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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만에 다시 찾은 문화도시 수원, 변화는?

지동 벽화마을에서 인상적이었던 세 가지
시대의 과제, 경제 민주화 통한 ‘희망 찾기’

 

 

 

"예쁘게 찍어 주세요!"

'요놈덜~, 그러다 떨어질라~'

 

 

“예쁘게 찍어주세요.”

 

벽화 그리는 여학생(고 1)들에게 “사진 찍어도 돼?”라고 넌지시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진지하던 얼굴이 환하게 바뀌면서 곧바로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꽃다운 나이에 자원봉사로 벽화까지 그릴 줄 아는 젊은 청춘을 예쁘게 찍는 게 도리.

 

 

지난 3~4일 미디어 다음이 주관한 파워소셜러 1박 2일 수원 여행에 다녀왔습니다.

 

취지는 스쳐가는 관광지를 자고 가는 관광지로 만들고 싶다는 포부였습니다.

꾸준한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는 거 아실 겁니다. 좋은 성과 있길 기대합니다.

 

 

프로그램은 아버지 사도 세자를 기리는 정조의 효심이 녹아 있는 세계문화유산 수원 화성, 활쏘기 체험, 해넘이와 야경 구경, 지동 벽화마을 탐방 등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여기에는 염태영 수원시장까지 동행했습니다. 진정성이 읽히는 대목입니다.

 

 

그러고 보니, 대학을 수원에서 다녔으니 23년 만에 다시 찾은 셈입니다.

당시에는 수원화성이 지금처럼 정비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멋있는 문화유적 도시로 가꿨더군요.

수원 지킴이들의 노력에 감탄했습니다.

 

그럼, 행복이 가득한 지동 벽화마을로 가 볼까요.

 

 

골목에 쉼터를 만들었습니다. 

지동 슈퍼도 유명세를 타는지 손님이 늘었다고 합니다. 

해학적인 그림입니다. 

"할머니, 두 분 싸웠어요?",  "아니여. 사진을 찍으니 수줍어서 그러지..."

 

 

수원 지동 벽화마을에서 인상적이었던 세 가지

 

 

경기도 수원시 지동 벽화마을에서 인상적이었던 건 세 가지였습니다.

 

첫째, 다음 세대와 함께한다는 점입니다.

 

“벽화 자원봉사자를 모집한다는 소리에 직접 신청해 벽화를 그리는” 여학생들이었습니다.

 

아마추어와 프로가 함께 벽화 그리기에 동참하는 다양한 시도 속에 자발적으로 희망 만들기에 동참한 어린 소녀들의 모습에서 새로운 희망을 보았습니다.

 

 

우리도 참여하고 있어용~^^ 벽화 그리기 마무리 작업 중입니다.

 

 

둘째, 그림도 그림이지만 사람 사는 냄새가 풀풀 풍겼다는 겁니다.

 

특히나 골목에서 김치 담는 모습은 압권이었습니다.

집에서 김치 담는 건 흔한 일상입니다.

 

하지만 골목으로 나와 김치 담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것도 여자 아닌 남자가 총각김치를 버무리며 맛보길 원하는 이에게 나눠주는 미덕까지 녹아 있었습니다.

 

김치 담는 광경을 보며 퍼뜩 떠오른 생각이 있었습니다.

이런 모양새를 간직한 골목으로 특화시키면 괜찮겠다는 싶었습니다.

벽화 뿐 아니라 ‘골목에서 우리네 일상사 재현을 접목시키면 어떨까?’하는 의견입니다.

 

사는 맛은 여러 사람이 어울려야 제 맛이고, 거기에서 사는 냄새를 맡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골목에서 남자가  버무리는 총각김치가 압권이었습니다.

"맛이나 볼까?", "어~ 맛 좋~네~^^"

김치 담는 풍경에 사람이 몰렸습니다. 

 

 

셋째, 사람이 희망이었습니다.

 

지동 마을 만들기 사업의 주체는 물론 동네사람입니다.

 

하지만 뒷받침도 매우 중요합니다.

편한 자리 마다하고 주민 속으로 뛰어 든 수원시 지동주민자치센터 기노헌 총괄팀장, 벽화길 조성 총 책임자인 유순혜 작가, 종탑을 노을빛 전망대로 개조해 일반에 개방한 지동 제일교회(담임목사 이규왕) 등이 그들이었습니다.

 

마을과 하나 되려는 마음이 충분했습니다.

 

 

지동 벽화사업을 뒤에서 돕는 기노헌 팀장(좌)과 유순혜 작가입니다.

여러 파트로 구분된 골목 어느 구간에 그려진 기존 작가의 밑그림입니다.

수원 제일교회에서 개방한 노을 빛 전망대에서 본 수원 화성 주변 야경입니다.

 

 

시대의 과제, 경제 민주화 통한 ‘희망 찾기’

 

이제 똑같이 벽화마을 사업을 진행하는 지자체에 발전적 쓴 소리 좀 하겠습니다.

