)을 씻을 기회를 주는 거라 생각됩니다. 그런데도 공덕 쌓지 못하고 업을 짓고 마는 어리석음이 안타깝습니다.”

 

 

-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겁니까?


“삶은 윤회(輪回)고진멸도의 연속입니다. 지금은 ‘혼돈의 시대’. 이 시기에는 ‘나’를 찾아 최선을 다해 사는 게 지혜로운 길입니다. 자신을 지극히 사랑해야, 타인을 지극히 사랑하고, 타인을 위해 일할 수 있습니다.”

 

 

 

연잎차를 덖고 있습니다.

 

 

수개미, 날깨 한쪽이 떨어졌습니다. 운명이란?

 

 개미 천지입니다.

 

 

 

차(茶).

 

어느 새 ‘작설’에서 ‘매화’꽃을 넘어 ‘연잎’ 위에 앉았습니다. 그러는 사이, 개미가 방바닥을 헤집고 다닙니다. 그러고 보니 절집 남해사 입구 벽에도 개미 천지였습니다. 헉, 개미 등에 날개가 달렸습니다. 눈을 씻고 다시 봐도 날개 달린 개미입니다. 호기심을 보이자 의외라는 반응입니다.

 

 

“개미 등에 날개 달린 거 처음 봐? 날개 달린 건 다 ‘수컷’이야. 수개미는 이맘 때 여왕개미와 교미한 후 다 죽어. 교미하는 수컷은 단 한 마리. 번식을 위한 여왕개미 쟁탈전이 치열하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튼튼한 날개 짓은 필수. 나머지 수컷은 교미 한 번 못하고 죽어. 삶의 임무를 마친 수컷은 살아 있어봤자 밥만 축낸다는 거지. 그게 운명이야.”

 

 

수개미의 삶이 더 현실적이고 피부에 와 닿습니다. 다행입니다. 인간은 이런 운명 아니라서.

 

 

삶.

 

참 어렵습니다. ‘가치를 어디에 둘 것인지?’에 따라 희비가 갈립니다. 삶의 가치를 물질(돈)에 둘 때와 정신(사상)에 둘 때의 차이는 확연합니다. 어떤 사람은 ‘재물’을 타고 났습니다. 또 어떤 이는 ‘재능’을 타고 났습니다. 그러니 서로 다를 수밖에. 이는 서로 돕고 살아야 할 이유입니다.

 

죽음.

 

더 어렵습니다. ‘어떻게 죽었는지?’에 따라 차이가 분명합니다. ‘극락’과 ‘지옥’. 욕심만 부린 사람과 덕을 베푼 사람의 차이는 확실합니다. 하지만 잘 죽는다는 건 자신이 바라던 삶을 산 사람에게도 부담입니다. 오직 ‘덕(德)’ 있는 자만이 죽음 앞에 담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부디….

 

 

 

차 향 가득...

댓글을 달아 주세요

이 소리 들리사나요? 눈을 문지릅니다!!!

자연에게 우리가 마음을 열어야 할 이유

성철스님의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 의미
여수 ‘흥국사 옛길’에서 본 4월의 산과 물, 그리고 자연

 

 

 

 

생명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나무, 산, 물이 어울리니 '상생'입니다.

 

 

생명은 또 다른 생명을 잉태하고...

 

 

 

이 소리 들리시나요?

 

있는 듯 없는 듯 작은 소리가 귀를 간질거립니다. 어디에서 나는 소리일까? 소리 나는 곳으로 눈을 돌립니다. 알 수 없습니다. 정신을 가다듬고 삼매경에 빠졌습니다. 이제야 들립니다. 들릴 듯 말 듯, 보일 듯 말 듯, 아주 작은 소리들이 공중에 넘칩니다. 봄의 요정이 인사합니다.

 

언제부터일까? 귀가 있는 인간이 듣지 못하고 퇴화한 때가.

 

 

 

 

 

4월 자연에는 사랑이 가득합니다.

 

 

초록은 동색이라고? 잎 하나 하나의 색깔이 다릅니다. 개성이지요.

 

 

진통 속에 '톡~' 잉태되었습니다.

 

 

 

눈을 문지릅니다.

 

공중에는 막바지 진통으로 가득합니다. 여기저기 ‘톡~, 톡~’ 터지는 소리가 요란합니다. 무슨 소리냐고요? 이는 나무가 임산부처럼 온 힘을 쏟아 ‘톡~’ 소리와 함께 아기 새싹을 낳는 기쁨의 현장입니다. 지금 막 태어난 새싹은, 아이가 자궁에서 나오는 그 순간 아주 빠르게 자라는 것처럼, 파릇파릇 돋았습니다.

 

언제부터일까? 눈이 있는 인간이 보지 못하고 퇴화한 때가.

 

 

 

 

꽃 피웠습니다....

 

 

꽃은 그 자체로 예쁘지요...

 

 

꽃은 누가 알아주던 말든 묵묵합니다...

 

 

이런 꽃도 있었네...

 

 

흥국사...

 

청미래덩굴 꽃...

 

 

 

새싹 뿐 아닙니다.

 

꽃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때에 맞춰 번식을 위해 피어나는 꽃들. 산 벚이나 진달래처럼 화려하진 않으나, 모두들 멋을 한껏 부렸습니다. 알아주지 않아도 좋답니다. 나름대로 제 멋을 갖고 있어, 모두가 다 ‘패셔니스타’입니다. 활력과 생동감에 넘쳐 납니다.

