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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7.31 “죽기 전에 자식들에게 기본은 가르쳐야지”

“죽기 전에 자식들에게 기본은 가르쳐야지”

‘아버지’ 아닌 ‘아빠’로 존재했으면…
[아버지의 자화상 10]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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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병원에 입원했는데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오래 못 살 수도 있다고 의사가 겁을 주대요. 겁이 덜컥 나대요. 입원실에 누워 가만히 생각해보니 아이들에게 해준 것도, 모아 둔 돈도 없고 막막하대요. 하루는 아이들을 유심히 보았더니 막무가내로 기본이 없대요. 내가 죽으면 아이들은 어떻게 클까, 걱정돼 눈앞이 아찔하대요.”

후배의 이야기입니다. 병상에 누워있는 사람에게 오래 못 살 수 있다니 겁이 날만 합니다. 죽어라 일해도 남는 것 없이 하루하루 살아가는 처지니 말해 뭐하겠습니까?

이야기를 들으면서 ‘죽기 전에 아이들 많이 안아 줘야지’는 말을 내심 기대했었습니다. 그런데 전혀 생각지도 않았던 말이 튀어 나왔습니다.

“기본이 안 된 아이들을 보니, 신경이 예민해져 화를 내고 악을 쓰게 되데요. 내가 죽기 전에 자식들에게 자기 삶을 살 수 있는 기본은 가르쳐야지, 싶어서요.”

고개를 끄덕거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삶의 끈이 달랑달랑한 사람에게 아이들이 어찌 보였겠습니까? 삶의 철학은 고사하고 아버지로서 아이들에게 해야 할 도리도 못한 채 죽는다면 누구라도 그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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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굴곡은 아버지 ‘등’에서 느낄 수 있어!

“아버지”

거리감 있으면서 참 정겹게 느껴집니다. 또 위엄과 권위도 느껴지지요. 아버지의 삶의 굴곡은 ‘등’에서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자녀가 어릴 적, 아버지의 ‘등’은 오르기 힘든 산처럼 강한 힘이 느껴지는 그런 모습입니다. 그러다 아이들이 커가면서 아버지의 ‘등’은 상대적으로 힘이 줄어 갑니다. 그러다 결국에는 힘없이 굽은 초라하고 왜소한 ‘등’으로 변하게 됩니다.

이렇듯 아버지 ‘등’의 이미지는 자녀 나이에 따라 다르다 합니다. 일반적으로 10세 이전에는 무엇이나 할 수 있는 ‘슈퍼맨’ 아버지라 합니다. 10대에는 모르는 것이 많은 슈퍼맨의 옷을 벗어가는 아버지라 합니다. 20대에는 구시대의 표상으로 ‘힘없는’ 아버지로 느낀다 합니다.

30대에는 중요한 일을 앞두고 “아버지는 어떻게 생각하실까?”라는 궁금증을 갖게 됩니다. 40대에는 아버지를 이해하며 그리워하게 됩니다. 50대에는 “아버지라면 어떤 기준으로 선택 하실까?” 생각하게 됩니다. 60대가 되면 “아버지가 살아 계신다면…”하는 생각을 갖게 된다 합니다.

아버지, 그 존재만으로도 가치 분명해

이로 인해 아버지를 일찍 여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차이가 있다 합니다. 하여, 조실부모한 사람들은 ‘호로 자식-아버지 없이 홀로 자라 버릇없는 사람’이란 가슴 아픈 말 앞에 자유롭기 위해 자신의 행동을 조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이유 등으로 아버지는 그 존재만으로도 가치가 분명합니다. 따라서 대부분 아버지는 너무 일찍 죽으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때론 아버지의 살아 있음이 짐일 수도 있습니다. 이는 이중생활을 하는 아버지를 일컫습니다. 그래서 ‘삶은 예전이나 현재나 한결같아야 한다’고 하는 거겠지요.

자식들 기억에 좋은 아버지라면 자식은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 되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아버지의 모습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 치며 살아가겠지요. 이것이 아버지로써 최선을 다해 삶을 살아야 할 이유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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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아닌 ‘아빠’로 존재했으면…

“그저 내가 바라기는 아이들이 커서 ‘아버지가 열심히 살았구나’하고 기억해 주었으면 한다. 훈계와 의도된 교육이기 보다 ‘등’ 뒤로 시나브로 삶에 녹아있는, 나이 들어도 이야기 많이 할 수 있는 ‘아버지’가 아닌 ‘아빠’로 존재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대개 한국사회의 부자지간은 참 딱딱한 것 같다.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여전히 아이와 부둥켜안고, 씨름도 하고 싶은데, 대개 그렇게 되지 않아 손주가 필요한 지도 모를 일이다. 대충 아버지는 너무 일찍 죽지 않아야 하고, 훈계 많이 하지 말고, 그저 아버지의 삶에 충실한 모습으로 그 자리에 있어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인 것 같다.”
 
김기수 씨가 보내온 <내가 바라는 아버지>란 글입니다. 쉽지 않은 아버지상이지요. 그의 말대로 ‘아버지’가 아닌 ‘아빠’로 산다는 건 더더구나 쉽지 않고요. 그러나 ‘늦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다’고 합니다.

지금도 아빠로 살기에 늦지 않았겠죠? 그러다 보면 ‘아버지’와 ‘등’의 의미를 알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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