 

마을 만들기 사업으로 진행되는 벽화마을은 전국에 널렸습니다.

 

벽화마을의 대명사로 꼽히는 경남 통영 동피랑에서부터 대구 마비정, 제주 남성, 울산 신화, 강원 동해, 충북 청주 수암, 충남 대전 세동, 부산 해운대, 여수 고소동까지 넘쳐납니다.

 

문제는 벽화마을이 대부분 거기서 거기라는 겁니다.

 

왜냐하면 선진지 견학 등을 통한 벤치마킹으로 노하우를 전수(?)받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그 지역만의 색다름을 넣는다고 하나, 또 다시 벤치마킹에 의해 닮은꼴로 베껴지기 때문입니다.

 

하여, 선점 효과를 누릴 수 있는 다른 시초 사업을 찾는 게 우선입니다.

 

 

 단풍이 손짓합니다.

지동 벽화마을에도 가을이 익고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좋은 마을 만들기 사업을 집어치우자는 소리가 아닙니다.

 

지속 되어야 할 이유가 있습니다. 사람이 떠나는 낙후된 마을에 변화를 줘 주민들의 삶에 활력을 불어넣는 긍정의 효과가 크니까.

 

다만, 지역 특색을 나타내는 차별화 전략이 중요하다는 겁니다.

또한 기노헌 팀장의 마을 만들기 철학은 참고할 만합니다.

 

 

“수원시 마을 만들기는 시민이 주도하고 행정이 지원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시민 공동체 회복 운동이다. 여기에 지역기업, 종교단체 등 다양한 추진주체가 참여하여 지속가능한 시민운동으로 정착되는 중이다.”

 

 

부자만 배부른 암울한(?) 이 시대에 부여된 첫 번째 과제는 ‘더불어 함께’라는 경제 민주화를 통한 나눔의 희망 찾기일 것입니다. 부디 수원시의 희망 찾기가 결실을 맺길 바랍니다.

 

 

 

 함께 더불어 사는 세상을 노래한 문태준 시인의 시도 벽화로 재구성되었습니다.

글은 컴퓨터에서 작성했는데, 원고지를 보니 반갑더군요.

그림들이 아기자한 골목의 맛을 배가 시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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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로 ‘포도봉지’ 연구개발
‘모동포도’ 재배 신화, 그러나…

 

 


국내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경북 상주의 모동포도밭.

 

“1984년부터 유기농으로 포도를 재배하는 장인이 있다.”

지인 취재요청이었습니다.

게다가 무 농약과 무 화학비료로 생산된 포도에 국내 최초로 ‘포도봉지 씌우기’ 연구에 성공하고, 포도와 관련된 4건의 특허까지 받았다는 것이었습니다.

이후 포도봉지를 농가에 대가 없이 보급, 양질의 포도재배를 확대시킨 장본인인데, 농민들과 함께 하는 포도주와 포도즙 등 포도 가공농산물 판매에 고전하고 있어, 판매 확대를 꾀해야 할 시점이라는 거였습니다.

도농교류 차원에서 흔쾌히 수락했습니다.
지난 7월 31일, 3명의 블로거와 함께 경북 상주 ‘중모포도영농조합’ 대표이사인 정의선 포도농장을 찾았습니다. 


잠시 쉬어 가죠.
재밌는 건, 정의선 대표는 ‘상주들문학회’란 동인 활동을 꾸준히 해온 한국작가회의 회원입니다.

귀농 후 자신의 30여년 농사 체험을 바탕으로 올해 1월  <포도향기 가득한(도서출판 한솜)>이란 제목으로 시집을 발간한 시인이라는 겁니다.

그에게 있어 시는 빚만 남긴 고통스런 농사의 반대급부인 셈입니다. 
 


경북 상주 ‘중모포도영농조합’ 정의선 대표이사.

 

        <포도 향기 가득한>

 

                                정의선

 

       훠이 훠이
       포도밭에 소리 없이 쌓인
       시간들 몰아냅니다. 

 

       잡초보다 더한 모습으로
       살아온
       생의 모퉁이도 잘라냅니다.

 

       포도송이마냥
       어느 날 탐스럽다
       시리도록
       가슴이 아린
       우리들 이야기도 베어냅니다. 

 

       잿빛 하늘 아래
       포도밭 허수아비로
       아픈 영혼
       겨울바람으로 달래며.

 

이 시를 읽노라면 포도밭에 들인 공이 잡초보다 질긴 삶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키운 포도송이에는 땀과 눈물 이야기가 고스란히 탐스럽게 달려 있음을 알게 합니다.

그게 바로 오늘날 농민의 타들어가는 속마음 아닐까요?

 


국내 최초로 개발한 포도봉지는 무료로 포도농부들에게 제공됐다. 

 

국내 최초 ‘포도봉지’ 개발은 ‘모동포도’ 재배 신화로 이어져


본래 정의선 대표가 1979년 귀농하며 바라던 것은 ‘삶의 희망 찾기’였습니다.