 

언제부터일까? 감성이 있는 인간이 느끼지 못하고 퇴화한 때가.

 

 

 

 

감성이 가득한 생명... 

 

 

사랑이 가득한 자연...

 

 

 

자연은 한창 새로운 생명을 잉태하고 키우기 위한 준비 중입니다. 신록의 싱그러움이 가득한 4월도 마찬가지입니다. 느리게 천천히 움직이는 것 같으나 내적으로는 쉼 없이 빠르게 변화 중입니다. 이게 생명의 봄이지요.

 

그러나 언제부터인지, 인간은 둔감해졌습니다.

 

 

 

흥국사 옛길을 걷는 남해사 혜신 스님...

 

 

시멘트 길이어도 인적이 드문 길이라 운치가...

 

 

멧돼지가 자주 출몰하나 봅니다...

 

 

자갈 소리가 반가웠습니다...

 

 

흥국사 옛길은 사랑 '키움 길'이었습니다.

 

 

숲이 있으니 하늘이 더 빛납니다. 상생...

 

 

자내리 길...

 

 

인적이 드물어 차분한 길입니다.

 

 

 

 

여수 ‘흥국사 옛길’을 걸었습니다.

남해사 혜신스님과 함게.

흥국사 옛길은 여수시 중흥동과 상암동 자내리를 잇는 ‘소통 길’입니다. 이 길은 옛날 장사치들이 봇짐 등을 이고 지고도 다녔답니다. 벗과 연인 등을 만나기 위해 손잡고도 다녔던 우정과 사랑 ‘키움 길’이랍니다. 그러나 지금은 거의 이용되지 않는 임도입니다. 그래서 자연과의 교감이 온전히 이뤄지는 곳이지요.

 

 

 

4월 신록으로 가득찬 산은 그 자체로 빛이 납니다...

 

 

정겨운 집...

 

 

흥국사와 자연...

 

 

흥국사 옛길에는 다양한 숲이 공존했습니다...

 

 

 

 

“산은 산이요, 물이 물이다!”

 

 

성철 스님 말씀입니다.

 

자연 현상을 단순하게 표현한 말이지요. 그런데 사람들이 그 의미를 되새깁니다. 이유가 있겠지요. 그 이유, 이제야 알았습니다. 그저 산이요, 물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닙니다. 그 속에서 수많은 생명이 태어나 숨 쉬고, 노래하며 함께 어울리고 있습니다.

 

 

흥국사 옛길에서 다람쥐, 고라니, 벌 등을 만났습니다. 곳곳에 “멧돼지 조심”이란 문구도 보았습니다. 그리고 무수히 많은 초록색과 마주했습니다. 초록은 동색. 그러나 그게 아님을 알았습니다. 나무가 발하는 무수한 초록빛깔 하나하나가 조금씩 달랐습니다. 같은 나무에서 난 잎도 빛이 약간씩 달랐습니다. 이는 자연 속 생명들의 무수한 개성이었습니다. 이 모든 게 산이었습니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

 

 

자연스런 풍경이 곧 삶이지요...

 

 

4월의 물소리는 겨울이 흐르기를 기다리던 '염원의 소리'입니다.

 

 

초록은 동색이라고? 다 다르답니다...

 

 

4월의 물은 '생명의 소리'입니다...

 

 

물은 생명의 근본...

 

 

삶이 곧, 산이고, 물이지요...

 

 

사랑 받고 쑥쑥 클게요~~~

 

 

물은 역동적이지요. 그러나...

 

 

 

 

‘졸졸졸졸~’

 

 

그저 흐르는 물인 줄 알았습니다.

 

물은 슬쩍 왔다, 잠시 머물렀다, 서서히 혹은 급하게 흘렀습니다. 흐르는 중에도 많은 생명과 어울리며 춤췄습니다. 심지어 이끼와 돌들도 물과 왈츠를 즐겼습니다. 이 모든 게 물이었습니다. 4월의 물은 움츠렸던 추운 겨울이 간직했던 흐르고자 했던 ‘염원의 소리’란 걸 알았습니다. 또한 봄이 빚어낸 ‘생명의 소리’임을 깨달았습니다.

 

 

자연은 인간에게 쉼 없이 속삭이고 있습니다. 우리가 마음을 열어야 할 이유입니다.

 

 

 

흥국사의 봄...

 

 

모과...

 

 

목련과 흥국사 지붕들...

 

 

생명은 싹 틔움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지요...

 

 

연기 있는 마을... 자내리...

 

절집의 뒷모습...

 

댓글을 달아 주세요

BLOG main image
임현철의 알콩달콩 섬 이야기
각자의 인생사가 다 '섬'의 삶일 것입니다. 우리들의 이야기를 알콩달콩 풀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때론 진짜 섬 사람들의 이야기도 함께요.
by 임현철

공지사항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1587)
알콩달콩 섬 이야기 (141)
아름다운 여수 즐기기 (112)
알콩달콩 여행 이야기 (162)
알콩달콩 세상 이야기 (422)
알콩달콩 가족 이야기 (476)
알콩달콩 문화 이야기 (205)
장편소설 연재 (68)

달력

«   2019/12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 922,346
  • 43 69

임현철의 알콩달콩 섬 이야기

임현철 's Blog is powered by Tattertools / Supported by TNM Media
Copyright by 임현철. All rights reserved.

Textcube TNM Media
임현철's Blog is powered by Tistory. Designed by Qwer999. Supported by TNM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