 

“포도로 지역이 잘 사는 꿈. 유기농업으로 모두 건강해지는 꿈. 농민운동으로 모든 농민이 행복해지는 꿈. 포도 연구로 포도재배농민들이 미래의 희망을 가지는 꿈.”


하여, 인근 30여명 포도농군을 모아 유기농을 기초로 ‘중모포도영농조합’을 꾸렸지요. 그렇지만 그에게 돌아온 건 대출 등으로 인한 빚과 고통뿐이었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포기하지 않고 ‘몸에 해롭지 않은 건강한 포도’ 생산에 계속 도전했습니다.

그가 유기농만을 고집한 이유는 간단합니다.

 

“늘 내가 경작하는 작은 논밭이나마 살아있는 땅으로 미래의 아이들을 위해 남겨야 한다는 마음으로 유기농업을 한다.”

그러는 동안 4년의 연구 끝에 1986년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포도에 봉지를 씌우는 ‘포도봉지’를 국내 최초로 개발하였습니다.

포도 알이 콩알만 할 때 포도송이에 봉지를 싸 주면 병충해로부터 자유롭고 당도도 높다는 이치를 알게 된 것입니다.

이는 화학비료와 농약을 쓰지 않는 환경농법인 유기농 재배와 맞불려 국내 최상의 품질인 경북 상주 ‘모동포도’ 재배 신화로 이어졌습니다.

이후에도 정의선 대표는 1995년 전국 최초 농민포도주 제조 허가 제1호 국세청 승인, 2001년 벤처기업 승인, 2008년 특허 등록 4건 등의 성과를 올렸습니다.

또 한국식품연구원과 ‘발사믹포도식초’를 5년간 연구 개발, 기술이전하고 특허출원 중이라 합니다.

 

무농약 무 화학비료로 생산되는 모동포도.

 

유기농법 고집이 적자로…사회적 기업으로 도약에 안간힘

그렇지만 경영난은 여전했습니다.

“벤처기업에 지정돼도 지원은 없고, 그야말로 허울뿐이라 농업과 관련한 연구개발을 할 필요가 없다는 자괴감”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그래선지, 그가 밝힌 유기 농군 30여년의 결산서는 초라합니다.

 

“다시 태어난다면 포도 연구는 접고 오로지 자연과 벗하며 농사를 짓는 그런 평범한 농부로 살고 싶다. 빚과 손가락질로 반평생을 다시 허비하고 싶지 않다.”

이처럼 대한민국에서 제일 좋은, 그러면서 가장 비싼 포도를 생산하지만 늘 적자에 허덕이는 실정입니다.

 

“유기농을 제대로 하다 보니 생산량이 농약과 화학비료를 쓰는 경우보다 수확량이 30~50% 가량 떨어지는데 정부의 지원금은 27만 원 정도여서 차라리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이 났다는 측면에서 3년 전부터 받지 않는다. 빚은 포도 가공 연구 개발과 맞물려 전 재산을 팔아도 감당하기 힘들다.” 

이로 보면 유기농법에 대한 고집이 수입 감소로 이어진 것입니다.
그럼에도 단가가 비싸면 사 먹질 않으니까, 농사를 지으면 지을수록 적자라는 겁니다.

이를 알았는지, 생협 등 외부 출자자들의 도움으로 ‘사회적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중입니다.

 


유기농이 알려져 '포도나무 분양' 등 사회적 기업으로 도약을 꿈꾸고 있다. 

 

문제는 판매입니다.
기존의 판로는 한계가 있어 새로운 판매망 개척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백화점 납품 등의 방법이 있긴 하지만 워낙 납품 단가를 후려치는 상황이라 엄두를 못내는 상황입니다.

다음은 그 사례입니다.

 

“특허 등록된 포도씨 관련 가공품과 연계해 모 친환경 관련회사에서 제품개발과 판매에 대해 계약 단계까지 갔는데 영농조합법인에서 제조 원가 1만 원에 납품하면 그들은 17만 원에 유통한다는 자기들만의 ‘폭리’ 이야기를 듣고 거절한 일도 있다.”

더욱 기막힌 건,

“유통은 유통 회사의 몫이고, 제시하는 대로 제조원가를 준다는데 거절하다니?”

라는 말에,

“생산자도 보호하고 소비자도 보호하자는 측면에서 유기농업을 하는 처지라 그 같은 폭리는 어느 한쪽을 죽이는 일이라 동참할 수 없다”

고 항변했다는, 바보 같은 삶을 사는 자조하는 농민이더군요.

이제 소비자가 나서 농약과 화학비료를 전혀 쓰지 않는, 국내 최고 품질인 ‘정의선포도’를 살릴 시점이 된 것이지요. '현명한 소비'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묵묵히 힘써온 유기농군을 살리느냐? 죽이느냐?
이는 결국 소비자들의 몫입니다.

 

중모포도영농조합법인(http://www.podoo.com)
대표이사 정의선 연락처 011-535-3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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